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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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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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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시야가 이리저리 울렁거리자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옆에서 뭐라뭐라 말을 걸어왔지만, 정신이 붕 떠오른 탓에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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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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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차가운 유리잔이 들리자, 노아는 멍한 얼굴로 컵을 들어 내용물을 삼켰다. 차가운 물이 목구멍 안쪽으로 삼켜지자 정신이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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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이 약한 줄 알았으면 가벼운 술을 드렸을 텐데… 죄송해요.”
    “아뇨, 아닙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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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을 먹고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 중 제대로 된 사람은 없지만, 찬물 덕분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린 노아의 말투는 굉장히 멀쩡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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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보다.. 조금 피곤해서 이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아… 네! 주방장에게 미리 얘기해둘 테니, 내일 해장국 꼭 드시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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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도 밤에도 술로 장사하는 곳이다 보니 여관 아침 메뉴 중 하나가 해장국이었다. 바텐더가 보기에 노아는 100% 내일 숙취로 고생할 것이 보여 미안하단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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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물이 잠시간 깨워줬던 정신이 다시 흐려지기 시작한 탓에 노아는 여자의 표정을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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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뭘 하려 했더라? 분명…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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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둔하게 돌아가는 탓에 생각이 툭툭 끊겼다. 노아는 암막 커튼이 처지기라도 한 것처럼 어두운 기억 속을 더듬어 겨우 하려던 일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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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 리안과 제대로 대화를 나누려 했지이..’
    “히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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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계단을 올라갔다. 비틀거리는 모습이나 풍기는 술 냄새가 딱 봐도 만취한 사람의 그것이라 내려오거나 올라가던 사람들이 알아서 피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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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다 왔다. 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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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남자의 모습이더라도 얼굴은 거의 그대로라, 귀여운 미소가 한가득 지어졌다. 그녀는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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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스트레스가 다아! 날아가는 거 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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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히죽히죽 웃으며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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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노아! …돌아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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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에서 나왔음에도 보이지 않는 노아의 모습에 리안이 초조한 얼굴로 노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흡사 새벽에 외출한 딸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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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안심한 얼굴로 노아를 바라보다가 이내 훅 맡아지는 술 냄새에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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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 노아?”
    “리이아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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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벌쭉하게 풀린 얼굴을 한 노아가 리안에게 달려들었다. 흡사 제스가 달려드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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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옆으로 틀어 피하고 말았다. 어느새 그의 두 손이 가슴팍을 가리며 덮쳐지는 아녀자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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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에 손을 휘젓게 된 노아가 몇 걸음 앞으로 걸어 나가다가 멈추어 섰다. 리안은 당황한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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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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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뒤에 욕실 문이 닿자 리안은 필사적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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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까지 가기전에 잡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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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포식자에게 사냥당하기 직전이 피식자가 된 것처럼 몸을 파들파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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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응…더워.”
    “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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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아가 덥다며 로브를 바닥에 집어 던지더니 상의 앞섬을 풀기 시작했다. 단추가 세 개쯤 풀리자 새하얀 붕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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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용암이 제 쪽으로 밀려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욕실 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그 상태로 두손으로 입을 턱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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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침대로 향하길 속으로 열심히 기도했다. 하지만 신은 오늘도 그를 배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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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리안이다아… 나 리안이한테 할말이가 있었는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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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리안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리안은 궁지에 몰린 생쥐처럼 몸을 파드득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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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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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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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구원의 소리가 들렸다. 아까 노아가 잠금을 부순 욕실 문이 강한 힘에 밀려 열리는 소리였다. 리안은 허겁지겁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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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차! 여긴 다크 판타지 세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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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세계였다면 청소함같은 숨을 만한 장소가 조금이라도 있었겠지만,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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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제 무덤으로 걸어들어온 불쌍한 피식자일 뿐이었다. 고양이를 눈 앞에 둔 쥐처럼 리안이 파들파들 떨며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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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아안…”
    “어어, 노아야. 진정하자. 그… 우선 진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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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안은 욕실 벽에 찰싹 붙어 흥분한 사람을 말리는 시늉을 했다. 그런 리안의 노력 덕분인지 노아는 굉장히 이성적인 행동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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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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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이 깨지 않도록 욕실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리안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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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노아야 정신이 조금 들어?”
    “…”
    “어어? 노아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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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갑작스럽게 고개를 푹 숙인 채 다리를 굽히고 쭈그려 앉았다. 속이라도 좋지 않은 건가 걱정이 되어 리안은 슬그머니 벽에서 떨어져 조심조심 노아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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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노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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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다가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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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커헉!”
