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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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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이 하도 여기저기서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에 호기심이 들어 맥주를 먹어본 적이 있었다. 혀가 아릿할 정도로 쓰디쓴 맛에 반쯤 뱉어냈던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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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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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호기심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털어냈다. 도망자 신세인 주제에 술 같은 걸 먹을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노아는 호기심을 털어내고 위층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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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번호를 확인한 후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들 침대를 차지하고 잠들어 있었다. 몇 날 며칠을 쪽잠을 자며 이동만 했으니 뻗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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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본은 아직 잠들기 싫은지 고개를 흔들며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내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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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안은…”
    “리안 오빠느은…씻으러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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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벅꾸벅 졸고 있던 리본이 화장실을 가리켰다. 그 말에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곤 묵직한 짐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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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은 내일 배분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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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포함한 귀중품은 노아가 보관하고 있지만 그 외에 간단한 식량이나 모포 같은 짐은 각자가 들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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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아공간 가방에 넣어서 이동해도 되긴 하지만,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일행이 뿔뿔이 흩어졌을 때 살아남기 위해선 기본적인 물품을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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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흙먼지가 묻은 로브를 창문 밖에서 털어낸 후, 방안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그리고는 제 잠자리가 될 침대에 둘둘 만 모포를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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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가격이 싼 방인 만큼, 방 안을 차지한 이층 침대는 전부 값싼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침대 매트도 없었다. 대신 짚 더미 위에 천이 덮여있을 뿐이었다. 베개도 따로 없어서 모포를 돌돌 말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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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의 위쪽 침대는 리안의 자리인지 다른 침대는 꽉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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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한 기척은 없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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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동안 푹 자려면 미리 살펴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았다. 노아는 곧바로 은밀하게 마력을 퍼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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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옆 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는 일행의 숨소리나, 꾸벅꾸벅 졸고 있는 리본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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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력은 점차 방 안을 넘어서 문밖까지 닿기 시작했다. 노아가 정신을 집중하고 위층과 아래층으로 마력을 퍼뜨리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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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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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끔찍한 장면이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노아는 경악으로 물든 얼굴을 한 채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리안이 씻고 있다는 욕실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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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지끈, 그녀가 손잡이를 잡아 돌리자 잠금장치가 망가지는 소리가 들렸다. 깊게 잠든 일행은 소란을 인지하지 못하고 꿈나라를 헤맸다. 리본만이 잠깐 깨어나 주변을 휘휘 둘러보다가 이내 옆으로 폭하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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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어어? 노아?”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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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탓에 리안이 제 손목을 긋고 있는 모습은 오직 노아에게만 발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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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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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조금 돌려 노아가 막 방에 도착했을 즘, 리안은 마검에게 피를 먹이고자 막 소환한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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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파트너 그럼 오늘도 -… ]
    ‘…여성체로 변하면 일주일 동안 안 꺼낼 거야.’
    [ …! 파트너를 위해서 노력하는 나에게 상을 주진 못할망정! ]
    ‘그런 노력은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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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검이 혀를 차며 여성체로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리안은 가르간도아에게 달콤한 피를 먹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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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흐흐, 그래 이거야! 아아.. 뜨거운 게 내 몸 가득 -.. ]
    ‘제발 이상한 말 좀 하지 말고 조용히 좀 먹어!’
    [ 오늘따라 예민하군 파트너. 아, 그건가? 인간들 사이에 번식기가 오면 예민해지는 시기가 있다던데. ]
    ‘도대체 그런 이상한 지식은 어디서 배운 거야?’
    [ 후훗, 내 지혜의 샘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알려줄 수밖에 없겠군! 그건 -… ]
    ‘아니, 안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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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장 가득 섞인 마검의 역사는 듣고 싶지 않았기에 리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후 가볍게 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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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저렴한 방이라 샤워는 불가능했다. 대신 손과 발, 얼굴을 깨끗이 씻고 물에 적신 천으로 몸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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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정 중 강을 발견할 때마다 샤워를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그렇게 더럽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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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손을 씻어내던 중 리안의 시선이 왼쪽 손등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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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이쪽 손등을 가르간도아로 베어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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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봐도 신의 힘과 정반대되어 보이는 마검으로 신의 인장을 찌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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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별거 아닌 호기심이었다. 마검을 손등으로 가져가면 마검이 알아서 [ 이건 이러이러해서 가까이하면 안 된다! ]라고 말하며 설명충이 되어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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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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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허벅지에서 마검을 뽑아낸 후 쥐기 편하도록 단검 형태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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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벌써 뽑는 거지? 난 아직 배가 고프다! ]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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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곧바로 제 왼쪽 손등 위로 마검을 가져갔다. 찌르려던 건 아니었다. 인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그냥 위에 가져다 대기만 해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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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인장 위에 마검을 가져다 대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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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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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인장이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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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아악! 뜨거워! 뜨겁다고! 크아아악! ]
    “자,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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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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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에 화들짝 놀란 마검이 이리저리 몸을 비틀다가 그대로 리안의 손목을 베듯이 찔러버렸다. 리안은 어버버거리며 마검을 뽑아냈다. 생각보다 상처가 얕은지 피가 뿜어져 나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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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작은 상처도 아니었기에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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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씨… 옷 더러워지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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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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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지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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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게 잠겨있던 욕실 문이 강제로 열렸다. 하얗게 질린 노아가 리안의 손목과 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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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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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세계에 오래 살았던 탓에 가치관이 이상해졌다고 해도, 손목을 칼로 베는 행위가 얼마나 이상해 보이는지 정도는 리안도 잘 알고 있었다. 리안이 떨리는 시선으로 노아를 바라보다가 다급히 마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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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간도아 지금 피 먹으면 앞으로 평생 못 먹을지도 몰라!’
