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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0

       * * *

       

       

       

       “예. 폐하. 그 역시 해군부에서 검토하겠습니다.” 

       

       

       여기에 30년대에 국력 펌핑한 러시아가 열심히 지상 무기 뽑아내면 되지.

       

       한마디로 일본이 개수작을 벌이든, 적어도 우리 러시아에게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일본 해군이 아시아를 재패하면 우리 극동도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 러일전쟁만 해도 놈들의 선전포고 없이 치른 전쟁이 아닙니까. 폐하의 말씀대로 그놈들이 아시아에서 성공하면 장차 우리 합중국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합중국을 노린다.

       

       그래. 그놈들이 더는 칠 곳이 없을 때라면 러시아를 노릴 수도 있다.

       

       중국을 통합 괴뢰국으로 만들고. 남방작전으로 프랑스랑 어떻게 쇼부쳐서 인도차이나를, 미국에게서 필리핀을 얻어낸다면?

       

       러시아를 한번 이겼으니 노릴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그 미친 대본영이 원 역사와 다른 평화로운 방법을 채택할 거 같지는 않다.

       

       

       “그때는 하느님이 도와주시겠지요.”

       “예?”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 그냥 그렇다는 말입니다. 사람 일은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일본과의 전쟁도 상정하고 있으니, 일단 중국을 대비한다는 이유로 해군은 됐고 극동 육군을 키워두면 되겠죠.”

       

       

       뭐 그래도 뇌피셜이긴 해도 일본이 만일 정말 기세등등해진다면 아시아 얻겠다고 필리핀 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어쨌든 영국과 같은 편이니 부담감이 덜할 테고, 필리핀만 빠르게 먹고 미국에 협상할 제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필리핀과 태평양에서의 일본의 권익을 인정해주면 무엇이든 하겠다. 라고 말이지.

       

       당장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을 뺨따귀 날리면 거기에 반한 미국이 협상에 응할 거라는 기적의 논리를 펼친게 당대 일본 제국이니 불가능한 전개도 아니다.

       

       물론 이건 내 뇌피셜.

       

       실제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그래도 그때쯤이면 핵도 개발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이 필리핀보다 러시아를 노리면 방어선만 치르다가 제공권 잡고 핵부터 박아야 할 수도 있다.

       

       

       “과연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예?”

       “폐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군부에서는 그냥 바로 내 말을 따르고 있다.

       

       거참 이상한 사람들이네.

       

       이 뇌피셜로 간다치면, 일본은 망할 운명이기도 하고, 영국의 식민지도 오래 가지 못한다.

       

       특히나 지금 공산독일이 수작질을 벌여두면 영국은 나중에 공산 정권만 아닌, 친영 정권 수립 조건으로 독립을 허락할 수도 있겠지.

       

       뭐가 되었든 공산 독일이 한번 붉은 씨를 뿌린 이상 영국이란 늙은 사자는 이제 식민지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 것이다.

       

       독일은 지금 영국과 프랑스의 힘을 최대한 뺄 생각일 것이다.

       

       나치가 아닌 빨갱이 독일이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를 먼저 건드리는 것은 외통수라 할 수 있겠지.

       

       그래서 궁금한 것이 있는데.

       

       

       “영국과 프랑스에서 별일 없었습니까?”

       

       

       그놈들이 지금 영국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거 아니냐.

       

       러시아야 지금 뭐 달리 가진 것이 없고. 중앙아시아나 캅카스 등, 적군 세력이 다 소탕되고 합중국에 편입되었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지만, 영프가 식민지로 힘을 너무 빼도 곤란하다.

       

       영국이야 함대가 있지만, 육군은 빈약해 영연방 국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런 영국이 식민지에 군대가 쏠리면 프랑스가 위기일 때 프랑스 전선에서 막을 수 없다.

       

       육군이 강하다는 프랑스군이 식민지에 묶이면 뻔할 뻔자고.

       

       

       “프랑스가 루르에서 오래 못 버틸 거 같습니다.”

       “어째서죠?”

