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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2

        

       *** ***

         

       “후아아아암.”

         

       연신 하품을 하는 흑묘와 함께 거리를 걸었다. 흑묘가 아무리 절정의 끝자락이라고 해도 요 3일간은 밤낮없이 움직였으니 피로가 쌓인 모양.

         

       “들어가서 쉬지 그래.”

         

       “아니, 뭐…일단은 저도 사천낭인이니까.”

         

       말이야 얼버무렸지만 뭐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잘 알겠다.

         

       현재 잠봉문에 남아 있는 무사는 총 31명. 장로 개명부를 제외하고도 절정고수는 10명이고 나머지 20명은 일류고수다.

         

       낭인객잔의 낭인들은 총원 28명이고 흑묘 포함 절정 9명, 나머지 18명이 일류.

         

       단순 전력으로 놓고 보면 사천낭인측이 약간 열세이고 절정 고수의 숫자도 부족하다.

         

       그러니 피곤해도 한 손 보태겠다고 따라 나온 것이다.

         

       “후후, 사천낭인 최고수인 흑묘 소저가 동참해주시니 든든하구려.”

         

       “음. 아군은 많을수록 좋지.”

         

       흑묘는 갑자기 주변에서 쏟아지는 칭찬이 어색했던 모양인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갑자기 쌀튀김을 한 입 집어넣고 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낭인들이 껄껄 웃었다.

       

       아무래도 저번에 막여부와 충돌 시 낭인들을 보호하는 활동을 한 점과 굳이 피로한 몸을 이끌고 이번 작전에 참여한 점들 때문에 낭인들 사이에서 흑묘의 평판이 올라간 모양이었다.

         

       그렇게 걷고 있자니 잠봉문에는 금세 도착했다. 잠봉문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내부 사정이야 알 길이 없겠지만 문을 개방하고 무인들을 돌아다니게 하기에는 아무래도 사람들 눈치가 보이지 않았을까. 현재 사천에 무인이란 무인들은 죄다 토벌을 나간 상황. 남아 있는 일 자체가 불명예스러우니 그냥 문을 닫아걸고 죽은 척하고 있는 것이 상책이었다.

         

       잠봉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단 문부터 열여야 했다. 그때 자소경이 주먹을 두들기며 앞으로 나섰다.

         

       “평소에 거들먹거리는 문파의 대문을 박살내 보고 싶었는데 내가 나서도 되겠는가?”

         

       “물론일세.”

         

       낭인들끼리 이런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에 주변을 둘러 보았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천낭인 패거리에 깜짝 놀라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 지붕 위를 보니 여일예가 기다리고 있었다.

         

       “흠…”

         

       내 시선을 쫓은 낭인 몇몇이 불편한 듯 신음성을 내긴 했지만 여일예가 이번 작전에 동참한다는 점은 이미 이야기해 놓았기에 소요사태는 없었다.

         

       “시작하지.”

         

       내 말을 들은 자소경이 팔에 내공을 모았다. 자소경은 현재 흑묘를 제외한 토종 사천낭인 중 최강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그건 자소경이 강권을 구사하는 권사였기 때문이다. 당도경이 전수해준 맹호권법을 완전히 익히고 사용할 수 있는 자.

         

       “후웁!”

         

       실전에서 맹호권법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제 당도경은 당가맹호암룡투법을 발전시키는 일에 집중할 테니 자소경은 맹호권법의 계승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자소경의 손에서 맹호권법이 펼쳐졌다.

         

       맹호권법. 제일초. 가호출수.

         

       콰아아아앙!!!

         

       평범한 나무로 만들어진 문이 견딜 수 있는 일권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문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뭐야?! 습격인가?”

         

       “웬 놈들이냐!”

         

       “사천낭인…?”

