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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4

       

        

        

        

        

        

        

        

       “와, 메시지 왜 이렇게 많아….”

        

        

        

        토요일 아침.

        

        8월 동안 줄기차게 이어졌던 비구름이 걷혀, 바깥은 햇빛으로 쨍쨍했다.

        

        집 안으로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빛을 맞으며, 하모니는 자신의 게이밍 체어에 앉아 근래 자신에게 온 메시지들을 확인 중이었다.

        

        99+도 아닌 999+라고 쓰여진 새빨간 표식. 읽어주기만을 바라는 것처럼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 중이었다.

        

        온 몸이 강철과 고출력 엔진만으로 구성됐다고 해도 무방한 유진과는 달리 하모니의 현실은 연약하고 말랑했다. 비록 요즘 들어 어찌저찌 헬스장에 나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그 기간은 아무리 많이 쳐줘도 4주.

        

        요컨대, 미사여구 다 떼고 말하자면, 하모니는 유진만큼의 체력은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방송이 끝나면 얼마 못 가서 뻗어버리기 일쑤였다. 심지어는 편집자들과 연락도 다음 날에 일어나서 할 만큼.

        

        

        어느덧 시간은 오후 한 시.

        

        오전의 언저리에 비척비척 일어난 하모니가 집에 있는 걸로 대충 입맛 없는 점심을 끝낸 즈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점심을 적게 먹으면 간식에 손이 가기 때문에 부족한 포만감은 곤약젤리로 대체.

        

        요즈음 들어 그녀의 아침과 점심은 분주했다. 유진과의 합방이 부쩍 잦아짐에 따라 실력과 정신적 피로가 동시에 늘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다르게 말하면 얼마 전 새벽에 주로 하던 일을 일어나서 처리해야 한단 소리였다.

        

        이게 회사원들의 하루일까. 근래 하모니는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우우웅.

        

        

        

        그동안 읽지 않았던 수많은 메시지들. 휴대폰과 연동된 VR 머신을 통해 눈 앞에 띄워지는 연락들. 사적인 것부터 공적인 것부터 다양했다.

        

        그러나 휴대폰은 좀 더 공식적인 것들을 처리하는 곳보단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자주 오갔는데, 이를 다르게 말하면 좀 더 중요도가 높은 이야기들이 집중되어있다는 소리였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것들을 상단에서부터 빠르게 처리해나갔다.

        

        

        처음은 편집자들과 자신이 있는 단체 엔그램방. 유어스페이스에 영상 업로드했다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편집에 대한 질문도 없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이 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묻혀버렸다.

        

        안부를 남겼지만 보는 이들은 없었다. 다들 어제 늦은 새벽까지 작업한 탓에 아직도 이불 속에서 뒤척이고 있는 듯했다.

        

        두 번째는 부모님들의 정기적인 안부 문자. 스트리머라는 직종이 그리 힘든 건 아니었기에 별 일 없다는 내용을 보냈다.

        

        그렇게 하나둘씩 읽어나가니 어느덧 모든 내용들이 다 지워지고, 999+는 128로 바뀌었다. 의도적으로 보지 않고 남겨두었던 단체 채팅방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은 그것이었다.

        

        

        

       -[돌 : ㅑㅑㅑㅑㅑㅑㅑㅑㅑ]

        

       -[돌 : 본심인심합니다]

        

       -[오로라 : ——–지1랄방지절취선————–]

        

       -[돌 : 와 개너무함] 

       

       

       -[돌 : 와 숫자 안사라지는거봐]

        

       -[돌 : 모니야!!!!!!!!!]

        

       -[돌 : 이러다 우리 다주거!!!]

        

       .

        

       .

        

       .

        

       .

        

        

        

       “얘네들은 또 왜 이런대.”

        

        

        

        어느 곳이 그렇듯, 세 명 이상이 모이면 하나의 그룹이 된다. 

        

        그것이 단순히 친구 관계의 인원 세 명이 모여서 만든 친목 그룹이든, 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든 간에, 그것은 그룹원 전체가 공유하는 방향성을 지니게 된다.

        

        그리고 이는 하모니가 소속된 MCN – 뿅망치형제단 소속 스트리머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못난놈들은 얼굴만 봐도 흥겹다>

        

        

        

        소규모 그룹에서 시작한 그것.

        

        하지만 시간은 모래 속에 파묻힌 보석들을 드러내기에 충분했고, 한때 합방 등을 통해 서로의 인기를 올려주려 만들어진 채팅방은 어느덧 대기업 스트리머들이 포진한 아무말 대잔치용 방으로 변모했다.

