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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8

       그건 그렇고.

       

       

       “저 헤엄치는 물고기 인간들은 어쩌다 만들어진게냐?”

       

       “아, 저 아이들요? 음….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거든요.”

       

       

       테티스는 작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제 본체가 여기에 가만히 있긴 하지만, 제 손길은 본체와 이어진 모든 바닷속에 다다르고 있거든요.”

       

       “음. 그렇지.”

       

       

       이프리트나 사가르마타처럼 한정적인 본체를 가진 아이들과는 달리, 테티스와 실피드는 자신의 본체와 이어져 있다면 거의 대부분을 다룰 수 있었으니까.

       

       이어져 있기만 한다면 거의 모든 바다가 테티스의 손발과 같이 움직일 수 있으니 말이지.

       

       

       “가끔씩이지만, 바닷속에 빠지는 다른 종족들이 있었거든요. 뭐, 도마뱀 인간들이나 동물 인간들은 알아서 수영 잘해서 빠져나갔지만.”

       

       

       도마뱀 인간과 동물 인간….

       

       

       “리자드맨들과 수인들 말이구나. 그 아이들은 수영 잘 하지.”

       

       

       특히 리자드맨들은 손발을 제대로 쓰지 않고서 꼬리만으로도 헤엄칠 정도의 실력이니까.

       

       게다가 폐활량도 굉장해서 수십분에 한번씩 호흡해도 괜찮을 정도고.

       

       진짜, 온도라는 족쇄가 없었다면 리자드맨들이 세계를 정복했을걸.

       

       

       “리자드맨과 수인이라는 이름이 있었군요. 아무튼, 그냥 인간들 중 수영을 잘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헤엄쳐서 바다를 빠져나갔지만, 가끔씩 바다에 깊게 빠지는 인간들도 나와서요.”

       

       

       음. 바다의 위험성이지. 잘못 빠지면 금방 익사해버리니까.

       

       

       “그래서 제가 가능한 인간들은 구해주고, 체력이 돌아올 때까지 바닷속에서 돌봐준 후 나중에 집으로 돌려보내주곤 했었어요.”

       

       “음. 좋은 일을 했었구나.”

       

       

       

       내 칭찬에 테티스는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튼, 그 인간들을 돌볼때 바닷속에 자리를 마련해서 돌봤었는데, 그때 물고기 중 일부가 인간들을 보면서 호기심을 가지더라구요.”

       

       “음. 그래서?”

       

       “그 뒤로는…. 물고기들이 인간을 닮은 형태로 조금씩 변하는거 있죠?”

       

       

       인간을 닮은 물고기라.

       

       

       “저 물고기 인간들처럼?”

       

       “조금 달라요. 그때는 뭐라고 해야할까…. 그냥 물고기에 손발이 난 형태로 변했었어요.”

       

       

       물고기에 손발….

       

       

       “그건 좀….”

       

       “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거 뭐냐. 공포 만화에서 그런 걸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손발이 난 물고기라니.

       

       끔찍하잖아….

       

       

       “인간들이 그걸 보고 기겁을 하길래 적당히 혼냈었죠. 그 뒤로는 조금 더 모습을 바꾸더라구요.”

       

       “그래서 저렇게 상반신이 인간인 물고기 인간이 되었다는게냐?”

       

       “네.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의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결국에는 저렇게 마무리 되었죠.”

       

       

       여러차례의 시행착오라. 음. 왠지 묻고 싶지는 않구만.

       

       

       “바다에 빠져서 구해진 인간들도 저 모습은 싫어하지 않고, 저 아이들도 자신들의 모습이 마음에 든 모양이고 해서, 저렇게 지내고 있어요. 지능은…. 인간에 비해서 부족한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물고기보다는 똑똑해서 이것저것 시키기에도 좋고요.”

       

       “흐음. 그렇구만.”

       

       

       다행히, 물고기박이 인간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뭐, 덕분에 집에 돌아가지 않고 바닷속에서 지내며 저 아이들과 가족이 되고 싶어하는 인간도 나오곤 했지만, 뭍 위의 생물들이 바닷속에서 오래 지내면 좋지 않으니까요.”

