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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8

       달그락, 달그락.

         

       노새의 발굽이 땅에 닿을 때마다 나는 소리가 조용한 숲길을 나지막하게 울렸다.

       다만 나지막한 발걸음과 달리 노새가 이끄는 수레는 저항 없이 자갈과 나무뿌리가 가득한 길을 헤쳐 갔다.

       짐을 잔뜩 실은 수레를 이끌고 20km 거리를 쉼 없이 걸었음에도 지치지 않고 걷는 노새를 보고 있자면, 왜 옛 상인들이 노새를 애용했는지 알만한 대목이었다.

         

       그러던 중.

         

       “-정지. 여기서 쉬도록 하겠다!”

         

       “멈춰!”

       “노새에게 물을 먹여라.”

       “병사들은 식사도 빠르게 끝낼 수 있도록.”

         

       행렬을 이끄는 험상궂은 사내들의 외침에 맞춰 노새 또한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일순.

         

       “으으윽, 주, 죽여줘….”

       “무, 물을…! 제, 제발 물을 좀….”

       “끄으윽….”

         

       허나 놀랍게도 적막하기 이를 데 없던 숲길에는 사람들의 비명이 넘쳐흘렀다.

       단지 짐승에게나 착용시킬 입마개를 사람들에게 착용시킨지라 소리가 단절되었을 뿐이었지.

         

       허나 이러한 미세한 중얼거림이 거슬렸을까?

         

       “이놈들이!!”

         

       퍼억, 퍼어억!

         

       험상궂은 사내, 아니 호송병 중 한 사람이 괘씸하다는 표정과 함께 앓는 소리를 낸 이들을 몽둥이로 두들겨 팼다.

       몽둥이가 얼마나 큰지, 잘못 때렸다간 사람이 반신불수가 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을 테지만, 호송병은 그런 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죽어! 죽으라고 이 범죄자 새끼들아!!”

         

       있는 힘껏 놈들을 난타하길 망설이지 않았다.

         

       “끄으으윽!”

       “아악! 사, 살려…!”

         

       지금 두들겨 맞는 이들이 아무런 힘도 없는 불쌍한 이들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고통을 호소하는 젊은 청년이나 가냘픈 노인은 하나같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인 바.

         

       청년의 경우엔 열두 차례가 넘는 사기로 열 가구 이상의 가정을 파탄 낸 자였으며, 노인의 경우엔 강간범이었다.

       그것도 저보다 한참 어린 아이를 건드린….

         

       하여 이들을 불쌍하게 여겨선 안 되었다.

         

       [범죄자에겐 인권이란 게 없으며, 저들이 누군가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면, 그들은 온몸에서 피를 쏟아내게 하라].

         

       팬드래건의 건국왕이신, 위대한 기사왕이 내뱉은 절대적인 규율이 아닐 수 없다.

       범죄자는 나이와 성별, 신분을 가리지 않고 자기가 숨 쉬는 것조차 아까운 범죄자임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었다.

         

       다만….

         

       “야, 신입. 그것들은 죽건 말건 상관없는데, 저쪽은 패지 마라.”

       “어째서입니까? 그래봤자 범죄자에 불과한데.”

       “…새끼, 상관한테 되묻는 것부터가 폐급 기질 다분하네. 아, 이 경우엔 열정 넘치는 폐급인가?”

       “죄, 죄송합니다….”

       “죄송할 짓을 왜…. 하아, 됐다. 그보다 우리 열정 넘치는 신입 궁금증을 풀어주자면, 저쪽에 있는 인간들은 ‘땅굴’로 갈 녀석들이거든.”

       “따, 땅굴이라면, 그….”

         

       땅굴이란 단어에 일순 호송병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땅굴로 가는 자는 대부분 저런 숨 쉬는 것도 아까운 쓰레기와 달리, 약간 불합리하게 끌려가는 이들임을 알기에.

         

       “동정하지 마라. 저것들도 다 전쟁 때 우리 병사들을 죽인 병사이거나 기사인 녀석들도 있으니까. …썩을 귀족한테 봉기를 일으킨 농부도 있을 테지만.”

       “…….”

       “…이 일 하다 보면 다양한 군상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니 너무 감정적으로 일하지 마. 빨리 지치게 되니까.”

       “……예에.”

         

       허나 신입은 신입인지, 아직은 감정조절이 미숙한 게 겉으로도 확연히 보였고.

       상관으로 보이는 이는 그럴 줄 알았다며 쓰게 웃었다.

       다만 본인 또한 신입 때 저런 적이 있었다며 추억을 회상하더니, 잠시 땅굴로 갈 죄인들에게 시선을 줬다.

         

       신입처럼 여러 감정을 느껴 쳐다본 것은 아니었다.