        

        물론 그럼에도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소리는 아니었는데, 당장 이 방의 120여개에 달하는 메시지들은 다크 존 합방과 관련한 내용들로 가득 찬 상태였다.

        

        그게 왜 나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동안 연락 안 하긴 했지, 또.”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하기엔 또 뭐한 감이 있었으나, 인터넷으로 서로가 이어진 세상에서는 초 단위 이하로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삼일 정도의 연락 두절은 의외로 그렇게 짧지 않았다.

        

        아무튼 내용의 골자를 확인했기에 방을 나간 뒤, 오래 전부터 함께 방송해왔던 스트리머 중 하나인 ‘돌’이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내용은 대강 짐작이 갔다.

        

        실제로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돌 : ㅑㅑㅑㅑㅑㅑㅑㅑ]

        

       -[돌 : 모니야~~]

        

       -[돌 : 요즘 다크존을 열심히 하는구나아….]

        

       -[돌 : 메인미션은 그 선생님이랑 같이 할거같으니까 다른걸로 오랜만에 얼굴한번보는거 어케생각함??]

        

        

        

        언제 보아도 참 기묘한 화법이었다.

        

        알아듣지 못할 건 아니었기에 메시지를 보내자, 마치 지켜보고 있기라도 했던 것마냥 순식간에 1이 사라진다.

        

        

        

       -[하모니 : ㅎㅎ그랭!!]

        

       -[돌 : !!!]

        

       -[돌 : 와 드디어 봐줬당ㅋㅋ]

        

       -[돌 : 편한날 있으면 말해줘!]

        

        

        

        편한 날이라.

        

        이번 주 주말은 조금 애매했다. 당장 오늘부터 스타디움 형식의 가상현실 중계방이 만들어질 예정이었고, 예선 랭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유진의 경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게다가 아직 메인 스토리도 다 밀지 못한 시점. 물론 만렙을 찍기 위해 밀어야만 하는 최소한의 스토리라인이 중후반에 돌입했기에, 이번 주말, 아무리 길게 잡아도 월요일 즈음엔 이 부분에 대한 문제는 없어질 가능성이 컸다.

        

        세 번째,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실력 문제가 있었다. 실력이 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바로 어제였고, 이에 대한 트레이닝은 오늘 이뤄질 예정이었다. 사람을 만나러 갈 때 화장과 코디를 신경써야만 하듯, 다른 이들과 같이 플레이하려면 최소한의 기본기를 갖춰야만 하지 않을까.

        

        머릿속으로 계산이 끝났다.

        

        

        

       -[하모니 : 다음주부터 아무날이나 가능^^]

        

       -[돌 : 생각보다 널널하네??]

        

       -[돌 : 그러면 다음주 수요일 괜찮?..]

        

       -[하모니 : 쪼아여~~]

        

       -[돌 : ㅎㅎㅎㅎㅎㅎㅎ 오키!]

        

        

        

        그렇게 스케줄 하나가 새로이 물망에 오른다.

        

        그러던 와중 눈 앞에 떠오르는 알람 하나.

        

        

        

       -[경고 : ‘선생님’과의 만남까지 30분 남았습니다.]

        

        

        

        알림이 아니라 경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설정해놓은 거긴 했지만…실질적으로는 별반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뒤늦게 이어지기 시작한 스톤의 안부 문자를 보았지만, 이미 마음은 방금의 메시지에 빼앗겨버린 상태. 이는 기대감일 수도 있었다. 아니면 불안감일지도 몰랐고. 여하간 유치원 노래자랑 이후로 처음 맞는 압박감이었다.

        

        홀린 것처럼 채팅을 쳤다.

        

        

        

       -[돌 : 요즘 너무 바쁜거아냐 증말ㅠ 연락하기 너무 어렵다]

        

       -[돌 : 그 유진이라는 스트리머분이랑 엄청 잘 다니네]

        

       -[돌 : 힘들면 천천히 해달라고 해ㅋㅋ!!]

        

       -[하모니 : 아 그런건아니구,,]

        

       -[하모니 : 아냐 내가 이것저것 부탁하는거야ㅋㅋ]

        

       -[하모니 : 사실 오늘도 만나기로 햇서!]

        

       -[돌 : ㄷㄷ무셔]

        

       -[하모니 : 이따가 방송켜기전에 한번더 연락할겡ㅎㅎ!!]

        

       -[하모니 : 안뇽~]

        

       -[돌 : ???]

        

       -[돌 : 야야]

        

       -[돌 : 어디가!!!!!!!!!!!]

        

        

        

        

        훗날, 돌은 마치 NTR을 당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유진이 빚어낸 흔한 스노우볼이었다.

        

        

        

        

        

        

        

        

        

        

        

        

        

        

        

        한편, 마찬가지로 30분 전.

