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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8

       ‘어, 음, 어…?’

         

       팽진아의 입을 타고 갈 곳 잃은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꿀꺽-!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독 크다고 여긴다.

         

       흐르는 땀방울을 타고 느껴지는 온도가 유독 예민하게 느낀다.

         

       돌처럼 굳어진 팽진아는, 유세하에게서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도 잊은 채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교수님?”

         

       의아해하는 움직임이 느껴진다.

         

       유세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뒤를 돌아본다.

         

       겨우 5cm도 안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정면으로 마주하는 얼굴.

         

       ‘…허억!’

         

       수련으로 달아오른 숨결이 코를 타고 들어온다.

         

       묘하게 달콤한…

         

       그러면서 중독적인 냄새.

         

       여기에 조각 같은 외견까지 더해지니, 팽진아의 마음이 지진 난 것처럼 흔들린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어, 어버, 어버, 크, 크흠. 크흠!”

         

       겨우, 정신을 붙잡고 물러선다.

         

       침착해라. 팽진아.

         

       ‘나는 교수다.’

         

       그를 가르치는 인물이다.

         

       그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허세를 부려서라도 품위(?)를 유지해야 했다.

         

       …그래도 사과는 해야겠지?

         

       “저기, 그…미, 미안하다. 유세하 생도.”

       “…네?”

         

       다, 다행히 자각이 없는 모양이다.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팽진아.

         

       “아, 아니다. 아무것도…크흠! 마저 진행하도록.”

       “아, 네.”

         

       *

         

       붕, 부부붕-!

         

       팽진아는 검을 휘두르며, 구슬땀을 흘리는 유세하를 직시하였다.

         

       ‘냉정해져라, 팽진아.’

         

       생각해 보면 구, 구, 굳이…

       이렇게 유난 떨 필요도 없었다.

         

       자신과 그는 스승, 제자의 관계이다.

         

       이 정도 스킨쉽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법이다.

         

       ‘…그럼, 그럼…당연한 거다. 음, 음.’

         

       애초에 사심을 담은 것도 아니니, 이상해할 필요 없다.

       그저 순수하게 가르치기 위한 것 아닌가.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망상을 부풀릴 필요도 없었다.

         

       ‘…응?’

         

       잠시만…?

         

       스승이랑…제자?

         

       순간, 팽진아는 정말 중요한 걸 망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 <매화검후(梅花劍后)>와 대화하였을 때의 기억.

         

       ―사매, 그거 알아? 제자가 스승님~이라고 불러주면 엄청 행복하다?

       ―그, 니디아인가 하는 아이를 칭하는 겁니까? 분명 【성화(聖化)】라는 별명을 가진…

       ―맞아. 가슴 속이 따듯해지는 그런 느낌이야.

         

       언젠가 사매도 그런 기분을 느끼길 바랄게.

         

       ‘…흠.’

         

       팽진아는 일부러 크게 헛기침을 내뱉으며, 유세하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크흠…크흐흠!”

       “…교수…님?”

         

       좋다.

       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팽진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딱히 자신이 원해서 그런 건 아닌 척하며, 말을 이어받았다.

         

       “유세하 생도. <기초 검술> 수업이나, 외적인 걸로 만나는 거면 모르나 지금은 <전속 제자> 수업이다. 즉, 우리들의 관계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듯싶다.”

         

       “…어, 관계…요?”

         

       “아무리 생각해도 서로의 호칭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그대도 그렇지 않나?”

         

       “…네?”

         

       팽진아는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유세하를 향해 입꼬리를 꿈틀거렸다.

         

       입을 오므리며, 기어가듯 내뱉는다.

         

       “스승…”

         

       “아!”

         

       “그대가 원한다면 스, 스승님이라고 부, 불러도 좋다…”

         

       팔짱을 낀 채 애꿎은 외벽만 바라보는 팽진아.

         

       유세하는 잠시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분석해 보았다.

         

       ‘……좋다?’

         

       좋다는 말은 확실하게는 아니라는 거지?

         

       그럼, 뭐 굳이 헷갈리게 교수님에서 스승이라고 부를 필요는…

         

       ‘아, 잠시만?’

         

       저 무표정에 감도는 미묘한 입꼬리.

       설마 기대하는 표정인가?

       그 <패천검>이라고 불리는 팽진아 교수가?

         

       ‘…어, 음.’

         

       나는 뭔가 의아한 기분이지만,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말해보았다.

         

       “네, 스승님. 잘 부탁드립니다.”

       “…크흠! 한 번만 더 해보거라.”

       “…어, 스승님?”

       “음, 음…”

         

       그러자 만족스럽게 미소 지은 팽진아가 말을 이어받는다.

         

       “나야말로 잘 부탁한다.”

         

       제자여.

