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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3

       “-허공답보는 단순히 힘을 폭발시킨다고 가능한 기술이 아니야. 필요한 건 고도의 집중력과 감각이지.”

         

       이한은 최대한 알아먹기 쉽도록 설명했다.

         

       약속한 것은 지킨다.

         

       그의 좌우명 아닌 좌우명이었으며, 그는 한 번 가르치기로 마음먹은 이상 최선을 다할 따름이었다.

         

       “허공을 박차는 건 중요하지 않아. 오히려 재빨리 기운을 발끝으로 모아 넓게 퍼트려서 빠르게 발판을 디딤대로 삼는 게 중요한 거야. 너희야 투기력을 다루는 데는 도가 텄을 테니, 아마 쉽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만, 최선을 다하여 가르치는 것과 달리.

         

       “…음, 하나같이 처참하네.”

         

       이한은 널브러진 기사들을 보며 혀를 찼다.

         

       “…이거, 정말 가능한 거 맞나?”

       “우에에엑!”

       “머, 멀미가 다 나는군.”

         

       유구한 정통과 더불어 그 실력은 타국까지 알려진 백 명의 수리들이거늘, 그러한 수리들이 한심하게 바닥을 나뒹굴며 고통을 호소하는 중이었다.

       허공답보를 실패한 이들의 말로라고 해야 할까?

         

       죽지는 않았지만, 하나같이 심한 몰골이 아닐 수 없다.

         

       ‘실패하는 것도 요란스럽네, 이것들.’

         

       백 명의 기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패하였다.

         

       어떤 놈은 허공답보를 하라니까 무슨 공중에서 강하게 점프하여 15미터 높이를 유영하더니 그대로 추락하고.

       또 어떤 놈은 하늘을 걸으라니까 갑자기 뒤집어지더라.

       그리고 가장 우스꽝스러웠던 녀석은….

         

       ‘공중제비 돌면서 절벽에 처박히는 녀석이 젤 웃기긴 했지.’

         

       가히 1년 치 웃을 거리를 제공해준 녀석.

       절벽에 처박힌 녀석이야 아프겠지만, 남이 보기에 참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을 테니까.

         

       그밖에 다른 녀석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엇비슷한 실패 사례를 보여주며 자멸하는 녀석들이었고, 이한은 백 명 전원이 실패하는 것을 보며 문제 파악에 나섰고, 고민하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저들의 실패 이유를 깨달았다.

         

       “투기법이 문제구나….”

         

       전날에도 말했다시피, 투기법은 몸속에 존재하는 기운을 폭발시켜 몸 안에 기운을 증폭시키는 기법이다.

       이른바 몸속에서 폭탄 하나가 터지는 격인데, 그 폭탄의 에너지를 신체능력으로 전환한다고 보면 되었고, 경지가 높을수록 그 폭발력은 더욱 강력하다고 보면 된다.

         

       …한데 말이다. 그 폭발적인 기운을 섬세하게 다루는 건 과연 얼마나 난이도가 높은 행위인 걸까?

         

       ‘쉽게 할 줄 알았는데, 이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겠네.’

         

       기사란 놈들 중 천재나 수재 소리 못 들은 놈은 없다.

       하여 금방 배울 줄 알았는데, 설마 이런 난제가 튀어나올 줄이야.

         

       “…우린 그 허공에서 걷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것인가?”

         

       이한의 표정을 확인한 어느 기사의 물음이었고, 이한은 고개를 저었다.

         

       “못 배우는 건 아니야. 단지 투기력을 섬세하게 다루는 법을 배워야겠지. 한마디로 미세한 컨트롤 능력을 키우라는 거야.”

       “나름 컨트롤에는 자신이 있다만….”

         

       베일의 중얼거림이었고, 나머지 단원들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들이 마냥 투기법을 막 배운 초보자처럼 날뛰는 이들이면 몰라도, 전투 지속능력을 키우기 위해 투기력의 컨트롤 능력을 극한으로 연마한 이들이었으니까.

       하여 반발 어린 반박을 내뱉는 그들이었고, 그런 그들을 향해….

         

       “염병하고 자빠졌네, 그 정도 컨트롤은 우리 애들도 해. 내가 원하는 수준은 그러니까…. 하아! 설명보단 보여주는 게 편하겠네.”

