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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6

       

       

       

       

       

       106화. 해적 난입

       

       

       

       

       

       이스칼은 거대한 방패를 움켜쥐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발에 아스라이 밟히는 모랫바닥과 공기를 맥박치며 요동치는 관중들의 환호성. 눈부시게 내리쬐는 햇빛에 달궈진 공기가 피부를 홧홧하게 덥힌다.

       

       그리고 그를 노려보고 있는 쌍곡검의 전사. 곡검의 전사는 온몸이 잔근육으로 가득한 호리호리한 인상이었다.

       

       가볍고 민첩하게 발을 놀리며 몸을 풀다가, 날카로운 쌍곡도를 조용히 겨눈다.

       

       이스칼은 마른침을 삼키며 방패로 몸을 가렸다. 그는 자신의 무기가 가진 한계를 잘 알았다. 방어에 대한 성능은 다른 사도들에 비해 뛰어나지만, 공격력은 거의 전무했다.

       

       이스칼의 방패가 타격감이 좋다는 이유로 숱하도록 이스칼을 붙잡아서 두들긴 프리가의 평가는 냉정했다.

       

       

       ‘엄청 튼튼하고 공격도 잘 흘린다. 아군이면 든든하고 적이면 성가실 것 같다. 하지만 스스로 공격할 수단이 없으니 아쉽다… 였었지.’

       

       

       프리가의 거대한 도끼는 이스칼의 방패를 아무리 후려쳐도 이빨 하나 나가지 않았고, 도리어 프리가의 손이 얼얼하게 아려올 지경이었다. 프리가는 그걸 손맛이 좋다고 평하며 신나게 이스칼을 두들겼다.

       

       무식할 정도로 강력한 도끼질을 견디며 이스칼을 해답을 찾았다.

       

       방패는 방어구가 아니었다. 무기인 것이다!

       

       막중한 무게와 튼튼한 내구성. 방패는 훌륭한 둔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다.

       

       이스칼의 전략은 아주 간단했다.

       

       

       ‘막고, 후려친다!’

       

       

       몸 안쪽 깊숙한 곳에 뭉쳐있는 작은 구슬 크기의 신성력을 아주 조금씩 움직이며 꿈틀거린다. 사도로 임명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성력을 깨우친 이스칼, 그 사용법도 빠르게 능숙해져 갔다.

       

       이 신성력이 바로 이스칼이 숨겨둔 비장의 한 수.

       

       상대의 공격을 강하게 튕겨내 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신성력을 방패에 두르고 후려친다.

       

       

       ‘좋아…’

       

       

       계획은 완벽하다. 이스칼은 방패 너머로 곡검 전사를 노려봤다.

       

       숨 막히는 긴장감이 맴돌고, 문득 한줄기의 바람이 결투장을 스쳐 지나갔다고 느꼈을 때ㅡ

       

       사아악-!

       

       곡검 전사가 땅을 박찼다. 낮게 비행하는 제비처럼 유려한 몸놀림으로 달려드는 곡검 전사. 눈에 그 잔상만이 흐릿하게 남는다.

       이스칼은 재빨리 몸을 돌리며 곡검의 경로에 방패를 들이민다.

       

       카앙-!

       

       새하얀 송곳니처럼 빛나는 곡검이 방패에 막혀 허무하게 튕겨졌다.

       

       

       ‘지금이다!’

       

       

       공격이 튕겨 나간 상대는 큰 빈틈을 보였다. 이스칼의 방패가 휘둘러지려는 찰나ㅡ

       

       

       “끄으윽!”

       

       

       상대의 손에서 푸확-하고 피가 터져 나왔다. 공격한 상대가 도리어 다친 상황에 이스칼은 잠시 넋이 나갔다.

       

       

       “으, 으윽! 내 손…!!”

       

       

       곡검 전사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곡검이 커다란 방패를 타격한 순간, 곡검에 실린 힘 이상의 반탄력이 돌아왔다. 그 충격으로 손이 찢어져 버린 것.

       

       마치 철벽을 때린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둔해 보인다는 이유로 대형 방패를 섣불리 공격한 것이 곡검 전사의 실수였다. 

       

       이스칼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육중한 무게의 방패를 앞으로 휘두르며 크게 한 발 내딛는다.

