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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2

       《네? 매일요? 진짜요? 저야 너무 좋죠!》

        

       《네, 사뒀어요!》

        

       .

       .

       .

        

       《아! 아! 잠까안! 잠깐만요! 아, 발 꼬였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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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무기 아예 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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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저거 진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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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진짜 저거 캐릭 자체가-! 아, 죄송, 죄송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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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방송 껐어요. 네. 아니, 아……소리를 지르려고 지른 건 아니었는데……죄송해요.》

        

       《네? 아, 그. 그냥 그 광전사가 하는 게 너무 짜증나서요…….》

        

       《진짜요? 이제 죽여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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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쪼르륵

       

       -꿀꺽

       

       《핫하, 죽어라!》

        

       《아, 연기예요 연기. 우리 아쌤이 감정이입해야 잘 할 수 있다고 하시는 거 다들 못 들으셨어요?》

        

       《봐요, 쌤도 동의하시잖아.》

        

       .

       .

       .

        

       《죽어! 죽어! 죽어어어!》

        

       .

       .

       .

        

       팀 결성으로부터 7일.

        

       [별포크: 쌤 저 복습하다가 랭크 또 올랐어요]

       [별포크: (스크린샷)]

       [별포크: 더러운 혐무꾼 따위에게 다시는 지지 않을 거예요]

       [별포크: 제가 도적부흥운동의 깃발을 드높게 휘날릴게요!!]

        

       첫 날의 훈련 – 일명, 도끼살인마를 피해보아요 – 이후로도 다채롭고 뛰어난 훈련 커리큘럼을 제공한 덕분일까.

        

       별포크의 실력은 무난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에 따라 랭크도 오르는 걸 보면……브론즈와 실버, 골드 사이에서도 실력이 갈리긴 하는 모양이었다. 그냥 커뮤니티에서 싸우기 위한 소재라고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의 의욕이 넘치는 제자님은 아직 실버다. 도적부흥운동의 깃발을 들기엔 버겁지 않을까. 다이아 하위권까지는 올라와야, 깃발에 붙여 둘 문양이나마 될 수 있을 것 같으니.

        

       물론, 지금의 성장이 기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멘탈적으로는 아주 탄탄해졌으니까.

       

       적당한 칭찬의 말과 함께 격려의 의미를 담은 이모지를 보내고, 다시 침대에 쓰러지듯 드러누웠다.

        

       기쁜 건 기쁜 건데……피곤해.

        

       오후 3시.

        

       자고 싶은 시간이었지만, 온 몸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잠은 오지 않았다.

        

       그 날의 VR 때문일까. 아니면, 대회 준비로 극도로 빈번해진 합방 때문일까.

       

       뒤집혔던 낮밤이 급격하게 사회 일반인의 기준에 맞게 돌아오고 있었다.

       

       바라던 일도 아니었는데, 심지어 청구서도 붙어있는 부조리한 변화였다.

       

       오늘만 해도 아침 9시에 절로 눈이 떠진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하여 미약한 두통에 시달리며 잠들지 못하고 있었으니.

        

       그러니까 요컨대- 나는 방구석에서 시차적응을 하는 중이었다.

        

       해외에 나가본 적 없이 시차적응으로 고생하기……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한 업적 아닐까. 어떤 의미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생각들을 애써 치우며 다시금 자세를 고쳐 잡고 잠을 청해보았지만, 이번엔 암막 커튼이 미처 가리지 못한 작은 틈새로 스며들어오는 쨍한 햇빛이 묘하게 거슬리기 시작했다.

        

       잠들긴 글렀네.

        

       햇빛을 거슬려하는 시점에 인간으로서도 뭔가 글러먹은 것 아닐까 싶어졌다. 하지만……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는 법이니까. 내가 그 다양성에 조금 더 기여한다고 문제가 될 건 없겠지.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쉬고, 비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에 안개가 낀 듯이 흐리멍텅한 기분이었다. 아마, 숙취 탓이겠지.

        

       밖에 나가서 해장용 국밥이나 먹을까 싶다가도, 막상 갈만한 곳은 떠오르지 않는 탓에 몸을 움직일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주변의 가게들을 하나씩 생각할 때마다, 마지막에 방문했을 때 느껴지던 강렬한 고기 누린내가 함께 떠오르니.

         

       손을 뻗어 책상 위에 있는 소주병을 가볍게 들어 휘저었다. 이 정도 무게감이면……반은 남았겠는데.

        

       적막한 방에 액체가 병 속에서 휘휘 도는 소리만 맴돌았다.

        

       적당한 방송이라도 틀어 둘까 싶었지만, 팔로우 목록은 온통 회색투성이였다. 역시, 밤에 자고 낮에 깨어있는 생활패턴은 인터넷 방송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구나.

        

       ……내가 켤까.

        

       하지만 막상 방송 시작 버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별 생각 없이 나오나를 키기에는 너무 피곤하고.

        

       오카리나 연주……도, 두통 때문에 좀 싫은데.

        

       이렇게 컨텐츠가 부족해서야. 스트리머라는 호칭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자칭한 적은 없지만……그래도.

        

       멍하니 시간을 낭비하는 김에, 미뤄뒀던 과업들이나 정리하자는 생각으로 이메일에 접속했다.

        

       겨우 2주 만에 접속한 것이었는데도, 이메일 함은 가득가득 메워져 있었다. 내가 본문까지 읽어주지 않는 상황을 우려한 건지, 예전에 비하여 제목들이 퍽 길어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공작새들이 저마다 꼬리를 활짝 편 듯한 어지러운 광경 속에서도, 눈길을 잡아 끄는 제목들은 따로 있었다. 벌써 몇 번째 보는 것임에도 다시 클릭을 하고 싶게 만드는 마성을 가지고 있는, 무시할래야 무시할 수 없는 제목도 있었고.

