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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7

       이예나의 팀장 인터뷰가 끝난 후부터 1경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방송에 송출되지 않았던 ‘아따먹따먹과 5인의 도적들’ 디스코스 채팅방에는 쉴 새 없이 채팅이 올라오고 있었다.

        

       [레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크: 그……레반님, 너무 웃지 마시고요…….]

        

       [별포크: 쌤 멋졌어요! 제가 다 죽이고 올게요!]

        

       [궁탁: 우리 팀장님 덕분에 긴장 다 풀렸으요~ 다 죽여버립시다!]

        

       [별포크: 마자여! 다 죽여버려요!]

        

       [고라박스: 운영위원분이 5분 이따가 커스텀 방 초대 줄거라고 하시네요. 팀장님이 대답을 안 하셔서 따로 메시지 주셨다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레반님]

        

       [레반: 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팀장은 인터뷰도 시키는 거 알았어요?]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별포크: 아셨을 거예요! 공지사항에 있었어여!]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 그렇구나.]

        

       [레반: 괜찮아요. 포부 멋졌고.]

       [레반: 사람들 엄청 좋아하던데요]

       [레반: 걸크러시 그 자체라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님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레반님]

        

       [아크: 자, 우리 슬슬 준비할까요?]

        

       [레반: 네]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우리 내기나 하나 할까요]

        

       [궁탁: 오, 내기요? 무슨 내기하시게요?]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MVP 누가 먹는지. 4강 1점, 결승 1점, 그리고 무승부시 제자가 멘티 MVP 된 사람이 이기는 걸로.]

        

       [아크: 선의의 경쟁이죠?]

       [아크: 선의의 경쟁하시겠다는 거죠?]

        

       [레반: 벌칙은 뭘로 할까요]

        

       [아크: 레반님?]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승자가 정하는 걸로 하죠]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자유롭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뭐든지.]

        

       [레반: ㄱㄱ]

        

       [고라박스: 우리 이제 들어가야 돼요]

        

       * * * *

        

       나름 아슬아슬할 뻔했던 1세트가 이예나의 잔인한 캐리로 마무리되는 순간, 현장에 있던 모두는 두 팀간 승패의 향방 – 그리고 경기의 MVP – 가 이미 결정되어 버렸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모두의 예상대로 2세트는 일방적이고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플레이메이킹을 해줘야 할 챌린저의 마음이 반쯤 꺾이고, 준비한 전략을 꺼내 볼 방법조차 없는 상황에서는 저항조차 쉽지 않았던 탓이었다.

        

       초조해진 레반이 미친듯이 날뛰며 나름 슈퍼플레이를 선보였으나- 깊은 인상을 남기기는 힘들었다.

       

       멋진 장면은 상대도 멋지게 응수해야 나오는 법이니.

        

       그렇게 사실상 광전사 데스무비와도 같았던 경기 하이라이트를 배경으로, 1경기의 MVP가 인터뷰로 초청받았다.

        

       《그러면 첫 경기의 MVP,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따먹 선수를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일부러 끼부리는 거?』

       『목소리 미쳤네 진짜』

       『여자 챌 = 대리 외웁시다~  여자 챌 = 대리 외웁시다~ 여자 챌 = 대리 외웁시다~ 여자 챌 = 대리 외웁시다~ 여자 챌 = 대리 외웁시다~ 여자 챌 = 대리 외웁시다~』

       ㄴ 임시차단되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잘 하는 여자 게이머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대리』

       ㄴ 임시차단되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꼬우면 dam12/dam12 가봐라~ 억까들 대가리 휘릭휘릭 날아감』

       『소싯적에 피시방 라면으로 80키로 찍으면서 여왕벌 좀 하신 목소리시네~』

       『ㅈ돼지여서 VR못하고 키마로 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네! 사실입니다! ㅈ돼지여서 VR못하고 키마로 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네! 사실입니다!』

       ㄴ 임시차단되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킹따먹! 갓따먹! 황따먹!』

       『실력으로 증명한 ‘진짜 챌린저’』

       『MVP도 여성할당제^^ MVP도 여성할당제^^ MVP도 여성할당제^^ MVP도 여성할당제^^』

       『누가봐도 아따먹이 존나 잘했는데 왜 지랄들이지 진짜』

       ㄴ 임시차단되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분탕 밴 빨리빨리 안 함? 공식방송 관리 수준』

       『일단 다 캡쳐함 고소 달게 받아라~ 일단 다 캡쳐함 고소 달게 받아라~ 일단 다 캡쳐함 고소 달게 받아라~ 일단 다 캡쳐함 고소 달게 받아라~』

        

       10명의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채팅관리를 하고 있었음에도, 무려 9만여명이 집결한 공식방송의 채팅창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미쳐 날뛰는 중이었다.

        

       개인 방송을 켠 선수들도 대회 규칙에 따라 모두 채팅 금지를 해두었고, 기껏 대회에 참여하며 개인 방송을 켜지 않은 선수조차 한 명 있는 상황.

        

       채팅을 치고 싶은 시청자들의 욕구는 모조리 공식방송의 채팅창에 쏟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물은 프로 캐스터조차 어지럽게 느낄 채팅창이었다. 채팅창의 반응을 살피며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인터뷰에 반영한다는 계획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대본에 충실하기로 결심할 정도로. 