         

         

       * * *

         

         

       《고니스 헌터 아카데미》에서 처음으로 듣는 1학기 수업.

         

       내 예상 이상으로 괜찮았던 수업은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가듯 진행되었다.

         

       ―그럴 때는 도축 칼보다는, 집게를 사용하는데 더 좋습니다. 마하나양.

       ―므아아!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교수님.

       ―저야말로, 도움이 되어서 기쁩니다.

         

       최채굴의 <부산물 채취> 수업.

         

       그는 유독 마하나를 포함한 우리 네 사람을 신경 썼다.

         

       듣자 하니, 왜인지는 몰라도, 이사장에게 경고를 한번 먹었다고 하는데, 그는 오히려 홀가분한 얼굴이었다.

         

       ―이럴 때는 후방 딜러로 뒤로 보내야…

       ―다음은 슬라임의 내구 부조에 대해서 파악하겠다.

         

       이 밖에도 여전히 풀타임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깐깐미.

         

       첫 수업만큼 과격하지는 않지만, <소환수>를 만들어 실전에 가까운 체험 실습을 시켜주는 봉미춘 등.

         

       입학한 이후로 정말 쉴 틈 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물론,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건, 팽진아 교수의 <전속 제자> 수업이었다.

         

       “아, 오셨나요. 스승님.”

       “음, 준비는 되었는가. 유세하 생도.”

       “넵.”

         

       오늘 있을 수업을 위해 연무장 세팅을 하는 도중이었다.

         

       어느새 다가온 팽진아가 나의 옆에 섰다.

         

       요새 느낀 것 중 하나가 있었다.

         

       팽진아는 기본적으로 무표정한 얼굴이 베이스이나, 나름의 희노애락이 확실하다는 거다.

         

       ‘오늘은 기분이 좋으신가 보네.’

         

       아주 미세하게 올라간 입꼬리에서 기쁨이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반대로 화나거나, 우울할 경우 조금 내려가 있는 게 특징이었다.

         

       생각하는 사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팽진아는 수업을 알리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곤 마법 가방에서 길쭉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무언가의 정체는…

         

       ‘…곤봉?’

         

       아니다.

         

       다시 보니 날 하나 세우지 않은 투박한 크기의 검은색 대검이었다.

         

       뭐, 물론 이걸 대검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것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

       “…저, 스승님. 이건 도대체…”

       “백문이 불여일견. 한번 집어보도록.”

         

       나는 한 손으로 넘겨주는 쇳덩이를 받아들였다.

         

       가볍게 넘겨주시는 걸 보니, 그리 무겁지는 않나 보구나 하는 생각은, 손에 들리자마자 바로 산산이 깨졌다.

         

       삽시간에 내려가는 양팔.

         

       말도 안 되는 무게에, 쾅 하고 연무장 바닥이 움푹 파인다.

         

       “무, 무슨…?!”

       “중력검이다.”

       “중력…검요?”

         

       팽진아가 설명하길, 무게를 증폭시키는 특수 금속으로 만든 무기라고 한다.

         

       원래대로라면 공업용 도구로 쓰이지만, 억지로 개조한 거라고…

         

       한 손으로 중력검을 가볍게 든 팽진아가 다시 돌려주었다.

         

       “잡거라 유세하 생도. 나의 계산상 그대의 힘이라면 힘들어도 다룰 수 있다.”

       “아, 네!”

         

       좋아.

         

       제대로 하는 거야.

         

       이번에는 의식을, 마력을 집중하여 움켜쥔다.

         

       확실히 팽진아의 말대로 양팔을 강화하자, 덜덜거리지만 나름대로 들고 휘두를 정도는 되었다.

         

       “그럼 지금부터 수업을 시작하겠다.”

         

       우선 정자세로 내려 베기를 반복하도록.

         

       “횟수는 총 1천 번이다.”

       “네!”

         

         

       *

         

         

       ‘……’

         

       팔짱을 낀, 팽진아는 붕붕 소리를 내며 중력검을 휘두르는 유세하를 바라보았다.

         

       “…끄윽!”

         

       그의 이마를 타고 구슬진 땀방울이 비 오듯 흐르고 있었다.

         

       중력검을 잡은 양팔에 불거진 힘줄이 돋아난다.

         

       당장이라도 놓아버리고 싶은 욕구가 강할 텐데…

         

       그는 묵묵히 버티고 버티며, 지시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같은 정신력.

       절로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훌륭하다 유세하 생도. 그대로 어제 알려줬던 초식을 펼쳐보도록. 빠를 필요는 없다. 정확하게 천천히 이어 나가도록.”

         

       “…끄으윽! 넵!”

         

       당연한 이야기지만, 팽진아가 유세하를 괴롭히려고 이런 사악한 장비를 가져온 건 아니다.

