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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6

       내가 서유진을 지명하자 놀란 것은 방송 속 인물들과 시청자들이 끝이 아니었다.

         

       “…에에에엥?!! 예린아, 너 저 상황에서 저 친구를 지목했어?”

         

       나아아를 보던 이지우는 방송 속 내가 서유진을 지명하자마자 동그랗게 뜬 눈으로 내게 물었다.

         

       “네, 맞아요. 유진이 지목했어요.”

         

       “…왜? 저 때는 저 친구 완전 나락갔을 때잖아…. 분명히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텐데…?”

         

       “쉽지 않기는 했는데…, 유진이 잘못이 아니란 걸 알기도 했고…, 애 혼자 너무 힘들어하는 게 보기 너무 그랬어요….”

         

       “우으….”

         

       그리고 내 대답을 듣더니….

         

       “내 제자는 왜 이렇게 사랑스러워…!”

         

       나를 꾸욱 꾹 안으며 내 몸에 얼굴을 부볐다.

         

       “자기도 애기면서 다른 애기 걱정하는 것 좀 봐! 내 제자는 어쩜 이렇게 마음씨도 고울까?”

         

       “으으…, 쌤. 답답한데 이것 좀 놓으시고….”

         

       “안 돼! 우리 예린이한테 뽀뽀해주지 않고선 도저히 못 참겠어.”

         

       그렇게 나는 이지우에게 볼따구를 쭙쭙 빨리며 방송을 이어 봤다.

         

       방송 속 한시우가 멍한 얼굴로 내게 묻고 있었다.

         

       [한시우 : …예? 예린 양, 그게 무슨….]

         

       [하예린(형제기획) : 이, 다시 한번 말씀드릴까요? 서유진 참가자를 지명하겠습니다.]

         

       [당황한 한시우 프로듀서.]

         

       [그러던 그때.]

         

       [서유진(SAV) : 흐으으으…, 후에에엥….]

         

       [서럽게 눈물을 쏟는 서유진 참가자.]

         

       지금까지는 그래도 억지로 눈물을 참으려고 하던 서유진이 결국 참지 못하고 둑 터지듯 눈물을 쏟아 내자 보는 이들의 안쓰러움이 배가 되었다.

         

       방송 속 한시우도 그런 서유진을 안타깝다는 듯 한 번 보다가 다시 내게 고개를 돌려 질문했다.

         

       [한시우 : 아, 아니…, 서유진 참가자는 예린 야이랑 같은 리더 계급인데 뽑을 수 없지 않을까요?]

         

       [하예린(형제기획) : 하지만 리더가 리더 뽑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잖아요? 저는 유진이가 아직 누구한테도 선택당하지 않았기에 선택했을 뿐인데요?]

         

       [……그, 그런가?]

         

       [하예린 참가자의 말에 술렁이는 장내.]

         

       [그때,]

         

       [나한나(헤이스트) : 어, 저 그러면 예린 언니 뽑을래요.]

         

       […푸흣.]

         

       [나한나 참가자의 엉뚱한 말에 웃음을 터트리는 참가자들 ㅋㅋ]

         

       [컷, 컷! 잠시 쉬었다가 하겠습니다!]

         

       [결국 제작진들은 긴급 회의를 가지는데…]

         

       [과연 하예린 참가자와 서유진 참가자의 운명은?]

         

       그리고 그렇게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마무리와 함께 중간 광고가 나오고.

         

       1분 후 광고가 끝나자 방송 속 한시우가 비장한 표정과 함께 마이크를 들었다.

         

       [한시우 : 예~ 지금 하예린 참가자가 다른 팀의 리더인 서유진 참가자를 지명했습니다. 이는 예상외의 일이라 제작진들 사이에서 회의에 들어갔었는데요. 그 결과….]

         

       [두구두구]

         

       [긴장되는 순간.]

         

       [모두의 시선이 한시우 프로듀서의 입 모양을 향한다.]

         

       [한시우 :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하하, 예린 양 말대로 리더가 리더를 뽑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으니까요! 대신 리더끼리 뽑는 일은 앞으로 금하며 본래 6팀으로 진행 예정이었던 3차 팀 경연은 5팀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결국 룰이 변경되었다!]

         

       [웃으며 진행을 잇는 한시우 프로듀서.]

         

       [한시우 : 자, 이제 서유진 참가자의 대답만 남았습니다. 서유진 참가자! 하예린 참가자의 지명을 받으셨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까!]

         

       [이제 모두의 시선이 서유진 참가자에게로 향하는데…!]

         

       [과연 서유진 참가자의 선택은?]

         

       [서유진(SAV) : 네…! 네! 무조건…, 무조건 받아들여요!]

         

       [한시우 : 그러면 이것으로 서유진 참가자는 하예린 참가자의 팀이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서유진 참가자 하예린 팀 합류!]

         

       그 자막이 뜨는 동시에 서유진이 눈물을 흘리며 방송 속 내게 달려가 안았다.

         

       나는 그런 서유진을 안아주고…, 거기에 제작진이 훈훈한 브금까지 넣으니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장면을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캬

         

       -캬

         

       -캬

         

       -아 눈물나 ㅠㅠ

         

       -대예린! 대예린! 대예린! 대예린!