       

       

       “합!”

       

       쿠웅-!

       

       적은 양의 신성력을 최대한 쥐어짜 방패에 두르고, 방패의 무게를 힘으로 삼아 가격한 일격.

       

       

       “끄윽…”

       

       

       곡검 전사는 눈을 까뒤집고 풀썩 쓰러졌다. 코가 좀 주저앉았지만, 이 정도는 사제들이 금방 치료해주리라.

       

       

       “이스카ㅡ알!! 정말 철벽처럼 굳건한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가져옵니다!”

       

       

       사회자가 이스칼의 승리를 선언하고, 관중들의 열띤 함성이 이스칼에게 쏟아졌다. 

       

       

       “이스칼! 이스칼! 이스칼!”

       

       “잘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멋있다아!!”

       

       

       바보처럼 입꼬리가 히쭉 풀리고, 광대가 씰룩거리면서 솟구친다. 대중들이 이스칼의 이름을 환호할수록, 광대가 높게 올라간다.

       

       

       “흐, 흐흐흐!”

       

       

       그가 성도에 온 이유도 공명심 때문이 아니던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이스칼은 당장이라도 날아갈 듯했다.

       

       

       “야! 그만 히쭉거리고 들어와!”

       

       

       보다 못한 프리가가 이스칼의 목덜미를 붙잡고 질질 끌고 들어가야 했다.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성이 닿지 않는, 결투장 구석의 어둠 속.

       

       

       “…”

       

       

       그림자보다 까만 갑주가 소리도 없이 조용하게 서 있다. 얼핏 보면 장식물로 보일 지경이다.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바로 조금씩 움직이는 가면.

       

       까마귀가 그려진 가면이 얼굴 전체를 가리고 있었다.

       

       

       “…”

       

       

       이단심문관들의 상징과도 같은 까마귀 가면을 쓰고 있는 이는 다름아닌 5호. 그녀는 핏방울처럼 붉은 눈동자를 빛내며, 조용히 경기장을 응시했다.

       

       이제 막 또 하나의 결투가 끝나고 있는 결투장. 5호는 무엇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놀랍군요! 실로 놀랍습니다! 에스텔ㅡ! 순식간에 상대를 쓰러트렸습니다!! 그야말로 달인의 경지에 다다른 단검술!!”

       

       

       사회자가 에스텔이라는 이름을 외치며 승리를 선언했다. 에스텔이라고 불린 전사의 차림은 상당히 독특했다.

       

       커다란 로브로 온몸을 가리고, 맨발에 딱딱한 나무로 만든 나막신을 신고 뛰어다닌다. 한 쪽 어깨에는 결투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각궁이 걸려있었고,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5호는 에스텔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에스텔 뿐만이 아니다. 5호는 사회자가 털북숭이 로한이라고 밝힌 전사 또한 눈여겨 봤다.

       

       

       “…”

       

       

       그렇게 한참 동안 결투장을 바라보던 5호는, 이윽고 스르륵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까만 그림자는 소리 없이 흔들렸다.

       

       .

       

       

       

       

       

       

              * * * * *

       .

       

       

       

       

       

       

       “하- 버그 게임 진짜.”

       

       

       이스칼을 공격한 상대의 피가 줄어든다는 기상천외한 버그. 버그가 생겨서 오히려 좋아 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이런 말도 안 되는 버그는 좀 아니지 않나 싶다.

       

       아니, 방패를 때렸는데 왜 때린 사람이 다쳐? 뭐 가시 방패처럼 생겼다면 이해하겠는데.

       

       

       ‘아이템 설명에 반사 데미지가 적혀 있었나?’

       

       

       혹시 내가 읽었는데 까먹고서 애꿎은 개발자들을 욕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재빨리 ‘수호자의 거대한 방패’ 상세 설명창을 열었다.

       

       

       《수호자의 거대한 방패 – C 등급》

       

       《거대하고 튼튼한 방패. 문짝처럼 두껍다. 양손으로 잡아야 들 수 있다. 매우 튼튼해서 때린 사람이 다칠 수 있다.

