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04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성신제는 무사히 종료되었다.

        마탑과 교국 두 집단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긴 했지만 아무튼.

       

        나는 사감실에 새로운 얼음 정수기의 설치를 끝마쳤다.

        마녀들이 주고 간 정수기는 마치 꿈의 물건과도 같아서 한밤중 누군가 침입해 코드를 뽑아 놓아도 다음 날까지 멀쩡하게 얼음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윗부분에 위치한 패널을 통해 높이도 조절 가능하다.

        이걸로 매일 1mm씩 정수기를 자라게 만들면 그에 따라 높아지는 아녜스의 비명소리에 맞춰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겠지.

        알람시계 기능까지 갖춘 셈이었다.

       

        “뭐여 이건.”

       

        200페이지가 넘는 사용 설명서에는 ‘잘 부탁드립니다(ㅡㅡ)’라는 문장만이 도배되어 있었다.

        뭘 부탁한다는 건지 모르겠네.

        깔쌈하게 박스와 함께 분리수거장에 던져버린 나는 기존의 정수기의 처분을 고민했다.

       

        이대로 버리기는 아까우니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최선이겠지.

        그리고 그 장소는 라운지가 폐쇄된 마당에 2층에 있는 은신처가 적합했다.

        나는 ‘해주술사의 오두막’이라고 임의로 명명한 작은 공간에 들어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

        어차피 가입자도 없는 마당에 쓸모없는 벽난로는 뜯어 버리고 그 자리에 놓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렇게 한창 작업에 몰두하던 와중, 프리나가 들어왔다.

       

        “다녀오셨어요, 선배?”

       

        나는 버선발로 달려나가 그녀를 맞이했다.

        오두막에 들어왔을 때는 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현관 앞에서 포옹하는 게 규칙이었다.

       

        “행정부에서는 뭐래요? 또 조사 위원회 열 거래요?”

        “그, 그것까진 모르겠는데. 나, 나 잠시만 들어갈게.”

        “네? 아, 공사 중이어서 바닥이 지저분하니까 신발은 벗지 마세요.”

        “어…….”

       

        그런데 프리나는 이쪽의 시선을 피하더니 어색한 몸짓으로 나를 지나쳐 버리는 것이었다.

        마치 규칙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하긴, 그녀도 정신적인 피해가 만만치 않겠지.

        갤러리에서는 아직도 프리나를 매달아야 한다는 성토가 이어지는 중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개념글이 올라가며 ‘유저를 기만한 죄’로 처형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다른 파딱들이 개념글을 내리면 더욱 반발이 심해지기에 이번 기회를 노려 숨어있던 분탕들이 대거 출몰했다.

       

        ====

        까고보니해평

        [‘그 완장’ 클리너 돌리고 있는 것 같으면 개추 ㅋㅋㅋㅋ]

       

        (사진)

       

        어제 분명 글 130,442개였는데 그새 또 7개 지웠네 ㅋㅋㅋ

       

        잠수 탄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거든요~

       

        — ㄹㅇ임?

        — 헉!

        — 역시 사칙연산은 해평

        — 이 새끼는 뭔데 파딱들 글댓 개수까지 꿰고 다니냐

        — 일단 개추 ㅋㅋㅋㅋ

        ====

       

        나 역시 덕분에 포인트를 쏠쏠하게 파밍하긴 했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으니 슬슬 대응을 하긴 해야 했다.

        허나 정작 프리나는 이따금 조사를 받으러 외출하는 것 외엔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호기심에 위치노트를 켜보니 현재 프리나는 갤러리에 접속 중이었다.

        계정 설정을 통해 자신의 프로필이나 작성 글 목록, 현재 상태 등을 감출 수 있지만 관리자 계정으로는 그것들이 모두 보였다.

       

        자기를 욕하는 갤을 눈팅이라도 하는 중인가?

        지켜보고 있던 와중 또 글이 하나 삭제됐다.

        남은 건 130,441개.

        그리고 방문 너머로 작은 진동과 신음소리 비슷한 것이 들려왔다.

       

        — 아아악……!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그런 글들을 평소에……!

       

        뭔가 싶어 확인해 봤더니 그냥 평범한 내용이었다.