         

       백 날 설명해봐야 무얼 할까, 조금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저놈들 중 천재나 수재 소리 못 듣던 놈들은 없다.

       그리고 원래 천재나 수재들은 자존심이 더럽게 세서 남의 말은 절대 안 듣더라.

       배우는 입장임에도 자신의 설명에도 납득하지 못하거나, 그도 아니면 의심하는 놈들이 있으리란 뜻이다.

         

       무조건적으로.

         

       하여 이한은 설명하는 것을 포기하며 잠시 주변을 살폈고, 잎이 무성한 나무를 주목하더니.

         

       “이 정도면 되겠지.”

         

       “?”

         

       나무 주변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 하나를 주운 그가 곧 나뭇잎을 호수 위에 띄웠다.

       저게 뭘 하는 건가 싶어 의문을 가지는 기사들은 눈을 끔뻑거렸다.

         

       허나 곧이어.

         

       “잘 봐라.”

         

       후욱!

         

       시범을 보여준다는 듯 공중제비를 하며 호수로 다이빙하는 이한이었고, 이후 보이는 건….

         

       또옥….

         

       “……?”

         

       물리법칙을 벗어난 광경이었다.

         

       “뭐, 뭐야 저거…?”

       “대체 저런 건 어디서 배우는 거지?”

       “…내가 꿈을 꾸나?”

         

       자기들이 바보가 된 듯한 착각과 함께 입을 멍하니 벌리는 기사들은 목도했다.

         

       다이빙을 하듯 물에 뛰어 들기에 물이 첨벙 칠 줄 알았으나, 물이 첨벙이긴커녕, 고요하기 짝이 없는 호수를….

         

       그리고 그 호수 위에는.

         

       “보이냐? 힘을 컨트롤 한다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거다.”

         

       나뭇잎 하나를 디딤대 삼아 한 발로 서 있는 이한이 있었다.

         

       일위도강(一葦渡江).

       갈댓잎 하나를 타고 강을 건널지니.

         

       …안타깝게도 갈댓잎이 주변에 보이지 않아 나뭇잎으로 대체해야만 했지만.

         

       어쨌든!

       지금 중요한 건 갈댓잎이 아니라.

         

       “필요한 건 섬세함과 집중력이다. 몸무게조차 극도로 조절하는 섬세함과 30분 이상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집중력. 이 정도 능력이 갖춰지면 그때부터 컨트롤이란 말을 쓸 수 있는 거다.”

         

       “…….”

         

       “아직도 납득 못 하는 녀석은 얼른 나와라. 이거 해내면 내가 바로 형님이라고 불러준다.”

         

       “…허허.”

         

       있을 리가 있나.

         

       기사들은 반박조차 못 하며 저런 건 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가 싶어 마냥 멍할 따름이었다.

         

       그러며 생각한다.

         

       “한동안, 물에 빠지는 놈들이 넘쳐나겠군.”

         

       기사단은 한동안 물놀이를 할 녀석들이 즐비할 것 같다고.

         

       뭐, 이런 말을 하는 베일조차.

         

       ‘당장 따라해 봐야겠군!’

         

       하고 싶은 마음이 넘쳐났지만.

         

         

       ……기사단 전체가 물에 빠져대며 감기에 걸리는 것으로 후작의 어이를 상실하게 만드는 건 이후 나흘 뒤 얘기였다.

         

       * * *

         

       이한은 굳이 일위도강으로 연습해란 말은 하지도 않았는데, 나뭇잎 하나 들고 강물로 뛰어드는 기사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하여튼 사내새끼들은 어느 세상을 가든 다 비슷한 것 같다.

         

       음, 그도 비슷하지만….

         

       ‘나도 이거 연습 진짜 많이 했지.’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고, 경을 습득한 이후 연습했던 기술은 다양했지만. 그중 일위도강을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를 거다.

         

       …물에 빠져 뒤질 뻔한 적도 넘칠 정도.

         

       왜 했냐고 묻지 마라.

       그냥 떠오르니까 해본 거지.

       허나 이러한 시도와 노력이 쓸데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지금의 그가 완성한 궁신탄영이나 금강 등의 기초가 되는 근원도 따지고 보면 일위도강이었으니 말이다.

         

       궁신탄영이나 금강이나 겉보기론 그냥 힘만 주는 것 같지만, 사실상 순간적인 힘의 컨트롤과 집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이었기에.

