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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3

       *

         

         

         적들이 용사 파티를 습격하기 위해 타격팀을 보내온 것이 아니라면, 상대의 입장에서도 그저 ‘순찰’ 중에 우연히 그들을 만나 전투를 벌였던 것이라면.

         

         그 순간부터 습격자와 피습자의 위치가 바뀐다. 이제 사냥감이 사냥꾼을 사냥할 것이다. 이자벨은 긴장감 속에서 땀에 젖은 손으로 칼자루를 꾹 움켜쥔 채 잠복했다.

         

         

        -부스럭.

         

         

         수풀 속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울창한 나무 줄기를 억지로 밀어내며 나아가는 인기척이다.

         

         그리고 곧, 철그럭 거리는 금속의 마찰음이 들렸다. 묵직한 갑주와 바닥을 주기적으로 두드리는 장대의 소리다.

         

         아, 아저씨가 이래서 소리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던 것이구나.

         

         이자벨은 이제야 깨달았다. 그랬다. 초인들이 다른 ‘인간’들을 상대로 압도적 우월성을 가지는 것은 단지 더 빠르고 더 강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청각, 시각, 촉각과 공간감각, 인지능력. 마력을 신경에 둘러 강화하는 순간 모든 감각 계통이 인간의 것을 초월하므로.

         

         초인의 영역에서, 초인이 아닌 다른 존재들은 결코 초인을 ‘급습’할 수 없다.

         

         소리와 후각 등으로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초인들의 ‘상식’이니까.

         

         

        -타닥.

         

         

         이자벨은 침착하게 손을 흔들 수어를 짚었다. 사전에 계획한 암구호였다. 손을 펼치고 두 번 흔드는 것. 뜻은 [대기]다.

         

         그리고 곧, 그들의 시야에 네 마리 오크가 나타났다.

         

         

         ‘네 마리라.’

         

         

         처음보다 두 마리가 더 늘었다. 아마 ‘정찰대’가 점점 실종되어가는 상황에 병력을 더 보충한 것이겠지. 예상이 간다.

         

         처음 조우했다면 상대하기 버거웠으리라. 하지만 이젠 아니다. 오크와의 백병전은 이미 충분히 많이 겪었다.

         

         뭐랬더라.

         

         아.

         

         ‘충분히 훈련 받은 요원은 같은 상황에서 고전하지 않는다.’ 라고 했지.

         

         이자벨은 이반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칼자루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조금만 더 가까이. 조금만 더.

         

         오크들의 시야각에선 보이지 않을 어떤 긴 ‘선’. 그것을 넘어가는 그 순간.

         

         

         ‘지금!’

         

         

         이자벨이 펼친 손을 꽉 움켜지며 세 번 앞뒤로 흔들었다.

         

         

        -피이익—!!

         

         

         공기를 가르는 얇은 소리와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단검이 날아와 ‘선’을 끊었다. 엘피헤라의 저격이었다.

         

         오크들은 소리를 듣자마자 창을 움켜쥐며 반응했다. 기민하다. 확실히, 정면에서 상대하긴 까다로운 상대였다.

         

         크라실로프의 심처까지 잠입할만한 정예병들이다. 이자벨은 침을 꿀꺽 삼키며 몸을 일으켰다.

         

         

         “오스칼!”

         “예!!”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이자벨과 오스칼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오크들이 기괴한 언어로 비명을 토해내며 창을 들어 올리는 광경이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콰아아앙—!!

         

         

         굵은 나무 기둥이 도장을 찍듯이 떨어졌다. 그대로 오크 하나가 으스러지고, 다른 셋은 당황하며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뛰어올랐다.

         

         

         “에시!!”

         

         

         이자벨은 자신의 곁으로 뛰어드는 오크를 향해 칼을 휘두르며 외쳤다. 곧, 관목 뒤에 웅크리고 있던 에시디스가 튀어나와 오크의 등을 내려 찍었다.

         

         

        -까앙—!!

         

         “크후윽?!”

         

         

         오크가 공중에서 비틀거리며 균형을 잃었다. 이자벨은 검을 빠르게 내뻗어 갑옷 틈에 꽂아 넣고 몸을 틀어 빠져나왔다.

         

         오스칼은 어떻게 됐지? 이자벨과 에시디스는 곧장 오스칼이 달려간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화르륵!!

         

         

         오스칼의 방패에 도끼창을 내려 찍던 오크의 머리로 주먹만한 불덩이가 내려 꽂히는 광경이 보였다.

         

         

         “마무리는?”

         “그쪽엔 이미 끝났어!”

         “좋아.”