       

       

       음. 물고기박이 인간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무튼, 그런 느낌으로 저 아이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에요. 생각하신 것보다는 별 것 없었죠?”

       

       “별 것 없었다고 하기에는…. 인간의 가능성의 무궁무진함을 엿볼 수 있었구나.”

       

       

       설마 물고기도 가능할줄이야. 인간…. 너무나도 두렵구나….

       

       이러다 도마뱀…. 리자드맨도 가능하다는 인간이 나오진 않을런지. 인간의 가능성이란….

       

       

       “끄응….”

       

       

       음? 선실 쪽에서 용사의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깊게 잠들어 있던 용사가 깨어난 것일까?

       

       아, 테티스가 바다의 파도를 고요하게 만들고 있었던 덕분에 멀미가 조금 나아진 덕분일지도 모르겠네.

       

       

       “후우. 이제야 좀 살겠…. 음? 누구시죠?”

       

       “아, 일어났느냐? 이쪽은…. 음. 바다의 신이란다.”

       

       “바다의 신이라니. 그런 딱딱한 호칭 말고 테티스라고 불러주시죠.”

       

       

       테티스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음. 푹신해. 내게는 존재하지 않는 푹신하고 말랑한 감촉이 등 뒤에서 한껏 느껴진다.

       

       따, 딱히 부럽지는 않으니까!

       

       

       “만나서 반가워요. 생명의 여신님의 총애를 받는 용사님. 모든 바다를 다스리는 테티스라고 합니다.”

       

       “아, 바, 반갑습니다. 용사입니다.”

       

       

       아름다운 테티스의 외모에 용사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뭐, 미인이긴 하지! 가장 상냥한 아이이기도 하고!

       

       

       “그러면…. 일단 여기까지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했으니,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도록 할까.”

       

       “어머, 벌써요? 좀 더 있다가 가시지 않고.”

       

       “워낙에 바쁜 몸이라서 말이다.”

       

       

       나 말고 용사가 말이지. 나는 뭐, 원한다면 세계의 반대편까지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는걸.

       

       

       “그러면 하룻밤만 더 있다가 가세요. 신선한 해물들을 잔뜩 건져드릴게요!”

       

       

       음. 신선한 해물이라. 여기까지 오면서 낚아올려 먹은 물고기들도 꽤 맛있었는데 말이지.

       

       비늘을 잘 벗겨내고 회를 떠서 초고추장을 듬뿍 묻혀서…. 음. 음음.

       

       

       “그러면…. 하룻밤만 머물고 가도록 할까. 용사의 몸상태도 좀 더 봐야 할 것 같고.”

       

       “나는 그냥 빨리 갔으면 좋을읍읍!”

       

       “용사도 그게 좋을 것 같다고 하는 듯 하니 말이지.”

       

       

       유감스럽게도, 용사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 – – – – – – – – – – – – – – – – – – –

       

       

       테티스가 구해준 싱싱한 생선회들은 굉장히 맛있었다.

       

       테티스가 손짓을 하자 저절로 배 위로 뛰어올라 자신들을 먹어달라는듯이 펄떡이는 물고기들.

       

       이 배가 어선이었다면 금방 만선이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와 용사, 그리고 짐승의 신 말고는 승객이 없었으니까. 대부분의 물고기는 다시 바닷속으로 보내주었다.

       

       몇몇 물고기는 회를 뜨거나 구워서 먹었지만 말이지!

       

       바닷물에서 깨끗한 소금을 정제하여 마력으로 피운 불꽃으로 구워낸 생선구이는 맛이 굉장했지. 산지 직송 생선구이. 이게 맛이 없을리가 없지.

       

       거기다 흥이 난 테티스가 바닷속의 조개나 전복 같은 것들도 마구 건져왔고, 덩달아 흥이 난 인어들도 이것저것 캐와서는 우리에게 전해주었고.

       

       덕분에, 많은 해산물들로 잔뜩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음. 조개구이가 굉장히 맛있었지. 불 위에 철망을 깔고 잘 구워낸 조개구이는 테티스도 맛보고는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 말이야.

