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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5

       ※지난 화 중복 부분 수정하고 내용 더 추가했습니다.

       

       

       

       

       

       * * *

       

       

       그저 루마니아를 견제한다는 이유로 시작된 상륙훈련 이야기는 진지하게 목적을 두게 되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상륙한다는 완벽한 명분까지 갖췄지.

       

       물론 루마니아가 입을 잘 못 털어서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들으면 난리를 치겠지만, 그때는 합법적으로 루마니아를 찢으면 된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결국 루마니아도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친다는 명분은 알고 있을 거 아닙니까? 만일 루마니아가 그쪽에 흘리기라도 하면.”

       “공산주의부역자라고 합법적으로 찢으면 그만입니다.”

       

       

       뭘 어렵게 생각해. 

       

       그냥 너 이 새끼 빨갱이 부역자지? 이렇게 몰아서 암튼 찢을거임. 이러면 된다.

       

       

       “해군부의 콜차크 제독과 한번 해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최근에 라디오라는 것이 보급되고 꽤 유행하더군요.”

       “예. 그런데요?”

       “그 라디오에서 방공선전이 나오길래. 그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말씀하세요.”

       

       

       나는 검은남작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뭐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거 같은데.

       

       

       “폐하께서 직접 라디오방송국에서 라디오 방송으로 합중국 국민들에게 한 말씀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호오. 제가요?”

       

       

       나 그런 거 재밌어하긴 하는데. 무슨 말을 하나.

       

       그거 괜히 권력남용 아니야?

       

       아 나 차르인데. 한번 라디오 방송 하고 싶다. 이러면 웃길 거 같지 않냐.

       

       직접 방공선전을 하는 건 다른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말하는 건 좀. 아무래도 내가 위치와 체면이 있지.

       

       채점 차르가 뭘 하겠냐고.

       

       괜히 라디오 방송국 직원들이. 아 씨. 차르년 지 자리 이용해서 방송 막 해대네 하면서 뭐라 하지 않을까. 

       

       

       “예. 직접, 반공선전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예카테린부르크나 모스크바, 페트로그라드의 경험도 있으시니까요.”

       

       

       그래. 그거 좋은 방법이다.

       

       나는 손뼉을 치며 감탄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내가 그래도 될까. 하는 건 다른 의미다.

       

       

       “근데 제가 말해도 될까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라디오 방송국 직원도 아니고, 그쪽에서 불린 것도 아닌데. 아 내가 가서 직접 방송하고 싶다 이건 좀 그렇지 않겠냐는 말이죠.”

       

       

       차르의 권위를 이용해 라디오 방송을 하겠다!

       

       이건 좀 많이 그래.

       

       물론 그 정도는 크게 흠이 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표도로프 조병창에서는 그나마 기자로 있어서 들키지 않았지.

       

        그 조금의 말이라도 뒤에서 나오면 좀 그래.

       

       차르는 오로지 반공을 하겠다는 일념만으로 라디오의 방송시간도 꿰찼다.

       

       이렇게 기록 남으면 어떻게 되는 거냐.

       

       아, 이건 좀 그래. 역시 이런 건 꽤 부끄럽다.

       

       

       “오히려 환영할 거 같습니다만.”

       “왜요? 차르의 권위를 이용한다 이러지 않겠습니까? 라디오 방송국을 반공선전으로 쓴다고. 말이 많을 거 같은데요.”

       

       

       언론사 같은 곳은 사회주의자들이 많지 않나.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에도 좀 있을 거 같은데. 물론 라디오 들어보면, 딱히 사회주의 관련 말은 들리지 않지만.

       

       

       “흠, 총구 같은 거 들이밀지 않고요?”

       “그 폐하께서는 너무 자신의 인기를 모르시는 거 같습니다.”

       

       

       내 인기? 뭔 놈의 인기.

       

       

       “아니, 인기라고 해봐야 그게 그거죠.”

       

       

       인기라고 해봐야 그냥 21세기의 SNS에서 좀 인기 있는 여자 수준이 아닌가.

       

       그 외에는 그냥 나 이거 할래. 하면서 징징거리는 거 밖에 더 되나.

       

       

       “음, 저야 폐하의 뜻을 따르지만, 그래도 한 번 쯤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아마 그쪽에서도 받아줄 겁니다.”

       

       

       음, 다시 생각해보면, 차르가 직접 방송했다!

       

       이렇게 하면 말이 좀 맞아 떨어지는데. 차르가 직접 방송하는 라디오 방송국. 이렇게만 되어도 그 방송은 유명해질 것이다.

       

       애초에 지금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 빼고는 다른 방송국이 또 뭐있냐 하겠지만.

       

       차르가 직접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을 하면 나름 이름값 있을 거 같은데.

       

       아마 잔뜩 뜨지 않을까?

       

       

       “한번 생각이 날 때 해보죠.”

       “예.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자, 그럼 검은 남작은 돌려보내고.

       

       좀 생각을 해보는데, 내가 직접 라디오 방송을 하는 거 이거 은근 맛있을 거 같단 말이야.

