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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0

       

        

        

        

        

        

       “아아, 하나둘셋넷, 하나둘셋넷. 반가워요, 여러분. 오늘도 다크존으로 돌아온 리밋입니다! 리하!”

        

        

        

       -리하

       -리하리하~~~~~~~~

       -리밋님 오늘도 청초하십니다

       -오늘도 정말 여성스럽고 예쁘시네욬ㅋㅋㅋㅋㅋㅋㅋ

       -각ㅋㅋㅋㅋ선ㅋㅋㅋㅋ밐ㅋㅋㅋㅋㅋㅋ

        

        

        

       “…아바타 칭찬 고마워요, 끄흡….”

        

        

        

        노랗고 투명한 눈.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앳되어 보이지만 그렇기에 청초함이 듬뿍 묻어나는 미묘한 나이대로 보이는 미소녀. 과도하게 밝지 않은 녹색 머리카락이 머리 위의 고양이귀 모양 헤드셋 뒤로 내려와 허리 언저리에서 멈춰선다.

        

        뾰루퉁한 모습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다지 모나지 않은 귀여운 아바타.

        

        그러한 미소녀 아바타의 얼굴이 채팅창을 보자 와그작 찌그러진다. 불만은 많았지만 그걸 진지하게 표출할 수 없다보니, 마치 레몬을 씹은 사람마냥 표정이 부루퉁해진 것이었다.

        

        

        

       <캘리밋코코팜님이 1,000원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옼ㅋㅋㅋㅋ늘ㅋㅋㅋ돜ㅋㅋㅋ예쁘시네욬ㅋㅋㅋㅋㅋㅋ

        

       “캘리밋코코팜 님…감사합니…야! 니네들이 나 돈으로 후려쳐서 아바타 이렇게 만든 거잖아! 난 상남자 아바타 만들라고 했었다고!”

        

        

        

       -아유그럼요 어련하시겠어요^^

       -팩트)시작은 이사람이 여자 고른 거였다

       -메모…돈으로는 리밋을 휘두를 수 있다….

       -오늘도 돈을 벌어야할 이유 낭낭하게 적립하고 갑니다~~

       -‘누나’

        

        

        

        어떻게 보면 흔한 일이었다.

        

        MCN 뿅망치형제단 소속 스트리머 리밋Limit. 기가채드에 준하는 상남자 아바타를 만들고자 했으나 시청자들이 행사한 압도적인 현금의 폭력에 결국 자신의 남성성을 꺾어버린 스트리머 중 한 명이었다.

        

        다크 존을 시작한지도 이미 6개월이 넘고 이젠 어엿한 한 명의 만렙 유저라고 할 수 있는 그였으나, 초심은 언제나 돌아온다 하던가. 끝없이 이어지는 리밋의 초심에서 기인한 시청자와의 티격태격은 이젠 해당 방송의 문화가 되었다.

        

        물론,

        

        

        

       “내가 누나라고 부르지 말랬지! 단체로 임플란트 당하고 싶어!?”

        

        

        

       -줄

       -낭낭하게 줄서봅니다~~

       -ㅉㅉ 채팅꼬라지봐라 나도 3빠지만 니들과는 다르단걸알아둬라

       -지1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안정적인 가관 감사합니다 엌ㅋㅋ

        

        

        

       ‘개색기들….’

        

        

        

        하아.

        

        얇은 입술을 타고 새어나오는 입김.

        

        날은 여전히 차가웠다. 현실의 1개월은 다크 존의 3개월이었다. 극도로 더운 8월은 다크 존에서는 9월부터 12월임을 의미했다. 다르게 말하면 9월은 1월부터 3월이었다. 아마 9월 말이나 되어야 인게임에서도 날이 풀리기 시작하리라.

        

        그래도 어떻게 보면 그 때문에 약간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보온을 챙기느라 아바타는 자연스럽게 뚠뚠해졌고, 더 많은 아바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손에 들린 M1A를 이리저리 훑으며 발걸음을 옮기자, 저 앞에서부터 보이는 몇몇 아바타. 같은 분대 소속임을 알리는 녹색의 표식이 두 명의 아바타 위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이제는 상당히 익숙한 면면.