        제목이 ‘주딱한테 이 글 썰리면 바로 후배 따먹으러 감’이네.

        이유 없이 사람을 칼로 찌르는 사람은 없듯 나 역시 이유 없이 글삭차단을 갈기진 않기에 아직까지 살아있는 글이었다.

        물론 몇 번씩 같은 내용의 글을 쓰는 건 도배로 간주해서 짤릴 여지가 있지만 그건 쫄렸는지 제목이 다 달랐다.

       

        ====

        프리나나

        [새벽이라 그런가 물 존나 더럽네 갤에 똥글 싸는 거 주위 사람들이 볼 거 생각하면 안 부끄럽냐]

       

        웨클릭?

       

        — 본인부터 새벽에 똥글 싸고 있죠?

        — 응 친구 한 명도 없어~

        — 그렇게 당당하면 본인부터 갤로그 까시던지 ㅋㅋㅋ

         ㄴ 프리나나 : 난 후배가 내 글 보면 바로 천장이랑 줄다리기 하러 감 

        ====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과거의 행적이 쪽팔리기 시작한 건가?

        신상이 털릴 위기에 처했으니 그럴만했다.

        어쨌거나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기에 슬슬 그녀에게 공지라도 쓰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려던 찰나.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며 초췌한 몰골의 프리나가 나왔다.

       

        “응? 또 나가시게요?”

        “어…… 좀 살 게 있어서.”

        “설마 밧줄은 아니죠?”

        “뭐?”

       

        잠시 벙찐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던 그녀는 다급히 위치노트를 꺼냈다.

       

        “그, 그런 거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현란한 손놀림 끝에 조금 전까지 보고 있던 게시글이 삭제되어 이제 남은 건 130,440개뿐이었다.

       

       

       

        *

       

        오두막을 떠난 프리나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39층이었다.

        성신제가 끝나며 시련에 도전할 수 있게 되어 천변의 방으로 향하는 포탈은 열려 있었다.

        그녀는 복잡한 기분으로 주변을 서성거렸다.

        머릿속을 채우는 건 오직 갤러리의 주인의 정체 뿐이었다.

       

        ‘걘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그녀가 조금 전까지 본 주딱의 모습은 새로 설치한 얼음 정수기와 셀카를 찍는 것이었다.

        탑주라는 추측이 무성하던 세간의 소문과 다르게 고작 2층 언저리에서 말이다.

        그 정체를 폭로하면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는 큰일이 마탑에 벌어질 터.

        그러나 당장의 걱정은 갤러리의 주인인 그가 자신이 여태껏 써온 글들을 모조리 봤을 수도 있다는 데서 왔다.

        구태여 남의 게시물 따위 훔쳐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마가 화끈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 반고닉도절반은고닉 : 진짜 밧줄 사러 간 거 아니죠?

        — 반고닉도절반은고닉 : 여기 천장 약해서 선배 매달리면 바로 무너질걸요

        ====

       

        생각해 보면 지금껏 클락에 대해 아는 것도 거의 없었다.

        해주학파의 신비와 적성이 잘 맞고 창을 잘 쓴다는 것 정도.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출신이 어디인지, 왜 마탑을 오르려고 하는지도 들은 적 없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온갖 핑계로 그를 옆에 붙여놓고 한 번도 직접 물어보지 않았다는 뜻과 같았다.

        해주학파에 모인 이들은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어하는 비밀 하나쯤은 갖고 있으니까.

       

        “서류는 문제 없네요 들어가셔도 됩니다. 그런데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두 번째 도전이시라면 파티를 꾸리는 편이 좋은데…….”

        “돼, 됐어.”

       

        프리나는 생활부 직원에게 서류를 내고 천변의 방에 입장했다.

        그녀가 맞닥뜨린 시련의 내용은 누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차원의 균열 속에 숨겨진 병자들의 낙원.

        밤을 도려내고 기워 붙여 만든 고깔 모양의 하늘.

        구겨진 별자리가 비명을 내지르는 보랏빛이 관현악단의 연주만큼이나 시끄러운 마녀들의 웃음소리에 파묻힌 세계.

       

        ‘발푸르기스의 의회’에서 마녀들로부터 탑이 내려준 이명을 받아가는 것.