       

       폭음에 허겁지겁 달려나온 잠봉문 문사들은 박살이 난 대문과 사천낭인들을 보고는 잠시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야 사천낭인이 문파를 습격한 일은 전례가 없던 일이니 당연히 당황할 수밖에. 아니 이 사천성에서 사파가 사라진 이래 문파가 습격당한 일은 처음이 아닐까. 

         

       “이, 이놈들! 이게 무슨 짓이냐!”

         

       “낭인놈들이 도를 넘었구나! 대 잠봉문을 습격하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그러나 그 당혹스러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분노로 바뀌었다. 문파의 대문을 박살내고 들어온 불청객인 우리들을 노려보는 시선이 꽤 사나웠다. 

       

       분기를 감추지 못하는 무사들 사이를 헤치고 누군가 앞에 나섰다.

         

       “봉명당의 당주 악패열이다.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행패를 부리는지 모르겠군.”

         

       낭인들을 바라보는 악패열의 눈에는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상황을 살피니 뭐 총원의 숫자도 앞서고 절정 고수의 숫자도 앞선다.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겠지.

         

       “아무리 잠봉문의 주력이 자리를 비웠다고는 하나 대 잠봉문의 아성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어리석은 놈들! 누구의 사주를 받고 습격을 왔느냐!”

         

       “탕수문의 생존자.”

         

       영지후열이 답했다.

         

       “….뭐?”

         

       악패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음. 이녀석은 뭐라도 직함이 있는 녀석답게 뭘 알고 있는 모양.

         

       “탕수문의 생존자에게, 구악검 독영찬을 조종해 탕수문을 와해시킨 잠봉문의 멸문을 의뢰받았다.”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모함이냐! 우리 잠봉문이 구악검 독영찬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있느냐!”

         

       “그건 내 알 바 아니지.”

         

       “뭐라고?”

         

       스르릉.

         

       영지후열이 마디가 있는 검을 뽑으며 말했다.

         

       “우린 사천낭인이고 의뢰받은 일을 한다. 우리가 언제 명분을 따져 가며 의뢰를 받았던가? 그저 받은 의뢰를 수행할 뿐. 증거 따윈 관심도 없다.”

         

       어차피 사천낭인은 사파 취급인데 명분 그까짓거 알게 뭐람. 증거는 어차피 토벌군이 돌아오거나 개명부를 잡거나 하면 다 얻을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족치자고.

         

       명분 따윈 신경쓰지 않는 칼질.

         

       이 사천에서 사천낭인만이 저지를 수 있는 행동이다.

         

       촤자자자장!

         

       낭인들이 일제히 무기를 뽑아들었고 충돌을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한 무인들의 얼굴이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영지후열이 담담히 최후통첩을 가했다.

         

       “무기를 버린 놈들은 죽이진 않으마.”

         

       “쳐, 쳐라!”

         

       악패열의 호령을 마지막으로 사천낭인과 잠봉문 무인들이 일제히 땅을 박찼다.

         

       내 곁에는 어느새 정삼과 여진상이 붙어 있었다.

         

       “호천안 자네 뒤처지지 말게나!”

         

       “네가 우리들 중에서 순위 제일 낮음.”

         

       “캬악!”

         

       실없는 소리를 하는 동안 이미 충돌 직전. 나와 여진상이 속도를 늦추고 정삼이 앞으로 나서며 크게 반월도를 긋는다.

         

       반월도는 무림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무기에 비하면 중병기로 분류될 수 있는 바. 일류로 보이는 무인이 검을 들어 막아냈지만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빈틈을 드러냈다.

         

       그리고 나와 여진상이 상대에게 동시에 검을 찔러 넣었다. 나는 허벅지. 그리고 여진상은 심장을 노린다.

         

       “비겁한!”

         

       상대 무인은 노호성을 내뱉으며 어떻게든 몸을 비틀어 여진상의 검을 피해냈다. 좋은 선택이었다.

         

       뭐 여진상이라고 죽일 생각은 없었을 테니 늦지 않게 검로를 비틀긴 했겠지만 자칫 심장 인근을 잘못 찔렸다가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

         

       “으아악!”