    [ 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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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쩍 리안의 피를 빨아먹던 마검이 리안의 말에 행동을 멈췄다. 마검에 흡수되던 핏물이 검날을 따라 뚝뚝 아래로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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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너..”
    “그, 그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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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이 눈을 도르륵 굴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자, 노아는 욱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얼굴 위로 어제와 같은 감정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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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읍,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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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뱉은 후 평소와 같은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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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아, 어어,응! 지금은 그… 내가 실수를 한 거라 괜찮아. 상처도 얕아서 금방 아물거고!”
    “…그래?”
    “응, 그… 걱정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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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노아는 한참이나 말이 없다가 상처는 제때 치료해야 한다며 구급상자를 건네고는 욕실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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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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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입술을 깨문 채 굳게 닫힌 욕실 문을 바라보다가 이내 옷걸이에 걸린 로브를 들고 방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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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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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우,하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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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복도에 선 노아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명치 부근을 무언가로 턱 막은 듯 숨이 막히고 구역질이 치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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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려야, 기다려야 해. 조금만 더…. 조금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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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
    리안이 피투성이가 되어 시체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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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말이 귓가에 웅웅 울려 퍼졌다. 풀 수 없는 문제를 마주한 것처럼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쓰렸다. 노아는 로브를 푹 눌러쓴 채 비틀거리며 일 층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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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라도 쐬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에 리안을 다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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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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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비로 내려오자 아까는 듣지 못했던 음악이 잔잔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새벽에는 잔잔한 분위기에 펍을 운영하는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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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바람을 쐬는 게 목적이었기에 곧바로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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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쪽에다 가져다 놔. 비싼 거니까 조심하고.”
   “조심성 하면 또 저 아니겠어요?”
    “조금이라도 문제 생기면 이번 달 월급은 없을 줄 알아.”
    “아휴, 무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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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젊은 여자가 유들거리는 목소리로 복돼지처럼 생긴 여관 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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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내 여자가 ‘귀한 술’이 들어있는 상자를 번쩍 들어 옮기기 시작했다. 꽤 무거운지 잠깐 비틀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고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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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해!”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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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관 주인은 이내 다른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여자에게서 시선을 뗐다. 노아와 여자는 입구와 데스크로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었기에 중간에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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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몸에 녹아든 배려 탓에 여자가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몸을 옆으로 뺐다. 문제는 여자 또한 흔치 않은 배려를 가졌다는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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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또한 노아가 몸을 뺀 쪽으로 이동한 탓에 두 사람의 동선이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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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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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던 노아는 멀쩡하게 서 있었지만, 여자는 무거운 짐까지 들고 있던 탓에 벽에 부딪히기라도 한 것처럼 뒤로 자빠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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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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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의 손이 순식간에 여자가 든 술 상자를 잡아챘다. 노아의 힘이 워낙 강해서 그런지, 여자는 술 상자에 반쯤 매달린 상태가 되었다. 여자는 어정쩡한 자세를 고친 후, 술상자를 편안하게 안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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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고맙습니다!”
    “제 실수도 있었는걸요.”
   “아뇨, 아뇨. 비켜주신 거였잖아요. 저 이거 깨뜨렸으면 이번 달 월급도 못 받고 쫄쫄 굶었을 거예요. 아, 제가 여기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데 한 잔 공짜로 드릴게요.”
   “아뇨 필요 없 -..”
    “자, 어서 따라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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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신의 E 성격의 여자가 성큼성큼 바 쪽으로 이동했다. 무시하고 밖으로 나갈 수도 있었지만, 마침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상태였기에 여자가 건네주는 ‘술’이라는 것에 마음이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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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여자가 열심히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모습에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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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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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곧바로 새하얀 유리잔을 내밀었다. 안에는 얼음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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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시원하게 한 잔 드시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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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노아는 바 의자에 앉아 유리잔을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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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여정을 코앞에 두고 술을 마시는 건 아니야. 몸에도 안 좋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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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성년이 되기 전에 술을 마시면 몸에 독이 된다며 경고하던 리안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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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난 날짜를 모르기에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어 성년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술을 먹고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리안의 말대로 몸에 좋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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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찬물만 마시고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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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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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물을 마시면 정신이 깔끔하게 깨어나겠지 -… 라고 생각하며 노아는 잔을 들어 벌컥벌컥 찬물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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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목젖이 두 번 고개를 끄덕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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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흐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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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한 알코올 냄새에 그녀는 입에 든 것을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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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흑,콜록콜록!”
    “어어? 괜찮으세요? 혹시 독한 술은 못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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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한 술기운이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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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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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몰랐겠지만… 그녀는 술에 굉장히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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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Ilham Senjaya님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d

