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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6

       팬드래건 왕가의 혈족은 타국의 왕가에 비하면 극단적으로 적다.

       용의 핏줄을 이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자식을 보기가 힘든 것이다.

       타국의 왕족들이 못해도 수백에서 수천 명 가까운 친척과 방계가 있는 것과 반대로, 팬드래건의 혈족은 단 열 명밖에 없으니 얼마나 적은지 비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왕족의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혈족이 적은 것도 있을 것이다.

         

       백은의 머리칼.

       은룡의 축북을 받았다는 증거였으며, 그 증거를 증명하지 않는 한 팬드래건은 팬드래건의 성을 쓸 수가 없다.

         

       즉, 다른 왕족은 모르겠으나 팬드래건은 결코 혼외 자식이 생길 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여 이토록 손이 귀한 팬드래건이다 보니, 왕가의 피는 항상 귀했다.

       그래선지 몰라도.

         

       “…기사의 명예를 생각하면 자결도 불가피하겠으나, 왕가의 피를 남겨야 하는 고결한 사명이 나에겐 있다. 왕족의 사명과 기사의 명예. 이 두 가지 추를 저울에 올렸을 때 어찌 왕가의 사명을 등한시 할 수 있을까. 그러니 난 죽을 수 없다!”

         

       “…….”

         

       “하니, 죽이는 것은 결코 옳은 선택이 아닌 바. 날 죽이지 마라, 천민!”

         

       “…….”

         

       “그, 주먹으로 위협하는 것도 그만해줬으면 한다…….”

         

       “…겁나 웃긴 새끼네?”

         

       목숨 구걸을 하는데도 당당하다.

       얄밉기도 얄밉고, 말투도 분명 주먹을 부르는데 동시에 웃기기도 하다.

         

       오만하고 싸가지가 없는데, 어딘지 밉지 않은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 이한은.

         

       “먼저 칼 뽑은 놈을 봐줄 정도로 내가 호인은 아니라서.”

         

       “…….”

         

       “그러게 손버릇을 고쳤어야지. 내 여린 심장이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

         

       목만 내민 채 땅에 파묻힌 왕자에게 나지막한 선고를 내렸고, 아렌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오늘이 그의 제삿날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함과 함께.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저놈한테 시비 건 놈들이 한두 놈이 아니었거든. 거기다 뒤끝도 상당해서 이런 일은 익숙할걸?”

       “……당한 이들이 암살자를 안 보낸 게 신기하군요.”

       “많이 보냈어. 단지 암살자는 다 죽었고. 보낸 놈들은 반신불수가 돼서 대소변도 못 가린다더라.”

       “…….”

         

       ……요르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 선배와는 절대로 적이 되지 말자고 결심했다.

         

       * * *

         

       …지금에서야 이런 말을 하면 변명처럼 들릴 수 있음을 알지만, 아렌은 그를 위협할 마음은 있어도 해할 마음은 일말도 없었다.

         

       “그, 그저 평소처럼 누이 전하, …아, 아니 왕태녀 전하에게 빌붙으려는 기생충인 줄 알고….”

       “대체 왜 그리 생각하셨습니까? 이한은 정당하게 초대를 받은 기사인데.”

       “의,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은 자였으니까. 좌천당한 주제에 얼마 가지 않아 학술원에서 명성을 얻다니…! 이토록 수상한 자가 어디 있을까.”

       “겨우 그것만으로 의심했다는 것은 좀….”

         

       이한에 비하면 지극히 평화주의자이자 왕가에 대한 존경심도 있는 제이크였지만, 그런 그일지라도 변호해 줄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말은 타당성이 없었다.

       급변하는 제이크의 얼굴을 확인한 아렌은 다급히 말을 이었다.

       이 정상인을 설득하지 못하면 삽을 든 괴물이 그를 다시금 묻어버릴 것을 알기에!

         

       “무, 물론 이것만 가지고 의심한 것은 아니다! 들은 얘기가 있단 말이다!”

       “얘기?”

       “무, 무도한 자란 얘기였다. 힘없는 단원들은 업신여기며 그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자라는, 그런 주제에 권력자들과 연을 틀려고 안달이 났다는, …그런.”

       “…….”

         

       듣고 있던 제이크로선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였다.

         

       이한이 힘없는 단원을 업신여기고 마구잡이라고 폭행하며 권력자들에게 딸랑거린다고?

