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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1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국신문의 여성 기자, 아르망 하베루스는 마도 녹음기를 든 채 정면을 향해 말했다.

     “올해로 딱 500년. 관문이 세워지고, 오랫동안 피와 증오로 막혀있던 문이 드디어 열립니다.”

     구구구.

     “말씀드리는 순간, 지브롤터의 마지막 관문이 열립니다!!”

     아르망 기자 정면, 어깨에 무언가 마도공학으로 만들어진 기계의 렌즈의 안에는 아르망 기자와 함께 좌우로 천천히 열리는 문이 담겨있다.

     “기만으로 제 1관문을 열었습니다. 전쟁으로 제 2관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마지막 관문까지 열어젖히는 건 철혈이 아닌 미래로의 화합!!”

     좌우로 열린 마지막 관문의 너머, 아무것도 없다.

     “보십시오, 제국의 여러분! 관문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지브롤터의 소드 마스터도 아니고 노스트럼의 기사단도 아닌, 평화의 땅입니다!!”

     넓은 초원.

     불과 수 km 정도의 협곡과 관문 세 개를 넘어왔을 뿐인데, 마지막 관문 너머의 땅은 푸르른 초원이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실시간으로 보여드리지 못하여 아쉬우나, 부디 이 감격이 여러분들의 안방에 구석구석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슥, 슥슥.

     렌즈를 든 남자가 렌즈 아래에 뻗은 손을 쓱쓱 움직이자, 아르망 기자는 마도 녹음기를 잡으며 정면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륙에 평화가 있기를! 제국신문의 아르망 하베루스였습니다!”

     경쾌하고 밝은 목소리로 외치자마자, 렌즈에 반짝이던 붉은 빛이 꺼진다.

     “하, 염병.”

     

     순식간에 사람이 변했다.

     “미래와의 화합 같은 소리하고 있네.”

     불빛이 꺼지자 사람의 성격까지 뒤바뀐 듯, 아르망 기자는 코트 안을 주섬주섬 만지작거렸다.

     “편집장님. 협곡 너머에서 그거 함부로 태우면 안 됩니다.”

     “젠장. 여기는 국가 전체가 금연구역이라도 된다는 거야?”

     “지브롤터에서는 안 되고, 다른 곳에서는 상관없죠.”

     “젠장. 어쩐지 죄다 저기 핏빛 황야에서 태우더라니.”

     아르망 기자는 구시렁거리며 코트 안주머니에서 꺼내려고 하던 걸 다시 집어넣었다.

     “언론이 언제부터 정부의 개가 되었는지.”

     “편집장님. 그런 말 함부로 하면 그림자에 잡혀갑니다.”

     “할 말은 해야지. 아니면 뭐, 네가 고발이라도 하게?”

     “하하. 편집장님 잡히면 저도 같이 세트로 잡혀가는데 제가 어떻게.”

     어깨에 걸친 마도 기계의 안쪽, 둥근 형태의 마석을 빼내며 새로운 마석으로 교체한 청년 베드로가 기계의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어떻게, 녹화 새로 딸까요? 아직 녹화용 마석 좀 많이 남았는데.”

     “따야지. 저거야 촬영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도….”

     아르망 기자는 좌우로 활짝 열린 협곡을 함께 건너가는 이들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카르멘 왕비와 합스베르크 황태자. 저걸 우리 신문에 실었어야 했는데.”

     말을 타고 지브롤터의 관문을 넘어가는 두 나라의 실세.

     

     노스트럼의 국왕과 테르시안의 황제는 비록 이 자리에 없으나, 실질적 국왕과 차기 황제가 만나 말머리를 함께 하며 나아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 그 자체.

     “황태자 어용 언론은 좋겠어, 정말. 독점으로 저 그림을 다 따고.”

     “듣습니다.”

     “들으라고 하지. 젠장. 사설에 노스트럼 불쌍하다고 좀 담은 것 가지고…어휴.”