        

        왼쪽. 러시아 출신의 공주가 장구류를 착용하고 전장에 나가면 이런 모습일까 싶은 한 명. 스트리머 돌이었다.

        

        오른쪽. 백호를 의인화하고 거기에 TS를 한사발 정도 끼얹으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한 명. 검은 색과 백색이 조화롭게 섞인 장발 위, 호랑이귀가 쫑끗 솟아있다. 스트리머 호떡이었다.

        

        하모니를 들박…이 아니라, 뉴비에게 매운맛을 안겨주기 위해 결성된 뿅망치형제단 소속 스트리머들 모임이었다. 물론 예상치 못한 합방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이유도 있었고.

        

        물론,

        

       

        

       “…크흡, 오늘도 예쁘시네요. 리밋공주님.”

        

       “엘프 왔다, 엘프.”

        

       “야이 개새끼들아.”

        

        

        

       -어허~이상했어요

       -할말은 한다 리 카 콜 라 ! !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떡이랑 김스톤 웃겨뒤질라그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잡고 쓰러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그 얼굴에서 도저히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욕설이 참다 못해 터져나오자, 두 명은 기어코 배를 잡고 끅끅대며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위에서는 리밋이 불만으로 가득찬 얼굴로 그 두 명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났을까, 오프닝이 시작되었다. 세 명이 한 자리에 모여 마치 TV쇼를 하는 것마냥 서로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으며 영상 인트로에 삽입 가능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방송 시참이나 관음을 위해 주변에서 얼쩡대는 이들이 수십 명씩 있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새로 세션을 팠기 때문에 딱히 그렇지는 않았다.

        

        모두가 궁금해하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 모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하모니와 함께 어떤 다크존 컨텐츠를 진행해볼까 논하기 위해서예요. 일단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이런저런 의견을 내고, 저희가 확인하는 형식이네요. 의견이 채택되면 그 분에게는 답례로 치킨 한 마리씩 보내드릴게요.”

        

       “생각해온 것도 몇몇 개 있긴 한데, 사실 우리보단 여러분들이 좀 더 심도있게 알고 있을 테니까요.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모니가 아직 메인 미션을 다 못 밀었다는 점을 감안한 상태에서 말씀해주시면 좀 더 괜찮을 거예요.”

        

        

        

       -근데 요사람들 하모니 요즘 실력 어떤지 알음?

       -어허 쉿ㅋㅋㅋㅋㅋㅋ

       -만렙X 세팅X 기준이면 레이드나 고난이도모드는 못할거고 PVP나 디펜스모드 이외엔 안될듯?

       -도미네이션 모드 괜찮을거같은데

        

        

        

        수없이 많은 안건들이 생겨나고 폐기되길 반복하는 가운데, 장문 또는 단문의 도네이션도 거품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좋은 의견들 한두 가지는 닉네임과 아이디와 함께 메모되었다.

        

        세 명의 스트리머가 연합한만큼 토탈 시청자 수는 1.7만 명에 가까웠다. 다들 한 마디씩만 던진다고 가정해도 1만 하고도 7천 개의 의견이 존재하는 셈이었다. 그 즈음이면 나오지 않을 의견도 나오는 법이었다.

        

        그리하여 나온 그나마 할 만한 것들 몇 가지를 꼽자면,

        

        

        

       “…네. PVE 관련해서는 긴급 또는 인프라 구축 미션, 디펜스 모드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PVP로는 도미네이션과 컨퀘스트 확인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정말 좋은 의견 말해주셨습니다. 보내주셨던 분들은 전부 기프티콘 보내드릴테니, 메시지 오면 확인해주세요.”

        

       “그럼 의견도 좁혀졌으니까 가장 먼저 뭐부터 할지 생각해보자. 그나마 할 만한 게 뭐가 있더라? 저 중에서 안 해본 거 있는 사람?”

        

        

        

        손을 드는 사람은 없었다.