술 먹고 사고치는 건 클리셰 아닌지..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
니다…다음화 보기

다른 사람들이 하도 여기저기서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에 호기심이 들어 맥주를 먹어본 적이 있었다. 혀가 아릿할 정도로 쓰디쓴 맛에 반쯤 뱉어냈던 기억이 났다.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순간 호기심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털어냈다. 도망자 신세인 주제에 술 같은 걸 먹을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노아는 호기심을 털어내고 위층으로 향했다.

방 번호를 확인한 후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들 침대를 차지하고 잠들어 있었다. 몇 날 며칠을 쪽잠을 자며 이동만 했으니 뻗을 만했다.

리본은 아직 잠들기 싫은지 고개를 흔들며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내려 하고 있었다.

“…? 리안은…”

“리안 오빠느은…씻으러 갔어요.”

꾸벅꾸벅 졸고 있던 리본이 화장실을 가리켰다. 그 말에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곤 묵직한 짐을 내려놓았다.

‘물건은 내일 배분해야겠네.’

돈을 포함한 귀중품은 노아가 보관하고 있지만 그 외에 간단한 식량이나 모포 같은 짐은 각자가 들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전부 아공간 가방에 넣어서 이동해도 되긴 하지만,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일행이 뿔뿔이 흩어졌을 때 살아남기 위해선 기본적인 물품을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게 좋았다.

노아는 흙먼지가 묻은 로브를 창문 밖에서 털어낸 후, 방안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그리고는 제 잠자리가 될 침대에 둘둘 만 모포를 올려놓았다.

가장 가격이 싼 방인 만큼, 방 안을 차지한 이층 침대는 전부 값싼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침대 매트도 없었다. 대신 짚 더미 위에 천이 덮여있을 뿐이었다. 베개도 따로 없어서 모포를 돌돌 말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노아의 위쪽 침대는 리안의 자리인지 다른 침대는 꽉 차 있었다.

‘위험한 기척은 없는지 살펴보자.’

밤 동안 푹 자려면 미리 살펴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았다. 노아는 곧바로 은밀하게 마력을 퍼뜨렸다.

바로 옆 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자는 일행의 숨소리나, 꾸벅꾸벅 졸고 있는 리본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마력은 점차 방 안을 넘어서 문밖까지 닿기 시작했다. 노아가 정신을 집중하고 위층과 아래층으로 마력을 퍼뜨리려는 순간.

“…!?”

끔찍한 장면이 그녀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노아는 경악으로 물든 얼굴을 한 채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리안이 씻고 있다는 욕실 앞이었다.

우지끈, 그녀가 손잡이를 잡아 돌리자 잠금장치가 망가지는 소리가 들렸다. 깊게 잠든 일행은 소란을 인지하지 못하고 꿈나라를 헤맸다. 리본만이 잠깐 깨어나 주변을 휘휘 둘러보다가 이내 옆으로 폭하고 쓰러져 잠이 들었다.

“어,어어? 노아?”

