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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9

       갤러리에서 일이 터지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다름 아닌 제국이었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으니, 갤러리 이용자도 많다.

       당연히 낚시태그 짤을 본 사람도 많았다.

       그 결과 피해자가 수도 없이 늘어나는 중이었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는 최소 수백 명. 최대 수천 명을 넘어갈 거라 예상 됩니다. 교회에서 치료받고 있는 인원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가. 나가보도록.”

         

       황제는 보고서로 올라온 내용을 빠르게 훑었다.

       갤러리에 올라온 파괴적인 사진이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했다니.

       식욕 상실, 환각, 정신 착란, 공포, 기절 등등….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었다.

         

       이 모든 인원 하나하나가 제국의 작은 기둥인데.

       많은 인원들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면….

       결국 제국이 흔들린다는 이야기와 같았다.

         

       “최대한 지원을 하는 쪽으로 해야겠군.”

         

       모두 피해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니 말이다.

       영주들에게 피해 복구에 힘쓰라는 서신을 작성하고서, 황제는 다시 피해 보고서를 읽었다.

         

       “심각하군.”

         

       도대체 뭘 봤기에 사람들이 그 지경이 된단 말인가.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사람이 미치기까지 하는 것인지….

       운이 좋아 낚시 태그가 들어간 글들을 피한 황제였으나, 직접 확인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

         

       그의 호위. 에르샤의 안색이 평소와 다르게 안 좋았으니까.

       잔인한 것에 내성을 가졌음이 분명한 그녀가 이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면….

       얼마나 끔찍한 것을 목격한 것인지 상상조차 불가능했다.

         

       “에르샤. 무엇을 보았느냐.”

       “…묻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사진이고 지금 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심각한가보군.”

       “가장 악질적인 건 반응하기도 어렵고. 반응하더라도 이미 그것에 당했다는… 아니 그만 상상하고 싶습니다.”

       “전술핵과 비견될만한가?”

         

       고작? 그것 따위랑?

       예의에 어긋나는 걸 알면서도 에르샤는 눈을 좁혔다.

         

       “그건 누군가의 장난이라면 이건 크게 뒤틀린 누군가가… 악질적으로 유포했으리라 봅니다. 사진 자체에도 마법이 가미되어 있었으니까요.”

       “음….”

         

       그 정돈가.

       전술핵보다 심각한 무언가라니.

       그 무엇을 떠올려도 실제로 보는 것만 못하겠지.

       황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설마….’

         

       며칠 전에 참여했던 갤러리 분탕 모임에서 말한 게 이것인가.

       갤러리에 이렇게 큰 일이 터질 줄이야.

       위험을 무릅쓰고 주딱에게 알렸어야 했나.

         

       ‘괜히 주딱이 귀찮게 되었군.’

         

       주딱에게 미안함을 가지는 한 편, 그는 냉정하게 지금의 상황을 판단했다.

       갤러리에서 일이 터졌고, 국가 단위로 문제가 생겼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주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황제는 턱을 괴고 고민을 거듭했다.

       황제는 다른 무엇보다 제국이 우선이었다.

       황제에게는 제국과 황제의 위치가 더욱 중요하다.

       주딱과의 관계도 중요하긴 하나….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

       무언가 행동을 보여야 한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피해를 입은 귀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겠지.

       황제는 아무것도 못하냐면서 욕을 얻어먹고 결국 입지까지 흔들릴지 모른다.

         

       ‘어렵군….’

         

       주딱과의 친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오센 왕국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중요하고.

       벌어진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책임질 사람도 중요하다.

       고민하던 황제는 결국 답을 찾아냈다.

       모든 조건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하나 뿐이었다.

         

       ‘주딱에게 책임을 물으면 된다.’

         

       다만, 주딱에게 책임을 묻는 척 별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제국 내에서 벌어진 일을 수습한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입을 맞춰줄 것이다.

       그렇게 무난하게 쇼를 하다가 끝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쁘지 않은 해결책이군.’

         

       고도의 정치질로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세계의 완성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보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었다.

         

       “에르샤.”

       “예. 폐하.”

       “다른 나라의 왕들을 전부 호출하도록.”

       “그 말씀은….”

       “회담을 열겠다. 모든 나라의 왕을 불러라. 아. 오센 왕국에 머무르고 있는 주딱도 부르도록.”

         

       쇼를 열려면 확실하게.

       남들이 뭐라 말을 못하도록 크게 열어야 한다!

         

       그렇게 이례적으로.

       모든 왕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마법 통신으로 모이긴 했으나….

       아무튼 말도 통하고 서로 얼굴도 보이니까.

       한 자리 아닌가.