         

       -실력 인성 모두 갖추면…, 젠장, 난 널 사랑할 수 밖에 없어!

         

       -하예린 ㅠㅠ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

       

         

         

         

       현 나아아에서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한 참가자가 누굴까?

         

       누군가는 마지막 투표인 2차 투표에서 1등을 한 유 설이 현재 제일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연히 말했을 때 제일 팬이 많은 참가자는 바로 나였다.

         

       2차 투표에서 유 설이 1등을 한 이유는 당시 동정 여론과 그녀가 보여줬던 퍼포먼스 같은 일시적인 이유가 컸으니까.

         

       ‘뭐…, 그래 봤자 유 설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나는 팬이 많다.

         

       그리고 이번 화 초반 분량이 적어서 잠시 몸을 숨기고 있던 내 팬들은….

         

         

       -하예린! 하예린! 하예린! 하예린! 하예린! 하예린! 하예린!

         

       -하예린 나의 사랑 하예린 나의 영혼 하예린 나

         

       -진짜 예린이 담 보소 저 상황에서 서유진 고르네

         

       -서유진이랑 예린이랑 팀 한적 있잖아. 그것 때문에 서유진 혼자 있는 거 불쌍했나보다 ㅠㅠ

         

         

       그야말로 유령 군단처럼 갑자기 나타나 나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내 개인 인터뷰까지 더해지니….

         

       [Q : 어째서 서유진 참가자를 고르셨는지?]

         

       [하예린(형제기획) : 저번에 팀한 이후로 유진이랑 친해졌었거든요.]

         

       [하예린(형제기획) : 착하고 실력 있는 아이인데 혼자서 울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하예린(형제기획) : 그래서 뽑았습니다.]

         

         

       -캬

         

       -캬

         

       -캬

         

       -아니…, 왜 이리 착함;; 진짜?

         

       -하예린! 나와 결혼해 줘!!

         

       -예린유진 두 사람 조합 어떡할 거냐고 ㅠㅠ

         

       -고양이상 애들 둘이 껴안고 있으니 진짜 자매같네 ㅋㅋ

         

         

       내 팬덤은 서유진 팬덤과 합세하여 그야말로 댓글창을 점령해 버렸다.

         

       그 이후에도 나와 서유진의 훈훈한 행보는 방송 안에서 계속 이어졌다.

         

       [꼬옥.]

         

       [하예린 참가자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서유진 참가자.]

         

       아기 고양이처럼 나를 계속 껴안는 모습을 나아아 제작진들이 계속해서 내보낸 것이었다.

         

       심지어….

         

       [어두운 밤.]

         

       [베개를 들고 하예린 참가자 방을 찾아가는 서유진 참가자!]

         

       [설마…?]

         

       [Q : 혹시 하예린 참가자와 같이 주무신 건지?]

         

       [서유진(SAV) : (얼굴을 붉히며) 네에….]

         

       [서유진(SAV) : 밤에 잠이 안 와서…. 언니 꼭 껴안고 잤어요….]

         

       설마 이것까지 방송 소재로 쓸 줄은 몰랐는데…, 제작진들은 나와 서유진이 매일 밤 같이 잤다는 사실까지 방송에 내보냈다.

         

       여기까지 오자 내 팬덤과 서유진 팬덤은 마치 구호처럼 예린유진을 외쳐 댔다.

         

         

       -예린유진 절대 지지해.

         

       -예린유진 조합 미쳤다.

         

       -예린유진 사랑해

         

       -지금부터 서유진을 향한 공격은 우리 예린이를 향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방송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우리 팀이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낸 그때도 사람들은 무대에 감탄하며 예린유진을 계속 민 것이었다.

         

         

       -예린이 고양이 귀 어떡할 거야 저거 ㅠㅠ

         

       -아 진짜 예린아 못 참겠다

         

       -꼬리…! 예린이 꼬리 한 번만 만지게 해주시오!

         

       -이번 무대도 쩔었다

         

       -걍 하예린 있는 팀 무대는 다 레전드 찍는 듯 ㅋㅋ

         

       -유진이도 귀엽네

         

       -큰 고양이 작은 고양이 둘 다 너무 귀욥다 ㅠㅠ

         

       -예린유진 사랑해

         

       -예린유진 끝까지 가자

         

       -예린유진 절대 데뷔해

         

       하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들 세뇌라도 시킬 것처럼 예린유진을 외치는 내 팬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장면이 7화 끝부분에서 나왔다.

         

       그것은 바로….

         

       [하예린(형제기획) : 우, 우리 팀 많은 투표 부탁한다……, 냥….]

         

       이제는 기억 속에서 제발 잊고 싶은…, 내 애교였다.

         

       “우, 우리 예린이가…, 어흑, 애, 애교를…, 허억 허억…, 이게 무슨…, 허억…, 으흐억…!”

         

       그 장면을 보자마자 이지우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듯 몸을 배배 꼬며 고장난 말투와 함께 나를 강하게 안았다.

