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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7

       올리비아가 자리를 비운 3주 동안, 제자들에겐 많은 변화가 있었다.

         

       – 너희들은 올리비아가 돌아올 때까지, 내게 배울 것이다.

         

       멜리나의 가르침은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멜리나나 올리비아나, 극한의 효율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멜리나가 소문처럼 사납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엄한 스승이었지만, 동시에 다정했다.

         

       물론 멜리나가 다정했던 것은 그들이 올리비아의 제자였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네 제자들은 이제 제 주제를 안단다.”

       

       멜리나는 제자들의 마법을 쉴드도 없이 맨몸으로 맞아주는 것으로 단번에 주제를 파악시켰다.

       상처 하나 없는 모습에, 제자들은 절망하기보다 더욱 정진했다.

       자신들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마법사란 본래 그런 족속이다.

       더 높은 경지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되면, 올라가지 않고서는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저도 맨 몸으로 맞으라고요?”

         

       올리비아의 눈동자가 미약하게 떨렸다.

         

       설마, 하고 쳐다보고 있으니, 제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주문을 외웠다.

         

       [‘상급 마법사, 아라미스’가 ‘아이스 레인’을 사용합니다.]

       [‘준상급 마법사, 제이나 이큘레인’이 ‘썬더 콜링’을 사용합니다.]

       [‘준상급 마법사, 로 페르난디’가 ‘라이트 세이비어’를 사용합니다.]

         

       저 놈들, 진심이다.

         

       ‘……레벨은 뭐 저리 많이 올랐어?’

         

       상급이 하나에, 준상급이 둘.

       저 정도면 당장 어느 마탑을 가더라도 장로 자리 정도는 손쉽게 꿰찰 수 있을 실력이다.

         

       ‘설마 시간 마법까지 쓴거야?’

         

       사고를 도대체 몇 배를 가속시켰길래 3주만에 사람이 저렇게 바뀐단 말인가?

         

       “아니, 얘들아. 일단 진정하고…….”

         

       “생각보다 안 아픕니다. 스승님.”

       “맞을……아니. 생각보다 버틸만 해요.”

       “흐히, 흐히히…….”

         

        생기를 잃은 죽은 눈들. 그 모습에, 올리비아는 말을 잃었다.

         

       “……멜리나?”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멜리나가 한참 올리비아를 바라보다가 헛기침을 했다.

         

       “아직 시간 배율에 적응하지 못해서 저런단다.”

       “……도대체 몇 배로 했길래 사람이 저렇게 돼요?”

       “열 배?”

         

       그 말에 올리비아는 제자들의 말도 안되는 성장속도를 곧바로 납득했다.

       사실 상 30주 동안 그 짓거리를 한건데, 성장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

         

       다행히 글레이시아는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긴, 아무리 올리비아라고 해도 드래곤의 브레스를 맨몸으로 버티는 건 무리였으니까.

         

       츠츠츠츠츳!

         

       살벌한 마력이 제자들에게 깃들었다.

         

       잔뜩 상기된 얼굴들. 당장이라도 마법을 쏘고 싶어 근질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저걸 맞으라고요?”

         

       올리비아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녀의 시선이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사슬로 향했다.

       이깟 사슬 쯤이야, 마나를 해방하면 얼마든지 풀 수 있었지만.

         

       “풀면 알아서 하렴.”

       “…….”

         

       멜리나의 뒤끝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물론 그녀가 왜 이러는지는 안다.

         

       분명, 멜리나도 그동안 사고 가속을 사용했을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올리비아를 지켜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그녀가, 남들과 똑같은 시간대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 만족할 리 없으니까.

         

       올리비아는 하루를 늦었을 뿐이지만, 멜리나에게는 한 달이 훌쩍 넘는 시간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

         

       올리비아가 순순히 묶여 있는 것도, 멜리나의 섭섭함을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애당초, 멜리나가 단순 화풀이 때문에 이럴 사람도 아니고 말이다.

         

       분명 이러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쉴드만 안 쓰면 되는거죠?”

         

       마법을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디스펠이라던지, 마력 간섭으로 주도권을 빼앗는다던지…….

         

       “쓰려무나.”

        “……정말로요?”