         

       그러나 쇼에 불과한 회담에 진짜로 흥분하는 이가 있었다.

         

       “진짜로… 주딱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건가요?!”

         

       엘란의 여왕. 에리스였다.

         

         

       ***

         

         

       에리스가 갤러리에서 봐왔던 주딱이란….

       그냥 가슴을 밝히는 변태였다. 그와 동시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글을 단숨에 읽고 빠르게 판단해서 삭제하거나 유저를 날려버린다.

       그러면서도 한 없이 자비롭다.

       갤러리에서 가장 많이 활동하는 주딱의 차단 기록보다.

       파딱에 불과한 용사의 칼질 횟수가 더 많은 점에서 자비로움을 엿볼 수 있었다.

         

       누구보다 갤러리에 진심인 사람이다.

       사람이 온전히 갤러리를 위한 삶을 산다면 이러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갤러리에 진심이라면… 현실에선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아마… 남자겠죠.”

         

       주딱은 남자일거다. 여자는 아닐 것 같은 게.

       사진으로 보이는 손은 남자의 손이었고. 하는 행동도 그렇다.

       갤러리에서 하는 짓거리도 남자다.

       가슴 인증을 몇 번이고 보면서 확인했을 땐 남자였다.

       몸 선이 굵지만 가슴이 없는 여자일 리는 없었다.

       어떻게여자의몸이남자처럼단단한데가슴이없을까.

         

       그러니 주딱이 남자일거라 확신한 에리스였으나, 주딱의 모습을 그려내진 못했다.

       수많은 정치질과 어른의 사정을 겪으며 고갈된 상상력이 문제였다.

         

       저 위의 모습을 합친 주딱은 어떤 느낌일까.

       에리스를 억지로 갤러리 완장에 앉혀놓은 극악무도한 사람은 어떤 형태를 취했는가.

         

       그 궁금증을 해결할 차례였다.

       에리스가 수정구를 건드리자, 다른 나라 왕들의 모습이 보였다.

         

       제국의 황제. 크리스 카를 테세우르.

       비에르의 왕. 고쿤 칸.

       오센 왕국의 여왕. 베아트리스 오센.

       테르인의 왕. 비션 테르인.

       마제로스의 마왕. 아르셀라 베네 필리바에스.

       아르델의 여왕. 세렌디아.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건 오래간만이었다.

         

       ‘세렌디아는 의외네요….’

         

       모이자는 얘기는 가볍게 씹어버릴 줄 알았는데.

       갤러리와 관련된 일이라 그런 걸까.

       퉁명스러운 표정이긴 하나,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게 아니면… 주딱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렇게 생각하니 에리스의 마음 한 구석이 시큰거렸다.

         

       ‘제가먼저갤러리완장이되어서주딱과친해지고있었는데. 내가먼저터를닦아두고있었는데. 제가세렌디아보다가슴도더큰데….그냥나이조금어린것말고는…!’

         

       마음이 시커메질 것 같다.

       다된 밥을 빼앗긴 기분이 이런 걸까.

       에리스가 밥도둑 세렌디아를 노려보았다.

       세렌디아는 물론 다른 이들도 멍하니 기다리기를 잠시.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등장했다.

         

       “…!”

         

       대륙을 뒤흔들고 가장 큰 영향력을 펼친다.

       왕이 아니지만, 회담에 참여할만한 힘을 가진 사내.

       주딱.

       그는 콜라를 쥔 채, 의자에 거만한 자세로 앉아있었다.

       얼굴을 가리는 이상한 고블린 가면까지 쓰고서.

         

       “…?”

         

       이 녀석 보통이 아니다.

       저 고블린 가면은 어디서 구한 거지?

       주딱. 정신이 돌아버린 건가?

         

       압도적인 비주얼에 모두가 잠시 멈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주딱이라는 인물을 이미 겪었고 내성을 가진 황제가 있었다.

       가장 먼저 충격에서 벗어난 황제가 입을 열었다.

         

       “고블린 가면?”

       “어때요? 오는 길에 구매했는데.”

       “…굳이 그걸 써야하는 건가?”

       “제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

         

       부끄러움이 많은 놈이 제국에 쳐들어왔단 말인가.

       주딱의 얼굴이 그렇게 못생긴 건 아닌데.

       가면으로 가리고 있을 이유가 있나.

       아니, 누구를 대상으로 부끄러워한단 말인가.

       설마… 나를…?!

       황제는 끔찍한 상상을 뒤로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크흠… 이번에 모인 이유를 알고 있는가.”

       “?”

       “주딱. 그대를 부른 이유도 포함이지.”

       “엣.”