         

       물론 그 선택의 대가는 허벅지로 치를 수밖에 없었다. 정삼이 도면으로 쓰러지는 무인의 얼굴을 후려쳤다. 허공을 수놓는 이빨 사이로 보이는 무인의 얼굴. 눈이 돌아가는 것을 보아하니 기절한 것 같으니 제압 완료.

         

       다른 낭인들이 각자 상대를 붙잡고 어우러지는 것을 보며 상대 절정고수를 찾아 전장을 두리번거렸다.

         

       낭인들의 기세가 제법 매서웠다.

         

       뭐 평소에 사천의 무인들에게 일방적으로 패배했으니 속에 쌓인 것들이 많았겠지. 일대일로 동급의 무인을 상대로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생겼으니 신이 날 법도 했다.

         

       “씁. 모양 빠지게 우리만 이게 뭐람.”

         

       “이게 다 호천안 때문이다.”

         

       정삼과 여진상의 투덜거림이 들렸지만 진짜 나 때문이었기에 조용히 다음 먹잇감을 물색했다.

       

       우리들의 목표는 절정 고수.

        

       잠봉문 측 절정고수는 열 명이고 낭인측 절정고수는 흑묘까지 합쳐 아홉. 그러니 일류 중 몇 명이 뭉쳐서 절정고수를 상대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할 일류는 단번에 우리 셋으로 결정났는데 그 이유는 우리 셋이 합격진을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옛날 이 두놈에게 ‘합격술을 가르쳐 놓으면 좀 쓸만하지 않을까’라는 멍청한 생각을 했던 대가가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여기다! 이놈이 절정이다!”

         

       낭인 한명이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소리쳤다. 딱 봐도 간신히 목숨만 연명하고 있는 모습인지라 일단 품의 비도를 잡으며 외쳤다.

         

       “달려!”

         

       내가 비도를 쏘아내는 것과 동시에 정삼과 여진상이 땅을 박찼다.

         

       “치잇!”

         

       따당!!

         

       내 이환비도의 경지가 아직 절정을 속일 정도까지는 아닌 모양인지 검을 휘둘러 두 자루 비도를 쳐내는 무인.

         

       그래도 파상공세를 퍼붓던 절정무인의 공격을 멈추게 했고 그 사이에 절정무인은 정삼과 여진상이 견제. 땅을 구르던 낭인은 몸을 뺐다.

         

       “협공인가! 수치를 모르는 놈들!”

         

       “수치? 그게 뭐지? 자네는 아는가?”

         

       “한자가 어떻게 되나? 적어놨다가 찾아봐야겠군.”

         

       “그건 모르겠고 비도 날아간다!”

         

       “개자식들!”

         

       우리 셋이 합격진을 연마한 것은 사실이긴 한데 그건 정말 까마득한 옛날이었다. 내가 도박으로 길을 튼 이후로는 합격진 같은 건 신경도 안 썼으니까. 어제 잠깐 합을 맞춰 보긴 했지만 5년이 넘는 공백을 깨기는 커녕 순번을 복기하기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아니 멍청한 자식아! 순번이 틀렸잖아!”

         

       “마지막으로 합을 맞춘게 몇 년 전인데 그걸 기억해!”

         

       “근육은 답을 알고있다!”

         

       “네놈들! 진지하게 싸워라!”

         

       눈앞의 무인은 절정의 완숙은 되는 자였다. 하필 남겨도 이런 녀석을 남기냐. 합격술을 끌어 올리기도 전에 다 죽겠네. 상대의 강함을 직감한 우리는 끊임없이 말로 상대를 어지럽히고 비도를 던졌다.

         

       검의 경력을 해소하지 못해 밀려나거나 자세가 무너지거나 몸에 상처가 나거나 했지만 다행히 큰 상처 없이 한 합. 두 합. 받아내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들의 합격이 조금씩 맞물리기 시작했다.