     아르망 기자는 눈으로 역사적인 장면을 담았다.

     

     이미 황태자는 배를 통해 몇 번이고 노스트럼을 방문했으나, 이렇게 지브롤터 협곡을 넘어가는 건 공식적으로 처음.

     아니, 역사적으로 최초다.

     500년 만에 3관문이 다 열렸고, 그 첫발을 내디딘 사람이 바로 합스베르크 폰 테르시안이니까.

     “다 지나갔습니다. 문은 안 닫네요?”

     “대신 기사단이 저렇게 서 있잖아. 저거 봐.”

     촤르륵.

     황태자와 제국의 수행단이 관문을 넘어가자, 관문 너머에 숨어있었던 건지 검은 제복의 기사들이 관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저거는….”

     “야, 찍어.”

     “예? 아직 녹화하려면 마력이 예열되어야….”

     “사진 모드라도 찍으란 말이야. 저 사람, 이번이 공식 석상에서 나서는 게 처음이라고.”

     아르망 기자는 검은 제복의 기사들, 그 가운데에 선 장신의 여인을 향해 호들갑을 떨었다.

     “멘테 리프트. 지브롤터 내에 있는 ‘협곡’을 영지로 하사받은 남작.”

     “왕국에서 보기 드문 ‘블레이드’ 마스터라고 했죠?”

     “그래.”

     찰칵, 찰칵.

     “이야. 왕국에서는 진짜 언제 어디에서 영웅이 튀어나올지 모르겠다니까.”

     “영웅…인 겁니까? 저렇게 보이지만, 마흔이 넘었다고 하던데.”

     “저주를 이겨내고 마스터가 된 거잖아.”

     “…보통 노스트럼의 영웅이라고 하면 막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을 말하는 거 아닌가요? 상식 외, 규격 외의 인간.”

     “보이는 모습이 나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데 영웅이지. 야.”

     아르망 기자는 키득거리며 베드로에게 속삭였다.

     “근엄하게 서 있지만, 다 듣고 있다?”

     “헉…!”

     “너도 편집장 하려면 저런 초인들에게는 이렇게 일상적으로 떠받들고 그래야 하는 거야.”

     “아, 알겠습니다.”

     “명심해. 마스터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서나 귀를 열고 있다는걸.”

     * * *

     왕도로 향하는 길, 마차의 안.

     “지브롤터 백작가에는 들르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합스베르크 황태자는 맞은 편에 앉은 카르멘 왕비에게 넌지시 입을 열었다.

     “백작가는 저희도 어떻게 통제할 수 없는 곳이라.”

     카르멘 왕비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제 말은….”

     “마차에서 내리시어 따로 방문하겠다고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저도 백작이 검을 뽑고 나올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 하하….”

     황태자의 말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수사가 담겨있었으나, 카르멘 왕비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렸다.

     “이해합니다. 협곡의 문을 열어준 것만으로도 왕국 내에서 정치적 부담이 엄청 심했을 테니.”

     “…….”

     “지브롤터 백작가에 여러 귀족이 와서 시위를 벌였다고 했었죠? 어떻게 협곡의 문을 제국에게 셋 다 열어줄 수 있냐고.”

     “금방 영지 밖으로 쫓겨나기는 했지만요.”

     카르멘 왕비는 쓰게 웃으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오로솔 아카데미, 황금의 태양에 관해서 이야기를 마저 하도록 하죠.”

     “입학생에 관한 거라면….”

     “양국의 후계자가 1학년 학생으로 다니게 될 만큼, 그 아이들을 향한 칼날이 다가갈 겁니다.”

     “그것도 다 감안하고 보내는 겁니다.”

     황태자가 씩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혹시 두려우십니까?”

     “뭐라고요?”

     “우리 유학생들이 혹시나 친해지는 이들이 행여나 왕국의 주춧돌이 될 영웅이라고 한다면.”

     “대놓고 도발하시네요. 지금 밖에 따라오는 기사들을 자극하려는 겁니까?”