         

       실제로 중력검 훈련은, 수년 전 그녀가 사용하였던 방식 중 하나였다.

         

       ‘[패천검법]은 절대적인 위력을, 한방 한방에 담아 휘두르는 절기이자 독전무공.’

         

       사실상 평타 한방이, 필살의 위력에 가까웠다.

         

       스치기만 하여도 분쇄되는 파괴력.

         

       반응조차 못 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담는 흉살검.

         

       여기에 이 모든 것을 지탱해 줄 균형감각과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부드러움의 묘리를 담아 펼치는 무공 스킬.

         

       ‘…원래라면 부드러움에 대한 이해부터 시켜야겠지만…’

         

       이미, 그는 진작에 이것에 대한 이해를 체화한 지 오래였다.

         

       가장 어려운 걸 바로 터득한 이상, 남아있는 건 단순 무식한 방법뿐이다.

         

       즉,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터질듯한 힘을 제어하는 스파르타식 훈련.

         

       이것만큼 그에게 효과적인게 없었다.

         

       또한 다른 노림수도 있었다.

         

       ‘…시간을 좀 벌 수 있겠지.’

         

       ‘중력검 훈련’은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들도 하기 힘든 훈련법이다.

       원래라면 아직 반 학기도, 끝내지 못한 생도에게 가르칠 만한 게 아니었다.

       이건 제아무리 유세하가 천재여도 시간이 좀 걸린다는 소리일 터.

         

       팽진아는 예상하였다.

         

       ‘못해도 반년…’

         

       그래, 그 정도의 시간은 걸릴 거라고.

         

       그동안 그를 면밀히 관찰하고, 살피며.

         

       필요한 교육 방법을 더 찾고 보강할 계획이었다.

         

       그것이 스승으로서의 첫걸음이라 생각했다.

         

       *

         

       하지만, 2시간 뒤.

         

       “……”

         

       팽진아는 돌처럼 굳어진 채, 식은땀을 한줄기 흘렸다.

         

       붕, 부붕, 부부붕!

       붕, 붕, 붕!

         

       어설프다.

         

       아니, 정정한다.

         

       어설펐었다.

         

       분명 처음에는 검의 무게에 후들거리며, 간신히 휘둘렀던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게 뭐란 말인가.

         

       “후욱, 후욱!”

       “……”

         

       숨을 깊게 고른 유세하의 손에서 종횡무진 휘둘러지는 중력검의 궤적.

         

       화려하다거나, 강력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아까랑 비교해서 거의 자유자재로 검을 휘두르는 것과 다른 게 없었다.

         

       ‘…터무니없군.’

         

       중력검은 비정상적인 무게 때문에, 순수하게 근력만으로 휘두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훈련이다.

         

       그렇기에 이 훈련에서 진짜로 배워야 할 것은 힘을 다루는 요령이다.

         

       거대한 힘을 억지로 틀지 않으며, 자신만의 리듬에 넣어 마치 사나운 개를 길들이는 듯한 제어력이 중점이었다.

         

       ‘그리고 그 제어력을 가능하게 해주는 건…’

         

       바로 <호흡>이다.

         

       탱커, 딜러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

         

       호흡을 바로잡는 것으로 근육의 힘을 필요할 때와, 필요하지 않을 때를 조정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 한계 이상의 힘을 내주는데도 호흡은 필수적이다.

         

       당연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깨닫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팽진아는 제아무리 그가 대단해도 못해도 반년은 걸릴 거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너무나도 큰 착각이자, 오산이었다.

         

       그는 고작 2시간 만에, 자신이 생각했던 위치까지 단숨에 올라왔다.

         

       ‘…고작 2시간…’

         

       자신이 저기까지 도달하는 데는…

       미숙했던 걸 참작하여도 3년은 넘게 걸렸다.

         

       이 정도면 사실상……

       진화라고 해도 될 정도의 수준이었다.

         

       팽진아는 대체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 깨달았다.

         

       ‘시간의 밀도가 다르다.’

         

       유세하에게 있어 1분은, 보통 범부들의 100시간과 비슷한 효과가 있을 거다.

         

       그 이상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아무튼…

       크흠…

       이거 정말 곤란하게 되었다.

         

       팔짱을 끼고, 침을 삼키는 팽진아.

         

       근엄한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힘을 쓰지만, 등줄기가 파르르 떨려온다.

         

       ‘…어, 어쩌지?’

         

       이, 이렇게…

       이렇게 빨리 흡수하고 도달해버리면…

         

       대, 대체…

       자신은 뭘 어떻게 준비하라는 건가…

         

       *

         

       한편, 중력검을 휘두르던 유세하는, 이 짧은 시간 동안 나름의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한번 휘두르는 궤적.

         

       놀랍게도 한 번의 휘두름으로 유세하의 머릿속에는 일천 번 휘두르는 효능이 있었다.

