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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1

       * * *

       

       

       

       

       “허. 독일제국 저리가라 할 정도로 권위적인 국가가 잘도 그런 소릴하는군. 댁네 카를 서기장이란 작자가 붉은 카이저란 소릴 듣는 건 아시나?”

       

       

       이미 유명한 이야기인데.

       

       프랑스대사의 비꼼에 로자 룩셈부르크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쪽은 이미 프랑스가 이 정도로 뿔이 났을 때 이미 대응책을 세워뒀으니까.

       

       

       “말씀이 심하시군요. 하지만, 프랑스가 도와주면 어느 정도 저희도 협조해서 공산주의자들이 알제리나 인도차이나까지 가서 혁명을 하려는 것을 막아드릴 수는 있습니다만.”

       

       

       이제는 인도차이나까지 노리고 있었다는 말인가.

       

       심지어 지금 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어이가 없다.

       

       혁명을 막아주겠다. 즉 원하는 게 있다는 소리다.

       

       그 원하는 것은 루르에서 물러나란 거겠지.

       

       프랑스 대사는 한숨을 푹 쉬었다.

       

       

       “루르에서 물러나길 원하는 것이로군.”

       “그러면 저희도 힘을 쓸 수 있겠지요. 생각해보십시오. 영국도 더는 배상금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저희 독일 역시 더는 낼 배상금을 마련할 수 없고요. 하지만 루르에서 많은 이익을 보고 게시지 않습니까?”

       

       

       이놈들 이럴 줄 알았다.

       

       이 빌어먹을 빨갱이놈들 같으니라고.

       

       차라리 진작 카이저의 독일을 짓밟고 공산주의도 뿌리를 뽑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별다른 방법은 없다.

       

       

       “라인란트 비무장. 이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오.”

       

       

       로자 룩셈부르크는 외교적 승리를 했다는 사실에 속으로 조소를 머금었다.

       

       그래야지. 제국주의 국가의 현실이란 이런 법이다.

       

       공산주의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프랑스는 이제 더는 루르 강점을 버틸 수 없음을 시인하고 발을 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공산 독일이 그 정도로 알제리에서 발을 빼려고 했다면 아예 공산주의자를 식민지에 심는다는 발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몇 번이고 보낸 공산주의자들로 인해 현재 식민지 공산주의자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으니까.

       

       그들과 연락 체계를 마련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언제고 식민 제국 국가와의 전쟁이 터지는 그날.

       

       그 혁명 전쟁의 날. 식민 제국들에 의해 신음하는 수많은 식민지가 봉기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프랑스를 무너뜨리고 영국을 옥죈 후에는.

       

       로자 룩셈부르크는 고개를 돌려 동쪽을 바라보았다.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줄로만 알았던 쌍두독수리가 다시 하늘 높이 승천한 저 슬라브의 땅으로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

       

       

       “그럼 지금 당장은 루마니아인가.”

       

       

       최근 헝가리가 열심히 자극하고 있는 루마니아.

       

       헝가리의 압박으로 불안에 빠진, 루마니아 내부를 충동질해 노동자 해방을 일으킨다면? 하여 러시아에게 한방먹일 수 있으면 좋으리라.

       

       이미 그날을 위해 독일 공산당은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편, 루마니아에서는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헝가리는 쳐들어오지 않고 있지만, 자주 국경에서 군사훈련을 하면서 노골적으로 트란실바니아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훗날 이탈리아 상륙을 위한다며 불가리아, 튀르키예와 함께 상륙 훈련을 하면서 자꾸 등이 근질거리게 만들었다.

       

       루마니아로서는 방공협정에 있지만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그렇다고 루마니아 왕실이 평화로운 것도 아니었다.

       

       방공협정 이후, 페르디난드 1세는 혼자 살아남아 러시아를 멱살 잡고 끌어올린 아나스타샤와 플레이 보이인 카롤이 비교하게 되었고, 그때마다 그 기질을 물려준 바람길 기질이 다분한 아내 마리를 향해 분노가 차올랐다.

       

       바람이나 피고 심지어 사생아까지 낳은 주제에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왕비.

       

       자꾸 생각할 때마다 속이 썩어 문드러질 것만 같았다.

       

       당연히 부부 싸움은 자주 일어났고,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지자 마리는 역시 한숨만 나왔다.

