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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4

       아르델에서 파견 온 라일리는 다른 다크엘프들을 관리하는 팀장임과 동시에.

       다른 이들과는 확연이 다른 위치였다.

       대부분은 억지로 혹은 어쩌다보니 끌려온 것이지만.

       그는 부귀영화를 위해 일부러 자진 참여했다.

       날카로운 눈빛과 조심스러운 행동에서 드러나듯이 그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모든 생각이 돈을 버는 것으로 향해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땅이군.”

         

       이제야 막 건물이 올라가는 헤센 백작령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돈이 돈다. 아르델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돈이었다.

       아르델에서는 잘 벌어봐야 한계가 있지만, 바깥에서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그는 이번의 기회를 알차게 사용할 생각이었다.

         

       “이만한 기회가 없지.”

         

       그가 미소를 지었다.

       다크엘프 특성상 이목을 많이 끌고 남들의 눈치까지 봐야하지만.

       단체로 움직이다보니 그럴 필요가 적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괜히 쓸데없이 로브를 쓰고 돌아다닐 이유가 없어졌다.

         

       주어지는 임금도 아르델 보단 훨씬 많다.

       타국에서 일하면 조건으로 보더라도 오센 만큼은 주지 않는다.

         

       “개꿀이군.”

         

       공장을 짓는 거 깔짝 도왔다고 돈이 들어온다.

       대기하는 동안, 대기 수당도 쥐어준다.

       이 정도로 돈을 퍼주는 거 보아하면 사실…

       오센 왕국은 호구가 아닐까?

         

       ‘제국에 기를 못 펴는 것도 사실은….’

         

       자금 관리나. 나라를 운영을 똑바로 하지 못해서?

       돈 냄새가 난다. 숨길 수 없는 돈 냄새가 풀풀.

       이렇게 돈 냄새를 풍겨버리면 맛보지 않을 수 없지.

         

       그는 공장이 지어지고 일을 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이럴 때 대부분 주변을 자세히 살피면 돈을 벌 구석이 있다.

         

       ‘남는 부품을 어디에 판다거나….’

         

       몰래 세계수 뿌리를 비싸게 팔아먹을 귀족과 직통 라인을 만드는 방법도 있고.

       다크 엘프만의 그림자 마법을 이용한 불법적인 돈벌이 방법도 있다.

       돈을 벌 방법은 세상에 널려있다.

       여기에도 마찬가지. 유연한 사고와 관찰력을 지니면 무조건 발견할 수 있다.

         

       ‘뭐가 있을까.’

         

       그렇게 한참동안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분명히 기뻐해야 하는데….

       돌아다니는 콧수염 인간을 보아하니…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무언가 사고를 치고 수습하는 분위기 쪽에 가깝다.

       그의 촉이 발동했다.

         

       ‘뭔가 있다. 이건 무조건 있다!’

         

       일이 잘 되는데. 걱정하는 표정이다?

       그럼… 무슨 사고를 쳤거나, 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그는 일하는 동족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공정을 슥 둘러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점을 발견했다.

         

       ‘아하. 그런 건가─’

         

       이건… 공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생산 비용이 높고.

       무엇보다 배터리를 다시 재활용하려면 그만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장치나 설비. 공장이 필요해 보인다.

       마법 구조가 복잡해서 제대로 알진 못하겠으나….

         

       ‘그와 관련된 장치나 설비가 보이지 않는 군.’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장비가 없다는 건 안다.

       해결하는 도중이라면 마법 공학과 기술자가 더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일이 꽉 막힌 도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약점이군.’

         

       그가 씨익 웃었다.

       누구나에게 약점은 있다.

       그리고… 약점을 후벼 파면 돈을 뽑아낼 구석이 생긴다.

       제품에 존재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거래를 한다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

       라일리는 노골적인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거기에 이 약점을 해결하는 건 나에겐 별 거 아니지.’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다.

       인간들에게야 어려울 수 있겠지만.

       다크 엘프들에겐 너무나도 손쉬운 문제…!

       이걸 빌미로 돈을 뜯어낸다면? 아마 맛있게 뜯어낼 수 있을 터.

