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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

       “그런데 어머니, 왜 또 그런 모습으로 변해계신겁니까?”

       

       “음? 그런 모습이라니.”

       

       

       샤마쉬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있는 나를 보며 물었다.

       

       

       “이 모습이 어때서 그러니.”

       

       “음…. 보통때의 어머니의 모습은 반짝반짝 빛나서 저만큼이나 아름다운데, 지금의 어머니는 빛난다기보다는 귀여운 느낌인걸요.”

       

       “하지만 어울리지 않느냐.”

       

       

       나는 싱긋 웃으며 두 검지로 내 볼을 살짝 찔렀다.

       

       

       “어, 어울리긴 하지만요! 귀여운거잖아요! 저는 빛나는 아름다움을 가진 어머니가 더 좋은걸요!”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좋지 않느냐.”

       

       

       기왕 여성으로 변했으니, 즐길건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뭐, 그렇다고 해서 결혼해서 아이 낳거나 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은 뭐,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니지만 일곱명의 아이도 생겼고. 간접적으로 태어났지만 손주 같은 아이들도 잔뜩. 아주 잔뜩 생기고 있었고.

       

       혼자서 세상을 돌아다니며 생명을 만들어낼때와는 달리, 시끌벅적한 즐거움이 있어서 또 좋단 말이지.

       

       

       “창세신룡이시여!!! 이 못되먹은 블루드래곤이!”

       

       “아닙니다! 이 무식한 골드가!!!”

       

       

       다른 아이들을 돌본다는 입장에서, 굉장히 힘든일이 많긴 하지만.

       

       분명 적은 숫자…. 아, 블랙은 빼고. 블랙은 시작부터 수십마리였으니까.

       

       아무튼 적은 숫자로 시작한 드래곤들인데, 지금은 잔뜩 숫자를 불려서 수백마리의 드래곤들이 이 세상에 활개치고 있었다.

       

       그런고로, 그런 아이들을 중재하는 입장인 나에게 무지막지한 양의 일이 쏟아지고 있었다.

       

       

       “심각한 일이 아니면 알아서 대화로 해결할순 없느냐? 거 뭐냐. 테티스와 샤마쉬가 알아서 이야기로 해결한다면….”

       

       

       아, 아니다. 그렇게 해결될리가 없지.

       

       자기 비늘을 떼어내 만들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자기와 같은 비늘색을 가진 애들의 편을 들어주었으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해야할지. 가재는 게편….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구만.

       

       아무튼, 중립적인 입장에서 아이들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건 나 뿐이었다는 이야기.

       

       고로 오늘도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 슬슬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시죠! 어머니의 빛나는 아름다움을 다른 아이들에게도 보여주자구요!”

       

       “귀찮단다. 그리고 몸이 너무 커서 방해되고 말이다.”

       

       

       가장 덩치가 큰 사가르보다 2배는 큰 몸뚱이니까. 솔직히 그 몸으로는 차분히 앉아있기도 힘들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 있으면 내가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되새길 수 있단 말이지. 응.

       

       언젠가 인간이 태어난다면…. 그 사이에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구만.

       

       아, 하지만 이 뿔은 좀 어떻게 해야할지도. 변신을 해도 뿔은 계속 남아있으니 참으로 곤란하단 말이야.

       

       

       “아니면…. 너도 이런 모습으로 변해보는건 어떻느냐?”

       

       “네? 저도요?”

       

       

       내 말에 샤마쉬는 경악한다. 아니, 그게 그렇게 경악할 일이니?

       

       

       “제가 어떻게 이렇게 빛나는 아름다운 육체를 포기하고 그런 연약해보이는 모습으로 변하겠어요? 말도 안되죠!”

       

       “연약해 보인다니…. 이래도 지금의 너보다 훨씬 강하다만.”

       

       

       인간의 모습이라도 육체의 본질은 드래곤이니까. 그 강함이 어디 가거나 하진 않는 법이니.

       

       솔직히 지금 이 모습으로도 샤마쉬와 싸우면 내가 그냥 쳐바를 수 있을 정도인걸.

       

       세계관 최강자의 위엄인것이다. 엣헴.