         

       어긋나던 톱니바퀴가 한 번 맞물리기 시작하자 그 다음부터는 일이 쉬워지기 시작했다. 물 흐르듯…까지는 아니었지만 얼추 봐줄 만한 연계가 펼쳐지기 시작했으니까.

         

       까아아앙!!

         

       내려쳐진 반월도가 절정무인의 검을 상쇄시켰다. 그 사이로 파고드는 여진상의 찌르기. 그리고 그 찌르기의 뒤를 잇는 내 검이 크게 반원을 그리며 하체를 쓸어간다.

         

       “큭!”

         

       일류는 절정의 힘을 낼 수 없다. 그런 일류들이 모여서 절정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절정을 일류 수준으로 끌어내리면 된다.

         

       본 경지의 힘을 낼 수 없을 정도의 연계를 퍼붓는다.

         

       보통 무인이라면 혼자 쓸 공간을 미리 합의된 절차에 따라 나누어 셋이 사용한다. 내가 찌른 뒤 왼발을 들어준다. 그럼 하단의 공간으로 침투한 정삼이 하단을 크게 베어 들어간다. 그 사이에 내가 뒤로 빠지고 남은 상단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여진상이 뛰어 올라 검을 내려친다.

         

       공격이 끝날 때쯤 정삼은 하단의 좌측으로 빠지고 여진상은 착지해 우측 공간을 비운다. 그럼 나는 중상단의 공간을 이용해 대각으로 공격을 넣는다.

         

       미리 짜여진 합에 따라 공격을 계속 욱여넣는다.

         

       가속. 가속. 또 가속.

         

       한번 돌아가기 시작한 톱니바퀴는 더욱더 빨라진다. 몇 합을 주고 받았을까? 못해도 수십 합을 넘게 주고 받았는데 아직도 눈 앞의 절정고수는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상대를 쓰러트리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우리의 합격은 펼치면 펼칠수록 그 녹을 벗어내며 진가를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해묵은 합격술이 때를 벗으며 점차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으니까.

         

       깡! 타앙! 팅!

         

       더 빠르게.

         

       더욱 더 빠르게.

         

       상대의 손발이 어지러워지고 균형이 무너지고 뒷걸음질 칠수록 우리는 더 빨라졌다. 아니 우리가 빨라졌기에 상대가 무너지고 있는 것일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조차도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그저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집중했다. 감정을 배제하고 무인으로서 번뜩이는 수를 억제하며 그저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 속도만을 올린다.

       

       따다다다당!

       

       상대 무사가 점차 우리들의 속도를 버거워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균형이 무너졌다. 

        

       내 검이 옆구리를 스치고 여진상의 검이 다리를 베었다.

         

       터어엉!

         

       그리고 정삼의 반월도가 상대의 무기를 떨어뜨렸다.

         

       “후우우…”

         

       집중이 깨어진다.

         

       저 자와 몇 합을 주고 받았더라. 잘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이미 전신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것을 보니 한두 합은 아닌 모양.

       

        상대는 이미 내공과 체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 치명상만 입지 않았을 뿐 내공은 바닥을 쳤고 손아귀는 끝없이 가해진 충격에 찢어진 지 오래.

         

       간신히 서 있는 상대를 여진상이 검손잡이로 후려쳐 쓰러트렸다.

         

       “하아. 하아…하..! 하여간 호천안 때문에 이게 뭔 개고생이야!”

         

       “헉, 헉…! 이놈들아! 내 덕에 절정고수를 잡았으면 고마워해야지!”

         

       “후우….숨찬데 말 시키지 말게.”

         

       숨을 돌리며 주변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잠봉문 문도들이 쓰러져 있는 상황. 일부 절정들이 아직 손을 섞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사천낭인의 압승이었다.