        

        만렙은 한참 전에 찍어놓은 이들이었다. 단순 컨텐츠든 선호도의 차이든 간에 다크 존의 모든 컨텐츠는 비록 겉핥기 정도라도 한 번쯤 거쳐간 곳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가장 먼저 선택된 것은 도미네이션 모드였다.

        

        A와 B, 그리고 C로 나뉜 거점을 방어하고 공격하는 게임이었다. 일방적인 공격 또는 수비 형세가 이뤄지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나노머신 양이 조절되는 점 또한 이 모드가 인기가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단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스쿼드 기준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는 것. 그러나 인원 모으기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 중의 하나에 속했다. 시참이라는 명목으로 하모니의 빈 자리를 채우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목적이 명확해지자 할 일들 역시도 명확해졌다. 호떡이 시참 인원을 구하는 사이 리밋이 매칭을 돌리기 시작했다. 인원이 들어오는 대로 방이 잡힐 것이었다. 도합 32명이 참여하는 꽤나 큰 게임이었기에 같은 팀, 또는 다른 팀이 되기 위해 동시에 매칭을 돌리는 시청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릴없이 이를 기다리던 중, 눈 앞에 떠오르는 영상 도네이션 하나.

        

        

        

       <막시무스카이저 님이 4,000원어치 프로틴 후원! 감사합니다!>

       -그와중 하모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 동시에, 스타디움이 눈 앞을 가득 메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 명의 이름을 원호하고 있는 가운데, 어쩐지 익숙한 비주얼의 녹색 고양이 한 마리가 열광적으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하모니였다.

        

        그리고 그 입에서 튀어나오는 이름을 예측하지 못할 리는 없었다.

        

        

        

       -유진 선생님───! 저희 왔어요!

        

       “…하이구. 진짜 선생님 무지하게 좋아하네, 얘.”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던 건 알지만, 언제 이렇게 열성적인 팬이 됐을까.

        

        그들이 근묵자흑이라는 단어를 알기까지 5일이 남은 시점이었다.

        

        

        

        

        

        

        

        

        

        

        

        

        

        

       “이 맵은 올 때마다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

        

        

        

        비록 내가 러시아에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만약 간다면 이랬을까.

        

        하늘은 우중충했다. 사실 그 이상이었다. 하늘이 잿빛이라는 묘사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흔히 볼 수 있었지만, 거기에 지저분한 짙은 녹색이 섞인 걸 소설 작가들이 본다면 아마 그것보다는 더욱 침울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방사능이 섞인 검은 비가 내린다.

        

        주변에 핵연료 재처리 공장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걸로 이렇게까지 될까. 원리는 잘 모르겠으나 사실 AP에서 그런 걸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애초부터 오퍼레이터 백 명을 데리고 가상현실에서 전투를 한다는 배경설정이기도 하고.

        

        

        이곳의 배경은 조금 더 현대적인 느낌의 프리피야트에 가까웠다. 유령도시를 두고 벌어지는 전투였다. 분위기도 음울하고 칙칙하고, 다른 맵처럼 눈요기가 될 경관이 있다고 하기도 뭐했다.

        

        그렇기에 이 맵을 플레이할 때면 항상 평소보다는 조금 사무적인 느낌으로 대하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박스를 열고 무장한다. 주변에서는 이미 콩 볶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인원이 줄어가는 가운데, 이 맵에서만 등장하는 기기인 가이거 계수기가 까라락 하고 조금씩 움직였다.

        

        비구름이 다가온다는 소리였다.

        

        

        

       -달그락!

        

        

        

        상자를 열던 도중 튀어나온 마체테 하나. 잠시간 고민했지만, 이번에는 참기로 했다. 도끼여신이라는 괴상망측한 별명이 붙어버린 걸 안 게 바로 몇 시간 전이었기도 하고, 지금은 별 생각없이 쏘는 게 더 낫겠지 싶었다.