       

       

       원래 역사가 있으니, 어차피 오래가지 않을 거 같기는 했는데.

       

       지금 과정을 보면 뭔가 다른 생각이 있어서가 아닐까. 그럴 거 같다는 말이지.

       

       독일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든가.

       

       예를 들면 루르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식민지 문제가 터졌다든가.

       

       독일 측에서 이것으로 협박할 수도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식민지에서 퍼지는 공산주의 문제로 독일에 항의하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어지간하면 항의는 하지 않을 텐데.

       

       그걸 항의했다는 건 어지간히도 귀찮은가 보지.

       

       

       “그게 쉽지는 않겠죠.”

       

       

       어차피 빨갱이들이야 모르쇠로 일관하면 끝이니까. 공산 독일은 죽어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거다.

       

       식민지 저항세력에 후원할 만큼의 능력이 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긴 한데. 했다면 뭐 한 것이겠지.

       

       

       “폐하.”

       “예. 운게른 대장. 말씀하세요.”

       “폐하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이 운게른 진심으로 감복했습니다.”

       

       

       저 인간 아까부터 펜굴리고 있더니, 그런가.

       

       지금 계속 라디오 방송을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러고 보니 세상이 망하기 전에 이웃집 아저씨가 버튜버 스트리머에 푹 빠졌지.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그거 검은 남작이 권유해서 한 번 해본 겁니다만.”

       “로마 국민당에서는 모든 당원이 라디오를 샀을 정도죠.”

       

       

       진지하게 그거 아이돌 팬클럽 같은데.

       

       나중에 한번 그 국민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겠다.

       

       

       “그, 부끄럽게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공산주의자 놈들이 영프 식민지에서 빨갱이 사상을 투입한다면 폐하의 목소리를 저들에게 퍼트리는 것도 방법이 아닙니까?”

       

       

       대체 왜 그런 짓을.

       

       대체 왜 그런 전개가 나오는 거야.

       

       

       “오 그거 참. 괜찮은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면 식민지인들도 공산주의보다는 자본 주의가 낫다고 생각하겠죠.”

       “그거랑 별개로 식민지인들이 혹할 건 자기들이 해방될 공산주의 사상이 아닙니까?”

       “그 공산주의를 무너트린 것이 바로 폐하가 아니십니까? 폐하의 사상은 합중국 신민 사이에서 차리나 주의, 감히 폐하의 성함을 입에 올리면, 아나스타샤 주의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뭣. 그 무슨 끔찍한 이념이 있나.

       

       아나스타샤주의, 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스탈린주의와 트로츠키주의가 떠오른다.

       

       당장 가까운 곳 공산 독일에서는 로자 룩셈부르크주의와 카를 리프크네히트 주의도 있고.

       

       아니, 그것과 별개로 식민지에서 들고 일어나기 좋은 것은 공산주의 사상이지. 식민제국들과 같은 편인 수정자본주의 국가의 원수.

       

       식민지 가진 거 하나 없고, 스스로 제국주의국가에서 혁명해서 세워진 공산 독일의 공산주의 사상. 뭐가 더 끌릴 지는 눈에 훤히 보인다.

       

       이념적으로 식민지인에게는 공산주의라는 말이다.

       

       여기서 그 식민지인들이 공산주의가 아닌 수정자본주의를 찬양한다고 해도 독립이란 단어와 거리가 멀어지거든. 

       

       그러니까 그래 봐야 의미가 없다는 말이지.

       

       

       “그것을 퍼트린다고 해도 자기네들이 독립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텐데요.”

       “폐하.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이대로 공산주의가 계속 퍼지다 보면 영국이나 프랑스측은 결국 결론을 지어야겠죠. 식민지였던 나라에 친영국, 친프랑스 정부를 수립하려 할 겁니다.”

       

       

       크리보셰인이 흥미롭게 말하고 있다.

       

       역시 총리라 그런가 아는 것이 있다.

       

       친영국, 친프랑스 정부 수립.

       

       애초에 영국이 1차 대전부터 인도 애들 동원하면서 혐성질한 거 생각하면 뭐. 이미 답이 나오지 않나.