         

       “마, 말도 안돼…대 잠봉문도들이…낭인 따위에게…”

         

       쓰러진 절정무인이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저 무인의 반응은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뭐 돈을 받고 일부러 져주는 모습을 보이면 우습게 보일 법도 하지. 번듯한 문파의 무인들이 보기에 사천낭인들은 사용하는 무공의 수준도 높지 않고 기초도 부실한 형편없는 자들의 집합으로 보일테고.

         

       사실 다 맞는 말이다.

         

       사천낭인들의 대부분은 그냥 저잣거리에서 파는 삼류 무공서에 의지해 무공에 입문한 어중이 떠중이니까.

         

       그렇긴 한데…같은 일류라고 해서 정말 동급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지. 사천낭인들은 그깟 삼류 무공서 하나로 시작해 일류, 절정에 오른 독종들.

         

       평범한 잠봉문도들과는 경험의 깊이가, 무인으로서 살아온 밀도가 다르다. 경지가 비슷하다고? 그래도 무인으로서의 격은 사천낭인쪽이 몇 배는 위다.

         

       초절정 고수인 개명부가 끼어들지 않는 한 사천낭인측의 승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개명부는 도망갔나.”

         

       개명부는 도주를 선택한 것 같았다. 문파에 남아 있으면서 자신의 파벌이 다 쓰러질 때까지 나타나지 않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유지경도 그렇고 개명부도 그렇고 아주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녀석들이로군. 아주 빤스런 장인들이야.

         

       아까 여일예가 있던 자리를 보니 여일예는 사라지고 없었다. 작전대로 되었다면 아마 개명부를 쫒았을 터.

         

       개명부는 여일예가 알아서 잘 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남은 일들을 마무리 해 볼까.

         

       “자 그럼 이제 잠봉문을 뒤져 보자고.”

         

       “음. 그런데 잠봉문을 뒤진다고 뭐가 나오겠나?”

         

       “평상시라면 없겠지. 그런데 지금은 쓸만한 게 제법 있을 거야.”

         

       자 개명부는 무려 잠봉문의 장로다. 그런데 홀랑 황보세가 밑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그것도 자신의 파벌까지 이끌고 말이다.

         

       가능은 하지만…별다른 이유 없이 문파를 탈퇴하고 다른 문파로 이적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평판에 치명적인 손상이 간다.

         

       나는 개명부가 그렇게 정직하게 자신의 평판에 손상을 보며 황보세가로 이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명부는 무슨 수를 사용할까.

         

       만약에.

         

       잠봉문 내부에 사람들이 경악할 만한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면? 그걸 개명부가 밝히며 잠봉문의 민낯을 까발린다면?

         

       자신의 일파와 문파를 탈퇴하고 황보세가로 이적하는 것을 정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내부고발을 통해 정의를 바로잡은 협객으로 이름을 떨칠 수도 있을 테고.

         

       제 파벌 다 버리고 망설임 없이 도망칠 수 있는 인성의 소유자다. 그런데 자기 파벌이 빠져 앙숙만 남은 잠봉문을 그냥 내버려 둘까.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다 이용하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개명부는 문주가 자리를 비운 지금 문파를 뒤지며 비리나 사건의 증거를 끌어모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차피 지금 문파에는 자신의 파벌밖에 없고 곧 배신할 자들인데 뭘 거리끼겠어.

       

       내 예상이 맞다면 한창 증거를 수집 중일 개명부의 집무실에 이런 저런 증거가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토벌군이 귀환할 때까지 공들여서 아주 탈탈 털어보자고.”

         

       어쩐지 대어를 낚을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개명부가 열심히 모아놓는 증거 빼앗기

    *22/08/11일 86~104화 리메이크가 적용되며 화수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104화 이후에 내용을 감상하시던 독자님들은 2편이 삭제되며 내용이 당겨졌으니 2회 뒤로가기를 누르시면 제 진도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이 궁금하신분은 공지 참조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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