     “사실을 말하는 것뿐입니다.”

     황태자는 다리까지 꼬며 여유를 보였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군요. 제국의 유학생과 왕국의 귀족이 서로 눈이 맞아, 크림슨 변경백과 샤를로트 백작 부인의 러브스토리를 뛰어넘는 그런 극적인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하….”

     

     카르멘 왕비의 눈썹이 크게 올라갔다.

     “하지만 저는 그런 이야기가 누군가의 약혼을 깨뜨린다거나 하는 그런 비극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건 누군가의 사랑에 있어, 너무나도 슬픈 이야기잖습니까?”

     “정말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하시는데.”

     카르멘 왕비는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이미 제게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 있어서, 황태자님께서는 굳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황태자가 꼬았던 다리를 풀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호오. 재미있군요. 그건 누굽니까?”

     “알려줄 필요가 있나요?”

     “…….”

     “후후후. 설령 뭔가 제안을 하셔도 알려드릴 생각은 없답니다. 괜히 힌트를 드려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생각도 없고요.”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유감이군요. 좋습니다. 오로솔 아카데미의 이야기나 마저 하도록 하죠.”

     황태자는 미소를 지우며,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그레이 지브롤터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 * *

     찰칵, 찰칵.

     “후우. 이대로 돌아가기 아쉬운데, 여기 아웃렛 직원들이나 손님들 상대로 인터뷰나 좀 따고 갈까?”

     “아이페리아 아웃렛이요?”

     “아니. 여기.”

     아르망 기자는 주변을 가리켰다.

     “제 2관문과 1관문 사이에 열린 ‘모르가니아 아웃렛’ 말이야.”

     “…….”

     “모르가니아 대공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알아보자고. 과연 제대로 말이 나올까 의문이기는 하지만.”

     협곡 내부, 좌우로 늘어선 여러 건물.

     아이페리아 아웃렛에서 파는 물건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왕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건들이 많지만, 이런 토속적인 물건들도 제국에서 나름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저 친구면 되겠다.”

     “저기 상자 나르는 청년 말입니까?”

     “그래. 아까부터 보니까, 제국 황태자가 지나가는데도 별로 관심 없이 자기 일을 하더라고.”

     아르망 기자는 목을 가다듬으며, 작업복을 입은 모자 쓴 장신 청년을 향해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제국신문의 기자 아르망 하베루스라고 합니다! 이번 협곡 개방에 관하여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잠시 인터뷰할 수 있으실까요?”

     “…….”

     끄덕.

     모자 아래 회색이 감도는 눈동자로, 청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왕국어가 유창하시네요.”

     “오….”

     아르망은 청년의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목소리가 좋으시네요. 호호.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그리즐리, 입니다.”

     “나이와 직업은 어떻게 되시나요?”

     “…27살이며, 하는 일은 모르가니아 상단에서 수출품 관리 및 운송을 맡고 있습니다.”

     “상단…아. 호호. 네, 그러시구나.”

     27살. 아르망은 자신보다 연하인 청년에 계속 입술이 마르는 것 같았다.

     “500년 만에 지브롤터의 관문이 열렸습니다. 앞으로 노스트럼과 테르시안 사이에서 활발한 교류가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뭔가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그냥 전쟁 없이 평화롭게 지내고 그럴 텐데.”

     청년 그리즐리는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결국에는 지브롤터 백작께서 다 해주시겠죠.”

     “아아, 그렇죠. 지브롤터 백작님….”

     아르망은 붉어진 얼굴로 헤실거렸다.

     “크흠! 그리즐리 씨는 여기에서 일하시면서 제국의 상단과 주로 교류하시면서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제국 사람들이 일하는 게 참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기한 것도 많고요.”

     청년 그리즐리가 베드로가 들고 있는 마도 기계를 손으로 가리켰다.

     “저건 사진기입니까? 엄청나게 크네요?”

     “아, 이건 카메라라고 하는 거예요.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도 녹화되는 거랍니다.”