       중요한 건 오직 타이밍뿐이었다.

       유리한 거래를 이끌어낼 타이밍….

         

       ‘지금이다.’

         

       그는 잠시 눈치를 보다가 행동했다.

       딱 봐도 이 공장에서 서열이 높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여왕과 부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대놓고 요리해달라고 아우성치는 격.

         

       그는 당당하게. 관리자들이 모인 위치로 향했다.

       여왕. 기술자. 그리고 생기다만 남성이 보였다.

         

       ‘이 중에서는….’

         

       여왕이 최악이다. 여왕과 독대하는 걸 무조건 피해야 한다.

       베아트리스가 이런 쪽으로 깐깐하다는 것도 알지만….

       잘못 얘기했다간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여왕이 개입하지 못하게 판을 만든다면?

         

       ‘일이 쉬워지지.’

         

       라일리가 굳이 이곳에 찾아온 게 아니었다.

       여왕? 여왕을 허수아비로 만들면 끝 아닌가.

         

       “이 공장의 책임자와 얘기하고 싶습니다.”

       “책임자?”

         

       책임자라는 단어에 분위기가 술렁였다.

         

       ‘이거거든.’

         

       공장의 책임자가 있을 테고. 그건 무조건 여왕은 아니다.

       그 아래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눈치가 보인다.

       무언가 문제가 생겼는데. 여왕이 직접 말하면 밑 사람은 죽을 맛이겠지.

       여왕이 구경하는 분위기를 깔았다.

         

       ‘책임자가 혼자 독박을 쓰는 상황이지.’

         

       그래서 책임자가 누구냐?

       콧수염 사내일 거라 생각했지만, 여왕과 콧수염 사내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옆에 서있던 남성이었다.

         

       ‘이 놈인가?’

         

       둘의 시선이 향한 걸 보아하면 확실한데.

       먼저 나서질 않는 걸 보아하니… 뭔가 이상하다.

       이 녀석 눈치가 없는 건가?

       얼굴도 생기다 말았고. 딱 봐도 특별한 능력도 없어 보인다.

       어수룩하고 멍청하고 눈치까지 없다?

       요리하기 좋은 대상이었다.

         

       “그대가 책임자입니까?”

       “예. 맞긴 합니다만.”

       “저는 이번에 파견 온 이들의 팀장인 라일리라고 합니다.”

         

       라일리는 인사를 나누면서 모두의 눈치를 보았다.

         

       ‘흐음….’

         

       공장의 원초적인 문제점을 짚었는데도 불구하고 별 반응이 없다니.

       그렇다면 모두 알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가장 걸리는 건….

         

       ‘이 녀석도 알고 있다?’

         

       눈치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는 이 녀석도 이미 아는 내용처럼 보였다.

       정말로 책임자인가? 그런 내부 정보를 알 정도로?

       그럼… 이 사내의 역할이 무엇인가.

         

       ‘여왕은 행차한 거고. 콧수염사내는 아마 공장의 관리자다. 그럼 이 사내는… 뭐지? 어디의 귀족?’

         

       순간 사내에게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

       여기가 갤러리 주딱과 관련이 있는 공장이라고 듣긴 했는데…

       설마 이 사내가 주딱일까?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주딱 정도나 되는 사람이 이렇게 눈치가 없고 추레한 행색이라고?’

         

       갤러리에서 보기엔 그보다 훨씬 총명해보였는데.

       주딱이거나… 아니면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용도. 방패막이다.

       어디 귀족의 자제일 수도 있고….

       그는 슬쩍 본색을 드러내면서 간을 봤다.

         

       “제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맨 입은 아니다?”

       “역시 얘기가 빠르시군요!”

         

       당당하게. 그리고 미묘하게 돈을 요구했다.

       그래 이 정도는 알아 먹는 군.

       돈 얘기에 민감하다. 그렇다는 건… 귀족인가?

         

       거기에 사내는 당황한 눈치였다.

       여왕의 눈치를 바로 보면서 어찌할 바 몰라 한다.

       거기에서 사내의 판단이 끝났다.

