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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7

       * * *

       

       

       

       

       잠깐만, 그럼 말이야. 한번 알아봐도 되지 않나?

       

       지금 러시아는 기술자들을 우대하면서 과학기술부에서는 앞으로 쓰일만한, 개발할 만한 것들을 소재를 찾아 연구하고 개발하게 되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다. 텔레비전 연구 관련을 하고 있는 인물이 있을지도.

       

       

       “마리아. 최근 과학기술부에서 텔레비전 관련 연구도 있나?”

       “알아보겠습니다.”

       

       

       텔레비전만 뭐 잘 터지면 좋을 거 같은데.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독일이 기존의 기술과 함께 여러명의 특허권을 사서 텔레비전으로 방송하기도 하지 않았나.

       

       얼마 후, 마리아는 뭔가 주섬주섬 서류 뭉텅이를 들고 와 입을 열었다.

       

       

       “예. 있다고 합니다. 블라디미르 코스마 즈보리킨이라는 인물로 테슬라 박사와 합류해서 무선 연구를 하고 있다고. 이 사람이 텔레비전 관련 연구도 맡고 있습니다. 함께 연구를 맡은 사람은 헝가리 왕국의 전기 엔지니어 겸 물리학자 티허니 칼만입니다.”

       

       

       예스. 바로 그거야.

       

       즈보리킨. 이  사람 믿고 있었다구!

       

       암, 그래. 지금 러시아에 잔류한 것만 봐도 알 거 같다.

       

       이 사람 원래 백군 세력에 있었던 인물이었겠지. 아마 원래 역사대로라면 콜차크 정부에 있다가 미국으로 간 거 아닐까 싶다.

       

       티허니 칼만은 잘 모르겠는데, 다른 국가 물리학자들을 초빙한다더니, 헝가리 왕국까지 초대했나보네.

       

       아마 방공협정으로 사이가 좋아져서 그런 건가.

       

       잘하면 미국보다 먼저 텔레비전 보는 거 아니냐?

       

       

       “다행이군.”

       

       

       그런 걸 생각하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솔직히 돈이 모자랄 거 같기는 한데, 투자자들 좀 모집해보면 되지 않을까?

       

       원래 미국 쪽과 말이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미국에 한 번 투자를 한번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쪽에서 텔레비전에 관심이 생긴다면 돈 좀 받아먹으면서 개발해도 된다는 거지.

       

       미국이 안 되면 방공협정국끼리 힘을 모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고.

       

       

       “그럼 결과적으로 과학기술부가 다른 나라의 연구진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던가?”

       “예. 그렇습니다.”

       

       

       그럼 가능성이 있네.

       

       헝가리 쪽에 한번 투자 관련으로 문의해 보는 것도 좋겠지.

       

       

       “그럼 그 텔레비전 연구를 하는 발명가들의 나라에 투자 요청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미국 측에도 한 번 미끼를 던져야지.”

       

       

       미국 쪽에는 오흐라나를 이용해야 한다.

       

       일단 미국에서 한번 미끼를 던지면 그쪽에서 텔레비전 관련 엔지니어든 공학자든 발명가든 보내지 않겠는가.

       

       그리해서 러시아의 주도로 텔레비전을 만드는 것도 좋겠지.

       

       유감스럽게도 독일이 특허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지.

       

       이미 독일과는 사실상 체제경쟁이 일어난 격이니까.

       

       전쟁이 아직 터지지 않았다면, 이런 기술 경쟁에서라도 먼저 선점해야 한다.

       

       그놈들이 내부에서 열심히 공산주의 체제를 다지고 영프 식민지에 개수작을 벌일 때, 러시아는 국력 강화하고 기술 테크를 올린다.

       

       좋잖아. 이거.

       

       각종 기술을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고.

       

       개혁을 기반으로 밭에서 사람 뽑아내는 나라답게 군사력도 더 기르면 된다.

       

       특히 항공기 쪽도 계속 개발하고 있으니 30년대 되면 영국의 전투기와도 비벼볼 만한 것들도 나올 테고.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결국 국가두마가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예산을 기술 개발에 집어넣는다는 뜻이니까.

