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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5

       

        

        

        

        

        

        

        특수부대원은 만들어진다.

        

        요컨대 특수부대원들은 선발이 아닌 양성이라는 소리였다. 물론 길을 걷다가 흔히 볼 수 있는 아무나 잡아다가 처음부터 양성한다는 것이 아니라, 야망과 비전, 체력과 정신력 등이 검증된 ‘통과자’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 이라는 전제 하에.

        

        이들의 기초는 바로 야망과 비전, 그리고 무지막지한 체력과 정신력이었고, 바로 이것이 부대 내에서 여성이 아예 없거나 극히 드문 이유였다.

        

        기초는 말 그대로 기초였다. 이 말인 즉슨 그 무슨 일이 닥쳐도 흔들리거나 금이 가서는 안 된단 소리였다. 고작해야 몇 시간 정도의 작전을 뛴 다음 완전히 방전되거나 조금 힘든 일에 멘탈이 나가버리는 특수부대원들 같은 건 있어서는 안 되었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면, 어떤 식으로든 기초가 메워진다면 충분히 여성 특수부대원도 나올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것이 다크 존이 여성 플레이어가 많은 이유기도 했다.

        

        여성의 특성 상 갖추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신체적 조건을 게임이 메꾸어준다면, 그 후로부터는 실전 경험을 쌓아감으로서 얼마든지 훌륭한 요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으니까.

        

        

        

       -신속하고 정밀한 제압사격과 극대화된 초탄 정확성. 전자는 실전사격훈련을 하는 이유고, 후자는 이를 통해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다.

        

       “신속하고 정밀한 제압사격과 극대화된 초탄 정확성. 전자는 실전사격훈련을 하는 이유고, 후자는 이를 통해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죠.”

        

        

        

        안토니 오웬스.

        

        델타 포스 원사이자 내 작전대 선임관, 그리고 내 훈련 교관이었던 그 사람의 말은 4년이 지난 지금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인상깊은 사람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어냐 하면 – 다크 존의 베이스가 되는 보정 시스템은 하모니에게도 체력적 문제를 아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막강한 어드밴티지를 안겨주었다는 소리였다.

        

        이는 다시 말해서 그녀는 말 그대로의 ‘제련’을 통해 훌륭한 오퍼레이터로 얼마든지 탈바꿈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게다가 동의도 이미 받아놓았으니 이 얼마나 적절한 기회일까.

        

        사격장에서 침을 꿀꺽 삼킨 채 뻣뻣하게 앉아있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한 가지 문제를 드릴게요. 그리 어려운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네, 넵.”

        

       “왜 그렇게 긴장하고 있으신가요, 평소답게 하면 되지.”

        

        

        

        그리고 슬그머니 입을 연다.

        

        

        

       “제1특수…아니, 델타포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렇다면 델타 소속 오퍼레이터 한 명이 하루에 소모하는 탄환은 평균 몇 발일까요?”

        

       “어…1200발?”

        

       “의외로 근접하게 맞추셨네요. 정답이에요. 조금 더 살을 붙이자면, 한 스쿼드론이 한 달에 최소 60만 발 이상을 소모하죠.”

        

        

        

        하마터면 여전히 기밀을 유지 중인 ‘그 부대The Unit’의 본 명칭을 입으로 불어버릴 뻔했네. 나도 어지간히 정신이 나갔나보다. 물론 이곳에서는 명칭이 조금 다를 수도 있긴 하지만.

        

        여하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어냐고 말한다면, 티어 1에 속하는 부대들은 말 그대로 탄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물론 소총탄만 한정한 것이고, 권총, 기관단총, 샷건, 저격총, 중화기, 그 외 로켓이나 미사일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그렇게 많이 사격하는 건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델타에서 요구하는 극한의 기준을 맞출 수 없고, 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 그 사람이 델타에 갓 들어온 신참이든 20년이나 근속한 인원이든 간에, 두 번째 기회조차 없이 방출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서, 그들은 목표한 것이 무엇이든지 맞춰내는 괴물이 된다.

        

        

        

       “제가 이 말을 왜 하는지는 아시겠죠?”

        

       “…네. 여섯 시간도 짧은 거였네요. 그리고 유진 선생님이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후후. 예전에는 안 무서우셨단 소리신가요?”

        

       “앗, 그건 아니고.”

        

        

        

        손가락을 까딱여 그녀를 불렀다.

        

        비록 혼신을 다해서 가르친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그럼에도 내게 생긴 첫 제자였다. 그렇다면 최소한 대충 가르친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하모니가 나와 같이 더 많은 시련들을 마주하고자 한다면, 이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에의 직면일지도 모른다.

        

        머리 위부터 발 끝까지 훑어보고는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그 정도의 무장이 가장 편한가요?”

        

       “지금은 그냥 주어진 무기 적당히 쓰고 있다는 느낌에 좀 더 가까울 것 같긴 한데…아직 써본 게 그렇게 많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어요.”

        

       “그렇겠죠. 그러면 일단 지금 소지 중인 HK416을 기준으로 말해봅시다.”