        그것이 프리나의 시련이었다.

       

        분명 지난번에는 회장에 가득 들어찬 마녀들의 첨예한 토론에 이은 인민재판 끝에 674표의 반대를 받아 투석형이 집행되기 전에 탈출했다.

        참고로 찬성은 0표였다.

       

        “응?”

       

        그런데 이번에는 텅 빈 의회에 쓰러져 있는 의자들.

        인기척이라고는 문을 지키는 하급 마녀 하나뿐이었다.

        프리나는 생글생글 웃는 마녀에게서 경계의 눈초리를 떼지 않은 채 조심스레 의장석으로 걸어갔다.

        수많은 서류가 쌓여있던 단 위에는 단 한 장의 종이에 짤막한 문장이 적혀있을 따름이었다.

       

        [두 번째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의 딸을. 마녀 일동.]

       

        마치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내용.

        그것을 들고 출구로 가자 문을 지키던 붉은 머리의 마녀는 아무 말 없이 밖을 향해 우아하게 손짓했다.

        말이 하급 마녀지 중층에서 활동하는 공략대 한둘로는 상대하기에 턱도 없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여기서 나가면 영영 진실을 알 수 없을 것 같아 프리나는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키며 물었다.

       

        “이, 이거 뭔데.”

        “?”

        “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그, 그보다 지난번엔 죽일 듯이 달려들었으면서 왜 이제 와서…….”

        “?”

       

        질문이 이어질수록 점점 고개가 옆으로 돌아갈 뿐인 마녀.

        그 각도가 100도에 가까워질 때쯤 우두둑! 소리와 함께 입이 벌어졌다.

       

        “!”

        “뭐, 뭐야!?”

        “아, 공유를 안 하고 있었죠 참? 저희끼리는 다 듣고 있는 줄 알았지 뭐에요? 아아이우우에, 코흠!”

       

        헛기침 후에 자신의 목을 매만진 마녀는 프리나가 들고 있는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위대하신 대마녀 님의 전언이에요.”

        “전언……?”

        “굳이 따지자면 외출증 같은 건데, 한 마디로 잘 다녀오라는 뜻이죠. 좋겠어요? 100년짜리로 낭낭해서. 인간의 수명을 고려했을 때 그 안에는 죽겠죠. 아니면 질려서 버려지든가.”

       

        버려져? 누구에게?

        보아하니 이 전언을 받을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심히 불쾌한 기분이었다.

       

        “라라라리루? 코흐흠, 사십 년 만에 성대를 쓰려니 힘드네요. 요컨대 당신은 그에게 가서 원하는 대로 해주면 되는 거에요. 저희가 들은 바로는 항상, 즉 평생이죠? 죽을 때까지 옆에 있으면 되겠네요. 떨어지면 안 돼요.”

        “알겠네, 누군진 몰라도 그 새끼만 처리하면 난 자유란 거잖아? 누군데? 니들 전언을 받을 사람이.”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면 금세 알 거에요.”

        “뭐?”

        “딱 봐도 사람처럼 보이진 않을 테니까. 음, 네. 아니겠죠. 그런 게 사람일 리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어버린 마녀는 다시 한 번 출구를 가리켰다.

        무언의 압박에 조심스레 발을 내딛자마자 프리나는 앞으로 고꾸라졌다.

       

        정신을 차린 곳은 41층.

        시련을 통과한 것이었다.

       

        “뭐, 뭐야. 넘어왔네?”

       

        이렇게 어이없이 시련을 통과한 게 처음이어서일까.

        클락이 기다리고 있는 오두막으로 되돌아가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에 대해 떠오르는 수많은 의문들도 조금 전 의회에서 나눴던 대화로 새롭게 추가된 것들로 인해 자연스레 머릿속 한 구석으로 밀려나 버렸다.

       

        대체 나보고 뭘 하라는 거지?

        이명은 그대로 마녀의 딸인 건가?

        그보다 두 번째라면 첫 번째도 있었다는 건데?

        이 전언을 받을 놈에게 저주를 걸어 버리면 100년 뒤에 되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건가?

       

        “엑, 이게 뭐야!?”