“너…”

그 탓에 리안이 제 손목을 긋고 있는 모습은 오직 노아에게만 발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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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조금 돌려 노아가 막 방에 도착했을 즘, 리안은 마검에게 피를 먹이고자 막 소환한 참이었다.

[ 파트너 그럼 오늘도 -… ]

‘…여성체로 변하면 일주일 동안 안 꺼낼 거야.’

[ …! 파트너를 위해서 노력하는 나에게 상을 주진 못할망정! ]

‘그런 노력은 필요 없어!’

마검이 혀를 차며 여성체로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리안은 가르간도아에게 달콤한 피를 먹여주었다.

[ 으흐흐, 그래 이거야! 아아.. 뜨거운 게 내 몸 가득 -.. ]

‘제발 이상한 말 좀 하지 말고 조용히 좀 먹어!’

[ 오늘따라 예민하군 파트너. 아, 그건가? 인간들 사이에 번식기가 오면 예민해지는 시기가 있다던데. ]

‘도대체 그런 이상한 지식은 어디서 배운 거야?’

[ 후훗, 내 지혜의 샘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알려줄 수밖에 없겠군! 그건 -… ]

‘아니, 안 궁금해.’

과장 가득 섞인 마검의 역사는 듣고 싶지 않았기에 리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후 가볍게 씻기 시작했다.

가장 저렴한 방이라 샤워는 불가능했다. 대신 손과 발, 얼굴을 깨끗이 씻고 물에 적신 천으로 몸도 닦아냈다.

여정 중 강을 발견할 때마다 샤워를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그렇게 더럽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손을 씻어내던 중 리안의 시선이 왼쪽 손등을 향했다.

‘그러고 보니 이쪽 손등을 가르간도아로 베어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

딱 봐도 신의 힘과 정반대되어 보이는 마검으로 신의 인장을 찌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정말 별거 아닌 호기심이었다. 마검을 손등으로 가져가면 마검이 알아서 [ 이건 이러이러해서 가까이하면 안 된다! ]라고 말하며 설명충이 되어줄 거라 생각했다.

“어디…”

리안은 허벅지에서 마검을 뽑아낸 후 쥐기 편하도록 단검 형태로 바꾸었다.

[ 왜 벌써 뽑는 거지? 난 아직 배가 고프다! ]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봐.’

리안은 곧바로 제 왼쪽 손등 위로 마검을 가져갔다. 찌르려던 건 아니었다. 인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그냥 위에 가져다 대기만 해볼 생각이었다.

신의 인장 위에 마검을 가져다 대려는 순간.

파아앗!

신의 인장이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 아아악! 뜨거워! 뜨겁다고! 크아아악! ]

“자,잠깐..!”

푸욱!

고통에 화들짝 놀란 마검이 이리저리 몸을 비틀다가 그대로 리안의 손목을 베듯이 찔러버렸다. 리안은 어버버거리며 마검을 뽑아냈다. 생각보다 상처가 얕은지 피가 뿜어져 나오진 않았다.

그렇다고 작은 상처도 아니었기에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아,씨… 옷 더러워지겠 -…”

리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지끈..

굳게 잠겨있던 욕실 문이 강제로 열렸다. 하얗게 질린 노아가 리안의 손목과 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망했다.’

개그 세계에 오래 살았던 탓에 가치관이 이상해졌다고 해도, 손목을 칼로 베는 행위가 얼마나 이상해 보이는지 정도는 리안도 잘 알고 있었다. 리안이 떨리는 시선으로 노아를 바라보다가 다급히 마검에게 말했다.

‘가르간도아 지금 피 먹으면 앞으로 평생 못 먹을지도 몰라!’

[ 핫..! ]

슬쩍 리안의 피를 빨아먹던 마검이 리안의 말에 행동을 멈췄다. 마검에 흡수되던 핏물이 검날을 따라 뚝뚝 아래로 흘러내렸다.

“리안…너..”

“그, 그게… 어..”

리안이 눈을 도르륵 굴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자, 노아는 욱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얼굴 위로 어제와 같은 감정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흐읍,후우…”

노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뱉은 후 평소와 같은 얼굴로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아, 어어,응! 지금은 그… 내가 실수를 한 거라 괜찮아. 상처도 얕아서 금방 아물거고!”

“…그래?”

“응, 그…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 말에 노아는 한참이나 말이 없다가 상처는 제때 치료해야 한다며 구급상자를 건네고는 욕실 문을 닫았다.

“….”