         

       ‘동명이인인가?’

         

       도리어 저런 짓을 하는 건 백은사자의 흔해빠진 귀족 영식들이었지, 이한과는 전혀 무관한 얘기뿐이었다.

         

       “그런 얘기를 한 이들이 누굽니까?”

       “……말할 수 없다, 어찌 기사된 자가 동료의 이름을 팔 수 있을까!”

       “…그럼 저도 도와줄 수 없습니다만….”

         

       제이크의 시선은 슬쩍 돌아갔고, 거기엔.

         

       “한 백 대만 더 때릴까?”

       “참으시죠, 선배님.”

         

       살벌한 시선을 머금은 맹수가 있었다.

         

       “저래도 입을 다무실 겁니….”

       “이익! 말할 수 없다 했지 않느냐! 어찌 베이커 경과 리먼 경의 이름을 팔 수 있을까! 난 절대로 그럴 수 없다!”

       “…….”

       “내 입은 무겁다! 가먼드 경도 비슷한 말을 하였다는 것을 어찌 말할 수 있으랴…!”

       “…음.”

         

       ……제이크는 왕족에 대한 존경심이 절반가량 사라졌다.

         

       ‘그냥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낫지, 원.’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살긴 오래 살겠네.’

         

       눈치는 없을지언정 생존본능은 비굴할 정도로 많은 그가 장수할 상이다 싶은 제이크였다.

         

         

         

         

         

       “…뭐?”

         

       이한은 기사단 유일한 친구의 설명에 눈을 끔뻑거렸다.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서.

         

       허나 잘못 들은 게 아니란 듯.

         

       “아무래도 1기사단이 널 정적(政敵)으로 규정한 것 같아. 즉, 넌 왕당파에게 정치적 숙적으로 낙인찍힌 거야. 그리고 왕자, 아니 제1기사단장님은…, 그냥 이용당한 것 같은데?”

       “왕족이?”

       “힘없는 왕족이지, 거기다 대형 낙하산이고. 아마 저분에게 충성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거야.”

       “…생존본능은 좋은데, 눈치는 더럽게 없는 놈이었군.”

         

       세상은 공평하다고.

       왕족의 신분과 뛰어난 외모. 거기다 기사가 될 정도의 재능도 있으나 아쉽게도 눈치와 정치 감각이란 걸 왕자에게 뺏어간 모양이다.

         

       그러니 저토록 쉽게 이용당하지.

         

       ‘아니, 이 경우는 그냥 귀가 얇고 다혈질인 건가?’

         

       뭐가 됐건 단명할 팔자임은 분명한데, 묘하게 생존본능에는 충실한지라 위기는 맞아도 오래 살 것 같은 놈이 아닐 수 없는 바.

         

       ‘진짜 재밌는 놈이네.’

         

       이한은 이제 너무 멍청해서 화도 안 난다며 왕자에 대한 신경을 껐고, 대신 아까부터 드는 의문을 되물었다.

         

       “내가 왜 정적이야…?”

         

       기사단이 그를 정적으로 지정했다는 얘기.

       그 말에 이한은 현실감이 없었다.

       그는 정말 그들을 건드린 적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왜 갑자기 정치적 숙적 소리를 들어야 하나 싶어서.

         

       이러한 의문에 제이크는.

         

       “네가 너무 눈에 띄어서겠지. 그러게 활약을 작작 좀 할 것이지.”

         

       자신이 너무 나댔다고 말해주었다.

         

       “허…, 환장하겠네.”

         

       왕자와 달리 눈치란 것이 있는 이한이었고, 단번에 친구의 말을 이해했다.

         

       녀석의 말은 이런 거였다.

       백은사자, 아니 궁전의 귀족들은 이한을 경계하고 있다고.

         

       왜냐고?

         

       너무 활약했고, 지나치게 잘나가는 중이라서….

         

       “이번 왕태녀 전하의 부름이 결정타였겠지만, 아마 그 전부터 너를 노리는 세력들이 많았을 거고, 이번 기회에 찔러본 거겠지.”

       “내가 뭘 했다고?”

         

       이한은 황당했다.

       그는 정녕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

       설령 공을 쌓는 일이 있어도 다 숨기고 다른 놈들에게 넘겼으며, 정말 조용하게 기사 생활을 했었다.