        

        

        

       “아아아악! 아파요! 이러다가 저 경기 못나가요!”

        

       “그런 말을 해놓고 마음 편히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미안해요! 꺄악! 죄송합니다아──!!”

        

        

        

        탁탁!

        

        바닥을 왼쪽 손으로 탁탁 치며 연신 살려달라고 빌고 있는 다이스와, 작은 웃음을 입에 띄운 채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깔끔한 암바를 시전 중인 유진. 이들이 왜 이러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이유가 있었다.

        

        

        

       -[재생 중 : 사람이 아니에요…아, 이러다가 또 나중에 암바 걸릴 것 같은데. 큰일났네. 제 말 편집해주실 수 있죠?]

        

        

        

        뿌린 대로 거두는 법.

        

        팔에서 느껴지는 지릿지릿함에 – 가상현실은 일정 이상의 고통을 차단하는 당연한 기능이 존재했다 – 열심히 울부짖는 다이스가 ‘왜’ 또는 ‘어째서’와 같은 내용이 담긴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훌륭하기 그지없는 기술 시연도 끝을 맺는다. 간신히 일어난 다이스가 임시로 만들어진 공간 내의 소파에 풀썩 주저앉아 몸을 뉘이면서 입을 열었다.

        

        

        

       “경기 하나 차이로 in 100 여부가 갈릴 수도 있다구요.”

        

       “제가 가르쳤는데도 그 정도 변수 때문에 여부가 갈린다면, 출전권은 마음 편하게 다른 분한테 넘기시는 게?”

        

       “기준 왜 이렇게 높아요!?”

        

       “저만큼 기준 여유롭게 잡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걸요.”

        

        

        

        순간 다이스의 표정이 부루퉁해졌지만,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이치에 맞는 말이긴 했다.

        

        말 그대로 상대방을 압살 가능한 정신나간 실력을 보유한 사람이, SSM의 어린아이 – 실력적으로 말했을 때 – 들을 상대로 화조차 내지 않고 여유롭게 교육하는 것이 몇 번이었나.

        

        유어스페이스에서 간간히 보이는 외국 프로게이머들의 트레이닝 영상. 거기에 트레이너들과 교관들이 게임 내에서 고함을 빽빽 질러대는 내용이 드물지 않게 들어가있단 점을 고려하면….

        

        유진은 확실히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긴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팔의 저릿거림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뭐하고 지내시나요? 아직도 미션 밀고 다니세요? 메인 미션 난이도는 엄청 쉬워서 금방금방 밀 줄 알았는데.”

        

       “모든 미션 난이도가 기본적으로 매우 어려움 고정인데, 글쎄요. 그렇게 쉽지는 않았죠.”

        

       “…네?”

        

       “하드코어 유저 특성이라나 뭐라나요.”

        

        

        

        그러는 와중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기억들.

        

        유진이 반쯤 처음으로 했던 웨스트포인트 침투부터 그 후에 벌어진 수많은 아르테미스 미션들, 그리고 그 후에도 이어졌던 여러 침투 작전들까지….

        

        그게 만렙 유저들이나 본격적으로 손대기 시작하는 매우 어려움 난이도 기준이었다고? 그것도 죄다 클리어 난이도 : 오메가를 찍어대면서? 거기다가 반쯤 일반인에 가까운 하모니라는 유저까지 데리고선?

        

        어이가 실시간으로 증발하고 있었다.

        

        

        

       “…만렙도 아닌데 그게 가능해요?”

        

       “그러니 미션 하나 밀 때마다 길면 두 시간씩 걸리긴 하죠.”

        

       “두 시간을…하드코어로….”

        

        

        

        세상에.

        

        일반인들이 완전군장을 한 채 고작해야 조금만 격하게 움직여도 금방 바닥에 널브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인 미션을 밀다가 유유자적 예선 랭크에 참여해서 1등을 거머쥐고 다시 미션을 하러 돌아가는 그녀의 체력은….

        

        다이스의 어이 수치가 제로로 수렴하는 것도 바로 그 즈음이었다.

        

        

        

       “이러니 제가 사람이 맞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죠! 모든 행보가 사람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한인데!”

        

       “그걸 여기서만 말했으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었겠죠.”

        

       “잘못했습니당….”

        

        

        

        그녀는 살기 위해 넙죽 엎드려 빌었다.

        

        허나 그러던 와중 머릿속에서 팟 하고 떠오르는 최근 소식 하나.

        

        힘겹게 몸을 일으킨 다이스가 소파에 걸터앉으며 덧붙였다.