       고유 스킬 : 도발 (적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공격받기 쉬운 상태가 된다.)》

       

       

       “씁… ‘다칠 수 있다.’ 설마 이게 반사 데미지를 말하는 건가?”

       

       

       저번에 봤을 때는 이런 문구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닌가? 양손으로 잡아야 한다는 부분은 양손 장비라고 말하는 거고, 그러면 다칠 수 있다는 부분이 정말 반사 데미지인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애매한 설명창. 써놓을 거면 확실하게 적어둘 것이지, 개발자들이 이상한 힙스터병에 걸려서 설명창에 이런 걸 적어놨네.

       

       

       – “이상으로 총 409명의 전사들이 첫 결투를 마치고, 다음 결투로 나아갑니다!! 다음 결투는 이틀 뒤!!”

       

       

       다음 이벤트는 이틀 뒤에 하려는 모양. 성급 강화를 해주려는 영웅급 모험가들은 다 이겼고, 오늘치 숙제는 진작에 끝냈다.

       

       더 이상 할 것도 없으니 이만 게임을 껐다. 그리고 침대에 풀썩 몸을 던지니 푹신한 느낌이 극락이다.

       

       노곤한 잠기운이 솔솔 밀려온다. 내일도 출근하려면 잘 시간이기는 하니… 점차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저항하지 않는다.

       

       솨아아-

       

       몸이 천천히 흔들리는 기분이다.

       

       침대와 한 몸이 돼서 파도 위에 떠 있는 기분.

       

       마치 침대를 뗏목 삼아서 바다를 누비는 선장이 된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면 어릴 적에는 해적 선장이 되고싶었는데… 아주 커다란 배를 모는 해적선의 선장이 내 어릴 때의 꿈이었지…

       

       

       “…장!”

       

       

       그 당시 유행했던 만화의 주인공들이 해적이랑 닌자, 사신이었으니까 또래 남자아이들의 장래 희망도 해적과 닌자, 사신이었다.

       

       

       “…장!! 선장!!”

       

       

       자꾸 시끄럽게 선장을 찾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니, 어떤 미친 사람이 한밤중에 선장을 찾… 어?

       

       

       “선장! 일어났구나! 얼른 이리 와!”

       

       “어, 어?”

       

       ‘낯선 천장이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내 방이 아니라 낯선 천장이었다.

       

       나를 선장이라고 부르는 여자는 검은 머리를 포니테일로 정리하고, 성격이 사나워 보이는 여자였다. 어쩐지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인상이다.

       

       

       “아니, 그… 누구세요?”

       

       “선장! 나잖아, 프리가! 지금 장난할 시간 없어!! 빨리 와!!”

       

       “프리가? 프리가라고?”

       

       

       내가 하는 게임에 나오는 그 프리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된다. 혹시 이게 요즘 소설에 자주 나오는 ‘회귀, 빙의, 환생’ 셋 중 하나인가?

       

       내 손을 잡아챈 프리가에게 이끌려서 긴 복도를 가로지른다.

       

       중간중간 보이는 창 너머로는 넓고 까만 바다가 펼쳐져 있다. 먹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주 새까만 바다.

       

       

       ‘도대체 이게 뭐지?’

       

       콰앙ㅡ!

       

       강한 충격에 몸이 붕 뜨더니 복도를 나뒹굴었다.

       

       

       “우왓!”

       

       “선장! 괜찮아?!”

       

       “어, 응… 괜찮아, 요…”

       

       “그럼 얼른 가자! 이 빌어먹을 문어 새끼가!!”

       

       

       프리가는 아드득하고 이빨을 갈더니 나를 번쩍 일으켰다. 무지막지한 힘에 몸이 저절로 일어서더니 다시 복도를 달린다.

       

       긴 복도의 끝에 있는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하.하.하.어.리.석.은.녀.석.들”

       

       

       배를 공격하고 있는 커다란 문어가 어색한 말투로 떠들고 있고

       

       

       “선장님! 나오셨군요!”

       

       

       붉은 머리의 여인.

       

       

       “선장! 저 문어 새끼가 배를!”

       

       

       갈색 더벅머리의 남자.

       

       

       “선장! 어서 명령을 내려주게!!”

       

       

       금발의 잘생긴 중년 남성이 있었다.