         

       이미 다른 이들은 어림짐작하고 있었는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이번 갤러리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인원이 대륙에서 수천 단위를 넘어가지.”

       “예. 그럴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큰 일이 터진 이상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고.”

       “아하.”

         

       완벽히 이해했어.

       고개를 끄덕인 주딱이 입을 열었다.

         

       “그 책임자는 제비뽑기로 뽑나요? 아니, 사다리타기도 괜찮은데. 아무나 한 명 뽑고 끝내죠?”

       “그게 무슨 소리지? 이 자리에 주딱. 그대를 부른 이유를 모르는 건가.”

       “부르니까 왔죠.”

       “갤러리에 있었던 일로 불렀다네.”

       “제 가슴 인증 보셨어요?”

       “그런 게 아니라!! 아니 그런 건 왜 올리는 거냐고!”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게 제 모토라.”

         

       듣고 있던 세렌디아와 아르셀라가 큭큭 웃었다.

       에리스는 이미 고개를 바닥에 쳐 박은 상태.

       황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팍 인상을 썼다.

         

       “그러니 주딱. 그대가 책임을 져야겠네.”

       “헉. 어떻게 할까요.”

       “잘못을 인정하고 갤러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선서를.”

       “음… 알겠습니다.”

         

       그 정도면 쉽지.

       주딱이 자세를 바로잡고 손을 들었다.

         

       “이번 일은 제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충분하네.”

         

       이로써 모든 잘못은 주딱의 책임이다.

       앞으로 얘기가 나온다면….

       적당한 핑계를 대고 빠져나올 수 있을 터.

         

       ‘원래 이런 법이지.’

         

       아무튼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만 하면.

       다른 나라들은 무마할 수 있으니 별 일이 아니게 된다.

       귀족들이 항의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이 아닌데? 라고 대답하면.

       그들이 할 대답은 정해져있었다.

       그럼 어쩔 수 없군요….

       다른 나라에 항의하기엔 일개 영주에겐 격이 맞지 않다.

       그런 핑계 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자리다.

         

       주딱은 실질적인 책임에서 벗어나 형식적인 사과를 하고.

       다른 왕들은 앞으로 잘하자? 라면서 감싸주고.

       그렇게 서로 상처받지 않는 세계가 완성된다.

       아무도 패배하는 이가 없다.

       황제가 만든 판을 모두가 읽어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라면 주딱도 그러려니 넘어가지 않을까. 아무 말 않겠지.

       그러나.

         

       “크흠….”

         

       주딱이 다시 거만하게 자리에 앉고 기침 소리를 내었다.

       뭔가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자세였다.

       왠지 고블린 가면의 표정도 그런 느낌이었다.

         

       “아. 혹시 다들 돌아가시나요?”

       “그럴 생각이다만.”

       “저희 모인 김에 뭐 커피 한 잔 하면서 수다라도 떠는 건 어떤가 싶어서요.”

         

       주딱이 실실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

         

       “기왕 만나기 어려운 분들끼리 만났으니, 일상 얘기라도 하면 좋죠.

       “커피?”

         

       주딱의 경박한 목소리에 반응한 건 비에르의 국왕이었다.

         

       “어이. 애송이. 면전이 아니라고 버릇이 없군. 그러다가 제 명에 못 사는 날이 올 거야.”

       “그렇다면 면전에서 말한다면 인정인가요?”

       “이 새끼가….”

         

       그가 날카로운 맹수의 이를 드러내자, 주딱이 손을 내저었다.

       어우. 큰 사자의 이라서 그런지 무섭다.

         

       “아이, 장난 장난. 장난이에요. 왜 그러실까. 근데 저는 할 말이 아직 있어서요.”

       “할 말?”

       “저희가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데. 협의가 필요해서요. 혹시 듣지 않고 쓸쓸히 퇴장하실 분이 계신가요? 사자 아저씨는 가셔도 되는데.”

       “…너 이 새끼.”

       “어어… 그럴수록 사업 설명하기가 싫어지는데 괜찮으시겠어요?”

       “….”

       “모두에게 이득이 될 사업인데. 판 깨도 됩니다. 안 말려요?”

         

       다른 이들은 인질로 잡자, 고쿤이 이를 드러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로 꼬리를 내리게 했으면 충분하지.

       주딱은 다시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제가 제안하는 사업은 간단합니다.”

         

       짝.

       그가 손뼉을 치고 슬그머니 웃었다.

         

       “갤러리 입장권 팝니다. 사실 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갑자기 아파서… 감기약 4알을 먹고 잤습니다…
    아니 사실 갑자기도 아니고… 제 잘못으로 아팠네요… 쩝…
    글이 늦어지는 점 항상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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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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