       

       음…. 인간의 모습이 어린아이라 그런가? 왠지 정신연령이 어려지는 느낌인데. 내 착각인가?

       

       

       “아니면, 이런 모습이 되면 네 아름다움은 사라지게 되어서 싫은거니?”

       

       “제, 제 아름다움이 사라진다니요! 그럴리 없잖아요! 저는 어떤 모습이든 아름답다구요!”

       

       

       호언장담하는 샤마쉬. 확실히 금빛으로 빛나는 샤마쉬의 모습이 아름다운건 사실이니까.

       

       인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구만.

       

       

       “어, 그러니까…. 마력을 모아서…. 어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샤마쉬는 자신의 마력을 끌어올려 한참을 끙끙거리더니, 작게 빛을 내며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그마한 크기로 변한 샤마쉬의 모습은….

       

       

       “금발 미소녀로구나.”

       

       

       왠지 머리카락을 오호호홋! 하며 웃어야 할 것 같은 금발의 미소녀가 나타나고 있었다.

       

       

       “네? 아, 아름답다는 말이죠! 그건!”

       

       “응. 그렇지.”

       

       

       금발의 미소녀. 왠지 머리카락을 고데기로 둘둘 감아서 롤빵머리를 하면 어울릴 것 같은 미소녀였다.

       

       

       “음…. 이런 모습이라도 역시 저는 아름답네요!”

       

       “샤마쉬. 오호호홋! 하고 웃어보겠니?”

       

       “네? 아, 네. 오호호호홋!”

       

       

       이미지대로, 굉장히 어울리는 웃음소리였다.

       

       금발의 귀족영애라는 느낌. 음.

       

       

       “으음…. 이런 제 모습도 꽤나 아름답네요! 어머니는 너무 작아서 귀여웠지만.”

       

       “그러게나 말이다.”

       

       

       나는 어린아이의 모습인데 샤마쉬는 고등학생 정도의, 어른이 머지않은 청소년의 모습이었으니.

       

       나이는 내가 더 많은데….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겨나는지. 영문을 모르겠네. 정말로.

       

       

       “몸이 작은것도 나름대로 쓸만할 것 같군요. 평소에는 드나들지 못하는 곳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고.”

       

       “음. 생각보다 편리하단다. 이거.”

       

       

       인간의 모습이라 눈이 호강하는 것도 있고 말이지.

       

       솔직히 드래곤의 모습이 멋지긴 하지만…. 너무 많이 보니까 좀 그래. 응.

       

       

       그렇게, 샤마쉬를 시작으로 다른 아이들도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게 유행이 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 – – – – – – – – – – – – – – – – – – –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드래곤의 아이들은 점점 숫자가 늘어갔다.

       

       덩치가 큰 드래곤들이 잔뜩 늘어나면 이 땅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요즘은 인간의 모습으로 지내는게 기본사양이 되어버린 덕분에 생각보다는 지낼만 했다.

       

       그리고 이렇게 인간으로 지내는 것에 의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크르륵.”

       

       “음? 아, 왔느냐.”

       

       

       인간의 모습이 공룡들에게 상당한 자극이 되었는지. 덩치가 작은 공룡 중에 사람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공룡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인간형의 공룡…. 편의상 리자드맨이라고 부르는 공룡은 생각보다 머리가 좋은 생물이었다.

       

       도구를 쓸 줄 알고, 불을 피울줄 아는…. 대충 원시인같은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인간이 나오기 전에 도마뱀 인간이 먼저 나타나다니…. 이것은 랩틸리언의 음모인건가?!

       

       뭐, 농담이지만.

       

       

       “오늘은 무슨 일로 왔느냐.”

       

       “크르윽. 슉! 슉!”

       

       

       인간으로 변한 드래곤을 동경해 변화하긴 했지만, 아직 구강구조가 언어를 말하는데에는 적합하지 않은지, 울음소리에 가까운 말만 하는 리자드맨.

       

       그 손에 쥐여진 것은 자그마한 꽃이었다.

       

       

       “흐음, 나에게 주는 것이냐?”

       

       “크르으! 크웁!”

       

       “고맙구나.”