       

       

       “그렇겠죠?”

       “하지만 그놈들이 영국과 프랑스가 진지하게 본국에 우호적인 정부를 만들겠다. 이 수준까지 가면, 이미 빨간 물이 들어버린 식민지인들이 결국은 영프에 맞서 싸울 테고 공산주의의 씨앗은 식민지에서부터 다시 퍼지게 되겠죠.”

       “그렇다면 그때 퍼트리면 되겠군요.”

       

       

       듣기만 되면 금상천화 같은 계획이다.

       

       먹힌다면 말이지.

       

       유감스럽게도 막 편의주의 전개라고 볼 수는 없다.

       

       

       “네. 적당할 때에, 영국이 어쩔 수 없이 독립을 시켜야 하나 단계가 왔을 때 그것을 퍼트리는 겁니다. 그럼 독립할 때 최소한 공산물이 들지는 않겠죠.”

       

       

       한쪽에서는 공산주의를, 한쪽에서는 수정 자유주의를 퍼트린다.

       

       뭐 이런 미친 짓이 다 있지.

       

       만일 이거 잘못 터지면 좀 그렇지 않아?

       

       영국과 프랑스가 우리에게 항의할 수도 있음이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나쁜 방법은 아닌 거 같지만, 막 좋은 방법으로 보기에도 미묘하다는 거지.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렇게 있는 건 아니다.

       

       수정자본주의가 퍼진다고 한들. 그게 러시아에 무슨 이익이 될 것인가.

       

       공산주의가 더 퍼질 수도 있는 것이고.

       

       수정자본주의를 내가 라디오를 통해 식민지인들에게 알려준다.

       

       미쳤냐. 그걸 해서 내가 얻는 게 없잖아.

       

       아마 식민지인들에게 욕은 욕대로 얻어먹지 않겠냐.

       

       

       “중요한 건 아직 내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만.”

       “크흠. 죄송합니다.”

       “다들 왜 그러시는지 알긴 하겠는데. 중요한 건 내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애초에 그건 그냥 가능성이에요. 괜히 영국과 프랑스를 자극할 우려가 있고요. 물론 공산주의를 막겠다는 방식은 좋습니다만. 그건 뭐 식민지 경영하는 영국과 프랑스가 어련히 알아서 하겠죠. 영국이 오히려 러시아가 공산독일 핑계로 인도에 침바르려고 한다. 이럴 수도 있고요.”

       

       

       이미 그레이트게임 때도 영국은 러시아를 많이 견제했으니까.

       

       물론 그놈들이 말아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러시아가 뭐 옆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아주 나쁜 방법은 아니겠네요. 가령 영국과 프랑스에게 먼저 식민지를 내려놓는 건 어떠냐고 해보는 겁니다.”

       “그놈들이 말을 듣겠습니까?”

       “평소라면 듣지는 않겠죠. 하지만 공산독일의 팽창으로 인해 식민지에 문제가 생긴다면 조건부로 저희 말을 들어보지는 않겠습니까. 딱 아까 식민지 독립 이야기 나올까말까 할 때, 그때 써보자는 거죠. 라디오로 수정자유주의를 퍼트리는 대신 말입니다.”

       “오. 과연 일리가 있습니다.”

       “자존심이 있어서 내려놓을 수는 없지만. 같은 반공국가에서 슬슬 내려놓자.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아 어쩔 수 없네 하면서 내려놓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공산혁명으로 꼴사납게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것보단 나을 테고 말이죠.”

       

       

       지금부터 판을 깔아두는 것도 좋다.

       

       영국과 프랑스에 지금 너무 공산사상이 퍼지는 건 아닌지 하고 말이지.

       

       자연스럽게 러시아는 식민지 해방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고. 이후 식민지인들이 러시아를 칭송하겠지.

       

       

       “크. 아쉽군요. 폐하의 반공의 목소리를 식민지인들마저 들어서 문명화를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뭐 그쪽은 급하지 않으니, 일단 한동안 지켜봅시다.”