        

       이게 글재주라는 거겠지. 내게 없는 것이기에, 조금은 동경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대회전킥은 대체 뭐고, 왜 그렇게 머리에 날리고 싶은 걸까.

        

       내가 휴방을 한 날이면 날마다 전달되고 있는, 꾸준글에 가까운 이메일을 잠시 바라보았다.

        

       이건 좀 물어보고 싶은데. 최소한 어떤 킥인지는 알고 싶어지네.

        

       답장 버튼을 누르고, 빈 이메일 창 앞에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안녕하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입니다’……같이 시작하기엔, 조금 부끄럽다. 아무렴, 스트리머로서 시청자에게 보내는 기념비적인 첫 이메일 아닌가. 그리 무난하게 보내면 대회전킥 지망생도 실망할 터다.

        

       꼭 읽었으면, 싶기도 하고.

        

       음……그래.

        

       [(법무법인 로그) 스트리머 협박 건 관련하여 메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직접 대회전킥을 날리시는 시연 동영상을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드림]

        

       고개를 끄덕이며 이메일을 발송하고, 다시 메일 정리를 이어나갔다.

        

       방송을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훈수부터……장기적인 방송 성장을 생각한다면 레반 같은 남자 스트리머를 가까이하면 안 된다는 구구절절한 조언까지. 방송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담긴 이메일들의 내용은, 비슷비슷하면서도 개성적이었다.

        

       레반이나 아크도 이런 이메일들 받고 있으려나. 다음에 물어봐야지.

        

       두 번째로 많은 부류의 이메일은, 지튜브에 관한 것이었다.

        

       제발 방송을 그렇게 할 거면 지튜브 채널이라도 개설해달라는 이메일, 편집자를 하고 싶다는 이메일, 팬튜브를 운영 중이니 원본 녹화 영상을 보내달라는 이메일…….

        

       마지막은 뭐지.

        

       아무튼, 위게더를 확인할 때부터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내 생각보다 지튜브에 관한 수요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이미 알아서 운영 중인 곳도 있는데, 굳이 내가 지튜브를 만들고, 또 관리해야 하는 걸까. 

        

       내가 영상 편집을 할 줄 아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지튜브 채널을 개설하려면 편집자를 선발하고, 관리하고, 소통하고……무엇보다, 한 사람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방송에 임해야 할 텐데. 시청자들의 요구만 듣고 채널을 만들기엔, 그 무게감이 한없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되려나.

        

       역시, 이럴 때는 집단지성이 답이지 않을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안녕하세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지튜브 관련 질문이 있어요 선생님]

        

       투망낚시를 하는 기분으로 여럿에게 (호칭만 바꾸어) 건넨 메시지.

       

       가장 먼저 답변을 보내온 건, 놀랍게도 레반이었다. 

        

       [레반: 뭡니까]

        

       ……가시가 좀 남아있는 것 같긴, 한데.

        

       다음에 꼭 대면해서 밥을 사줄 생각이었다. 하기사,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기프티콘이나 툭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식사를 대접하는게 맞긴 하니까. 20대면서 의외로 고지식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

        

       머리 한 켠의 할 일 목록에 ‘레반 밥’을 적어둔 채, 키보드를 두드렸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지튜브 채널을 개설하라는 민원이 많아서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대회 시작 전까지도 안 만들면 이런 저런 킥을 날리겠다는 시청자들이 난무하고 있네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그래서 그런데……레반님은 어떻게, 언제, 왜 만드셨나요?]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레반: ..진담인지를 모르겠네]

       [레반: 지튜브 채널 개설은 그냥 홈페이지 가서 양식 채워 넣으면 바로 생겨요. 보통 아따먹님 정도 생방 규모면 편집자 고용해서 다 맡기는게 일반적이고.]

       [레반: 언제……전 전업 결심했을 때부터 홍보 겸 해서 편집자 구인해서 시작했어요.]

       [레반: 근데 아따먹님은 이미 팬튜브만 5갠가 그러시잖아요]

       [레반: 편집자 모집 공고 올리면 지원자들이 잔뜩 몰려올 텐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감사합니다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근데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이미 팬튜브가 있는데]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공식 지튜브가 필요할까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굳이 따지자면 시기상 그쪽이 원조인 것 같기도 하고요 🤔]

        

       [레반: 아니]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레반: 팬튜브는 수익이 안 나오면 언제 폐쇄하고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아서, 직접 하시는 게 좋습니다.]

       [레반: 팬심은 생각보다 휘발성이 강한 감정이에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하]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하긴……저도 도댓님한테 배신당하고 팬심이 많이 줄었어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요즘 도댓님 도적 픽률도 줄이신 거 알아요?]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레반: 아무튼]

       [레반: 그래서 팬튜브는 늘 위태롭습니다.]

       [레반: 애초에 수익이 날 정도 조회수여도, 팬튜브에서 수익창출하면 욕 먹을까봐 신청 안 하는 경우가 많고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네, 대략 이해한 것 같아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

        

       [레반: 아니 그 이모티콘은 진짜]

        

       레반과의 상담을 마치고 나니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스트리머로서 한 꺼풀 성장한 기분이랄까.

       

       역시 집단지성의 힘은 위대하다.

        

       뒤늦게 회신해온 아크와 별포크에게 감사하지만 괜찮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방송 시작 버튼을 눌렀다.

        

       [도적부흥운동 – 지튜브 관리자 선출]

        

       그간의 경험과, 레반의 조언. 그리고 시청자들이 보내오는 리뷰까지 최선을 다하여 확인한 후,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했다.

       

       편집자 말고, 관리자를 뽑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곧 추석이네요. 독자님들 모두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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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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