       

       

       나는 미소를 지으며 리자드맨이 건네준 꽃을 건네받았다.

       

       자그마한 하얀 꽃. 주변에 흔히 피어있는 작은 꽃이었지만, 이렇게 선물로 받으니 무척이나 기쁘구나.

       

       

       “그러면 보답을 해야겠지. 무엇을 원하느냐?”

       

       “크르륵. 크으!”

       

       

       리자드맨은 꼬리로 들고온 무언가를 나에게 건네 주었다. 반으로 부러진 돌창. 새까만 흑요석으로 만든 깬석기의 날을 달아놓은 창이었다.

       

       

       “흐음. 부러진 창이로구나. 그걸 고쳐주길 바라느냐?”

       

       

       말을 하진 못하지만, 그 뜻은 통했는지 리자드맨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하다 이렇게 부러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리자드맨에게는 소중한 물건일테지.

       

       나는 리자드맨이 건네준 창을 손에 쥐었다. 음. 이걸 고치려면 무엇을 해야할꼬.

       

       뭐, 답은 간단하지.

       

       나는 마력을 끌어올려 창을 감싼 후, 마법을 사용했다.

       

       뭐, 아직 마법이라는 체계가 완성되진 않았지만. 단편적인 마법이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었으니까.

       

       지금 내가 사용하는 마법은…. 아주 간단한 시간역행 마법이었다.

       

       간단하다고 해도 다른 드래곤들에게 가르쳐봤어도 쓰진 못했지만 말이지!

       

       뭐, 내 특전을 기초로 한 마법인지라 어찌 보면 당연한건가.

       

       부러진 창대가 저절로 들러붙더니 생겨난 금이 서서히 사라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러졌던 흔적조차 남지 않은 창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추가적인 보너스. 두번다시 부러지지 않도록 시간동결의 마법을 창에 걸어둔다.

       

       

       “자, 여기있다. 두번다시 부러지진 않을거다. 소중히 쓰려무나.”

       

       “크르윽! 크후웃! 크후웃!”

       

       

       무척이나 기뻐하는 리자드맨. 이렇게 순수하게 기뻐하니 나도 기쁘구나.

       

       요즘들어 성격이 나빠지기 시작한 드래곤의 아이들에 비하면…. 이정도가 좋지. 아무렴.

       

       

       – – – – – – – – – – – – – – – – – – – –

       

       

       리자드맨의 보물. 태고의 흑요석창은 전설 속의 창세신룡이 리자드맨의 선조에게 선물해 주었다는 신성한 보물이다.

       

       전설에 따르면 리자드맨의 선조는 창세신룡에게 하얀 꽃을 바치고 마법이 걸린 흑요석창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마법으로 인해 흑요석창은 결코 날이 상하지 않으며, 어떠한 공격에도 그 창대가 부러지지 않는다.

       

       창세신룡이 그 창에 걸어둔 마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며, 단순한 강화마법인지, 아니면 원시마법에 의한 비정상적인 효과인지는 아직까지도 알 수 없다고 하는데, 소문으로는 마법의 종주인 드래곤조차 그 마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다.

       

       태고의 흑요석창은 현재에도 전해지고 있으며, 리자드맨 종족의 보물로서 모든 리자드맨의 대표이자 대부족장에게 대대로 이어지고 있다.

       

        – 전설의 무기 대백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설의 무기(들꽃 1개의 댓가).

    생각 없이 만든 무기, 대대손손 이어지는 전설의 무기가 됩니다.

    이로써 슬라임 -> 기타 진화 생물 -> 공룡 -> 드래곤 -> 레서 드래곤 -> 리자드맨 순으로 나타나는군요. 아, 일단 리자드맨은 몬스터는 아닙니다. 아인종으로 취급.

    창세신룡은 태고의 전설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이 세상을 열었다고 전해지는 드래곤이며, 어느 수호룡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아! 아무튼 연관 없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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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늬들이 날 수호룡이라 부르든 말든 난 잘거야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story of a human reincarnated as the Creator God of a new world, and her observation logs of the burgeoning new world and life. — Dragons, which have existed since before the birth of human civilization, became the guardian dragons of the empire. But whether you guys call me that or not, I’m going to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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