        “그리고 뒷감당은 너 알아서 하렴.”

       “…….”

         

       멜리나는 그렇게 말하며 올리비아의 뒤로 이동했다. 그녀가 귓가에 속삭였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는 마려무나. 주제 파악이 필요한건, 네 제자들뿐이 아니니까.”

         

       멜리나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내가 신호를 주면 그 때 쏘아보내렴.”

         

       다시 올리비아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한다.

         

       “너는 항상 모든 마법을 피하려 들더구나. 정말 불가피할 때는 막으려 들고. 고위 마법이라면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만, 저위계 마법들까지 그렇게 막고 피할 필요가 있느냐?”

         

       멜리나는 보라는 듯 손 끝에 화염구를 만들어 머리 위로 던졌다. 화염구는 멜리나의 금발에 닿기 무섭게, 눈송이처럼 흩어졌다.

       일시적으로나마 진리에 닿았던 최고위 마법사의 마법 저항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였다.

         

       “……그게.”

       

       개미 코털만큼의 체력을 온존하기 위해, 그 수십 배에 달하는 마나와 심력을 소모하는 것.

       멜리나는 그걸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저도 알기야 아는데…….”

       

       공격은 피한다. 못 피하면 그 때 막는다.

       락테아를 수천 판 넘게 플레이하며 자연스레 생긴 습관이었다.

         

       “알기야 알겠지.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견뎌낼 수 있는지는 모르지 않느냐.”

       “……그걸 실험해보자고요?”

       “어허, 실험이라니.”

         

       멜리나가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올리비아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다 네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란다. 그리고, 네 제자들도 이번 기회에 고위 마법사를 상대할 땐 마력을 얼마나 불어넣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지 않겠느냐?”

         

       ……아무튼 일석이조라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제자들의 성취를 파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는 했다.

         

       ‘어차피 대(對) 드래곤 용으로 쓸 생각이기도 했으니까.’

         

       냉기 마법의 정점인 올리비아와의 전투 경험은, 화이트 로드 카르시안과의 싸움에서도 큰 도움이 될테고 말이다.

         

       겸사겸사 멜리나의 기분도 풀어주고 말이다.

         

       “……이번만이에요.”

       “오냐.”

         

       멜리나가 제자들에게 신호를 보내자, 기다렸다는 듯 마법이 쏘아졌다.

         

       쾅, 콰앙, 콰과광!

       

       폭음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번개가, 얼음이, 그리고 빛이 사방으로 튀었다.

         

       눈을 질끈 감고 있던 올리비아가 슬쩍 눈을 떴다. 주변이 폐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올리비아는 멀쩡했다.

         

       ‘……쏜 거 맞아?’

         

       무언가 닿는 듯한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아니, 이게 진짜 된다고?

       그래도 [썬더 콜링] 정도면 나름 수위권 마법인데, 약간 따끔하고 그만일 줄은 몰랐다.

         

       물론 속성이 같은 탓도 있겠지만……그렇다고 번개를 맞은 감상이 ‘따끔’일 수가 있나?

         

       자욱한 먼지가 걷히기 무섭게, 멜리나가 웃으며 다가왔다. 마치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얼굴이었다.

         

       올리비아를 속박하고 있던 사슬은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어떻느냐?”

         

       멜리나의 말이 맞았다.

         

       올리비아는, 지금까지 제 주제를 명확히 알지 못했다.

       정확히는, 제 강함을.

         

       “강도를 높여도 될 것 같으냐?”

       “……네.”

         

       다음 순간, 까마득한 마법의 비가 올리비아를 덮쳤다.

         

         

       *****

         

         

       “……어쩌다 그렇게 된거요?”

         

       밤까마귀 간부로 승격한 세트가 올리비아를 위 아래로 흝었다. 볼에는 베인 듯한 상처가 있었다. 머리카락도 정리하기는 했지만, 곳곳이 아무렇게나 잘려 있었다.

         

       “다쳤어.”

       “한 달간 접선하지 못한 것과 관련있는 것이오?”

       “……대충 비슷해.”

         

       올리비아는 이번 기회로 제 강함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60레벨 이하의 마법은, 올리비아에게 무용(無用)했다.