       한데 이제 와서 공 좀 쌓았다고 정적으로 삼는다?

       뭐 이딴 놀 같은 경우가….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해서 문제였던 거야.”

       “?”

       “모르겠어? 너도 백은사자에 있는 이상 결정했어야 한다는 거야. 왕당파를 지지할지, 아니면 귀족파를 지지할지. 둘 중 하나를 결정했어야 했는데, 넌 그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잖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밉보일 만한데, 넌 실력마저 출중해. 즉, 모난 돌이 드디어 정을 맞는 날이 온 거지.”

       “염병….”

       “그래, 진짜 염병할 일이지. 하지만 어쩌겠어, 이게-.”

         

       왕궁인 것을.

         

       제이크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고, 이한은 눈이 절로 찌푸려질 따름이었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아 찍히다니… 뭐 이런 머저리 같은 논리가 다 있단 말인가?

       마음 같아선 기사들을 다 찾아가 두들겨 패고 싶은 기분이다.

         

       “참아, 싸우는 건 그다지 득이 아니야. 오히려 저놈들은 자기들한테 시비를 걸어주길 원할걸? 네 이미지에 흠집을 내기 위해서라도.”

         

       제이크는 참으라 종용했다.

       분한 것은 알겠지만, 기껏 얻은 명성이다.

       한데 이런 상황에서 그가 기사단과 싸우면 명성은 악명으로 치환될 우려가 있는 바.

         

       친구가 악명이 나지 않길 바라는 선의를 보이는 그였고, 부디 그가 현명한 선택을 내기릴 바랄-.

         

       “악명 생겨도 되는데?”

         

       “…….”

         

       “베이커랑 리먼이라고 했나? 일단 그 새끼들부터 조지면 되겠네.”

         

       “아….”

         

       제이크는 그제야 생각났다.

         

       이놈은 제 이미지 따윈 전혀 생각하지 않는 놈이고, 상대의 신분과 관계없이 자길 공격한 이들 모두를 전신불구로 만들 짐승 같은 놈임을.

         

       그리고 예상한다.

         

       ‘못 말리겠지, 이거…?’

         

       오늘 여러 명이 침대 신세를 면치 못하리란 것을.

         

       *

       *

       *

         

       “근데요, 왕녀님!”

       “왕태녀 전하라고 불러야지.”

       “…그게 다른 거예요?”

       “……여가 이 설명을 너에게 대체 몇 번이나 하는 건지 모르겠구나.”

       “헤헤, 죄송해요.”

       “…하아, 되었다.”

         

       아이시스는 예전부터 레이라 윈터에게 관대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에겐 아무런 음흉함이 없지 않은가?

         

       도리어 그녀 입장에선 음흉하고 속내를 숨긴 자들이 상대하기 편하지, 레이라 윈터처럼 속내가 투명하고 순박한 이들을 상대하는 게 더 어려웠다.

         

       그녀의 약점 아닌 약점이랄까?

         

       그렇기에 시녀에 불과한 여인의 말실수에도 그녀는 딱히 화를 내지 못했다.

       도리어 나름 친절하게 굴 따름.

         

       아마 아이시스의 유일한 천적이란 게 있다면 눈앞에 있는 땋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순박한 시녀가 아닐까 싶었다.

         

       “무엇이 궁금하여 날 불렀느냐.”

       “헤헤, 다른 게 아니라요…. 아, 뭐를 물어보려고 그랬더라?”

       “…….”

       “아, 맞다! 방금 전 보고 온 건데, 기사님이 왕녀님 동생 분 끌고 가시던데, 그거 괜찮은 거예요?”

       “동생…? ……그렇군, 그 우둔한 것을 지칭하는 거였구나.”

         

       아무리 그래도 동생을 이토록 까먹느냐고 할 수 있으나, 그녀가 기억하는 건 우수한 인재들뿐.

         

       [광대]한테까지 신경을 기울일 정도로 그녀는 한가하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우수한 형제들의 경우는 기억한다.

         

       ─그녀의 손에 목이 잘리거나, 유폐당한 이들이었으니까.

         

       도리어 그녀의 관심을 사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바가 아닐 수 없었다.

         

       “흠, 그가 우둔한 광대를 데리고 갔다면 이유가 있겠지. 아무렴, 광대답게 이용당한 것일지도 모르겠지. 자신이 이용당한다는 것도 모르는 채.”