         

         

         도망치던 오크는 에시디스가 준비한 함정에 빠져 죽어 있었다. 적어도 자신의 동료들이 쓰던 창을 함정으로 사용했으니 억울하진 않을 것이다.

         

         이자벨은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모여드는 파티원들을 훑었다.

         

         

         “다친 사람?”

         “이렇게까지 준비하고도 다쳤으면 그건 이제 인간도 아니죠.”

         “엘피헤라 양은 안전한 곳에 있지 않았습니까?”

         “이 숲에서요? 안전?”

         “그건 그렇죠. 어쨌건, 다친 사람은 없는 것 같군요. 이자벨 양.”

         

         

         이자벨은 흐뭇하게 웃으며 파티를 훑었다. 점점 더 손발이 잘 맞고 있다. 역할 분담도 척이면 척이고, 호흡을 맞추는 것도 훌륭했다.

         

         이 맛에 우리 부모님들도 같이 다녔던 것이 아닐까.

         

         어쩐지 조금 뿌듯해 지는걸.

         

         이자벨은 칼날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해사하게 웃었다.

         

         

         “함정을 피한 자리에 함정이라. 응용력이 대단한 걸요, 에시디스 양?”

         “후후, 그건 ‘상식’이니까요! 그냥 에시라고 불러 주세요, 오스칼.”

         “참고로 나는 애칭으로 부르지 말아줬으면 해. 기왕이면 엘피헤라 양 같은 친근한 말투 말고 그리켄코스 공녀님이라고 똑바로 언급해줘.”

         “쟤 누가 한 대만 때려줄 사람.”

         

         

         엘피헤라는 정작 그렇게 말하면서도 킥킥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이자벨도, 다른 파티들도 다 같이 쿡쿡 웃음을 터트렸다.

         

         함정과 적으로 가득한 숲에서. 정체도, 목적도 모를 마족들의 음모를 파해쳐나가는 과정에서도.

         

         인간의 땅을 밟은 마족들을 구축해내고, 은혜를 입은 스승을 구출해내기 위해서, 한 마음으로 모여있다는 것 자체가 뭔가 머쓱하면서도 나쁘지 않아서.

         

         

        *

         

         

          “눈?”

         

         

         이반은 실톱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오크(였던 것)은 힘겹게 숨을 헐떡이며 풀린 눈으로 이반을 올려보고 있었다.

         

         또각, 하고 병뚜껑이 뜯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오크는 부들부들 떨며 거품을 물었다.

         

         

         “진짜다! 진짜라고! 그거, 그거 내려놔!! 차, 차라리…. 차라리 죽여!!”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를 하나. 아직 궁금한 것이 많은데.”

         “모두, 아는 건 모두 말했다니까? 진짜야. 정말, 살려주세요. 아니, 아니 죽여주세요! 정말 더 이상은 몰라요!”

         “난 귀관의 충성심과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네.”

         

         

         이반은 천천히 힐링 포션을 오크의 상처 위에 기울이며 말했다.

         

         

         “귀관이 이런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입을 열지 않는 것 만으로도, 본국의 수많은 쓰레기들보다 낫다는 방증이겠지.”

         “그게 무슨 개소리야!! 진짜 아는 걸 다 말했다고!!”

         “지금 내게 그걸 믿으란 말인가?”

         

         

         이반은 오크의 옆에 떨어져 있는 긴 막대를 턱짓했다.

         

         잘 연마된 흑요석으로 보이는 수정구가 첨단에 박혀 있는, 척 보기에도 굉장히 수상쩍어 보이는 마법 기물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물건은 직접 만지거나 옮겨서는 안 된다. 마족과의 오랜 전쟁 중에 마족이 깨달은 사악한 지혜 탓이다.

         

         인간은 신비롭거나 특이해 보이는 물건을 수집하는 버릇이 있다.

         

         그 특징을 깨달은 직후, 마족들은 ‘겉만 그럴싸해 보이는 물건’을 마구잡이로 양산한 뒤 온갖 저주를 심어 두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밀려나가던 전선, 피폐해진 국체, 교육 수준이 저조하고 굶주린 징집병들은 그 ‘보물’의 유혹을 쉽사리 이겨내지 못했다.

         

         이반마저도 사흘간 시야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놀랍도록 날카롭게 벼려진 강철 도끼를 쥔 직후였다. 다행히 그 시절 이반은 청각으로 시각을 대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탈히 고비를 넘겼다. (대체 왜 고작 그딴 걸 주워서 저주에 걸렸냐는 엔리케의 한탄이 있었다.)