       물론 마법 한정이었다. 물리 공격이라면 동네 꼬마가 휘두른 단검이라도 통할 것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그 아래 급의 마법은 앞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였으니까.

         

       올리비아는 무의식중에 제 볼을 쓰다듬었다. 종이에 베인 듯한 얕은 상처. 이것도, 제자들이 낸 상처였다.

         

       ‘많이 컸어.’

         

       수학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녀석들이 말이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당연히 성장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그래도 이 추세라면 훗날 비수 역할은 톡톡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됐고, 정보나 줘. 듣자하니 제국에서 꽤나 시끄러운 일이 터졌다던데.”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할 이야기가 있소.”

         

       세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황녀가 레드 드래곤에게 납치당한 건 아시오?”

       “……납치?”

       “그것까지는 몰랐나 보군. 그 일 때문에 황궁 내부에서 난리가 났소.”

         

       흑마법사들은 국외로 추방당했고, 곳곳에서 마녀 사냥이 이어지고 있단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에리야스의 진체는, 평범한 드래곤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었으니까.

       마룡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흉폭하고 사납게 생겼다.

         

       마룡이 나타났으니, 당연히 마(魔)와 관련된 것들을 축출할테고.

         

       ‘그 놈은 악마랑은 조금도 관련 없는데 말이지.’

         

       악마같은 성격이지만, 악마는 아니다.

         

       “날 많이 신뢰하나 보네? 대외비도 막 말해주고.”

       “당신이 이번 일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오. 다행히……아닌 모양이다만.”

       

       안도하는 세트를 보고, 올리비아가 말했다.

         

       “황녀한테 그렇게 신경 쓰는 이유라도 있나? 황녀를 따르는 파벌도 없을텐데.”

       “있소. 크라펜 공작가가 황녀 아래로 들어갔지. 거기에 재무부, 감찰부, 거기에 변경백 셋까지. 확인된 것만 이 정도요.”

       “……역시.”

        “음? 방금 뭐라고 했소?”

       “혼잣말이니까 무시해.”

         

       올리비아는 손을 휘저어 세트의 시선을 분산시키며 생각했다.

         

       ‘……제국이 넘어가는 건 시간문제겠네.’

         

       재무와 감찰, 거기에 군부까지 넘어갔다면 사실상 끝났다고 봐도 좋았다. 민심은 이미 아리아의 편이니까.

         

       ‘여황제 시나리오랑 똑같이 가고 있어.’

         

       수많은 회차 중에서, 아리아를 황제로 추앙했던 적도 있었다.

         

       그 때도, 아리아는 지금처럼 행동했다.

         

       “아리아는 2황자파를 지지하고 있었겠지?”

       “……그렇소.”

         

       2황자 지지를 표방함으로서, 1황자가 황태자로 추대받지 못하도록 균형을 맞춘다.

         

       그 순간, 두 황자에게 아리아는 옥좌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얻어야 하는 최중요인으로 각인된다.

         

       2황자는 아리아의 지지를 잃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고, 1황자는 아리아의 지지를 얻는 순간 황태자로 추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묘한 줄타기.

         

       그 사이에서 최대한 이익을 챙기는 척, 뒤로는 실권을 가진 귀족들을 제 편으로 끌어들인다.

       

       그게 아리아의 방식이다.

         

       ‘에리야스가 무작정 아리아를 납치하려 들지는 않았을테니……암주도 엮여 있을테고…….’

         

       올리비아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면 다음은 카르시안인가.’

         

       마룡에게 납치되었던 황녀가, 마룡의 등에 타서 금의환향한다면?

         

       실질적인 무력까지 얻은 셈이니, 그 순간 황자들은 끝장날 것이다.

         

       제국이 벌써부터 아리아 손에 떨어져서는 안된다.

         

       “곧 로트실드 공작가가, 적탑주를 공격할거야.”

       “……그게 무슨 말이오?”

         

       올리비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 때, 2황자의 최대 기반 중 하나인 마법사 협회를 먹어. 적탑주 대신 사람 하나 추대하는 거 일도 아니잖아?”

         

       이렇게 된 이상, 1황자를 황태자로 만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1황자를 국회, 아니. 황태자로!

    R.I.P 갈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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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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