       

       이 와중에 헝가리의 도발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왕실을 위해서라도 슬슬 후계를 정해야만 했다.

       

       아무리 부부 관계가 날로 좋지 않아진다고 해도. 후계 문제에서는 상의할 수밖에 없었다.

       

       

       “미하이를 왕세손으로 책봉할 것이오.”

       “카롤이 아니라요?”

       “누구처럼 바람이나 피워 대는 놈을 왕위에 뒀다가는 왕실의 명예가 실추되겠지.”

       

       

       이제 와 생각해보면 마리와의 결혼을 제고했어야 했다.

       

       장인인 에든버러 공작 알프레드가 시집을 반대했었다는데, 그리해야 했을지도. 

       

       

       “……잘 생각하셨습니다.”

       “왕비를 가장 많이 닮은 아이인데, 왕비가 싫어하다니 참 재미있구려.”

       

       

       참 재미있는 일이다.

       

       가장 자신을 잘 닮은 아들을 싸고 도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고 있으니. 더군다나 로이에 플러라는 마리와 친구인 여자가 남편인 자신의 욕을 어지간히도 많이 했다고 폭로까지 했지.

       

       

       “……제가 얼마나 잘못했다고 해야 합니까. 심지어 그 아이는 얼마 안 가 죽었습니다.”

       “죽었다고 당신이 불륜 상대의 아이를 배 아파 낳았다는 사실은 여전하지. 심지어 내 아들이라고 하고.”

       “정말 죄송합니다.”

       

       

       마리의 얼굴은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이미 끝난 이야기를 자꾸 꺼내고 있으니. 불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어쨌든 불륜으로 남의 아이를 가진 것은 일방적인 잘못이라 이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그것이고 앞으로 루마니아가 처한 위기는 분명히 해야 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 나랏일은 해야 하지 않습니까? 헝가리가 트란실바니아를 노리는 건 확실합니다. 누구 덕에 공산 혁명을 막았는지도 모르고요.”

       “누구 덕에. 헝가리가 그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하시오? 결국 내가 가문에서 쫓겨나는 걸 감안하고 당신의 꼬드김에 넘어간 탓이었지. 그렇게 큼지막하게 뜯었는데, 원한이 안 생기면 이상한 일일 것이오.”

       

       

       슬슬 나이를 먹고, 일은 대부분 왕비가 하다보니, 페르디난드는 이제 그 책임을 지기 싫었다.

       

       물론 페르디난드가 대 루마니아의 왕이 된 것은 왕비 덕이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 상황을 만들어낸 것도 왕비 탓이다.

       

       

       “폐하!”

       “어차피 나랏일은 바르부 슈티르베이(불륜남)와 할 것이 아닌가. 당신이 뿌린 씨앗으로 대 루마니아를 실현하였으니, 위기도 당신이 해결하시오.”

       

       

       어차피 왕비가 알아서 다 할 일이다.

       

       자신은 그나마 카롤보다는 훨씬 나은 미하이를 다음 왕위로 점찍는 정도의 일을 하는 것이 전부일 터.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왕자 카롤에게도 전해졌다.

       

       

       “왕위를 내가 아닌 내 아들에게? 말도 안 돼!”

       

       

       카롤은 화가 치밀었고, 헝가리의 호르티 미클로시는 이 상황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 * *

       

       

       25년이 되고 프랑스가 드디어 공식적으로 루르에서 벗어났다.

       

       배상금만큼 뜯어낼 걸 다 뜯어냈다는데.

       

       따지고 보면 실상은 공산 독일과 밑에서 협상이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알제리에서 공산주의가 퍼지지 않데 하라고 프랑스가 요구하고 공산 독일은 그걸 받아들인 모양이다.

       -라고 최근 유럽에서 방방 뛰어다니는 베리야가 말해줬다.

       

       

       “프랑스도 참 멍청하군. 이런다고 알제리에 들어간 공산주의가 안 퍼지는 건 아닐 텐데.”

       “일단 급한 불을 끄려고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급한 불은 알겠지만 루르에서 너무 쉽게 빠져서 문제지.”

       

       

       이건 주변국 눈도 있고, 독일인의 반프랑스 감정 때문도 있어서겠지만. 그놈들이 약속을 지킬 리는 없다.