        

       《아따먹 선수, MVP 정말 축하드려요. 승리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음……기쁘고……다행이네요.》

       

       조금의 기쁜 기색도 찾기 힘든 나른한 목소리였으나- 이예나의 방송을 꾸준히 시청하던 이들이라면, 정말로 그녀가 나름 신난 상태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톤이었다. 

       

       채팅창에서 ‘놀랍게도 진짜 기뻐하는 중이다’나, ‘우리 방장이 목소리가 원래 저런데 지금 신난 겁니다’ 등의 채팅이 눈에 띌 정도로 도배되고 있는 이유였다. 혹여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에게 태도 논란 따위가 생길까 걱정하는 그녀의 팬이, 어느샌가 상당한 숫자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네, 이번 대회의 첫 승리이자, 첫 MVP를 달성한 순간! 정말 기쁜 순간일 것 같습니다. 그러면, 첫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도적은 함정카드다, 라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였는데 멋지게 뒤집었어요. 처음부터 준비했던 전략인가요?》

        

       《아.》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아니요.》

        

       어딘가 떨떠름한 목소리의 답변이 짧게 들려왔다.

        

       공식방송만 시청하는 이들은 알 수 없었지만, ‘아따먹따먹과 5인의 도적들’ 디스코스 음성채팅방에서 소리를 질러가며 ‘참아요! 참아! 제발! 방송사고 안 돼!’ 라고 외친 아크 덕분이었다.

        

       『ㅋㅋㅋㅋㅋㅋ공식 방송 공인 함정카드』

       『7천만 도적 유저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응~ 꼬우면 접어~ 도적은 쓰레기가 맞아~』

       『킹따먹! 갓따먹! 황따먹!』

       『이야 우리 아따먹이 참는 법도 배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삐진 목소리 개커엽닼ㅋㅋㅋㅋㅋㅋㅋㅋ』

       『도적홍보대사 1삐짐 적립』

       『도적이 함정? 캐스터 주캐 뭐야?』 

        

       그렇게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채팅창에는 이예나가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할 때마다 순간적으로 렉이 걸릴 정도의 채팅이 쏟아지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안 그래도 나오나 인방 커뮤니티에서 심심하면 화제글에 올라가는 인지도를 가지기 시작한 그녀가, 최초의 공식 대회에서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로 팀을 캐리하며 MVP에 선정되기까지 했으니.

        

       최초 여자 챌린저라더니 잘하긴 잘 한다며 모른 척 추켜 세우는 팬들부터, 그래봐야 브론즈들이 똥 뿌려서 제대로 된 게임 아니었다고 내려치는 자들까지. 반응은 다양했으나, 10만명에 육박하는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예나에게 압도적으로 쏠려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자, 그러면 이건 안 여쭤볼 수가 없는데요. 1세트 내내 정말 집요할 정도로 에스마키 선수의 광전사를 향해 달려들었어요. 채팅창에서 PTSD 생길 것 같다는 광전사 유저분들도 계실 정도였습니다. 역시, 상대의 사령탑을 노리자는 팀 적인 콜이 있었던 건가요?》

        

       《음……그냥 나- 름, 네. 나름, 그렇게 볼 수 있겠네요.》

        

       무대 뒤편, 숨겨진 영웅의 비명소리가 또 한 번의 방송사고를 막아내는 순간이었다.

       

       이예나의 팬들이 나중에 찾아가서 ‘우리 애 챙겨줘서 고맙습니다’ 따위의 멘트와 함께 도네이션을 보내고 싶어질 아크의 활약이 조용히 묻히는 사이, 아무것도 모르는 캐스터가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뭔가 다른 이유도 있었다는 느낌이지만, 혹시 결승전 전략과 관련있을 수 있으니 여쭤보지는 않겠습니다. 자, 그러면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정말 멋진 플레이 보여주셨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숫한 선방을 해낸 아크도 방심하고 긴장을 풀 정도로 가벼운 질문이었다.

       

       팬들의 응원, 팀원들에 대한 사랑, 시청자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따위의, 무난한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이예나 역시, 조금씩 뜸을 들이던 여태까지의 답변과는 달리 즉답했다.

        

       《원동력은, 레반님이네요.》

        

       뿌듯하다는 듯이 살며시 웃는 소리와 함께.

        

       * * * *

        

       《야 이-》

        

       《스톱! 스톱! 방송 중!》

        

       《뭐야뭐야? 나 이런 거 촉 진짜 좋아. 우리 팀장님이랑 레쌤 뭐예요?》

        

       《뭐긴 뭐예요, 아까 경기 시작하기 전에 두 분 MVP 두고 내기하자고 했잖아요. 그거 이기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었다고-》

        

       《아! 맞네. 경기에 너무 몰입해서 까먹었다. 나이 먹으면 이렇습니다, 여러분.》

        

       《……경기 봐요, 우리. 결승전 상대 분석해야죠. 네?》

        

       《오, 이제 채팅 풀어도 된다는데요? 다들 푸셨나요?》

        

       《전 아따먹님 방송 켤 때까지 문 안 엽니다.》

        

       《엥? 왜요? 아니, 그러고보니 우리 MVP 아따먹 선생님은 방송 안 키셨어요?》

        

       《네. 공식 방송이 더 풍성할 것 같아서……그 쪽으로 보시라고 공지도 올렸고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익명의 독자님,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지난 화에서 감사 인사를 못 드렸네요.

    연재시간을 늦추었음에도 몇 번씩이나 10~20분씩 지각을 하여…매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앞으로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업로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혹시라도 지각이 반복되면 연재시간을 아침으로 옮길 생각입니다.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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