         

         어쨌건 그 시절의 수많은 전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마족이 드랍한 수상한 아티펙트는 절대 세부 감정 없이 건드려선 안 된다.

         

         

         “진짜야. 진짜라고. 저걸…. 저걸 한 번만 쥐어봐….”

         “그런 수작이 먹히리라 생각하나?”

         “나 진짜 돌아버리겠네. 그냥 죽여.”

         

         

         오크는 포기한 모양이었다. 힐링 포션의 공포조차도 이 굳건한 전사의 입을 열지 못한 모양이다.

         

         이반은 내심 경의를 표했다. 이 아인족의 몸에 쏟아 버린 힐링 포션의 양은 이미 치사량을 넘긴 수준이었다. (힐링포션은 독약이 아니므로 치사량이란 개념이 없다. 몸에 좋기 때문이다.)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 지팡이 끝에 달린 ‘눈’이란 아티펙트가 대뜸 이 자리로 군대를 끌고 오라고 시켰고.

         

         그 아티펙트가 중간중간 ‘미래’를 보여주며 크라실로프 군부의 시선을 피해 침투할 루트를 제공했다고?

         

         이런 소릴 믿는 자가 세상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말하는 것인가? 그 온갖 고문…. 친화 과정을 이겨내면서까지?

         

         방첩사령부, 특히 절멸부대 출신의 ‘친화 과정’은 결코 맨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 생각을 이렇다. 오크.”

         “…?”

         “크라실로프의 군부, 또는 고위 귀족 중 누군가가. 어쩌면 복수의 귀족’들’이 왕실에 불만을 품었다. 사유는 아마도 지난 숙청에 대한 앙심, 또는 왕권에 대한 견제.”

         “…?”

         

         

         이반은 천천히 오크의 눈을 내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 과정에서 너희를 용병으로 부리자는 생각을 했겠지. 인간을 쓰면 꼬리가 밟히지만, 마족은 토벌대상이 될 뿐이니까. 설령 너희를 포획해 증언을 얻는다 한들, 마족의 증언이 인간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가 없으니 얼마나 깔끔한가.”

         “…???”

         

         “하지만 이런 적은 수의 병력으로 프리첸카야를 범할 수야 없을 테니 생각했겠지. 더 큰 군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떻게 군대를 불러올 수 있을까? 정답은 단순하다. 용사 파티의 자제들을 암살하는 것.”

         “용, 용사 파티의 자제…? 그, 그게… 무슨…???”

         

         

         가증스럽군.

         

         이반은 ‘연기’라는 고등한 행위를 시도하는 오크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심지어 제법 훌륭하게 연기하고 있었다. 진짜 억울해보이는 표정까지 지으면서.

         

         그러나 훈련받은 요원은 결코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으로 상황을 재단하지 않는다.

         

         모든 일은 상식과 근거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법이다.

         

         

         “너희가 몰랐던 것은, 또는… 너희를 매수한 자들이 너희에게 감췄던 것은 이 자리에 나와 내 부하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말해. 누구냐.”

         

         

         이 시점에서 오크 주술사는 눈을 꾹 감고 대답을 포기했다.

         

         이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 충성스러운 마족에게 편안한 최후를 내려주었다.

         

         

        -콰직!!

         

         

         이반은 핏물 떨어지는 도끼를 늘어트리며 고개를 돌렸다.

         

         아직 이 자리엔 살아있는 오크가 넷 더 남았다. 아무리 봐도 지금의 이자벨 파티가 이기기엔 너무 강해 보이는 녀석들만 골라 납치해온 것이다.

         

         그리고 힘이 곧 권위를 증명하는 마족 사회에서, 강한 개체라는 것은 더 높은 직급의 개체라는 의미와 같았다.

         

         즉, 이 자리엔 이들 ‘습격조’의 지휘관급 개체들이 모여 있는 셈이다. 이 녀석들은 다른 전사 계급과는 달리 무언가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털썩!

         

         

         머리를 잃은 주술사가 수풀 속에 쓰러졌다. 그 소리와 함께 재갈을 물고 있는 오크들이 일제히 움찔 떨었다.

         

         이반은 그들의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하나.”

         

         

         이반은 가장 가까이 있는 놈의 재갈에 손을 올렸다.

         

         

         “하나만 살면 된다. 증언할 수 있는 녀석 하나만.”

         “읍…! 으읍…!”

         “나는 네가 살길 바란다. 너도 그런가?”

         “읍! 읍읍!!”

         “확인해보지.”

         

         

         이반은 전혀 무해한 공구들 몇 개를 그의 눈 앞에 늘어트리며 재갈을 풀었다.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오크들의 바지가 검게 물들어갔다.