       

       

       무엇보다 식민지에 수정자본주의를 퍼트린다고 치면 괜히 일본도 자극할 수 있거든.

       

       이 수정자본주의가 사실상 내가 상징으로 만들어져 있으니까.

       

       말도 안 되는 이론을 갖다붙여서 수정자본주의는 식민지에서 독립할 국가들에게 알맞은 이념입니다! 이래보라고.

       

       뭐 겉으로는 이왕가를 대우해주고 대한제국을 정식으로 합병했다고 하지만. 어쨌든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고.

       

       언제고 해방시켜 줄 생각이지만, 조선인들이 수정자본주의만 믿으면 러시아가 도와준데! 이러는 것도 좀 그렇고.

       

       아직은 우리도 막 엉덩이를 들썩이며 사상의 종주국 역할을 할 수는 없다.

       

       물론 독일이 전쟁을 일으킬 즘에는. 러시아도 많은 준비를 하게 되겠지만.

       

       이건 좀 지켜볼 일이다.

       

       

       * * *

       

       

       

       1925년 독일 베를린

       

       

       프랑스 대사는 이제는 익숙한 발걸음으로 독일 자유 사회주의 공화국 외무부 문을 두드렸다.

       

       

       “대체 뭐하는 짓이요?”

       “뭐가 말입니까?”

       “우리 알제리 식민지에 공산주의자를 심어놨잖소!”

       

       

       프랑스 대사는 독일 자유 사회주의 공화국 외무장관 로자 룩셈부르크에게 화를 냈다.

       

       정말 늘 똑같은 소리를 하느라 이제는 질리는 참이다.

       

       매일 같이 알제리에서 독일 출신 공산주의자가 발견된다는 소식에 공산 독일 외무부 문을 두드리는 것이 처음도 아니었다.

       

       이제는 병에 걸릴 정도다.

       

       

       “우린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 가식적인 빨갱이 놈들 때문에.

       

       

       “그럼 알제리에서 잡힌 빨갱이놈은 뭐 동프로이센의 카이저가 보냈나 봅니?”

       “빨갱이라뇨. 식민제국 치하에서 사는 식민지인들이 안타까워 ‘스스로’ 식민지로 들어가 노동자 해방을 외치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실 수는 없는 법이죠.”

       “이미 속이 나왔군! 당신네들이 범인이 아닌가!”

       

       

       아주 대놓고 이제는 숨길 생각도 하지 않는다.

       

       차라리 카이저의 독일이 상대하기 쉬웠다.

       

       이놈들은 그냥 국가간의 신의조차도 없는 말 그대로 근본도 없는 놈들이다.

       

       이러니 세계에서 고립되는 처지지.

       

       처음엔 폴란드에 의해 서프로이센과 단치히를 뜯기고 동프로이센과 분단되어서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글쎄 아니라니까 그러십니다. 우리는 모르는 일이오.”

       

       

       그럼에도 안 했다고 우기고 자빠졌다.

       

       프랑스 대사는 만일 이 자리가 전장이었다면 저 여자의 머리를 개머리판으로 후려쳐 머리통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었다.

       

       아마 구렁이 수백마리가 있지 않을까.

       

       

       “폴란드에서 차리나 테러의 배후로 잡힌 공산당원도 얼굴에 철판 깔고 시치미를 툭 떼더니 하!”

       “당신네 식민제국은 자국민 한명 한명 전부를 통제할 수 있습니까? 정의롭게. 고통에 신음하는 식민지인들의 해방을 위해 뛰어든 공산주의자들을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 지껄인다.

       

       카이저는 이런 정신나간 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는 말인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나스타샤 팬클럽이 이걸 또…

    어제 후원 감사 후기를 늦게 수정해서 보셨을진 모르겠지만, 파페포포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엄청 뜬금없긴 한데. 아나스타샤가 백계 러시아 세력 끌고 한반도까지 도망쳐서, 여자처자해서 영국과 일본의 보장 아래에 한반도 로마노프 왕국을 세우는 말도 안 되는 IF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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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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