       

       

       “허…”

       

       

       저걸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못생기고 흉측하다? 커다랗고 징그럽다? 전체적으로는 문어처럼 생겼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문어가 아니다.

       

       무수한 촉수들이 문어의 다리처럼 꿈틀거리지만,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촉수의 끝에서는 뭔지 모를 고름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살짝만 건드려도 병에 걸릴 것 같다.

       

       뭔가에 두들겨 맞기라도 했는지 몸 구석구석이 울긋불긋했고, 몸 한가운데에 박혀있는 커다란 눈동자는 사정없이 떨리며 나와 배 너머의 어딘가를 살펴보고 있었다.

       

       

       “와, 진짜…”

       

       

       코를 막고 숨을 쉬어본다. 이게 꿈이라면 리얼리티 체크가 퉁하겠지.

       

       스읍, 하ㅡ 스읍, 하ㅡ

       

       문제없이 숨이 쉬어진다.

       

       

       “자각몽이네.”

       

       

       나를 바라보는 문어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떨려온다. 꿈이라면, 그것도 자각몽이라면 무서울 게 없다.

       

       냉큼 문어의 눈동자 앞으로 다가갔다. 더욱 거칠게 떨려오는 문어의 눈동자.

       

       

       “내가 두려운가?”

       

       “끄흐읍…”

       

       

       씩 웃어주며 말하자, 문어의 눈동자가 이제는 거의 진동을 한다. 문어의 몸에서 식은땀처럼 보이는 고름이 흘러내린다. 아주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으윽.”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이게 자각몽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질 터.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하나의 이미지를 되새긴다. 

       

       쿵ㅡ!

       

       허공에서 거대하고 묵직한 것이 생겨나 배에 떨어졌다. 물건을 확인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전군-! 발포를 준비해라!!”

       

       

       내 뒤에 있는 선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대포를 장전하는 선원들. 움직임이 착착 맞아떨어지며 빠르게 장전을 마쳤다.

       

       

       “흐, 흐으….!! 흐아아아!!!”

       

       

       오들오들 떠는 문어를 보며 씩 웃는다. 이런 꿈이라면 언제나 환영이지.

       

       

       “선장님! 준비 완료했습니다!”

       

       “발포ㅡ!!”

       

       투콰앙-!!

       

       우렛소리와 함께 궤적을 따라 눈부신 번개가 남았다.

       

       “끄흐아아아아악!! ■!!! 날 죽여라!! 그낭 죽이란 말이다!!”

       

       

       대포가 지나간 문어의 몸통이 뻥 뚫려서 건너편이 훤히 보인다. 당연한 결과다.

       

       이건 그냥 대포가 아니다.

       

       레일건이다!

       

       해적선에 레일건은 절대 참을 수가 없지.

       

       

       “장전해라! 장전!! 쉬지말고 쏴라ㅡ!!”

       

       투콰쾅ㅡ!! 콰앙!!

       

       

       드넓은 까만 바다에 울리는 레일건의 소리. 남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소리다.

       

       레일건을 쏘는 데로 몸에 구멍이 뻥뻥 뚫리는 문어의 몸통. 묵은 스트레스가 싹 내려간다. 발버둥 치는 문어의 촉수는 해적선을 회피기동하며 날렵하게 피해준다.

       

       

       “좌측으로 회피기동!! 대포를 발사하라!!”

       

       “좌측으로 회피ㅡ!!”

       

       “발사ㅡ!!”

       

       투쾅ㅡ!! 콰쾅ㅡ!!

       

       “끄아아아악!! 나, 나는 부패와 역병의 악ㅁ, 끄하아아악!! 제발 그냥 죽여라!!!”

       

       “하하하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다. 해적선의 선장이 돼서 문어 괴물에게 레일건을 쏘는 꿈이라니.

       

       개꿈도 이런 개꿈이 없을 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해적이 난입했을 뿐, 이 소설은 안전합니다!! Ilham Senjaya님은 안심하시고 소설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해적왕 드리프트 아닙니다!! 진짜 아니에요!!!

    ㄴㅇ0ㅇㄱ!! 아닛 이게 무슨 일입니까!!

    – ‘신선우’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음… 이 소설이 완결나기 전에는 아마 겜잘?알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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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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