         

         

        *

         

         

         “마왕의 눈…이라고…?”

         “예, 예! 마왕님의… 아니, 그 뿔쟁이 새끼의 눈깔입니다요! 선생님! 어르신!! 그, 그렇게 알려진 아티펙트입죠! 미, 미래를 보여주는…! 예, 예!!”

         “이게 미래를 보여준다고.”

         “예! 예! 그렇습죠!!”

         “그리고 그게, 여기에 오라고 했다고.”

         “예!!”

         “이유는?”

         “그, 그, 그거는… 저희도….”

         

         

         이반은 세 구의 시체를 치운 뒤에 생각에 잠겼다.

         

         다섯 놈이 모두 같은 말을, 심지어 ‘친화 과정’을 거친 뒤에도 같은 말을 한다면 이건 정보의 신뢰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

         

         증언이란 곧 흐린 영상과 같아서, 고문으로 떨어진 해상도 또한 여러 차례 같은 증언을 겹쳐 올리다보면 전체적인 화질이 올라가는 법이다.

         

         즉, 서로 다른 이들의 같은 증언이 모이면 그건 ‘믿을 수 있는 사실’에 근접해진다는 의미다.

         

         

         “마왕의 눈이, 미래를 본다라.”

         

         

         가능한 일이다. 원리를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 ‘마왕’이라면 미래 정도야 볼 수도 있었겠지.

         

         그런데 마왕의 눈이란 대단한 아티펙트를 지닌 놈들이 고작 이런 오합지졸들이란 것은….

         

         

         ‘아니지.’

         

         

         한 개체 한 개체는 보통의 기사 수준에서 살짝 버겁지만 이길만 한 수준이지만.

         

         이 녀석들은 크라실로프의 중심부까지 침투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고작 오크들이, 침투 작전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이런 머저리들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침투해왔다면.

         

         내부의 협력자가 없었다면, 그건 이 녀석들의 실력이다. 이 녀석들은 어쩌면 오크 침투조라는 조직의 정예 편제였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 녀석들이 아무 일 없이 이자벨 파티를 조우했다면 손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겠지.

         

         

         ‘스테이지 난이도의 상승이 너무 가파르다.’

         

         

         그리고 이자벨 파티는 아직 너무 연약하다. 그가 적극적인 ‘레벨 디자인’을 하지 않았다면 이자벨 파티는 지금까지 살아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거기다가.

         

         

         ‘마왕의 눈, 이 아티펙트가 진짜 마왕의 눈이라면. 죽은 마왕이 어떤 ‘의지’를 여전히 제 부하들에게 투사할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을 바래서 이런 복잡하고 쓸모 없는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

         

         이반은 순간 어떤 ‘상식’을 떠올리며 움찔 떨었다.

         

         

         ‘주인공 파티가 성장하길 원했다…?’

         

         

         마왕이. 또는 저 아티펙트를 제작한 마족의 누군가가.

         

         주인공 파티의 성장을 원했다…?

         

         마치, 이반에게 이렇게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내가 재료를 줄 테니 손질해서 주인공 파티에게 먹여 놓거라.’ 라고.

         

         

         이건 그러니까. 이반이 주인공 파티를 이끌어 수련시킬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것처럼. 딱 상대하기 힘겹지만, 어떻게든 승리할 수 있을 수준의 병종을 골라서.

         

         그 과정에 이탈할 병력까지 고려해가며 충분히 많은, 그러나 동시에 크라실로프 군부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정예화된 소수의. 그 미묘한 균형을 맞춰가면서.

         

         이반은 오싹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마왕의 눈’이 박힌 지팡이를 노려보았다.

         

         그는 귀 뒤를 꾹 누르며 속삭였다.

         

         

         “본부. 여기는 O1.”

        -본부 입전.

         “저주 해주와 정신 보호가 가능한 마법사가 필요하다.”

        -저주 해주, 정신 보호. 상황 확인.

         “예상 시간은?”

        -3시간. 2130 부로 본부 지휘통제소에 배치 가능.

         “확인.”

        -확인.

         

         

         이반은 짧은 명령을 마친 뒤 오크의 몸에 묶여 있던 로프를 끊어냈다.

         

         오크는 이반의 도끼가 허공을 가를 때 겁에 질려 움찔거리다가 애써 고개를 들었다.

         

         숲의 어둠 속에서, 달빛을 등진 이반은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새파란 눈이 그림자 아래에서 번들거렸다.

         

         

         “이제부터 네가 이 스테이지의 보스다.”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지난 작가의 말에 횡설수설했던 것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걱정 마세요!! 별일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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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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