노아는 입술을 깨문 채 굳게 닫힌 욕실 문을 바라보다가 이내 옷걸이에 걸린 로브를 들고 방을 빠져나왔다.

탁.

“후우우,하아아아…”

숙소 복도에 선 노아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명치 부근을 무언가로 턱 막은 듯 숨이 막히고 구역질이 치밀었다.

‘기다려야, 기다려야 해. 조금만 더…. 조금만… ’

언제까지?

리안이 피투성이가 되어 시체가 될 때까지?

그런 말이 귓가에 웅웅 울려 퍼졌다. 풀 수 없는 문제를 마주한 것처럼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쓰렸다. 노아는 로브를 푹 눌러쓴 채 비틀거리며 일 층으로 내려갔다.

바람이라도 쐬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에 리안을 다그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 ~ ♫ ..

로비로 내려오자 아까는 듣지 못했던 음악이 잔잔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새벽에는 잔잔한 분위기에 펍을 운영하는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노아는 바람을 쐬는 게 목적이었기에 곧바로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쪽에다 가져다 놔. 비싼 거니까 조심하고.”

“조심성 하면 또 저 아니겠어요?”

“조금이라도 문제 생기면 이번 달 월급은 없을 줄 알아.”

“아휴, 무서워라.”

입구에서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젊은 여자가 유들거리는 목소리로 복돼지처럼 생긴 여관 주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내 여자가 ‘귀한 술’이 들어있는 상자를 번쩍 들어 옮기기 시작했다. 꽤 무거운지 잠깐 비틀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고 움직였다.

“조심해!”

“예에.”

여관 주인은 이내 다른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 여자에게서 시선을 뗐다. 노아와 여자는 입구와 데스크로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었기에 중간에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노아는 몸에 녹아든 배려 탓에 여자가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몸을 옆으로 뺐다. 문제는 여자 또한 흔치 않은 배려를 가졌다는데 있었다.

여자 또한 노아가 몸을 뺀 쪽으로 이동한 탓에 두 사람의 동선이 부딪쳤다.

“우왁!”

평소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던 노아는 멀쩡하게 서 있었지만, 여자는 무거운 짐까지 들고 있던 탓에 벽에 부딪히기라도 한 것처럼 뒤로 자빠지려 했다.

텁.

노아의 손이 순식간에 여자가 든 술 상자를 잡아챘다. 노아의 힘이 워낙 강해서 그런지, 여자는 술 상자에 반쯤 매달린 상태가 되었다. 여자는 어정쩡한 자세를 고친 후, 술상자를 편안하게 안으며 말했다.

“아, 고맙습니다!”

“제 실수도 있었는걸요.”

“아뇨, 아뇨. 비켜주신 거였잖아요. 저 이거 깨뜨렸으면 이번 달 월급도 못 받고 쫄쫄 굶었을 거예요. 아, 제가 여기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데 한 잔 공짜로 드릴게요.”

“아뇨 필요 없 -..”

“자, 어서 따라오세요!”

확신의 E 성격의 여자가 성큼성큼 바 쪽으로 이동했다. 무시하고 밖으로 나갈 수도 있었지만, 마침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상태였기에 여자가 건네주는 ‘술’이라는 것에 마음이 기울었다.

노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여자가 열심히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모습에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겼다.

탁.

그녀는 곧바로 새하얀 유리잔을 내밀었다. 안에는 얼음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우선 시원하게 한 잔 드시고 계세요.”

그 말에 노아는 바 의자에 앉아 유리잔을 만지작거렸다.

‘확실히 여정을 코앞에 두고 술을 마시는 건 아니야. 몸에도 안 좋을 테고.’

문득 성년이 되기 전에 술을 마시면 몸에 독이 된다며 경고하던 리안의 말이 떠올랐다.

태어난 날짜를 모르기에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어 성년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술을 먹고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리안의 말대로 몸에 좋진 않을 것이다.

‘이 찬물만 마시고 올라가자.’

그리고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자.

시원한 물을 마시면 정신이 깔끔하게 깨어나겠지 -… 라고 생각하며 노아는 잔을 들어 벌컥벌컥 찬물을 마셨다.

그녀의 목젖이 두 번 고개를 끄덕인 순간.

“푸흐흡!”

진한 알코올 냄새에 그녀는 입에 든 것을 뿜어냈다.

“케흑,콜록콜록!”

“어어? 괜찮으세요? 혹시 독한 술은 못 먹어요?”

독한 술기운이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딸꾹…”

그녀는 몰랐겠지만… 그녀는 술에 굉장히 약했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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