         

       ‘아하. 어디 능력 없는 귀족인데 방패막이기까지 하군.’

         

       버려지는 용도의 책임자이자, 가문의 재산을 털리는 호구.

       딱 그 포지션이라면 얘기가 성립한다.

       이 상황에서 독박쓰기 좋은 녀석 아닌가.

         

       ‘이 정도면 주도권을 완벽하게 쥐었군.’

         

       그는 입가에 걸리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손을 펼쳤다.

       5백 금화.

       여왕 정도라면 충분히 지불할 수 있고.

       그녀가 아니더라도 귀족이라면 흔쾌히 쾌척할 정도의 금액을 불렀다.

         

       ‘여왕은 내기 싫겠지.’

         

       이건 호구가 대신 내줄 거다.

       이것도 못 낸다 하면 여왕도 체면을 구기게 되니.

       어떻게든 수락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러니 거절하지 못한다.

       왕족이나 귀족의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니까.

       그는 호구의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더 불러도 되겠는데.’

         

       여왕도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고 콧수염도 모르는 척 하고 있으니….

       더 뜯어내더라도 뭐라하지 않을 거다.

       오히려 돈을 지불하지 못해서, 공장에 문제가 생긴다?

       여왕은 호구에게 화를 내겠지.

       화살이 이쪽까지 오는 경우는 없다.

         

       ‘대부분 그렇거든.’

         

       약삭빠른 적보단 무능한 아군을 괴롭히는 게.

       여왕과 귀족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니까.

         

       “…아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조금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에이. 없던 일로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라일리가 뻔뻔하게 더 요구했지만, 여왕은 표정하나 바뀌지 않았다.

       호구는 표정을 더욱 구긴 채,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서도… 여왕은 움직이지 않는다.

       여왕의 암묵적 동의!

       이건 끝났다.

         

       ‘이렇게 약점을 후벼 파면 끝이지.’

         

       그는 씨익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선금을 받으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돈이 들어오면 알려주고 한탕 해먹으면 된다!

       이렇게까지 일이 술술 풀리다니.

       돈을 받을 때까진 여유롭게 기다리면 되고.

       돈을 주기 싫어서 무언가 벌이려고 한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순간 도망가면 그만이다.

         

       ‘이보다 유리한 상황은 없지’

         

       어떤 행동을 취해도 리스크가 전무하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아무도 날 막을 수 없다!

       그가 쿡쿡 웃었다.

         

       ‘이대로 돈을 받으면….’

         

       어디 여행이나 다닐까.

       우월감에 젖어있는 라일리가 탄탄대로인 미래를 꿈꾸는 동안.

       갑자기 그림자가 일렁였다.

         

       ‘그림자가… 움직인다….’

         

       당황한 라일리가 전투 자세를 취했다.

       기척에 반응하자, 그곳엔 복면을 쓴 암살자들이 여유롭게 서있었다.

         

       눈치 채지 못했다.

       육안으로 모습을 확인하기 전까지.

         

       ‘평범한… 암살자는 아니군.’

         

       느껴지는 기백으로 보아하니, 흔히 볼 수 있는 암살자가 아니다.

       이들에게선 끈적끈적한 피 냄새와 죽음의 냄새가 가득하다.

       마법이 다중으로 부여된 검은 망토를 착용한 걸 보아하니….

         

       ‘여왕의 직속부대?!’

         

       왜 그들이 여기를…?

       라일리가 당황하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여왕님의 전언이다. 오센 왕국의 요구를 들어주도록.”

       “잘못 찾아오신 게 아닌지….”

       “오센 여왕과 얘기를 나눈 게 그대밖에 없는데. 뻔뻔하군.”

         

       긴 말은 필요 없다.

       콰직. 암살자들이 라일리의 새끼손가락을 붙잡고 부러뜨렸다.

         

       “키야아아아악!”

       “여왕님의 명을 따라라.”

       “네, 네에엑…! 따르겠─ 따르겠습니다…!”

         

       암살자들의 협박에 굴복했다.

       굴복하지 않으면 다음엔….

