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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4

     엘프의 숲에 오기 전, 나는 이런저런 문제가 혹시나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다.

     -괴물을 죽일 수 있는 건 오직 인간. 수호자의 일족이여, 그대에게 맡기도록 하지.

     가령, 엘프가 상대할 수 없지만 오직 인간만이 상대할 수 있는 괴물이 있다거나.

     -우리는 숲을 떠나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지브롤터에는 엘프를 위한 땅이 있는가?

     가령, 엘프가 숲에서 나와 인간 세상에 정착하기 위해 지브롤터 백작가와 협상을 하려고 불렀다거나.

     -그레이 지브롤터. 너라면 제국과 손을 잡은 배신자를 찾아낼 수 있겠지?

     가령, 황제와 여덟 마스터가 엘프의 숲을 공략하는데 길잡이가 되어준 배신자를 색출하려고 한다거나.

     모두 비약이 심하고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백금경이 나를 숲까지 초대할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그런 문제는 없었다.

     불행히, 다른 문제가 있었다.

     “시야를 제한하고 오감의 감각에 집중하려는 훈련인 게냐?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눈 둘 곳이 없어 감고 걸을 뿐입니다.”

     눈을 떠서는 안 된다.

     기억을 떠올려서도 안 된다.

     회색의 숲 곳곳에 드리운 생명의 흔적, 불경하기 짝이 없는 흰색의 향연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백금경. 제가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게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인류의 교육 체계에서는 엘프가 인류보다 더 먼저 이 땅에 태어난 종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니? 인간의 관점은 재미있구나.”

     “엘프는 어떠합니까?”

     “모른단다. 내가 무슨 수천 만 년을 산 것도 아니고.”

     “…….”

     대륙의 생명 기원에 관한 역사학자들 중에는 엘프가 그 답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텐데, 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그보다 언제까지 그렇게 굼뜬 걸음으로 걸을 게냐? 그냥 눈 뜨고 걸어 다니렴.”

     “…바닥만 보고 걸어야겠군요.”

     하는 수 없이,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바닥을 바라봤다.

     정면으로 쭉 뻗어나가는 시야는 좌우가 넓어, 나를 보기 위해 거리로 나온 엘프들이 한눈에 보였다.

     “뭐야. 쟤 지금 우리를 부끄러워하는 거야?”

     “귀엽네. 확 잡아먹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하이로드의 손님만 아니었으면…흐흐흐.”

     곳곳에서 나를 향한 시선이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노스트럼 왕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엘프들의 말은 그대로 내 귀를 자극했고, 그 목소리는 하나같이 전부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었다.

     엘프는 전부 미인이며, 노파는 없다.

     괜히 미(美)의 종족이라고 하는 게 아니겠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게 있어 몹시 곤란하다.

     ‘하룻밤 자고 올 걸 그랬나.’

     제국의 그림자로부터 얻은 백은, 지브롤터에서 생산한 캐롤라인을 전부 멘테 경에게 투자했다.

     ‘마지막으로 백은을 피워서 꿈을 꾼 게 2주 전이었던 것 같은데.’

     곤란하다.

     생명력이 차고 넘친다.

     회귀 전에는 이맘때에 무엇을 했나 떠올려 보니-

     ‘누아르보다 더 심하게 바닥을 구르고 있었구나.’

     아버지가 나보고 ‘마스터가 되어야겠다’라면서 하루에 14시간 넘게 수련했었다.

     매일 같이 체력이 고갈되고 고갈되었으니, 다른 방면의 활력이 솟아날 리가 없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엄청 편하게 몸을 단련하고 있지.’

     지름길을 알고 있는데 굳이 험한 길을 걸어갈 필요가 있으랴.

     그 바람에 체력도 온전하고 활력도 충만하다.

     저택이라거나 보육원 연구 숙직실이라거나 그런 곳에서는 얼마든지 활력이 돌아도 상관없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을 생각이냐.”

     나의 곤란함에 대하여, 백금경은 그저 다그칠 뿐이다.

     “허리를 펴고 좀 더 빠르게 걷지 못할까.”