        

        

        

       “…아무튼, 최근 경기 잘 봤어요. 요즘 또 인터뷰 때문에 인지도 팍팍 오르고 계시든데.”

        

       “인터뷰요?”

        

       “…네?”

        

       “저는 별달리 들은 게 없어서요.”

        

        

        

        …뭐?

        

        순간 눈이 마주쳤지만, 정말로 모르는 낌새였다.

        

        다이스는 헛웃음과 함께 손가락을 놀렸다.

        

        

        

       “아니, 바로 어젯밤에 뜬 코르부스 인터뷰 때문에 또 한바탕 시끌벅적하든데, 왜 당사자만 몰라요!?”

        

       “왜냐면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죠.”

        

       “아이구….”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창 하나.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조차 없었다. 다이스가 띄운 것은 방금까지 그녀가 말하고 있었던 그 인터뷰였으니까.

        

        도대체 뭐라 하나 보자는 듯한 유진의 시선이 화면을 직시하는 가운데, 약간의 버퍼링 후 본격적으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화면 안에는 아바타 하나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옷깃에 낀 마이크가 유달리 선명했다.

        

        마치 까마귀를 연상하게 만드는 긴 머리카락이 견갑골까지 내려와있었다.

        

        한 마디가 툭 던져졌다.

        

        

        

       “왜 여기 사람들은 다들 아바타를 여자로 만드는 걸 좋아할까요?”

        

       “…유진 씨도 여성 아바타잖아요?”

        

       “….”

        

        

        

        무언가 더 할 말이 있는 듯한 뾰루퉁한 표정의 유진. 그러나 그녀는 입을 열기보단 그냥 닫아버렸다. 인터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이스는 시간대를 이리저리 조작하더니 찾았다는 듯 설명했다.

        

        선명한 두 여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기, 여기부터요.”

        

        

        

       -[Q : …네! 답변 참으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죠. 다름이 아니라 바로 어젯밤, Xi와 이카루스가 서로 협력하여 제작하는 공포 분위기의 시네마틱 영상이 적어도 1개월 이내에 발표된다는 공지가 올라왔죠.]

        

       -[A : 네, 맞습니다.]

        

       -[Q : 정말로 기대됩니다. 혹시 코르부스 씨는 이에 대해 알고 계셨었나요? 만약 알고 계셨더라면 언제부터?]

        

       -[A : 아하하, 사실 알게 된 건 금요일이죠. 다름이 아니라 제가 그 즈음에…굉장히 영화 주인공 같은 죽음을 맞이했잖아요? 그때 클립이 워낙 인상적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부분을 시네마틱 영상에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제게 문의가 들어왔거든요.]

        

       -[Q : 하하, 바로 그 장면이군요. 그렇다면 그 분에게도 지금쯤 연락이 갔겠네요?]

        

       -[A : 그렇죠.]

        

        

        

        쿨럭.

        

        그런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인터뷰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Q : 굉장히 인상적인 결정이네요. 만약 제가 저런 식의 죽음을 맞이했더라면 뭔가 찜찜해서라도 망설였을 것 같은데 말이죠.]

        

       -[A :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죠. 하지만 조금 지나고 나니까 또 나름 경외심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그리고…그냥 말할게요. 유진 유저님 같은 케이스가 흔한 게 아니잖아요? 나중에 클립을 돌려보니까 당시 룩도 그렇고, 플레이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래서 가만히 묻어두기보단 좀 더 세상에 널리널리 퍼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어렵게나마 제안을 수락한 것 같네요.]

        

       -[Q : 아하하하! 그렇군요. 매우 인상깊은 답변이었습니다. 이상으로 인터뷰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만,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

        

        

        

        그리고 마지막.

        

        처음 들었을 때, 다이스조차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를 뻔했던 바로 그 장면.

        

        

        

       -[A : 어, 음. 도끼여신 유진 화이팅!]

        

       -[(화면 밖에서 웃는 소리)]

        

        

        

        그렇게 종료된 인터뷰.

        

        물론, 이번에도 그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재생이 끝난 화면을 매우 기묘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헛웃음을 흘리는 유진과, 그 옆에서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다가 결국 실패해버린 채 소파에서 깔깔대기 시작한 다이스.

        

        그나마 존재하던 한 줌의 이성만이 도끼여신이라는 단어를 직접 입에 담지 않게끔 예방해주고 있었을 뿐이었다.

        

        

        

       “…푸크흡, 흐흫, 흐히히히…아, 진짜 너무 웃겨, 아하하하!”

        

       “…허흐.”

        

        

        

        예선 랭크.

        

        실력이 있어도 어설픈 자는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길 수 없는 적을 합법적으로 이기는 법…그것은 창피한 별명을 붙여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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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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