         

       ‘…흠, 이번 호송 대상 중 기사도 있고, 귀족가 도련님도 있을 거라더니, 저것들인가?’

         

       제법 거물이 끼어있을 거란 정보를 들었기에 시선을 준 것이었지.

       그리고 거기엔.

         

       ‘와, 저 두 명은 몸 한 번 살벌한데? 완전 인간 흉기가 다름없구먼. 기사들은 다 저런가?’

         

       죄인들은 대부분 바지만 입은 채 웃통은 까져 있는 상태였다.

       혹시라도 날붙이를 숨기지 않을까 하는 미연의 방지라 보면 되었다.

       해서 그런지 시선이 절로 갔는데, 일순….

         

       “……!!”

         

       그는 숨이 덜컥 막혔다.

         

       ‘미, 미친…, 저, 저게 어떻게 사람 몸이야!’

         

       앞서 본 두 명의 흉악한 상체마저 가냘프게 착각하게 하는 어느 남성이 보인다.

       그 남성은 앞서 본 두 기사의 살벌한 육체를 뛰어넘는 야성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근육, 아니 저게 근육이 맞을까?

         

       쇠사슬을 촘촘히 엮어낸 육체가 있다면 저러하지 않을까 싶었으며, 근육만 보아도 절대 이길 수 없으리란 확신마저 들었다.

         

       …아니, 여기 있는 전원이 모두 덤벼들어도 감당이 안 될 것이다.

         

       ‘저런 괴물이 다 있나….’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적이고, 아찔할 뿐이다.

         

       ‘야, 얌전히 끌려와서 다행이군.’

         

       아마 가족이나 지인이 인질로 잡혀 있거나, 그도 아니면 무슨 사연이 있어 저리 얌전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런 게 아니라면 저만한 이가 순순히 끌려올 리는 없을 테니까.

         

       ‘…무어가 됐든 다행인 일이야, 후우…. 응? 근데 분명 기사급은 네 명이라고 했지 않았나?’

         

       호송을 책임지는 지위다 보니, ‘땅굴’로 갈 인원 총 48명 중 4명이 기사란 얘길 들은 그였다.

       한데 세 사람을 제외하곤….

         

       ‘딱히 없는데?’

         

       물론 기사란 인종을 몸으로만 판단하면 안 될 일일 것이다.

       허나 이미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그의 입장에선 썩 기사 같은 인물이 보이지 않았고, 뒤통수를 긁적일 따름이었다.

         

       ‘내가 잘못 들었었나?’

         

       …호송병은 알지 못했다.

         

       기사는 네 사람이 맞았으며, 그들 중 백은발….

       아니 지저분한 회색머리칼로 머리를 물들인 들개를 닮은 듯한 도련님 또한 기사가 맞음을.

         

       그리고 그 기사, 아렌 드 팬드래건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은 채.

         

       ‘……내가 왜?’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중이었고, 그는 원망스러운 눈길로 놈을 보았다.

         

       나흘 전, 그를 이 지옥으로 끌고 온 괴수를 말이다.

         

       ‘천하의 무도한…!’

         

       “눈을 예쁘게 떠야 할 거다.”

         

       “…….”

         

       “확 뽑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내 눈은 앞만 보고 있거늘, 왜 그리 무서운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

         

       “…입도 다물도록 하겠다.”

         

       아렌의 소심한 반항은 손쉽게 막을 내렸다.

         

       멀리 있는 권력보다 무서운 건 가까이 있는 주먹이었기에.

         

       *

       *

       *

         

       “-화려하게도 날뛰었구나.”

         

       후두둑, 거리며 떨어지는 모래.

       아니, 벽돌이었을 것들이 가득하다.

         

       “…이번만큼은 반성합니다.”

       “아무렴 반성해야지. 왕실의 재산을 이토록 파손시켜 놓고.”

         

       두 남자가 부딪치며 만들어낸 참사.

       철창 스무 개 정도가 완전히 박살 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면 믿겠는가?

         

       그러나.

         

       “한데 꼴이 가관이구나.”

         

       아무래도 싸움은 대등하지 않고 일방적이었던 모양이다.

         

       그의, 이한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여기저기 든 피멍을 비롯하여, 타박상이 가득했으니까.

       누가 보았다면 오르막길에서 굴러 떨어진 게 아닐까 오해할 터.

       하지만 이한은 차라리 진짜 오르막길에서 구른 게 덜 다쳤을 것이라며 투덜거렸다.

         

       “많이 맞아서 이럽니다. 오늘 그 양반 날 잡았는지 그냥 날뛰던데요, 뭐.”

         

       격돌했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이한은 발타르에게 두들겨 맞았다.

       아니, 두들겨 맞았다는 표현도 곱상하다.