        

        

        

        장전손잡이.

        

        핸드가드.

        

        개머리판.

        

        피스톨 그립.

        

        그립.

        

        전술 조명과 위의 표적지시기.

        

        스코프.

        

        총구 부착물.

        

        이 모든 것들이 취향에 맞는가?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이는 하모니의 사격 실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끔 세팅되어 있는가? 물론 잘 모를 것이다. 다른 총들을 많이 쏴보지 않았을 테니까.

        

        

        당장 과거의 내가 보유한 총기만 해도 권총 두 정, 기관단총 세 정, 소총 세 정, 지정사수소총 두 정, 기관총 한 정, 저격총 두 정, 샷건도 있고, 그 외에도…한 사람이 보유한 총기는 적잖아 15정이었다.

        

        물론 이는 많이 이례적인 케이스였지만, 결국 이걸 하는 이유는 어떤 총이 내게 좀 더 잘 맞는지, 그리고 어떤 세팅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과거의 나 같은 경우야 반동 제어는 언제나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 과정이 길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은 길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 걸리는 무지막지한 고난이었다.

        

        

        그러나 이걸 곧이 곧대로 적용하기에는 말했다시피 과도하리만치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기에, 내 목표는 조금 수정되어야만 했는데 – 요컨대 사람을 총에 맞춰야만 했다.

        

        총기를 요구하자, 하모니는 약실 검사를 한 다음 군말없이 내게 넘겨주었다. 견착한 후 이런저런 것을 확인한다. 포어그립 옆에 부착된 전술조명과 상부에 달린 표적지시기는 연장 버튼이 달려있어 그립을 쥔 상태로도 무리없이 작동 가능했다.

        

        약실을 확인하고, 조정간을 안전으로 바꾼 뒤 하모니에게 넘겨주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해볼 시간이었다.

        

        

        

       “삽탄해요.”

        

       “네.”

        

        

        

        익숙하게 탄창을 꺼낸다. 이윽고 들려오는 찰칵 소리. 약실 안에 탄환이 밀려들어감을 알리는 소리. 죽음의 씨앗을 심는 소리.

        

        홀로그램 창을 만져 기본적인 사격장을 띄운다. 입술이 잠시 달싹였지만 이윽고 멈추었다. 이제부터는 자신 앞에 놓여진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하모니 스스로 깨달아야 할 차례였다.

        

        

        

       “사격 준비하세요.”

        

       “네!”

        

        

        

        달칵.

        

        조정간 단발.

        

        홀로그램 표적지를 팝업시켰다.

        

        사격이 시작되었다.

        

        

        

       ───탕! 탕! 타탕!

        

        

        

        격발음이 사격장 내를 가득히 메우는 사이,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했다. 작게는 사격장 면적부터 적의 종류, 세세하게는 낮과 밤, 명도 조절, 각종 돌발 상황의 창출 등등.

        

        토요일의 첫 사격을 통해 그녀가 무엇이 모자란지를 총체적으로 점검할 것이었다 –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 이런 게 있었더라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못했지.

        

        

        

       -[알림 : 조명 OFF.]

        

        

        

       “…!”

        

        

        

        순식간에 암흑 그 자체가 되어버린 사격장 내부. 말 그대로 눈 앞에 있는 모든 것이 갑자기 사라진다.

        

        컴컴한 방 안에서 바닥을 통해 하모니의 불안과 놀람이 전달되고 있었다. 몸이 흠칫하며 난 진동이 신발을 타고 내 신체로 전달되는 것이었다. 뱀 특유의 진동감지. 그리고 적외선 감지.

        

        어둠 속에서 하모니가 당황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찰나가 흘러간다.

        

        

        

       -팟.

        

       -퉁! 투웅! 투투퉁!

        

        

        

        잠시 후.

        

        한 줄기 굵은 빛이 배럴 언저리부터 새어나갔다. 그녀 딴에는 최대한 빠르게 전술 조명을 켜고 사격을 이은 것이었다.

        

        하모니가 실제 부대 소속이었으면 사격은 곧바로 중단되고 님 뭐함? 왜 이렇게 느림? 정신 안 차려? 같은 말이 나왔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었다. 여기가 실제 전장도 아니고.

        

        다음 상황을 가정할 시간이었다.

        

        전술 조명을 강제로 꺼버린 다음 통신으로 말을 걸었다.

        

        

        

       -[근거리 통신 : 암흑 속에서 인질전이 벌어지고 있다. 야간투시경 기능을 작동시킨 후 표적지시기로 적을 표시하라.]

        

        

        

        아둥바둥.

        

        내가 바라보고 있는 홀로그램 화면에 여러 로그가 표시되었다. 하모니가 야간투시경을 작동시켰고, 손가락을 이리저리 꼼지락대더니 – 전술 조명 버튼을 눌렀다. 물론 작동이 안 되게 막아놓았기 때문에 작동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잘못 누른 듯하다.