       

       

       “저로서는 무슨 뜻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폐하께서 그리 정하셨다면 국가 두마는 따를 것입니다.”

       

       

       국가 두마가 굳이 따르는 거부터가 문제 아닌가.

       

       내 말만 너무 들으면 그거 위험한 거 아니야?

       

       막말로 내가 개소리 늘어놓는 거면 어쩌려고 그래?

       

       심지어 내가 강제로 시켜 먹는 거 억지로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좀 그렇다.

       

       

       “너무 강제로 시켜 먹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

       

       

       이것도 결국 예산 잡아먹는 것이다.

       

       내가 하라고 하면 국가 두마에서는 이 예산 분배를 다시 해야 할 테고. 그러면 좀 내가 미안해서 그렇지.

       

       산업화하는 러시아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아마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폐하께서 그냥 사치를 위해 그 기술을 개발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 그렇지.

       

       

       “그렇기는 하지.”

       

       

       이 기술개발이 결국 세계를 주도하게 되는 밑거름이 될 테니까.

       

       그러니 이건 필요에 따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이 아나스타샤의 인생에서 21세기의 과학 문명을 보게 되는 일은 없을 테니, 개인적인 욕심은 아니다.

       

       결국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이러는 거지.

       

       적어도 21세기에는 원래 세계보다 더 발전한 세상이 나오길 바래야지.

       

       

       “폐하. 그리고 모스크바 방송국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만.”

       “응?”

       

       

       모스크바 방송국에서는 연락이 왜 왔데.

       

       내가 한 방송이 어지간히도 마음에 안 든 건가.

       

       피해망상은 아니고, 내가 가끔 귀로 듣는 것이 있다.

       

       이게 기존 로마노프 황족들이 받는 대우가 좋지 못한 것을 보면, 아무래 아나스타샤 개인의 권위가 있다고 해도 라디오 방송으로 클레임 받을 일이 있지 않을까 싶은 거지.

       

       “아예, 크렘린궁에 폐하의 개인 방송국을 열어두는 것이 어떤가 하고 한 번 여쭤보라 하셨습니다.”

       

       

       나보고 라디오 개인 방송국을 열어보라.

       

       아, 그거지. 방송국에서 차르 수발만 들을 수 없으니, 우리가 지원은 해줄 테니까 궁에서 방송놀이나 하라고.

       

       

       “흠. 그건 좀 고민 해볼 문제인데. 그러니까. 그쪽 입장에서는 내가 방해되니까. 장비 마련해줄 테니 집무실에서 방송이나 해라 그것인가?”

       

       

       그건 좀 많이 꼬운데.

       

       아무리 착한 차리나인 나라도 화가 날 때도 있다.

       

       

       “아,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효과가 좋아서 폐하께서 자주 라디오에서 무엇이라도 해주셨으면 한다고. 그래서 직접 오시기보다는 궁에 차리는 게 어떠냐고 했습니다.”

       “그럼, 반응이 좋아서라고?”

       “예. 애초에 반응이 좋은데, 방송국 입장에서도 좋으면 좋았지. 싫지는 않을 겁니다. 전쟁영웅의 이야기를 싫어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 그렇게 말하고 보니 그렇기는 하네.

       

       라디오 방송국 입장에서도 차리나가 계속 라디오 방송국에 출퇴근 찍는 것도 좀 그럴 테니까.

       

       나도 여기서 뭐 계속 라디오 방송국에서 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따지면, 여기서 라디오 방송하는 건 내 편의를 봐주는 거겠지.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크렘린궁에서 볼셰비키 흔적 지우면서 비워진 곳이 좀 있다.

       

       라디오 방송실로 쓰면 될 것 같은데.

       

       따로 크렘린궁에서 선전하기 위해 마리아를 써먹는 것도 좋고.

       

       나쁘지 않겠군.

       

       

       “그럼 내 편의를 봐주는 거다. 이 말이지?”