         

       “그거 압니까? 이 철창이랑 벽돌들, 그 양반이 나 제압한 다음 내 다리 잡더니 마구잡이로 휘둘러서 무너진 겁니다. 사람을 무슨 인형처럼 흔드는데, …이야, 죽는 줄.”

       “…….”

         

       …오히려 그렇게까지 했는데 안 죽는 네 몸뚱이가 더 신기한 게 아닌가?

         

       이러한 뜻을 표정으로 전하는 아이시스였지만, 안타깝게도 이한은 이를 보지 못했다.

         

       “후우, 그래서 이거 물어내라고 왔습니까? 나 돈 없어요. 차라리 그 양반한테 청구해요. 그 양반이 다 무너트린 거니까.”

         

       이한은 여전히 무너진 감옥에 머무는 중이었다.

       이미 그를 막을 쇠창살조차 없었으나, 병사들이 챙겨준 침대가 푹신한 건지 아늑하기까지 하여 편히 머무는 것이었고, 빠져나가봤자 귀찮은 것들밖에 없음을 알기에 일부러 갇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니 감옥마저 아늑하게 여기는 놈에게 돈을 요구하고 싶으면 번지수 잘못 찾은 거라 말하고 싶은 그였다.

         

       “…발타르 경에게 돈을 청구한다면 이 나라의 모든 기사들이 여를 적으로 삼을 텐데, 그런 신박한 자살방법은 떠올리고 싶지 않구나.”

       “……그 양반이 그 정도였어요?”

       “후후, 아마 발타르 경을 옆집 아저씨처럼 가볍게 여기는 이는 여의 의동생뿐일 거다. 그가 괜히 대영웅이라 불리는 줄 아느냐.”

       “맨날 노는 모습만 봐서 그렇죠.”

       “그는 젊을 때 ‘불멸의 업적’을 세웠으니까. 아마 그가 이 왕국에 살아 있는 한, 모든 기사가 그를 동경하겠지. 그가 이루어낸 업적을 동화처럼 들으며 자라난 이들일 테니.”

         

       아이시스의 잔잔한 목소리에는 아무런 고저도 없었고, 감정이란 것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발타르란 인물을 왕국의 후계자조차 존중하는 듯한 숭고하기 짝이 없는 어투가 아닐 수 없었으나….

         

       ‘누님이랑 아저씨랑 사이가 별로였었지, 아마?’

         

       이한은 안다.

         

       저게 상대를 비꼬고 있는 거란 걸.

       그녀의 고저 없는 목소리에서 짜증 어린 불쾌감이 서려 있음을.

         

       ‘…여전하구먼.’

         

       자세히 들은 건 없지만, 대충 기사단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대략 25년 전쯤 그녀가 발타르 경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 ‘부탁’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아직 왕태녀나 왕녀는커녕, ‘공주’라 불리던 시절에….

         

       허나 그 양반이 어떤 양반인가?

       그녀가 스물일 때도 불멸의 전설을 쌓은 양반이며, 오로지 선왕만을 따르기로 결정한 충직의 기사로 유명했던 바.

         

       그러니 결말은 뻔하게도.

         

       – 귀찮게 하지 마십시오, 공주님. 소꿉놀이는 혼자 하시죠.

         

       …이렇게 말했단다.

         

       그리고 이한은 저게 사실이란 것에 머리카락을 걸 수 있었다.

       그 아저씨라면 분명히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렇게 말했을 테니까.

         

       “흥, 철창이든 백은사자의 일이든 신경 쓰지 말거라. 천하의 발타르 경께서 알아서 하겠지.”

       “…….”

       “속 좁다 생각하지 말거라, 20년이 지나건, 50년이 지나건, 그날의 굴욕은 절대 잊을 수 없으니.”

       “…생뚱맞게 무슨 얘기하는지 모르겠고, 그보다 책임 안 져도 된다는 말 정말입니까?”

         

       이한은 남 싸움에 끼어들 생각이 전혀 없었고, 자신의 일이 더 중요했다.

         

       아이시스는 잠시 얄밉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았지만 뻔뻔하게 나가는 그였고, 그녀는 얄밉다는 듯 찌푸려진 미간을 매만지더니.

         

       “…부끄러움을 아는 것들이라면 네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한 사람에게 기사단이 패배한 것도 수치스러운데, 자신들이 감당을 못 하여 지원군마저 불렀으며. 옹졸한 이유로 병사들마저 움직였지. 저들은 이미 명분으로도, 힘으로도 모든 것이 완패한 것이다. 도리어 저런데도 본인들의 과실과 패배를 깨우치지 못한다면, 그때는…. 살려둘 가치가 없는 것이겠지.”

       “……말 한 번 살벌하게 하시네.”