         

       ‘어딘가를 자르고도 남을 잔인함이다….’

         

       라일리는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마법으로 치유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복기했다.

       어디에서 실책이 있었길래 여왕의 직속 부대가 바로 출동한단 말인가?

         

       공장. 문제. 여왕. 콧수염. 호구….

       라일리는 머릿속에서 미묘하게 어긋난 퍼즐을 발견했다.

         

       아무 역할도 없어보이던 그 놈.

       방패막이자 책임자. 호구 그 자체였던 녀석에게 쏠리던 시선에서 이질감이 느껴졌다.

         

       ‘설마….’

         

       그 사내가 만약 진짜로 주딱이라면?

       공장이 주딱과 관련이 있고. 여왕과도 이야기가 잘 되어있다면.

       여왕의 눈치를 본 게 아니라, 그냥 어떻게 할까 의중을 본 것이라면?

       여왕도 그저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주시하고 있던 거라면?

         

       ‘맙소사….’

         

       불만을 품은 주딱이 세렌디아에게 직접 이야기를 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이렇게 보면… 더욱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젠장.’

         

       일이 틀어진 라일리는 헐레벌덕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여기에서 거역하면… 정말로 목숨이 위험하다!

       그는 주딱의 앞에서 도착하자마자 넙죽 엎드렸다.

         

       “크흐으윽… 제가 아는 건 전부 털어 놓겠습니다… 제발…. 자비를….”

       “키야. 성능 확실하구만.”

         

       누구나 약점은 있다.

       약점을 후벼파면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다.

       그건 라일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

         

         

       돈 보단 목숨이 중요하다!

       라일리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주딱의 눈치를 보았다.

         

       “그래서 왜 그랬어.”

       “제가 돈 욕심이 좀 많습니다…. 아르델에서 돈을 벌 방법이 적다보니까… 예.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서….”

       “에효. 적당히 알아서 챙겨줬을 텐데. 그렇게 요구하면 쓰나.”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세렌디아 불러?”

       “크흐흐윽….”

         

       본전도 찾지 못한 라일리가 크흑 크흑 울었다.

       어디서 이렇게 서럽게 울어. 남자가.

         

       “그래서 어디까지 가야해? 해결책이 있다면서.”

       “조금만 가면 있습니다.”

         

       주딱은 라일리의 안내를 따라 이동하는 중이었다.

       배터리를 일회용으로 사용하거나.

       마나석을 구매해 비싼 돈으로 충전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니.

         

       “이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뭐 마나석 광맥이라도 있나?”

       “마나석 광맥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마나 본연의 형태는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원입니다.”

       “그래…?”

       “마나의 순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아십니까?”

         

       그게 뭔데.

       혹시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다들 모르는 표정이었다.

       용사는 검을 다루고. 돌프는 공돌이에….

       여왕님은 어떻지? 마법 쓸 줄 아시는데.

         

       “여왕님은 알아요?”

       “자세히는 몰라요. 마나란 대기 중에 퍼져있어서 흔히 얻을 수 있다. 정도만 알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마나는 흔히 접할 수 있죠. 여왕님이 잘 아시는 군요.”

         

       라일리가 노골적으로 아부를 떨었다.

       근데 얘 진짜 믿을 수 있긴 한 건가?

         

       “그게 왜?”

       “마나란 흔히 접하는 물질이니… 마나석 같이 비싸게 사용할 이유가 없다 이거입니다.”

       “그게 돼?”

       “엘프란 마법과 마나에 관심이 많은 종족이니까요.”

       “그냥 돈에 미친새낀줄 알았는데 너 엘프 맞구나.”

       “당연한소릴 생소하게 말씀하시는군요.”

       “피부가 까맣잖아.”

       “…그거 다크엘프 혐오입니다.”

         

       마법하면 엘프고. 엘프하면 왠지 흰 피부가 먼저지. 다크 엘프는 암살자 아니었나?

       아무튼 다크 엘프도 엘프인 만큼, 마법에 정통하다는 의미였다.

         

       “이쪽입니다.”

         

       라일리가 손짓하자, 몸이 허공에서 반쯤 사라졌다.