       

       이왕 반공선전을 하려면 반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아나스타샤가 나서는 것이 좋지 않겠냐?

       

       흠. 그거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그러면 한번 시도해봐야겠지.

       

       

       “마리아? 밖에 있니?”

       

       

       나는 최근 크렘린궁에서 내 비서관을 맡은 마리아란 여성을 호출했다.

       

       바로 내 집무실에서 내 채점을 함께 확인해 주면서 내가 시키는 것을 해주는 일종의 하녀기도 했다.

       

       내 부름에 내 또래 여자애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예. 폐하. 부르셨습니까?”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에 연락해 볼 수 있어? 차리나가 방송을 해보고 싶다고.”

       

       .

       한번 시도나 해보자.

       

       만일 라디오 방송국에서 아무리 차리나라고 해도 안 됩니다! 이러면 빠지겠다.

       

       미리 유수포프 공작에게 말해두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그 인간 최근 바쁜 걸 보면 굳이 호출할 필요는 없을 터다.

       

       

       “네.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아, 반대하면 뭐라 하지 말고 알겠지? 권위를 이용해서 방송국을 압박하는 건 좀 그러니까.”

       “예. 알겠습니다.”

       

       

       시키는 대로 딱히 이유를 묻지 않고 바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에 든다.

       

       마리아. 이름만 보면 러시아에서 흔하디 흔하지만, 나름 백군 출신의 여성이다.

       

       예카테린부르크에서부터 의용군으로 나와 함께 했다더라.

       

       숫자가 많아서 그때 일일이 기억은 못했지만, 그렇다더라고.

       

       마리아말고도 예카테린부르크 출신들이 크렘린궁에서 일하고, 또 크렘린궁에서 머무는 내 호위를 맡았다.

       

       그중 마리아는 굳이 고용인 중 위치로 따지면 내 개인 비서다.

       

       원래는 이전 제국 시절부터 로마노프를 섬겼거나, OTMAA 5남매가 있을 때, 하녀나 교사 역할을 맡았던 사람들을 이쪽으로 불러들일까 했는데.

       

       적백내전기에서 다 죽거나 외국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기도 했더라.

       

       그러니 예카테린부르크 출신들을 대거 크렘린 궁에서 고용했다.

       

       모스크바가 수도가 되었다고 해서 예카테린부르크를 버려두지는 않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문제는 저쪽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이 문제다.

       

       자, 그럼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쪽팔릴 거 같은데.”

       

       

       뭐 어쩔 수 없지. 그때는 크렘린에 개인 라디오방송이라도 찍는 수밖에.

       

       

       * * *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국의 국장 드미트리는 유수포프의 라디오 사업에 함께 참여했던 인원 중 한 명이었다.

       

       라디오가 본격적으로 모스크바에 보급되고 방송국이 열리면서 방송국장에 취임한 그는 이 방송국이 사실 누가 흑막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아나스타샤 니콜라예브나 로마노바. 

       

       그래. 이 방송국의 뒤에는 차리나가 있었다.

       

       유수포프 공작만 하더라도 라디오 방송 사업의 실질적인 주인은 차리나라고 했으니까.

       

       예카테린부르크도 그렇고 모스크바도 그렇고. 라디오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차리나라고 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드미트리는 기이한 연락을 받았다.

       

       

       “그, 국장님.”

       “무슨 일인가?”

       “그 크렘린의 차리나 비서관이라는 분이 차리나께서 반공방송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는데요.”

       

       

       뭐? 차리나가 반공 방송을 하고 싶어해?

       

       잠시 드미트리는 눈을 꿈벅였다.

       

       그러니까 이게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자신의 귀가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 건가? 차리나가 라디오 방송을?

       

       

       “어, 그.그래?”

       

       

       그러니까 이게 어이가 없었다.

       

       차리나가 언제든 와서 아 나 방송할래 이래도 되는 곳이 이 방송국이다.

       

       아니, 물론 너무 그렇게 절차 없이 막 하는 건 이쪽도 당혹스럽겠지만, 굳이 이렇게 조심스럽게 신청할 거 까지는 없다는 소리다.

       

       그냥 둘러보듯 와서 나 방송해도 되냐 이래도 된다는 거지.

       

       굳이 저렇게 조심스러울 이유가 없다.

       

       

       “흠. 반공선전이라.”

       

       

       진지하게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게다가 차리나가 직접 방송을 한다?

       

       애초에 이쪽도 바라는 것이다.

       

       그야 그렇게도 이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커다랗고 차리나가 직접 방송을 한다는 것은 러시아인들의 라디오에 대한 관심을 높일 테니까.

       

       물론 비싸서 지금 당장은 보급률이 높지 않다.

       

       아마 모스크바에도 한 줌 정도가 전부 아닐까.

       

       예카테린부르크는 내전 때 차리나의 기반이 되어준 터라 국가두마에서 직접 신경 써서 라디오 보급률을 늘린 거 같지만. 지금 당장 러시아인들은 라디오를 굳이 사려고 하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여기에서 약간 궤도 수정을 한다면?