       “진심이 섞였으니까.”

       “…….”

       “명예도, 그렇다고 강인함조차 없는 기사단이 과연 필요할까?”

       “…정정. 그냥 사람 자체가 살벌하네, 누님은”

         

       이한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던 중.

         

       “여가, 아니 내가 의뢰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던 거 기억하느냐.”

       “…기억하죠.”

       “하면 지금부터 시작했으면 하는구나.”

       “흠….”

       “그래줄 수 있겠느냐?”

       “…….”

         

       이한은 쓰게 웃었다.

       그녀는 지금 말만 의뢰지, ‘부탁’을 하고 있는 셈이니까.

         

       ‘와, 이거 세다.’

         

       언제였더라?

         

       백발의 집사님에게 차를 얻어 마신 일이 있었다.

       그때 집사님이 말하길.

         

       – 공주님은 주로 본인을 ‘여(余)’라 자칭하실 때가 많습니다. 허나, 이는 단순히 자신을 높이기 위해 그리 말씀하시는 게 아닙니다. 이한 경의 말을 빌리자면, 일종의 멘탈 관리법인 셈이죠.

       – 누가요? 누님이요?

         

       귀가 잘못된 줄 알았다.

       천성적으로 오만하기 그지없는 사람이 무슨 멘탈 관리법이 필요한가 싶어서.

       태어나자마자 ‘유아독존’을 외쳤을 것 같은 사람이거늘.

         

       허나.

         

       – 생각한 것보다 마음이 심약하십니다, 공주님은. 하지만 같은 편이 있을 때만큼은 편안해지시죠. 그래선지 가끔 이한 경 앞에선 ‘나’라는 표현을 많이 쓰더군요. 그게, 참…. 저는 보기 좋더군요.

       – …저는 급 불편한데요.

         

       집사의, 아니 집사의 탈을 쓴 초인의 설명이었고, 이한은 그 얘기를 강제적으로 뇌 속 메모리에 저장했어야 했다.

       무서운 사람 말은 이상하게 기억에 잘 남더라.

         

       하여 이한은 안다.

       자신을 낮추면서까지 하는 말이 명령이 아니라 부탁임을.

         

       ‘집사 양반, 난 이런 신뢰와 존중이 부담스러운데요.’

         

       -허허, 그만큼 이한 경이 공주님에게 소중한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이한은 자동적으로 재생되는 집사의 목소리에 쓰게 웃었다.

         

       …그렇게.

         

       “…우리 애 일만 제대로 해결해주면 의뢰든 뭐든 다 들어줄 생각이었으니까 걱정은 마요.”

       “후후, 제자에게 참 지극정성이구나.”

       “그보다, 의뢰 그거 나 혼자서만 해야 하는 겁니까?”

       “흐음, 실력 있고 믿음이 가는 인재가 있다면 더욱 수월은 하겠지. 데려가고 싶은 이들이라도 있더냐?”

       “둘 있습니다. 실력도 있고 믿음도 가는.”

       “대충 누군 줄 알겠구나.”

       “하여간, 아는 게 너무 많아…. 아, 맞다. 한 명 더 데려갈 놈이 있구나.”

       “?”

         

       아이시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모르는 이한의 지인이 또 있었냔 표정.

         

       허나 지인은 아니었다.

         

       도리어.

         

       “그냥 정신 교육 좀 시키고 싶은 놈이 있어서요.”

       “……호오, 그거 참-.”

         

       악연이라면 악연이었고.

       감히 이한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신분이었으나.

         

       “마음에 드는 소리가 아닐 수 없구나.”

         

       왕실의 최고 권력 중 한 명에게 허락이 나온 이상, 그가 데려가지 못할 이들은 없는 바였다.

         

         

       ─그리고 현재.

         

         

       “헤엑, 헤에엑….”

       “좀 빨리 좀 걸어라. 노새도 저렇게 잘 걷는데.”

       “나, 난 노새가 아니란 말이다…!”

       “다?”

       “……아니란 말이오!”

       “…초지일관한 새끼일세.”

         

       끝까지 건방지지만, 그래도 건방짐을 줄이려 노력하는 자세가 참 웃기다.

         

       보고만 있어도 재밌는 건방짐이라고 해야 할까?

         

       다만.

         

       ‘지금부터는 웃을 일이 없겠지?’

         

       노새의 발걸음이 이끄는 종착지가 보였고, 이한은 서서히 웃음을 감추었다.

         

       ‘…혈십자군이라고 했지?’

         

       환장할 노릇이다.

       이거야 원.

         

       ‘원작자가 무협 읽고 로판 썼나?’

         

       아무래도 혈교 짝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는 조직명에 어이가 없을 따름인 무협지 애독자였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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