         

       “꺄아…! 어떡해, 어떡해. 너무 귀여워…!!”

         

       “아…, 쌤….”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나아아 방송에서도 그렇고 내가 자주 무뚝뚝한 모습만 보였으니 다른 사람들이 과도한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것 감안하더라도 이지우는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서 나는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가위바위보 져서 벌칙으로 한 거였어요…. 너무 놀리지 마세요오….”

         

       “놀리다니 예린아! 진짜 귀여워서 그런 건데! 나 진짜 심장 멎을 뻔했어!”

         

       “뭘 또 심장이 멎을 뻔해요…. 오버가 너무 심하잖아요….”

         

       “오버라니 예린아!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데? 이거 봐봐.”

         

       그리고 이지우의 말과 함께 바라본 노트북 화면에는….

         

         

       -크아아아아아아

         

       -와 시발

         

       -으헉…! 오아…! 으읏…! 허억…, 허억…, 오고곡…, 으으윽…!

         

       -아니 하예린 아니 씹 아니 예린아 아니 아니 아니

         

       -아 시발 숨을 못 쉬겠어

         

       -와…, 진짜 와 소리밖에 안 나온다 와….

         

       -저런 고양이 어디서 살 수 있어요?

         

       -하예린 사랑해 진심으로 정말로

         

       -진짜 저세상 귀여움이다 시발 와 진짜 와 ㅠㅠ

         

       -이걸 보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

         

         

       …그야말로 폭동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

         

         

         

         

       “예린아…, 쌤 앞에서 한 번만 다시 해주면 안 돼? 응?”

         

       “…안 돼요.”

         

       “쌤 죽기 전에 마지막 소원이야…, 제발….”

         

       “…절대 안 할 거예요.”

         

       나아아 7화가 끝나고…, 이지우는 아까 애교를 한 번만 더 보여달라고 계속 졸랐다.

         

       이에 내가 완강하게 거부하니….

         

       “쳇,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너튜브에 올라와 있는 예린이 애교 영상이나 봐야겠다.”

         

       …폰을 들고 너튜브를 틀었다.

         

       “아, 아니…, 나아아 끝난 게 방금 전인데 너튜브에 영상이 올라왔다고요?”

         

       나는 이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우, 우리 팀 많은 투표 부탁한다……, 냥….]

         

       …이내 이지우의 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박제당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누가 이렇게 빨리…, 어떤 미친놈이….

         

       “나아아 공식 너뷰트에 올라왔어. 제작진들이 올렸나 봐.”

         

       “으으…, 이 망할 제작진 놈들….”

         

       “업로드 된 지 이제 6분인데 벌써 3만회야! 예린아, 이거 내일 아침이면 백만 조회수 가겠는데?”

         

       이미 3만 명이나 그것을 봤다는 창피함에 내가 몸져 누우니 영상을 반복재생하며 보던 이지우가 뭔가 울컥한 목소리와 함께 말했다.

         

       “내 제자 중에 이렇게 얼굴도 예쁘고 귀엽고 춤도 잘 추고 심지어 애교까지 잘하는 천재가 나올 줄 몰랐는데….”

         

       “천재라뇨…. 또 저 놀리려고 그러시는 거죠…?”

         

       “연습생활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됐으면서 이렇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데뷔하는 게 천재가 아니면 뭐야. 혹시 만재? 만재 하예린?”

         

       “아직 데뷔 확정도 아닌데 무슨….”

         

       내가 조금 약한 목소리를 하니 이지우가 진지한 모습과 함께 답했다.

         

       “예린아, 쌤이 장담할게. 남은 경연 무대에서 예린이 네가 앞구르기 하면서 막춤 쳐도 예린이 너는 데뷔 확정이야.”

         

       “…….”

         

       이지우의 말에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금 내 인기로 봤을 때…, 내가 데뷔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할 수준은 아득히 넘었으니까.

         

       ‘데뷔….’

         

       그 단어를 떠올리니 나는 어느새 나아아가 중반을 훌쩍 넘어 후반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말았다.

         

       이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머지 멤버들은 누가 될까?’

         

       데뷔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나 말고도 나와 함께 다른 5명이 데뷔를 한다.

         

       나는 나머지 5명의 멤버를 내 머릿속에서 상상하다가 이지우에게 물었다.

         

       “쌤 그러면요….”

         

       “음?”

         

       “제가 데뷔 확정이라고 친다면…, 나머지 5명은 누가 될 것 같아요?”

         

       “흐음….”

         

       내 질문에 이지우는 잠시 턱을 괴다가….

         

       “내 생각엔 말이야….”

         

       슥슥.

         

       종이를 가져와 그 위에 이름들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그 위의 이름을 보고 조금 흠칫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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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편은 12시간 후에 연재됩니다!

    미눅_610님! 50코인 후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말실수를 하셨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아무렇지 않으니 더 마음 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히려 저를 응원한다는 말과 함께 후원까지 해주시니 저는 감사한 마음밖에 없습니다ㅎㅎ.

    마루나루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마루나루님이 이렇게 매번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 주시니 정말 매일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ㅠㅠ.

    앞으로도 열심히 연재할테니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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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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