       “…?”

       “…가끔씩 여는 네가 조금만 더 똑똑하길 바라는구나.”

       “헤헤.”

       “하아….”

         

       이한이 천리안이라도 가지고 있나 의심할 정도의 통찰력답게, 그녀는 단번에 진실에 가까운 추측을 내놓았다.

         

       ‘아마 기사단이 광대를 부추겼겠지.’

         

       뻔한 일이다.

       왕가의 위상이 바닥을 기고 있으니, 계승권도 없으며 사실상 쓸모도 없는 8왕자쯤은 갖고 놀 수 있다 판단한 거겠지.

         

       고얀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어찌할까.’

         

       토옥, 토옥.

         

       섬섬옥수란 말이 절로 떠오르는 고운 손가락이 찻잔을 두들긴다.

       누군가의 눈에는 천사나 요정이 고민에 빠진 것만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을 테지만, 저러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불온하기 그지없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투욱.

         

       “…흥, 생각해보니 고민할 필요도 없는 일인가.”

         

       굳이 그녀가 나설 것도 없다.

         

       아무렴.

         

       ‘-여의 의동생은 참지 않으니까.’

         

       대호(大虎)가 어찌 비루한 개들의 건방짐을 참으랴.

         

       아이시스는 자신의 의동생을 잘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똑똑.

         

       “저, 전하! 베, 베르헨이옵니다! 다, 다급히 전할 소식이 있어 알현을 청하건대, 부디 용서를….”

         

       “들어오라. 시종장은 무슨 일이기에 이 야심한 시각에 본녀의 방을 찾아온 것이냐.”

         

       “죄, 죄송합니다, 전하. 다, 다름이 아니오라…. 기, 기사 이한이 현재 난동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난동이 아니라 대련이겠지.”

         

       “…예에?”

         

       감히 그녀의 말을 되묻는 불경한 짓을 한 시종장이었지만, 아이시스는 오늘만큼은 넘어가 주기로 했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궁전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가뭄의 단비이지 않은가.

         

       오늘만큼은 유해지기로 한 그녀였고.

         

       “그래서, ‘기사들의’ ‘정당한’ ‘대련’으로 인해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

         

       궁전 생활 38년.

       마굴과 같은 왕궁에서 살아남았다는 건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바였으며, 시종장은 왕태녀께서 이 문제를 ‘덮어라’ 명령하였음을 인지했다.

         

       하여.

         

       “…크흠, 저, 정당한 대련으로 인해 ‘약간의 부상자’가 속출하였으나, 크,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나이다….”

         

       시종장은 어떻게든 이 일을 ‘사건’이 아니라 ‘대련’으로 바꿔야 함을 깨달으며 손을 떨 따름이었다.

       당분간 야근은 확정이기에.

         

       아이시스는 시종장의 현명한 답변에 만족하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안타까운 일이군. 해서, 부상자는 얼마나 되지?”

       “……제1기사단의 경우 예순 셋. 제2기사단의 경우 일흔 둘입니다.”

       “제2기사단?”

       “그…. 말리려다가 도리어 뒤섞였다고 하옵니다.”

       “그런가. 총 135명인가, 후후, 그거 참 과격한 대련이었군.”

       “……전하.”

         

       웃어넘길 일이 아니거늘.

         

       일개 기사 한 명으로 인해 백은사자 기사단 300명 중 135명의 인원이 뭉개진 것이다.

       이것이 외부로 알려졌다간 커다란 사달이 날 터.

         

       시종장의 마음은 타들어갔으나, 그녀의 얼굴에는 흐뭇한 기색이 역력하니 시종장으로선 초조할 따름이었다.

         

       그때.

         

       “시종장.”

       “예에, 전하!”

         

       일순 그녀의 부름에 시종장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기대를 품었다.

       영특하시기 그지없는 왕재를 지닌 분이다.

         

       분명 이러한 사달을 해결할 묘책을 주실 것이 분명-.

         

       “다음부터 그런 흥미로운 일이 있다면 여를 빠르게 부르도록. 모처럼 구경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더냐.”

         

       “…….”

         

       “눈치가 이리 없어서야, 원….”

         

       “…전하…….”

         

         

       충직한 시종장 베르헨은 돌연 은퇴가 하고 싶어졌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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