       

       이미 뿌려진 빨갱이 씨앗이다.

       

       알아서 그 씨가 곧 현지인들로 인해 싹이 틀 텐데. 에휴.

       

       루마니아의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헝가리가 루마니아를 압박하면서 루마니아 내부가 불안해지면서 왕위 관련해 말이 많은 모양이다.

       

       여기에 루마니아가 트란실바니아 문제로 헝가리가 뭔가 저지르려고 한다고 각 열강에 말한 모양이지만, 말해서 뭐? 바뀌는 건 없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방공협정으로 묶여있는 헝가리가 설마하니 노리겠냐~뭐 이런 것도 있고. 단순히 국경에서 훈련한다고 트란실바니아를 노리고 전쟁할 거라고 보지 않았다.

       

       낙관론적이긴 하지만, 애초에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고. 러시아 처지에서는 당연히 이건 방공협정과는 다른 문제라 러시아가 감히 개입하기 힘들다고 외교부에서 말을 해뒀다.

       

       

       “헝가리의 움직임이 수상합니다. 러시아가 도와주시오!”

       “직접 군사작전을 벌인 것도 아니지 않소? 심지어 방공협정은 공산당에 맞서는 동맹으로 협정 국가 간의 영토 문제는 우리가 개입할 수 없소.”

       

       

       애초에 트란실바니아를 노리고 군사행동을 직접 벌인 것도 아니고. 그저 루마니아의 의심만으로 방공국가들의 상륙 훈련을 주도하는 러시아가 움직일 이유가 없는 것도 있었다.

       

       여기에 오흐라나를 통해 알아본 결과.

       

       페르디난드 부부의 사이가 좋지 못하다고 한다.

       

       

       난 딱히 이간질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왕이 왕비가 바람피운 일을 언급하면서 화를 냈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남편이 아닌 불륜남의 자식 낳은 게, 전생에 김치국에 살았었던 내 머리로 생각을 해볼 때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짓이니 페르디난드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이렇게 싸웠는가 하면 모르겠다.

       

       당시 루마니아의 시대상 왕비가 남자친구까지 둘 정도로 대단하다! 이런 인식이 있던 걸로 알 거든.

       

       페르디난드도 공인했었고.

       

       

       “아무래도 왕위를 이어야 하는 카롤 왕자와 폐하가 비교되는 모양입니다.”

       

       

       최근에는 루마니아에서 왕실 상황을 알아보는 역할을 하던 베리야가 보고서를 들이밀었다.

       

       최근 돌아가는 루마니아 상황과 왕실 쪽 문제다.

       

       그러다 보니 베리야의 말에 좀 궁금한 게 생겼다.

       

       

       “나?”

       

       

       내가 왜 언급되는데.

       

       

       “예. 방공협정 이후 후계 관련해서 부부관계가 소원해지고, 특히 카롤 왕자가 왕비를 닮아 그 모양이라며 비난했습니다.”

       “흠. 그게 그렇게 되나.”

       

       

       방공협정 이후 그렇게 되었다면 내 영향이 있다는 건가.

       

       하기야 나라도 좀 그럴 거다.

       

       니콜라이 2세의 가장 어린 딸이 러시아를 여기까지 이끌었는데, 정작 자기 왕위를 이어야 하는 자식 상태가 처참하다.

       

       그러다 보니 비교가 될 것이고. 카롤 왕자의 천성이 그 어머니인 마리를 닮았으니 당연히 애를 왜 저따위로 낳았냐 같은 싸움이 벌어진 것이 아닐까.

       

       흠. 그렇게 보면 확실히 그렇겠지.

       

       문란한 아내를 그대로 이어받은 자식이니까. 페르디난드가 오죽하겠나.

       

       개인적으로 내가 페르디난드였다면 아내가 불륜남의 자식을 당당히 낳고 들이밀면 엄청 화날 거 같은데.

       

       그대로 이혼 도장 쾅 찍지 않았을까?

       

       뭐 그런 왕비를 칭송하는 루마니아인들도 정상은 아닌 거 같지만. 그걸 커버할 정도로 1차대전으로 활약했고, 땅도 엄청 뜯어냈으니 대단한 탓이겠지.

       

       따지고 보면 1차 대전 참전해서 독일에 항복한 일도 있었는데. 그 원인을 따지고 보면  참전시킨 왕비탓 아닌가.