     “…엘프 중에 남자가 없으니 이해를 못하는 거죠.”

     남자가 누구 하나라도 있었다면 어떻게 마음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침착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이곳은-

     “고작 생리현상을 가지고 그렇게 부끄러워하다니. 뭐, 내놓기에 자신 없는 거라면 이해하마.”

     “…….”

     “그래. 그렇게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걸으면 되지 않느냐.”

     주변에서 ‘꺄아-‘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허리를 곧추세우고 마음을 다잡았다.

     침착해라.

     이곳에 있는 이들 중에 멘테 경보다 어린 존재는 없으리라.

     그리고.

     ‘다짐했잖아.’

     직접 전하지는 못했지만, 그 대신 나 자신에게 맹세한다.

     ‘이번 생만큼은.’

     회귀 전에는 그러지 못했으나, 회귀 후에는 그럴 수 있다면 당연히 그러는 게 맞다.

     “백금경. 이거 하나는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무엇이냐?”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 처음을 주기로 맹세했습니다.”

     “……흐음.”

     백금경이 걸음을 멈추고, 엘프들이 하나둘 장난스럽게 웃던 소리가 잦아든다.

     “들었겠지, 모두들.”

     “예, 하이로드.”

     “‘지브롤터’가 순결을 선언했다.”

     뭔가 순결이라고 표현하면 좀 어색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딱히 틀린 말은 아니다.

     “장난은 여기까지. 확인할 건 전부 다 확인했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러면…!”

     “숲의 정령들이 너를 유혹하려고 한다거나 장난을 치지는 않을 거란다.”

     “아.”

     다행이다.

     “엘프의 시험은 끝이다.”

     이게 다, 시험이었구나.

     “시험은 통과다. 본녀, 하이로드 아이페리아는 그레이 지브롤터가 우리 숲과 세계수에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진심으로 다행이다.

     “이제 시험에 통과했으니, 너를 숲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겠지. 환영하마, 나의 딸 에르윈에게 축복을 받은 지브롤터의 아이야.”

     이제, 엘프의 숲에서 안심하고 고개를 들고 다녀도 되는 걸까.

     

     “그렇다고 불편하게 옷을 입거나 그러지는 않겠지만.”

     “…….”

     “후후후. 안심해라. 어차피 너는 나와 다른 공간에서 지내게 될 테니.”

     “하….”

     듣던 중, 천만다행이었다.

     * * *

     나는 엘프의 숲에 대해 잘 모른다.

     당장 이들이 어떠한 상태로 지내는 것도 몰랐다.

     하지만 적어도 이건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엘프의 왕, 백금경 아이페리아는 그나마 엘프 중에서도 열린(?) 존재라는 것.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옷을 입고 너를 대하는 것이 감사까지 받을 일이더냐?”

     “진심으로요.”

     “흐음…. 이곳에서 이렇게 입는 건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배려’하는 수밖에.”

     배려.

     백금경은 인간인 나를 배려하여 옷을 입어줄 수 있는 엘프다.

     “궁금한 게 많겠지. 무엇이든 묻거라. 이 ‘회색의 수해(樹海)’는 그 누구도 듣지 못하니.”

     

     백금경이 두 팔을 벌리며 웃었다.

     그녀의 뒤로는 회색의 고대 건물이 나무처럼 솟아나 있고, 그 건물은 이끼와 덩굴에 외벽이 뒤덮여 있었다.

     “궁금한 게 많긴 합니다만, 제일 중요한 것부터 여쭤봐야겠네요.”

     나는 가볍게 심호흡을 한 뒤, 백금경으로부터 거리를 살짝 벌렸다.

     “…저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겁니까?”

     “…….”

     언젠가, 이에 관한 지식이 있는 이를 만난다면 반드시 묻고 싶었다.

     “꿈속에서 꿈을 꾸지 말라는 법은 없죠. 시간이 벌써 5년이 지났고, 수많은 꿈을 꿨지만, 저는 아직도 악몽에 시달립니다.”