       “네. 그래서 말인데. 그쪽에서 직접 라디오를 설치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그쪽에서는 앞으로도 차르께서 방송해주시면 더없는 영광이라 하셨습니다.”

       

       

       그럼 역시 차르의 명성 덕에 라디오 방송국이 더 번영하게 되는 건가.

       

       반응이 좋다면 한 두번으로 끝낼 건 아니다.

       

       그 라디오 방송국의 말대로 자주 할 것이면 방송국에 가는 것보다는 크렘린궁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고.

       

       아예 크렘린궁이라면 내가 씻고 와서 라디오 앞에 앉아도 되는 거 아닌가.

       

       

       “나쁘지 않지.”

       

       

       라디오라는 것을 이용하면, 내가 직접 연설하는 것도 다 러시아 전역에 말할 수도 있는 거잖아.

       

       물론 무선혁명이 되고 나서 봐야 하지만.

       

       가만있어봐라. 유수포프 라디오 사업이 이렇게 되면 잘 나간다는 거 아닌가?

       

       

       “라디오 보급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곧, 라디오 구매력이 올라갔다는 뜻이겠지. 안 그런가?”

       “네.”

       “라디오 사업이 더 발전한다는 뜻이로군.”

       

       

       결국 좀 크게 보자면 내가 반공선전하는 김에 퍼트린 홍보효과로 라디오 보급률이 올라가는 것이고.

       

       차라리 그럼 텔레비전도 유수포프 사업 쪽에서 투자하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유수포프 공작말로는 그거 내거라며, 그럼, 바로 텔레비전도 넣어버리는 것도 좋지.

       

       이미 나는 텔레비전의 중요성을 수 차례 언급했다.

       

       텔레비전이 인류에게 있어서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아닌가.

       

       여기에 라디오로 한 이야기를 텔레비전으로 하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역시 그러면 텔레비전이 빨리 나와야 한다.

       

       이참에 테슬라도 좀 더 쥐어짜 내봐야 하는데. 그쪽 성과물을 봐야 하나.

       

       

       “어, 폐하. 저 그런데.”

       “왜?”

       “곧 국가 두마 시간입니다. 오늘은 폐하께서 참석하시기로 되어있어요.”

       

       

       그러고 보니 곧 수업시간(국가 두마 회의)구나.

       

       때마침 잘 되었다.

       

       한번 회의가 나올 때,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도 좋겠지.

       

       

       * * *

       

       

       

       

       이번 두마에서 나온 의제는 군대였다.

       

       

       방공협정 이후, 산업화와 더불어 군대 관련 건은 두마에서도 예민한 문제였다.

       

       

       

       “이번에 상륙 훈련은 좋지만, 상륙은 곧 제해권을 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자면 강력한 함대가 필요할 것인데. 지중해의 이탈리아 함대는 그리 무시할 만한 규모가 아닙니다. 발트 함대, 극동 소함대까지 죄다 긁어모아서 일전을 벌여도 힘들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이탈리아 함대랑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지. 붉은 무솔리니가 함대에만 집중하겠다고 하면 어쩌지.

       

       

       “러일전쟁 때 깨지지만 않았어도. 하.”

       “그래도 영국과 프랑스가 동맹국입니다. 영국 지중해 함대가 우리 흑해 함대와 함께 이탈리아 함대를 격멸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영국 함대와 함께 이탈리아 함대를 쳐 부순다.

       

       솔직히 말이 좀 되는 거 같은데.

       

       일본 놈들이 지금 일단 표면상으로 보면 우리과 독일과 싸우게 되면 이놈들은 방공협정 회원이니, 중국을 노릴 것이다.

       

       일단 같은 세력이기 때문에 적어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건들거나 남방작전은 없지 않을까.

       

       적어도 영국 동양함대가 일본에 갈릴 일도 없을 테고. 즉, 공산 추축국이랑 싸우면 함대전에서 질 일도 없을 거라는 뜻이다.

       

       아, 그 대신 식민지에서 난리가 터지겠네.

       

       

       “중요한 건, 해군에도 예산을 투자해야겠지요.”