        

        밖으로 나가자 또다시 불어오는 바람. 꿉꿉했다. 죽어버린 도시에서는 오래된 콘크리트와 촉촉하게 젖은 흙 냄새가 났다. 부서진 아스팔트 사이로 피어오른 풀들은 이미 노랗게 말라죽은 상태.

        

        그러나 감상에 젖을 시간은 그다지 없는 모양이었다.

        

        

        

       ───투두두두두!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는 십수 발의 탄환들. 네다섯 발 정도가 적중했다. 나노머신 잔량은 32%. 소음기를 통과하여 쏘아진 듯한 탄환이었기에 소리를 통해서는 위치를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몸 위로 묵직하게 전달되는 감각의 방향과 각도는 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단서였다.

        

         즉각 고개를 해당 방향으로 돌리자 유저 한 명이 아파트로 황급히 들어간다. 뱀과는 관련은 딱히 없었지만, 발달된 시각은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간 얼굴을 사진처럼 찍어 기억으로 변환한다.

        

        뭔가 ‘단단히 잘못 건드렸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업보인가?”

        

        

        

        업보라면 업보겠지.

        

        그러나 업보와는 상관없이, 장애물은 치울 뿐이었다. 뒤에서 총알이 날아오는 터렛을 방치해둘 이유가 없듯이, 저 사람을 무시하고 맵 중앙으로 가는 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아파트의 내부 구조는 상당히 간단했다. 굳이 일일히 구현해둘 필요도 없을뿐더러, 만약 전부 만들어놨다면 적이 숨은 곳을 찾기 위해 일일히 뒤져야만 했을 거고, 그러면 게임 진행도 굉장히 루즈해질 터였으니. 요컨대 닫혀있는 문이 태반이었단 소리였다.

        

        더군다나 긴 복도와 숨을 곳이 별로 없다는 점 또한 기피되는 장소로서 작용했기에, 자연스럽게 교전 장소는 아파트가 아닌 그 근처의 시설 – 가령 운동장이라든가, 체육관. 그런 곳으로 옮겨갔다.

        

        

        먼지와 때, 그 외에도 굳이 묘사하기 싫은 여러 물질들이 시간이 흐르며 겹겹히 쌓인 바닥을 밟아나간다. 발자국이 바닥에 남아있었다.

        

        조심스럽고도 조용한 트래킹. 언제든지 조준할 수 있도록 총구는 아래, 모든 집중은 시각과 청각으로 몰아넣는다. 비율적으로는 전자가 70, 후자가 30이었다.

        

        후자가 30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과도하게 청각에 집중하다가 사격을 받기라도 한다면 원활한 대처는커녕 깜짝 놀라 대응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심하면 기절하거나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그래서였다.

        

        

        

       -바스락.

        

        

        

       ‘…소리가 더 있는데.’

        

        

        

        한 명이 아니다.

        

        두 명.

        

        불청객이다.

        

        어쩐지 아까 챙기지 못한 마체테가 살짝 아쉬워졌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개머리판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터. 숨소리조차 작게 줄여나가며 뒤를 밟는다.

        

        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사격전 양상으로 흘러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었다. 복도를 돌아돌아 아파트에서 빠져나온 뒤 단지 공용시설로 향하는 초입으로 들어선다.

        

        복도는 길었고 숨어있을 만한 곳은 양 끝단에나 있었다. 복도를 지나갈 땐 엄폐할 곳이 없단 소리였다. 그렇기에 조금 더 속도를 올려 기동한다.

        

        근데,

        

        

        

       ───콰직!

        

       “우와아아아아악-!”

        

        

        

        심상찮은 소리가 들린다.

        

        아까 있다고 추측된 또 다른 적이랑 예상치 못하게 만나기라도 한 걸까. 그런 것치곤 총소리 대신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단 점이 걸렸다.

        

        카빈 대신 확실한 사살을 위해서 S&W M500을 들었다. 이 거대한 리볼버는 은근 이상하리만치 나를 따라오는 듯한 경향이 있었다. 성능이 안 좋은 건 아니었다. 권총이기에 교전거리가 짧으면 무지막지한 위력을 발휘했으니까.