     백은을 통해 꿈속으로 진입하는 건 언제나 ‘내가 원하는 환상’을 만들어 내지만, 때때로 그게 꼭 항상 좋은 순간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왕국이 멸망하고, 어머니가 자살했습니다.”

     꿈을 꿨다.

     그저 명령에 따라 왕도를 향해 진격하는 선봉에 따라가는 게 아니라, 기수를 돌려 지브롤터 저택으로 향해 달려가는 꿈을.

     “여동생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의 대의를 위해 살해당했습니다.”

     꿈을 꾼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을 가문과 운명, 성씨를 모두 내려놓고 오직 이름만 가지게 한 채 저기 대륙 반대편으로 떠나보내는 꿈을.

     “남동생은 여동생의 죽음에 폭주하다, 독에 중독되어 죽기 전까지 괴로워했습니다.”

     꿈을 꾼다.

     어려서부터 성인(聖人)에 관한 동화를 읽어주고, 주먹으로 패서라도, 불구를 만들어서라도 어떤 한 망나니를 갱생시키는 꿈을.

     “…아버지는 처형되었습니다.”

     꿈을 꾼다.

     마비독에 중독되지 않고, 처형장에 무릎 꿇은 아버지를 목숨 걸고 구해내서 도망치게 하는 꿈을.

     “그런데 매일 같이 꾸는 악몽이 있습니다. 무엇인지 아십니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한 꿈.”

     “예.”

     솜누스 가루의 힘을 빌려, 매일 같이 꿈을 꾼다.

     “노스트럼의 뒤틀린 아이들은 항상 그랬지. 아주 드물지만, 누군가가 너를 위해 자신의 ‘기회’를 사용한 것 같구나.”

     “…….”

     순간.

     나를 향해 차가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던 어느 한 여인의 얼굴이 눈앞에 스쳤다.

     “먼저 하나를 말하자면, 본녀는 계율로 인해 ‘직접’ 언급은 하지 못하는 자다.”

     “…….”

     “그러나 네가 정말로 그런 자라면, 나 또한 간접적으로는 이야기해줄 수도 있지.”

     백금경이 목을 한 손으로 잡는다.

     “너는 틀림없는 ■■■다. …이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분명 무언가를 말한 것 같은데, 그 소리가 세상에서 지워진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이건, 어쩔 수 없나.”

     “백금경…?!”

     “괜찮단다.”

     백금경의 입에서 붉은 피가 왈칵 흘러나왔으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그녀는 손등으로 피를 쓱 닦으며, 오히려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구나. 다행이야. 이 고통 덕분에 안심할 수 있단다.”

     “예…?”

     “이곳은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내게 느껴지는 이 고통이 목을 찢는 아픔인 것처럼.”

     “……하.”

     갑자기, 시야가 흐려졌다.

     “5년 동안 홀로 자문자답하면서 항상 그럴 거라고만 스스로를 위로해왔는데, 이제야 조금 5년 동안 발버둥 친 게 보답받는 느낌입니다.”

     “그래. 그것이 항상 ‘감긴 자’들의 고뇌지.”

     백금경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조하듯 말했다.

     “누구나 실패한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하지.”

     입술 옆으로 실혈이 계속 흘러나오지만, 백금경은 연신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럴 수 없어. 시간은 언제나 미래를 향해서만 흐르고, 그걸 거스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정말로 불가능한 겁니까?”

     “오직, ‘축복’을 받은 이들을 제외하고. 아. 네 이마에 새겨진 에르윈의 축복과는 다른 거란다. 지금 이 축복은-”

     “인간이 아닌, 시간마저 감을 수 있는 초월자와도 같은 존재의 축복인 겁니까?”

     “그렇단다. 그리고 그 축복은….”

     백금경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왕국을 수호해왔지. 언제나, 매번.”

     “…….”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한 얼굴이로구나.”

     “그게….”

     그럴 수밖에 없다.

     “…….”

     아니지.

     내가 당사자도 아니고, 그 생각을 함부로 추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최악의 가정이 맞다고 한다면.

     “혹시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단다.”