       

        습관적으로 갤러리에 접속한 프리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가 여태까지 써온 모든 글과 댓글이 싹 다 ‘잘 부탁드립니다(ㅡㅡ)’로 바뀌어 있었다.

        소름 끼치는 현상에 몸을 떨던 도중 마력승강기가 2층에 도착했다.

        4대 재앙 중 하나인 마녀들이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오는 상대라니.

        교국의 병사들보다도 강할 게 분명하지만 프리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명을 얻고 40층을 돌파하며 더욱 정순해진 마력.

        마녀의 피까지 섞여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까지 또렷이 보였다.

        사람 같이 않다고 했으니 올라가다 괴물처럼 보이는 녀석이 있으면 적당히 두들겨주면 되겠지 뭐-.

       

        그런 생각을 하며 오두막의 문을 열었을 때였다.

       

        “다녀오셨어요, 선배?”

       

        평소처럼 발소리를 듣고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클락.

        그러나 그와 마주한 프리나는 들고 있던 노트를 떨어뜨릴 만큼 놀라고 말았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온몸에 칭칭 감겨 있는 운명의 끈. 

        대다수는 이미 죽은 이들의 것으로, 중간에 끊어져 바닥에 질질 끌리고 있었다.

       

        대체 얼마 만큼 많은 이들의 염원과 비한을 짊어지고 있는 건지 셀 수도 없는 양이었다.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손을 붙잡은 프리나는 그중 따로 삐져나온 하나의 실을 발견했다.

       

        “응? 아무것도 안 사오셨네요?”

       

        왼손 약지에 묶여있는 붉은 실.

        다른 몇몇 것들과 함께 하늘로 올라가 있었다.

        끝없는 마탑의 꼭대기를 향해 뻗은 실에 이유 모를 질투심을 느끼던 그녀에게 클락은 큰일이 났다고 말했다.

       

        “선배 계정이 해킹당했나 봐요. 누가 장난을 쳐놨어요.”

        “아, 이거?”

        “그보다 괜찮으세요? 아까 ‘우연히’ 갤러리를 봤는데 선배 이야기로 난리던 데요.”

        “…….”

       

        해주학파에 찾아온 이상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클락의 경우에는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무게가 너무 거대해서 갤러리의 관리자라는 사실 따위 조금도 중요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래서 프리나는 그를 힘들게 하지 않기로 했다.

       

        “괜찮아, 슬슬 해명할 거니까.”

        “다행이네요. 전 또 관리자한테 뒷수습시키려는 줄…….”

        “그러니까 더 가까이 붙어 봐. 이것도 ‘규칙’이잖아.”

        “네?”

       

        찰칵!

       

        까치발을 든 발, 허리를 감싸 안은 팔, 실타래 속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밀착한 자세.

       

        그리고 가운뎃손가락을 올린 사진 한 장.

       

        ====

        프리나나

        [파딱 내려옴]

       

        계정 해킹당해서 그동안 글 못썼음

       

        해명 하자면 그 사진은 나 맞는데 교국 새끼들이랑은 딱히 이상한 일 없었음

       

        아직 발표 안 났지만 행정부에서 일하는 애들은 알거임 걍 거기 휘말렸을 뿐이고

       

        성탄제 때 안 나간다고 했다고 뭐라 하는데 니들도 밖에 좀 나가고 살아라 외출할 땐 꼭 샤워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갤 보니까 비처녀는 사형시켜야 된다는 미친놈들도 있던데

       

        (사진)

       

        나 유부년데 뭐 어쩌라고

        ====

       

        그녀가 파딱으로 올린 마지막 글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1화 늦게 끝났네요
    내일은 결혼식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데
    가능하면 연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낮잠돌고래 님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Master of the Magic Tower in Another World

I Became the Master of the Magic Tow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마탑의 갤주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10 years since transfer to another world

What I do inside the Ivory Tower of Truth isn’t much different from what I did on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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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missed today’s attendance for the ‘Principles and Understanding of Dimensional Glass’ course, you’ll get a penalty] If you want to kill the professor who suddenly changed the classroom with a phase transition 2 minutes before the start of class, go ahead. Ha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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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why does everyone think I’m the Tower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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