         

       “와 뭐야.”

       “이건… 결계군요.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숨겨져 있어요.”

       “그럼 결계를 이용해서 몸을 투명하게 다니는 것도 가능해요?”

       “정해진 위치라… 움직이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유지하기도 어렵다보니 남들이 알아채는 것도 시간문제고요.”

       “에이 뭐야.”

         

       투명인간이 되면 이룰 수 있는 버킷리스트는 무리인가.

       남자들의 꿈은 항상 무너지기만 하네.

       잘 있어라. 목욕탕.

       주딱이 슬퍼하면서 결계 안쪽으로 이동했다.

         

       그곳엔… 족히 1000년의 세월을 견뎠을 법한 거대한 나무가 있었다.

         

       “와….”

       “엄청 크네요….”

       “이거 자르면 온 동네 땔감은 다 쓸 수 있겠다.”

       “….”

       “용사님 이거 단칼에 벨 수 있어요?”

       “가능합니다.”

       “그러지 말아주십쇼. 제발…. 그러면 저 진짜로 저희 여왕님에게 죽습니다….”

         

       라일리가 금세 비굴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에이 설마 그러겠어요.”

       “….”

       “그래서요. 뭐 설명하려던 거 아니었나.”

       “크흠… 마나의 순환은 기본적으로 세계수가 가장 크게 관여하고 있고… 온 대륙에 퍼진 뿌리와 연결된 나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그가 나무 기둥을 손바닥으로 툭툭 두드렸다.

         

       “대부분 동족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이상을 알아차리면 암살자들이 파견됩니다만. 저희끼리는 괜찮죠.”

       “와 다크엘프 카르텔.”

       “그렇게 따지면 인간 카르텔도 있고 드워프 카르텔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네.”

         

       갤러리 카르텔도 있는데.

       다크 엘프 카르텔이 뭐 대순가.

         

       “혹시 마나회로 하나 있습니까?”

       “여기 있다네.”

         

       돌프가 마나 회로를 하나 꺼내자, 라일리는 곧바로 나무 기둥에 푹 꽂아버렸다.

         

       “?”

       “???”

       “어. 그래도 돼요?”

       “됩니다. 이렇게 꽂으면 순수한 마나가 흐릅니다.”

       “와 뭔데.”

       “맙소사… 무슨…!”

         

       놀란 돌프가 부들부들 떨면서 구경하다가, 마나 회로를 하나 더 꺼냈다.

         

       “마나의 순도가 높군… 이건 조정이 필요하겠어.”

         

       돌프가 선을 얇게 뽑아내면서 새로이 마법을 각인하고. 연결된 단자를 스마트폰에 꽂았다.

       띠링.

         

       스마트폰에 충전되는 중이라는 표시가 떠올랐다.

         

       “…!”

       “이야 이게 진짜 되네.”

         

       이래서 다크 엘프들에게는 쉬운 일이라고 한 건가?

         

       “이건 쓰다보면 마나가 고갈되거나 그러진 않죠?”

       “아뇨. 세계수는 이 정도로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야. 세계수 마나통 장난 아니네. 그럼 이거 쭉 연결해서 영지에서 사용하는 것도 되나?

       “예. 얼마든지. 대신… 이건 여왕님과 얘기를….”

       “세렌디아랑 얘기?”

         

       주딱이 관리자 채팅방에 빠르게 메시지를 전송했다.

         

       【갤러리 괸리자 채팅】

       ─주딱) 세렌디아 나 급함

       ─주딱) 빨리

       ─주딱) 대답.

       ─주딱) 대답 안 하면 바지에 똥 싼다

       ─식물드루이드) ?

       ─마왕쨩) 뭣.

       ─마왕쨩) 치매 걸려서 바지에 지린 식물 틀딱을 저격한 발언인 거시야???

       ─식물드루이드) 저 바지에 지린 적 없어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파페포포님 10코인 후원…감사합니다..!!!!!!!!!
    은빛분자님 1,2,3,4,5,6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제가 받아도 되는 지… 항상 의문이지만…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흑흑….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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