       

       

       사실상 해군부를 총괄하는 콜차크가 말문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상륙훈련도 맡게 된다면 콜차크도 좀 활약을 해줘야 할 텐데.

       

       이 사람 전적을 보면, 흑해 함대 사령관으로 1차 대전 때는 좀 싸워봤을 거 같은데.

       

       

       “그, 저. 해군부에서 뭔가 착각하고 게시는 게 있는데,”

       

       

       그래. 총리도 할 말은 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무슨 착각이요?” 

       “지금 이미 독일 기술을 이전 받아 표도로프급 전함을 건조 중입니다. 동프로이센의 카이저가 감당 안 된다고 우리에게도 배를 팔았습니다. 영국급은 아니더라도 어디에 내놔도 질만한 체급은 아닙니다.”

       

       

       그렇구나. 해군 그럼 충분히 강화되었다는 뜻 아닌가.

       

       앞으로도 계속 군사력은 강화해야 하지만. 러시아의 주전장은 바다는 아니니, 급할 필요까지 있나.

       

       

       “크흠. 차리나께서도 계시는데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제 말은 영국이나 일본처럼 항공모함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항공모함이라 흠. 그게 과연 그렇게까지 쓸모가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아, 맞다. 항공모함도 필요할 거 같긴 해.

       

       그래야 상륙할 때 폭격하고 지원할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항모는 로망이라는 게 있지 않냐?

       

       심지어 2차 대전기의 항공모함이다.

       

       그것도 다른 열강도 아닌, 러시아의 항공 모함. 소련이 아닌 백계 러시아의 2차대전 항공 모함.

       

       이거 좀 멋지지 않나?

       

       

       “항공모함이 그래도 좀 있으면 좋을 거 같기는 한데.”

       

       

       아, 나도 모르게 툭 뱉어버렸다.

       

       사실 뭐 항모는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

       

       내 욕심으로 항모가 필요하다. 이 정도였으면 싶은 거지. 항모 만들었다가 혹시라도 러시아 제정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좀.

       

       

       “폐하께서는 항공모함이 쓸모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미 던진 것을 뭐 이제와 취소할 수는 없고.

       

       이왕 내 입에서 꺼냈으면 항모 소유 쪽으로 가닥을 잡아봐야지.

       

       

       “항공모함이 상륙지원하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상륙함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상륙지원을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어쨌든 나름 영국놈들과 그레이트 게임을 했던 국가가 러시아다.

       

       나름 거기에 맞춰 다시 함대를 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항모 쪽으로도 예산을 빼야 하는데.”

       “테슬라 박사가 만든 테슬라 레이더를 이용하면 충분히 함대전에서도 써먹기 좋을 거 같습니다만.”

       

       

       아, 그렇군 콜차크가 레이더까지 있으니 함대 좀 제대로 키워보고 싶었던 거겠지.

       

       테슬라 박사가 만든 야기 레이더가 여기서는 테슬라 레이더가 되어버린 건가.

       

       

       “흠. 폐하의 말씀대로라면 항공모함에 넣을 항공기도 만들어야 합니다. 공군부에서도 더 비행기를 개발해야 하는데.”

       “비행기는 이미 이고르 시코르스키 공군 장관이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곳에 오지 못했지만, 세르게이 일류신이란 자가 비행기 디자인을 설계한다더군요. 그쪽에서도 워낙 비행기 개발에 필사적이라. 당장에 항공모함이나 상륙함은 좀.”

       

       

       세르게이 일류신?

       

       아, 많이 들어봤는데. 그 소련의 항공기 개발하던 인간 아닌가?

       

       그럼 공군에서 예산 뺄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일류신은 원래 소련의 항공기 설계자입니다.
    1차 대전 때는 파일럿으로 종군하였으며 1926년 공군 아카데미에 공학 학위를 수료한 후에는 항공기 디자인을 시작하였습니다.
    Il 시리즈 항공기 공격기,폭격기, 수송기 등을 만들었으며, 방위산업체인 일류신 설계국을 창립하였습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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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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