       

       결국 페르디난드에게 쌓이고 쌓여서 이제 터졌다는 말이지.

       

       

       “그렇게 바람피워 대고 놀고 싶으면 나처럼 결혼을 하지 말든가. 야반도주라도 하지.”

       

       

       대체 남편 있는 여자가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네.

       

       

       “예?”

       “아, 그냥 그렇게 몸 굴려 댈 거면 차라리 결혼을 하지 말란 소리지. 결국 이게 다 왕비가 문란한 탓 아닌가?”

       

       

       생각해보라. 그냥 정말 깨끗하게 바람도 피지 않는 왕비였다면, 카롤 왕자가 바람기를 물려받지 않고, 제 어미가 불륜하는 것도 몰랐다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멀쩡했으면, 지금 저렇게 되었을까?

       

       페르디난드도 그러니 그게 터진 거겠지.

       

       

       “예. 그렇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죠. 남편을 꼬드겨 협상국에 참전하게 만든 여자가, 루마니아의 땅을 크게 넓히게 한 여자가 자기를 닮은 장자 때문에 고생하는 꼴이 우습더군요. 심지어 그 여자의 절친이 하는 말로는 평소 남편욕도 하더랍니다.”

       “그럼, 왕위 관련해서 문제가 생겼을 텐데, 카롤 왕자가 지금 불만이 있다 그거지?”

       “예. 제 아들이 왕세손이라는데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호르티가 은밀하게 카롤과 물밑협상을 하게 된다면야 원하는 그림이 나오겠군.”

       

       

       실제 역사와 다르게 호르티가 바로 카롤에게 접근해서 협상만 한다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당장 제 자식 자리를 빼앗는 놈인데. 호르티가 악마의 속삭임을 불어넣으면 뭐가 바뀌지 않겠냐.

       

       

       “저대로 내버려 둬도 되는 겁니까?”

       “뭐가?”

       “아주 만에 하나라도 일이 어그러진다면.”

       

       

       이놈 왜 이렇게 오늘따라 말이 많은 건가.

       

       

       “참 질문이 많군 그래.”

       “죄.죄송합니다. 폐하.”

       

       

       하지만 뭐 베리야 말이 맞지.

       

       나는 도박으로 시작한 전쟁에서 좀 성공한 히틀러처럼 자만할 생각이 없다.

       

       미래를 안다고 해도 많이 바뀌었고.

       

       지금 이 루마니아가 어떻게 돌아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막상 이 밉상 놈이 그리 말하니까 약간 좀 싸늘해지는데.

       

       

       “뭐 그래도 일리가 있네. 만에 하나의 경우가 있겠지. 카롤이 순진하게 그냥 물러날 수도 있고, 나중에 아들의 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지. 또는 미하이가 의외로 오래 버틸 수도 있는 것이고.”

       

       

       정말 내 모둔 변수를 깨트리고 현상유지를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루마니아가 호르티의 헝가리군을 막을 수도 있는 일이다.

       

       훈련을 오랫동안 했었으니. 루마니아는 이미 헝가리가 쳐들어올 때를 대비했을 수도 있고.

       

       그러자면 역시 내부에서 흔들어 줄 것이 필요한데.

       

       카롤도 좋고 빨갱이어도 좋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루마니아는 웃기게도 1차 대전에서 왕비의 설득에 따라 페르디난드가 영국편으로 참전을 결정하고. 보기 좋게 독일군에게 짓밟혀서 부쿠레슈티 조약으로 반식민지로 전락했습니다.

    -루마니아는 남부 도브루자(카드릴라테르)를 불가리아에 할양하고, 북도브루자를 불가리아에 할양하며, 다른 지역은 동맹국의 관리 아래에 둔다.
    -카르파티아 산맥의 통로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관리 하에 둔다.
    -루마니아는 90년간 독일에게 유전을 빌려준다.
    -동맹국은 루마니아의 베사라비아 합병을 인정한다.

    주요 내용은 이렇고, 동맹국이 결국 패배하고 베르사유 조약으로 부쿠레슈티 조약은 파기되고 땅을 다시 수복했습니다.

    베사라비아는 동맹국 덕에 얻었지만 결국 슬쩍한 게 되었죠.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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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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