        

        다섯 발이 장전된 것을 확인하고, 복도 끝으로 접근하여 건너편 시설 안쪽을 확인했다. 한쪽 방 안에서 푸른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소리의 근원지는 그쪽인 것 같았다.

        

        

        

       -[경고 : 방사능량 폭증.]

        

        

        

       ‘…갑자기?’

        

        

        

        나노머신 방벽이 조금씩 닳고 있었지만, 호기심은 확인해야 직성이 풀렸다.

        

        조심스럽게 시설의 안으로 들어가 열린 문 너머를 확인해보니───

        

        

        

       “…………–…!”

        

       “…이건 또 무슨.”

        

        

        

        시퍼런 빛이 뿜어져나오는 기괴한 형상의 칼, 그리고 그것을 들고 있는 한 인영. 기묘하다 못해 괴이한 형태의 차폐복을 입은 그 존재. 눈이 있는 곳은 새카맣게 물들어있었다.

        

        일단 유저는 아니었다. 이 맵에 이스터에그가 많다더니 그 일환인가?

        

        물론 근거리에서 매그넘 탄환 다섯 발이 1초 안에 머리에 욱여넣어지고도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투투투투퉁!

        

       “그어, 어, 그으윽…!”

        

        

        

        미친듯이 진동하던 가이거 계수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지며, 머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존재의 손에서 검이 툭하고 떨어졌다.

        

        빛이 바랜 듯한 금속 재질. 검이라기보단 통짜 철을 검 모양으로 깎아낸듯한 그것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었다.

        

        

        

       -[알림 : e͖͇͙͓͈͈͎͈͈͚͔͎͉͚͙͙͉͔͔͓͓͙͖͈͙͍͆͛̈́͒̓͐͋͊́̀͐͛͛͜͜͜͜͝͠ͅͅͅr͉͈͍͎͈͈͎͕͇͎͍͇͎͎͎͍͓̓͊͌͗͌͒̈́͋͌̀͛́͗̓͐͐͌͑͆͛͋̈́͒͆̈́͗͋̀͌̈́͊͌͋̀͆͗͑̓͐͐́͘͘͘͜͝͠ͅͅͅͅŗ͈͇͙͓͇͙͍͓͔͓͈͍͍͇͙͍͇͓͈͔͔͔͔͔͙͔͎͕͗̀͆͊͋͛͗͒̓͌͒͌͑͆̈́́͌́͒͊͋͊͆͋͛͋͒͋́͑͒͂͛͗̓̀͋͌͛̈́́̓̈́͌̈́͒͗͗͗͘͘͜͜͝͠͝͝͠͠͝͠͠ͅͅo͚͕͖͇͖͍̜͂͆̈́͐̈́͑͆͆́͑͌͂͋͌͒͋́͛͆͂͒͋͒̈́͋͗́͑͂͊͊̈́͒̓̈́̈́͗̈́̈́͆̈́͘͘͘͝͠͝͝͝͝͝͠͠͠͝͝͝r͍͔͙͙͉͕͔͕͔͓͎͓͓͓͚͕͔͉͈͙͙͓͇͇͎͈͔͚͚͇͊͊͗͆͆̈́͂̈́͑́͊͊͒͛͑̈́͐̈́͌͂̈́̀̀̈́͌͐̀́͋͗͐͑͂͐̓͒͑͒͋͗͋̀͛̓͛͒͐͌͑͆͑͐̓̓͂͒͐͘͘͘͘͘͜͜͝͝͝͝͠͠͝͝͝͠͠͝͝͝͝͝ͅͅ를 처치하였습니다!]

        

       -[알림 : 이스터에그 무기 Plutonium Blade를 획득하였습니다!]

        

        

        

       “…가지가지하네.”

        

        

        

        물론 들고 가지는 않았다.

        

        참으로 정신나간 센스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리밋…이거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나 모르겠네요

    그리고 방사능을 모티브로 한 지역이면 역시 전설의 명검 우라늄블레이드(자매품 플루토늄 블레이드)는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예? 아니라구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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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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