         

       하여 이한은 연신 물에 처박히는 기사들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

       하다 보면 다 도움이 되는 걸 몸소 겪었으니까.

         

       ‘가르치는 보람이 있어.’

         

       열정도 있고 재능도 충만하다.

       교사 입장에서 가르치는 학생이 영민하면 그만큼 만족스러운 일은 없다더니, 그 말이 정확하다.

       또한.

         

       ‘얻는 것도 있고.’

         

       가르치면서 얻는다는 그런 흔한 표현을 쓰는 게 아니었다.

         

       ‘얘들은 싸움을 피하지 않아서 좋아.’

         

       전날, 그에게 패배했던 것이 분했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기사들은 이한에게 먼저 다가와 대련을 신청했다.

         

       1 대 1일 때도 있으면, 다수 대 1인 상황도 있지만, 이한으로선 어떠한 상황이건 반가운 일이었다.

         

       아무리 혼자 근력 수련하고 기술 연습만 한다고 해서 실전 능력을 키울 수는 없는 법.

       다양한 상대와 끊임없이 싸울, 아니 스파링을 할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전생이나 현생이나 적절한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선 돈을 지불해야하는 것에 반해, 저들은 먼저 다가와 스파링을 해주지 않은가?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덕분일까?

         

       일주일 가까이 후작가를 들락날락거린 이한의 몸 상태는 최상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다른 이들이 이토록 무차별적인 스파링을 했다면 몸에 멍이 남아날 날이 없어 망가질 수도 있을 테지만, 포션이 있는 이상 이 세상에서 대련 좀 많이 했다고 몸이 망가질 이들도 드물다.

         

       이한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했고.

         

       ‘다들 재밌는 기술이 많아. 특히 검사(劍絲)였나? 저거 진짜 탐나는 기술이야.’

         

       검기를 실처럼 퍼트리는 기술이라니….

       활용도만 놓고 보면 매화검법보다 훨씬 더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매화는 내 뜻대로 조작할 수가 없거든.’

         

       그에 비해 검사의 경우는 검객의 뜻에 따라 자유롭게 다루는 게 가능하지 않은가.

       허나 배우고 싶더라도 저러한 기술은 재능과 오성 등을 극한으로 필요로 하기에 그가 배우기엔 영….

         

       ‘당장 배우긴 어렵겠네.’

         

       이한은 아쉬움을 곱씹었다.

         

       “표정이 왜 그런가 이한 경.”

       “네 표정보단 당신 몰골이나 걱정하지 그래. 아주 물에 푹 젖은 고양이네.”

         

       일위도강을 여섯 번 연속 실패하며 물에 젖은 생쥐 꼴로 지상으로 올라온 베일이었고, 베일은 물기를 털어내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거 상당히 어렵더군. 대체 풀잎 위에 어떻게 뜨는 건가?”

       “난 아무것도 아니야. 이거 한 사람 중엔 갈댓잎 하나만 가지고 강을 건넜다는 사람도 있으니까.”

       “강이라고 하여봤자….”

       “참고로 그냥 강이 아니라 니네브 대운하를 건넌 거다.”

       “……차라리 바다를 건넜다고 하게.”

         

       니네브 대운하.

       갈라하드가 관리하는 거대한 물길로 알려진 강줄기였으며, 처음 니네브의 강물을 본 사람은 이곳이 바다가 아닌가 의심마저 든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바다로 오인할 만큼 거대한 강이란 것이다.

         

       한데 그런 강물을 갈댓잎 하나로 건넌다?

         

       “그 사람이 무슨 요정이나 오러 유저라도 되는가?”

       “요정이나 오러 유저인지 잘 모르겠고, 그냥 승려지, 승려.”

       “승려? …몽크라고? 으음, 혹시 성자(聖者)급 몽크인가? 그런 이라면 혹시라도 그런 신비를 사용하는 게 가능할지도….”

       “…….”

         

       달마대사를 성직자로 만드는 기겁할 만한 행위를 하는 베일이었지만, 이한은 딱히 정정하지 않았다.

         

       유일종교인 <광명의 빛>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종교를 이교도 취급하는 왕국에서 불교를 거론해봤자 그만 이교도가 되는 거다.

         

       괜히 이단심문관과 살풀이를 하고 싶지 않은 이한은 그냥 묵묵히 그가 오해하도록 놔두며 주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보다 말이야,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그 검사란 거 혹시….”