       

       오죽하면 따로 불을 피우는 마법을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테티스와 불의 상성이 최악이긴 했지만, 마력량으로 밀어붙여 억지로 불을 피우는데 성공했으니까.

       

       그렇게 나와 용사, 그리고 테티스에 덤으로 얻어먹는 짐승의 신까지.

       

       4명의 인간과 신들이 해산물로 잔치를 벌이고 있을 즈음에.

       

       

       “꺄아!”

       

       “도망쳐!”

       

       

       “시 서펀트다! 시 서펀트가 나타났다!”

       

       

       인어들 사이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 서펀트라. 음….

       

       

       

       “용사. 검을 들거라.”

       

       “네?”

       

       “한끼 거하게 얻어먹었으니, 밥값은 해야하지 않겠느냐?”

       

       

       내 말에 용사는 당황하면서도 착실하게 검을 집어들었다.

       

       

       “바다의 신이 여기에 있는데 왜 내가….”

       

       “어허. 때로는 바닷속에서 싸우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게다. 게다가 신이 여기 있다고 해서 일을 떠넘기려 하다니. 내가 너를 그렇게 키웠느냐?”

       

       “아니, 그게 아니고….”

       

       “자아, 두 분. 싸우지 마시고. 제가 물 속에서 호흡이 가능한 마법을 걸어드릴테니까, 한번 싸워보세요. 그리고 이 분이 곁에 있으면 절대로 지지 않을거잖아요?”

       

       

       용사는 작게 한숨을 내쉰 후, 어쩔 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밥 먹다가 싸우러 가는건 또 처음 같은데….”

       

       “음. 밥 먹을때는 강아지 수인도 건드리지 않는 법인데 말이지.”

       

       

       내 말에 용사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쉰 후,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 – – – – – – – – – – – – – – – – – – –

       

       

       인어란 종족은 오랜 세월동안 신비에 쌓여 있는 종족이었다.

       

       상반신은 인간이며 하반신은 물고기인 아인종.

       

       때로는 인간을 돕는 아인종, 때로는 인간을 유혹하여 바다에 빠트리는 몬스터로 분류되기도 한 종족.

       

       그 인어에 대한 전설은 아주 오래전부터 기록되었으나, 최초로 기록된 것은 이름 없는 용사의 모험기에서였다.

       

       

       「머나먼 바다에, 바다의 신이 머무르는 곳에 많은 수의 인어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어린아이같이 순진하였으며, 호기심이 많은 존재였으나 때로는 답답할 정도로 어리석었다.

       

       그런 그들은 바다의 신을 거대한 흐름이라 칭송하였고, 바다의 신은 그런 인어들을 보살피며 바닷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지켜주었다.」

       

       

       이 기록에서 비추어 볼때, 인어는 바다와 물의 신이자 항해자의 수호신인 테티스의 권속이라 볼 수 있으며, 그런 그들을 해치는 것은 바다의 분노를 불러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리석은 인간들은 한가지 미신에 휘둘려 인어들을 사냥하려 하였으니.

       

       ‘인어의 고기를 먹으면 늙지않고 살아갈 수 있다.’라는 미신이 바로 그것이었다.

        – 인어에 대하여.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eMelalo님 3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용사의 미래는… 과연…?

    박진_338님 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

    연말에 귀성 후… 본가… 탈출 실패…

    덕분에 이번주는 본가에 붙들려 있게 생겼네요.

    덕분에 뒤늦게 글을 썼습니다. 뿌애애앵….

    글…은… 어떻게든 쥐어짜내볼게요. 어흒 마이깟. 여기 있는 컴퓨터를 쓰면 어떻게든 되겠지…!

    변방계의 아이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데… 집으로 돌아가야 할 수 있는데… 할 수 없어…! 슬프다….!!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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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늬들이 날 수호룡이라 부르든 말든 난 잘거야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story of a human reincarnated as the Creator God of a new world, and her observation logs of the burgeoning new world and life. — Dragons, which have existed since before the birth of human civilization, became the guardian dragons of the empire. But whether you guys call me that or not, I’m going to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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