     “영상…?”

     청년 그리즐리는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아르망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차츰 알게 되실 거예요. 이번에 왕국에서 아카데미 [오로솔(OroSol)]에는 혹시 관심이 있으신가요?”

     “음….”

     “기존에 제국에서 제시한 신입생 연령 17세 제한과 별개로, 왕국에서 신분, 나이, 직업, 재능과 관계없이 여러 인재를 선발한다고 들었는데.”

     “그거 다 결국에는 귀족들 입학시키려는 거 아니겠습니까?”

     왕국 청년 그리즐리는 자조적으로 비웃으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저 같은 놈들은 그냥 ‘아, 그렇구나’하고 그러는 거죠. 아, 그건 궁금하기는 합니다.”

     “어떤 게 궁금하시죠?”

     “제국에서 이번에 유학을 온다고 하는 10명 중에 아스타시아 황손녀께서 그렇게 예쁘다고 하시던데, 그분을 한번 보고 싶기는 합니다.”

     “아, 네.”

     아르망은 갑자기 두근거리던 가슴이 차게 식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분이 엄청 미인이기는 하죠.”

     “왜 그러십니까?”

     “음, 아니에요. 그냥, 뭐.”

     너도 똑같구나. 아르망은 그 말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삼켰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그러면 저는 다시 일하러….”

     청년 그리즐리는 상자를 두 손으로 들며 자리를 떠났다.

     다부진 체격은 분명 오랫동안 상자를 옮기면서 생긴 것이리라.

     “하아….”

     “왜요. 왕국의 순진한 청년 꼬셔서 어떻게 해보려고 한 거, 실패해서 아쉽습니까?”

     “아니. 그냥.”

     아르망 기자는 활짝 열린 관문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문은 저렇게 열렸지만, 사람들 마음도 저렇게 열릴까 싶어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알게 되겠죠.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게 어디입니까? 주전파들 전부 다 저기 대륙 서부에 유배당했으니.”

     “그래. 왕국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 유배되어 있으니, 그들이 괜히 여기 왔다면 저기 관문이 다시 굳게 닫히겠지. 응.”

     아르망 기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저 문, 어떻게 열리는 거래?”

     “마법 아니겠습니까?”

     “사람도 기계도 없는데?”

     “그게 필요 없기 때문에 마법이겠죠?”

     “그런가…? 뭐, 그렇겠네.”

     찰칵, 찰칵.

     “소문에 의하면 지브롤터의 핏줄만이 저걸 열 수 있다고 하던데…. 누가 왔다 갔나?”

     “글쎄요. 아, 혹시 그 소년 아닐까요?”

     “누아르 지브롤터? 안 그래도 아카데미 1학년으로 특례입학할 거라는 말 있던 그 지브롤터의 후계자?”

     “예. 제국 유학생들과 접점을 만들려는 게 아닐까요?”

     

     아르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바에는 그냥 그 누구냐, 그….”

     “레이 지브롤터.”

     “…이름이 레이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레이 지브롤터. 동생에게 ‘다음 대의 검’ 자리를 빼앗긴 지브롤터요.”

     “아, 그래. 장남이지만 가문의 가보인 검을 동생에게 빼앗겼다고 하는 그 친구 말이지.”

     아르망은 혀를 쯧쯧 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쌍하게 됐지. 소드 마스터 명가에서 검에 재능이 없으니.”

     “실례, 지나갑니다.”

     “아, 미안해요.”

     청년 그리즐리가 상자를 들고 다시 옆으로 지나갔다.

     “열심히 사는 친구야, 정말.”

     아르망은 상자 셋을 나르고 있는 청년 그리즐리를 보며 아련한 시선을 보냈다.

     “하여튼 베드로. 명심해. 지브롤터에는 마스터가 많고, 왕국에서는 언제 어디에 마스터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야. 알겠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111화~119화까지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주인공이 다시 등장하는 건 120화입니다.

    다음화 보기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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