        

        한 번을 더 허둥대고 나서야 초록빛의 적외선 레이저가 어둠을 갈랐다. 어둠 속에서 인질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테러리스트의 머리 위로 레이저가 비춰지자 픽 하는 소리와 함께 사전에 설정된 저격 지원이 들어왔다.

        

        

        그렇게 이런저런 것들을 테스트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손을 한 번 휘둘러 이 모든 것들을 없애버리자 천장의 조명이 다시 켜지고 표적들이 눈녹듯이 사라진다.

        

        사격이 끝난 상태에서도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그녀를 불렀다.

        

        

        

       “어땠어요?”

        

       “네?”

        

       “원하는 대로 좀 몸이 움직였나요?”

        

       “…아으.”

        

        

        

        탄창을 분리하고 약실의 탄까지 뺀 뒤 공격발.

        

        슬링을 조정한 후 파우치에 탄창을 끼운 하모니는 왠지 모르게 조금 침울한 얼굴로 의자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털썩 주저앉은 상태에서 입술이 열린다.

        

        

        

       “…그동안 유진 씨 따라다니면서 이래저래 늘은 줄 알았는데, 아직 어림도 없었네요. 너무 많이 기대한 것 같아요.”

        

       “한 달이란 게 길긴 하지만, 뭔가에 숙달되기에는 정말 부족한 시간이죠. 그래도 하모니는 굉장히 빨리 성장한 편이에요.”

        

       “그으…래요?”

        

        

        

        감정선이 참 쉽게 널뛰기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녀가 진정으로 ‘나는 1인분 정도는 할 수 있다’ 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갖춰야만 하고, 단련해야만 하는 자질들이 한참이나 남아버린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뭐냐 하면 – 바로 반사신경이었다.

        

        빠르게 손가락을 놀려 다시 사격장을 만들어냈다. 적은 다섯 명. 그 중 두 명은 인질을 앞에 잡은 채 버티는 중. 주어진 시간은 5초였다. 성공 여부를 판가름한다기보단 현재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어깨를 손으로 툭툭 쳐준 다음 입을 열었다.

        

        

        

       “준비해요.”

        

       “네?”

        

       “시작.”

        

       “우와악…!”

        

        

        

        그 순간 하모니의 반경 120도 가량을 둘러싸듯 나타나는 다섯 명의 적.

        

        허둥지둥 탄창을 삽입한 그녀가 조준에 돌입하기까지는 3초가 걸렸고, 여섯 명을 사살하기까지는 그로부터 5초가 더 걸렸다. 왜 다섯이 아니라 여섯 명인지는 굳이 묻지 말도록 하자. 1타2피를 달성했다는 말밖엔 해줄 게 없었다.

        

        털썩 주저앉는 소리는 이걸로 두 번째였다.

        

        

        

       -[알림 : 상황 종료.]

        

        

        

       “아이, 누가 말도 안 하고 이런 걸 해요오오!”

        

       “말을 하면 효과가 반감되니까요. 방심하지 말란 거예요.”

        

       “…그렇기야 하겠죠.”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하모니도 원하면 언제든지 저한테 시킬 수 있으니까요.”

        

        

        

        방금 생성한 실전사격훈련 데이터를 그녀에게 전송한다.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던 하모니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와, 이런 게 있구나. 별 신기한 설정들도 다 들어있네요.”

        

       “제가 없더라도 이런 걸로 혼자서 연습, 아이고.”

        

        

        

        철컥.

        

        돌격소총을 들고 있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권총. 반사적으로 권총을 꺼내들고 왼손으로는 권총 탄창을 집어, 마치 박수를 치듯 자연스럽게 탄창 삽입. 즉각 장전한 후 주변을 순간적으로 훑는다.

        

        적은 일곱이었고 그 중의 세 명은 인질을 방패로 삼고 있었다. 순식간에 탄피가 튀어올랐다. 왼쪽부터 오른쪽, 순차적으로. 일곱 개의 탄피가 바닥으로 떨어지기까지는 3초가 조금 안 걸렸다.

        

        인질을 제외한 모두의 머리에는 구멍이 나있었다.

        

        자리에 풀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바로 시험해보면 제가 예측, 어우.”

        

        

        

        연속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이 역시도 비슷했다. 순식간에 여섯 명을 다시 처리하고는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장탄수가 많은 글록을 들고 다녀서 다행이었다.

        

        앉은 채 숨을 몰아쉬자 하모니가 옆에서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다.

        

        

        

       “와, 진짜 신기하다. 권총이 더 조준하기 어렵지 않아요?”

        

       “그런 게 신경이 안 쓰일 때까지 총만 쏘면 돼요.”

        

       “…진짜 뭐하던 사람이에요, 유진 씨?”

        

        

        

        뭐라고 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지금은 답해줄 수 없는 문제였다.

        

        

        

       “글쎄요.”

        

        

        

        그렇기에, 살짝 얼버무릴 뿐이었다.

        

        여섯 시간 중 고작해야 첫 20분이 흘러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소설쓸 시간이 너무 적네요

    진짜 요즘 스케줄 다 때려부시고 싶은 것

    갸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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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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