     “그자 또한, ‘감긴 자’입니까?”

     “……글쎄.”

     백금경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걸 아는 건 오직 그분뿐이겠지.”

     “그분이라면….”

     “어디 가서 알리지 말거라. 음….”

     백금경이 다소 곤혹스러워 보이는 얼굴로 자기 입술 아래를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노스트럼의 왕가에는 골드 드래곤의 피가 흐르고 있단다.”

     “…….” 

     “그것이 왕가에 내려진 축복이지.”

     “그….”

     한 가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500년 동안 왕국에 내려오는 수호룡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 

     “전설 속의 드래곤과 달리 성체의 크기가 거의 5m 정도로 작아졌다고 하던데, 혹시 그 수호룡을 말씀하시는 건지…?”

     “아니. 그자들은 일종의…인간의 개념으로 비유하자면 ‘왕가와 기사’라고 할 수 있겠구나.”

     “…….”

     “대를 거듭할수록 크기가 줄어든 건 그게 인간 세상에 적응하기 좋게 변화한 것일 터.”

     백금경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꾸나.”

     “…….”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받아들이려고 하지 말렴.”

     “예. 그렇네요.”

     이곳에 와서 한 가지, 확언을 받은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라면, 이 흘러가는 시간을 유의미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회귀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정보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정황상 그럴 가능성이 큰 추론들.

     노스트럼에 진짜로 골드 드래곤의 피가 흐른다거나.

     초월적인 현상의 근간은 초월자의 축복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거나.

     그 축복을 핏줄이 아닌 내가 누리게 되었다거나.

     그런 건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다.

     “백금경. 혹시 남는 칼이 있습니까?”

     “칼이라. 지브롤터의 아이가 검이 아닌 칼을 쓴단 말이더냐?”

     “가장 손에 익은 게 그거라서.”

     “엘프의 숲에는 철이 없다. 금속을 두드리는 건 드워프들이나 할 일이지.”

     스스슥.

     “하지만 어떤 나무는 강철보다 단단할 때가 있지.”

     백금경이 옆으로 손을 뻗자, 나무줄기로부터 제법 긴 목도(木刀)가 뻗어 나왔다.

     “그나저나 너도 참 괴짜가 따로 없구나. 굳이 칼을 드는 건-”

     “백금경.”

     오른발을 앞으로.

     칼날은 정면을 향해, 비스듬히.

     “마나 없이, 기술만으로.”

     “너….”

     “엘프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전진할 때는, 늑대가 몸을 웅크리듯.

     “무인(武人)이라면, 검으로 대답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것은 지브롤터의 가르침이더냐, 아니면-”

     “제 스승은 멘테 경입니다.”

     그건 회귀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지만.

     “멘테 경 말고도 여럿이 있고, 사실상 진짜 스승을 말하자면 다른 사람이기는 하지만, 제게 칼을 가장 먼저 가르쳐준 건 멘테 경이었죠.”

     회귀 후의 멘테 경으로부터는 배우지 않은, 아니 ‘못한’ 기술이 내게는 깃들어 있다.

     “그러니 스승으로는 모실 수 없습니다. 백금경. 대신.”

     하체에 힘을 주고, 오른발에 전력을 다해 앞으로 뛴다.

     제국도법.

     구(舊) 명칭.

     아이페리아류.

     “악몽을 베기 위한 단 일 검, 완성해 가겠습니다.”

     찰나베기.

     서걱.

     회색의 칼날이 호선을 그리며, 백금경을 사선으로 갈랐다.

     

     “…….”

     흩어진다.

     사선으로 내리그은 검을 움켜쥐고, 바로 검을 머리 위로 당겨 수평으로 세운다.

     “재밌구나.”

     한순간.

     눈을 깜빡인, 찰나의 순간.

     “나의 검인데, 나의 검이 아닌 검을 보는 건.”

     시야를 뒤덮는 거목의 줄기가, 나를 반으로 가를 듯이 날아왔다.

     “보아라, 아이야.”

     정정.

     “벤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칼날이.

     나를 향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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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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