         

       “-이한 경! 이한 터틀 경 계십니까!”

         

       “……?”

         

       검사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려던 중, 갑작스레 그를 부르는 후작가의 사용인이었고, 이한은 물끄러미 사용인에게 시선을 주었다.

         

       허나 그보다 먼저 베일이 나섰다.

         

       “어찌 이리 소란스러운가. 여기가 훈련장임을 모르나.”

       “아, 베일 경. 시, 실례했습니다. 너무 급한 사안인지라….”

       “급한 사안?”

       “예에, 저기….”

       “……음?”

       “헤헤, 안녕하세요.”

       “…?”

         

       왕실 시녀.

       왕실의 사용인이 방긋 웃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고, 베일은 순간 사용인에게 화를 내는 것마저 잊고 말았다.

         

       시녀, 레이라 윈터를 보자마자 신기하게도 화가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렇게 어벙하게 있는 베일을 내버려두며 이한은 의아한 시선을 줬다.

         

       “시녀님?”

       “기사님~.”

         

       레이라의 등장에 이한은 눈을 끔뻑였다.

       이 시간이면 오두막 해먹에서 낮잠을 잘 시간인 그녀다.

       최근 들어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는 게 습관임을 잘 아는 그였기에, 그녀가 왜 낮잠마저 포기하고 여기 있는가 싶어 이한은 의문을 보였다.

         

       “다른 게 아니라요. 이거, 전해달라고 해서요!”

       “…?”

         

       시녀가 건넨 건 고급스러운 서신이었고, 촛농으로 굳혀진 사자의 형상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허나 사자의, 그러니까 백은사자의 문장을 보며 이한은 낯빛을 굳혔다.

         

       어쩐지 불길하다.

         

       ‘태워버리고 싶은데….’

         

       기사단, 그의 원래 직장에서 날아온 것인지라 여러모로 불안하다.

       허나 남들이 모두 지켜보는 와중 이를 태울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이한은 레이라에게 서신을 받기만 할 생각이었다.

       품에 넣어 놨다 나중에 처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

         

       허나.

         

       “아, 그거 받자마자 바로 읽으래요. 기사님은 몰래 태워버릴 우려가 있다고.”

       “이 아줌마가 진짜…!”

         

       자신의 행동을 모두 읽는 것만 같은 독심술.

       이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기에 이한의 미간은 구겨졌다.

         

       “……쯧.”

         

       이한은 싫다는 표정을 있는 힘껏 지으며 서신을 펼치고 말았고, 서서히 읽기 시작했다.

       복잡한 미사여구가 가득한 언어의 향연.

       읽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내용이었으나, 이를 이해하려고 자세히 읽은 결과….

         

       “…이게 뭔 놀 같은 소리야?!”

         

       서신을 그대로 구겨버리는 이한이었다.

         

       [이한 터틀에게 임시 복직(復職)을 명한다.]

         

       간략하게 요약한 서신의 내용이었고, 이한은 울컥했다.

       이 아줌마가 어디서 똥개 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가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복귀!?

         

       웃기지도 않는다.

       사람을 뭐라고 보고…!

         

       ‘내가 이번만큼은 절대 가만 안 둔다!’

         

       이한은 결심했다.

       누님이고 뭐고 간에, 오늘 살풀이 제대로 하겠다며.

       그렇게 그의 품에 잠든 손도끼를 손질할 결심이 설 때.

       

       “아, 맞다. 기사님, 왕녀님이 이것도 같이 드리래요!”

       “…….”

       “헤헤, 좋아하실 거라고 했는데, 정말인가 보네요.”

       “…시녀님.”

       “네에?”

       “……이런 게 있으면 가장 먼저 줬어야죠.”

       “죄송해요.”

       “아니요, 그럴 수도 있죠, 뭐! 아하하!”

         

       이한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도 그럴 게 시녀가 품에서 꺼낸 선물을 보노라면 들끓는 화조차 찬물이 쏟아진 듯 속이 다 시원해졌으니까.

         

       -암브로시아.

         

       전날에 봤던 것보다 색깔이 더욱 영롱해진 암브로시아가 황금빛을 내뿜었다.

         

       

       화가 사르륵 풀리는 영롱함이 아닐 수 없었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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