       

       차리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건 아마 뼛속 깊은 왕정주의자들은 참지 못할 것이다.

       

       애초에 지난 전쟁에서 적군이 대거 쓸려 나가면서 남은 백군에서 왕정주의자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만큼 차리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라디오를 쓸 터.

       

       그렇게 되면 자연히 라디오 방송국은 번창할 것이다.

       

       일단 그걸 다 제외하고서라도 ‘그’ 차리나다.

       

       차리나를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나.

       

       개인적으로 드미트리 본인도 백군 쪽 인물이었다. 차리나가 바란다면 당연히 다른 일정을 다 취소하고 차리나에게 방송을 맡기고 싶었다.

       

       애초에 방송이 그렇게 활성화 된 것도 아니었다.

       

       노래 좀 하고, 몇가지 준비를 더 하고 있지만, 라디오 보급률이 낮은 지금은 라디오부터 구매 유도를 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직접 하겠다는 점에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뭐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일단 당장 받아들이게.”

       

       

       그렇게 해서 시작된 차리나의 라디오 방송국 방문.

       

       라디오 방송국 직원 전부 나와 차리나를 반겼다.

       

       예상보다도 차리나는 검소한 차림으로 방송국에 입장하셨다.

       

       정장차림의 모습으로 당당히 들어오셔서 직원들을 하나하나 인사해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다들 아침부터 철없는 차리나 때문에 고생들 하십니다.”

       

       

       말투에서는 기품보다는 공장에서 노동이라도 하는 노동자 같은 굉장히 서민 같은 느낌이었다.

       

       

       “아.아닙니다! 저희는 영광입니다!”

       

       

       애초에 유수포프 공작은 라디오 사업 같은 차리나가 계획한 사업은 전주 백계 러시아인. 그것도 온건 사회주의자도 아닌 어디까지나 왕정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꾸렸다.

       

       그러니 이곳에 있는 직원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차리나가 온다고 하면 찬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반공 방송을 할 생각인데. 흠. 뭘 해야 합중국 국민들이 재미있어 할까요? 이왕 하는 김에 그 정도는 생각해 두고 싶은데.”

       

       

       드미트리는 차리나의 질문에 손뼉을 쳤다.

       

       그거야 뭐 어려울까.

       

       애초에 차리나의 경험담만으로도 합중국 국민들은 희열을 느끼며 감격할 텐데.

       

       

       “아 예. 간단합니다. 그냥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차리나께서 임시정부를 수립하시고 내전기를 거친 과정을 간략하게 나마 설명하며, 그때 있었던 공산주의자들의 잔혹한 짓들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시면 자라나는 합중국의 아이들이 훌륭한 반공정신을 가지지 않겠습니까?”

       

       

       아마 러시아는 더 이상 공산주의가 발 디딜 틈도 없을 것이다.

       

       

       “오. 그거 좋겠군요. 근데 지루해 하지 않을까요?”

       “어. 음. 아닐걸요?”

       

       

       방송국장 드미트리는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야 그렇지. 애초에 차리나의 내전기는 그야말로 영웅의 일대기나 다름이 없으니까.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의용군 모집, 임시정부 수립. 돈공화국과 콜차크 제독의 백군 합류, 남러시아의 백군과 함께 차리친 탈환.

       

       많은 복지 정책으로 볼셰비키로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렸다.

       

       여기에 이어서 모스크바에서 영웅적인 전투.

       

       차리나의 명언 “아무 일도 없었다.”를 남기기도 한 그 전투가 바로 그 모스크바 전투였지.

       

       아나스타샤는 모르고 있었으나, 그날 남긴 “아무 일도 없었다.”라는 말은 먼저 모스크바에 진입해 아나스타샤를 맞이한 백군과 모스크바 시민들의 가슴 속에 남았다.

       

       그 모든 것을 라디오로 잔잔하게 흘리면 나쁘지 않을 거 같다.

       

       

       “흠. 그래요. 시간도 축낼 겸 나쁘지 않겠죠. 한 번 해봅시다.”

       

       

       한 번 해봅시다.

       

       그 한마디로 이미 결정이 난 것이다. 차리나께서 명하셨다.

       

       이 사실만으로 이 라디오방송국은 평소보다 더 빠르게 활성화 되었다.

       

       백계 러시아인 중에서도 왕정주의자로 조직된 방송국인만큼 차리나를 중심으로 마치 혈맥이 뛰는 것처럼 움직이며 차르의 방송 환경을 맞춰줬다.

       

       

       “크흠.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그냥 전개 빠르게 하고 스페인 내전, 미국, 2차 대전 가볼까 했는데.

    러시아 상황을 보면 이 당시 러시아 출신 인재들이 다 미국 가버려서 기술 테크를 미리 올려야 합니다.

    곧, 시베리아의 스탈린도 나올 것 같네요.

    작품 내에서 언급되는 여러 인재들 사진 올리면서 설명도 달고 싶은데, 상업용 글에 달아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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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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