         

       어느 순간 유세하는 눈을 감아버렸다.

         

       시야에 보이는 것을 차단하자, 더욱더 선명하게 움직임이 그려진다.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이기에 불빛이 더욱 강한 것처럼.

         

       ‘자유롭다.’

         

       몸에 감도는 모든 구속에서, 풀려나는 기분이었다.

         

       [당신의 검을 타고 흐르는 범주는 이제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드높습니다.]

       [‘검술’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 보상으로 근력이 1 상승합니다.]

         

       [강(强)과 쾌(快)를 머금은 흉살검이 당신의 의지대로 움직입니다. 가로막혀 있던 벽이 허물어지며 그곳에서 검의 폭풍우가 몰아칩니다.]

       [‘패천검법’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에픽(Epic)등급 스킬입니다.]

       [레벨 보상으로 근력 1, 속도 1, 마력 1, 정신 1이 상승합니다.]

         

       [당신의 몸에 새겨진 드높은 별의 운명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무구에 대한 재능과 이해력이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이 능력의 제한 수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

         

       지금 귓가로 들려오는 팽진아의 가르침.

         

       머릿속에 감도는 생각과 이해.

         

       그리고…

         

       ‘손에 감도는 이 감각.’

         

       유세하는 손에 들린 중력검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다는 생각을 들었다.

         

       마치 구름 위를 걸어 다니는 신선이 된 듯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감돈다.

         

       파지직-!

         

       순간, 중력검에서 붉은빛의 스파크가 터져 나온다.

         

       “……?!”

         

       지켜보던 팽진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저 임팩트.

       틀림없었다.

         

       ‘…<제약>이…’

         

       해제되어 간다.

         

       틀림없이 [패천검법]에 관련된 깨달음을 얻고, 걸려 있던 자물쇠를 풀어 해방하는 중이었다.

         

       지금 유세하는 중력검을 들고 자신이 지시하는 동작에 맞추어 휘두르는 것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패천검법]과 유사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저런 현상이 나온다는 건 단 한 가지뿐이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숙련도를 얻고 있다는 건가.’

         

       팽진아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그는 말 그대로, 검을…

         

       아니 굳이 검에 한정된 게 아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예를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해 태어난 인물 같았다.

         

       다만, 그렇기에…

         

       팽진아의 ‘끙끙거림’은 더욱 심해져 갔다.

         

       사실상, 이번 주 내로 ‘중력검’ 훈련을 마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아, 되지 않는데…’

         

       이렇게 일찍 가르치면…

         

       ‘…나중에 가르칠 게 없는데…’

         

       그러나 할 수 없다.

       제자가 이리 말도 안 되는 성장을 보이며, 두 눈으로 증명하는데. 어찌 스승 된 자로서 가르침을 아낄 수 있겠는가.

         

       “유세하 생도. 거기까지.”

       “…아, 네!”

         

       팽진아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허리춤의 검을 풀며 환도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약간 침울한…

       마치 잘 먹고 있던 간식을, 부모님에게 뺏긴 아이처럼 눈을 꾹 감아버린다.

         

       “…다음 주부터는 그대가 사용하는 주력 무기를 가져오도록.”

       “…어, 그 말은…”

       “그래.”

         

       팽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수업부터는…”

         

       [패천검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가르쳐주도록 하마.

         

         

       * * *

         

         

       3주라는 시간이 더 흐른다.

         

       팽진아 교수 전용으로 되어있는 널찍하고 다양한 설비가 되어있는 연무장.

         

       쾅, 카강, 카가각!

         

       팽진아.

         

       그리고 그녀에게 있어 처음이며, 앞으로도 단 하나뿐일 유일한 수제자, 유세하.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무기를 부딪치고 있었다.

         

       이름 모를 환도, 그리고 신성을 머금은 [성자의 검]이 붉은빛의 번개를 내뿜으며 격돌한다.

         

       어느새 둘은 당연하다는 듯 [천검법]으로 대화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유세하 생도. 간다.”

       “네, 스승님!”

         

       말이 끝나는 직후 팽진아의 신형이 번개처럼 사라진다.

         

       찌릿한 감각이 울린다.

       등골을 타고 오르는 위험에, 유세하는 즉시 몸을 돌렸다.

         

       언제든지 공, 방을 나누기 좋은 자세로 취해지는 양손.

         

       상대의 힘을 받아들이고 역으로 되돌려주기 위한 모든 기술이 잘 맞물리는 톱니바퀴처럼 펼쳐진다.

         

       전신을 타고 휘몰아치는 마력은 곧 사나운 백호의 형상을 취하며 퍼져나갔다.

         

       마지막으로 전력을 다해 소리쳤다.

         

       “[팽아랑]!!!”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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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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