    “리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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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로켓처럼 뛰어올라 리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리안은 비틀거리다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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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녀에게 안겨서 그런지 엉덩이뼈가 작살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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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 넌.. 항상 생각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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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주저앉은 건 전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였다 -…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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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윽,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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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노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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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노아가 리안이라는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처럼 가슴팍까지 기어 올라왔다. 잘 익은 붉은 얼굴이 리안의 가슴팍에 문질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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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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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두 손을 번쩍 든 채 눈동자를 마구 떨었다. 치한 짓을 하면 우주에 날아가 실험체가 될 수도 있는 세계에서 살아왔던 탓에 리안의 행동은 몸에 새겨진 생존 본능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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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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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이런 헤프닝이 발생하면 누군가가 등장해서 상황이 어영부영 넘어가거나, 안긴 사람이 갑작스럽게 피자를 만들며 끔찍한 상황이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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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리이아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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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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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유는 노아가 리안에게 호감이 있고, 리안 또한 노아에게 호감이 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이라면 모를까, 썸을 탈 때 발생하는 가벼운 스킨쉽까지는 포용력 넓게 허락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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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도! 인정할 정도로! 순결한! 리안은 알 수 없는 정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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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지? 방금 기분이 엄청 나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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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더러워진 탓에 리안은 순간적으로 이성이 돌아왔다. 그는 겨우겨우 손을 내려 노아의 어깨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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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노아… 그, 이제 밤도 늦었으니까 침대에서 자는 게 어떨…”
    “시이러…시러시러!”
    “흐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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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가슴팍에 얼굴을 마구 문질렀다. 차라리 평소처럼 옷이라도 잘 입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흰 붕대에 눌린 가슴이 훤히 보이는 탓에 평정심을 찾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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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제스처럼 혀가 둔해진 노아의 모습에 리안은 그만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어느새 리안의 얼굴은 노아와 비슷할 정도로 붉어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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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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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으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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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리안은 돌이 되는 빔이라도 맞은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노아는 울음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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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나빴어…흑,막…마악 갑자기 나랑 거리두고오..”
    “어어…그, 그러네. 나빴네.”
   “마쟈 나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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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리안이 나쁜 게 맞다면서 뜨끈한 볼을 리안의 가슴팍에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평소와 달리 얼굴 위로 선명하게 드러나는 ‘기세등등’한 표정이 굉장히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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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다… 진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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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이쯤부터 맨날 손을 쳐대던 고양이가 갸르릉거리며 다가와 애교를 부리는 상황쯤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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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야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리안의 꼼수를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노아가 눈을 번뜩이며 리안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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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그랬어?”
    “으응?”
    “왜 나랑 이러케 거리 막 두고 그랬어?”
    “어어…그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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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의 얼굴위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평소였다면 심각한 표정을 지었을 노아지만, 술에 취한 상태라 눈만 가늘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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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알려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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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 말하며 노아가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리안의 눈동자가 마구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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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절한 미소녀의 눈물을 거절하는 개그 주민은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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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적, 사회적으로 사망하게 된다. (다만, 인성이 바른 여성 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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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을 글썽거리는 노아와 눈을 마주하고 있자 리안의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식은땀은 더욱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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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그게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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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결국 애처로운 눈물 앞에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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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욕실 앞에서 노아의 그 모습을 본 뒤부터..너,너무 신경 쓰여서.”
   “…미워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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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시무룩한 얼굴로 그리 묻자, 리안이 마구 고개를 저으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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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오히려 귀여워 보여서 곤란 -…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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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도 모르게 쏟아낸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엎지른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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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노아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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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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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놀란 건지 술기운이 조금 가신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래봤자 다시 올라오는 술기운에 정신이 잡아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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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응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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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귀여운 줄 모르고 살아가던 햄스터, 강아지, 고양이가 ‘제가 귀여워요?’라고 쳐다본 것 같은 치명타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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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엄청 귀여워.”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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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기분이 좋아진 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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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보여주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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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로 마도구의 작동을 정지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Ilham Senjaya님!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술취한 노아는..귀엽습니다!

와장창 깨뜨린 마음을 열심히 붙여주고 있습니다.
잘 붙여야 다시 깨드릴 수..크흐흠.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세상이…돌아…’

노아는 시야가 이리저리 울렁거리자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옆에서 뭐라뭐라 말을 걸어왔지만, 정신이 붕 떠오른 탓에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거 -… 드세요!”

손에 차가운 유리잔이 들리자, 노아는 멍한 얼굴로 컵을 들어 내용물을 삼켰다. 차가운 물이 목구멍 안쪽으로 삼켜지자 정신이 깨어났다.

“술이 약한 줄 알았으면 가벼운 술을 드렸을 텐데… 죄송해요.”

“아뇨, 아닙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술을 먹고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 중 제대로 된 사람은 없지만, 찬물 덕분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린 노아의 말투는 굉장히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피곤해서 이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아… 네! 주방장에게 미리 얘기해둘 테니, 내일 해장국 꼭 드시고 가세요!”

낮에도 밤에도 술로 장사하는 곳이다 보니 여관 아침 메뉴 중 하나가 해장국이었다. 바텐더가 보기에 노아는 100% 내일 숙취로 고생할 것이 보여 미안하단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차가운 물이 잠시간 깨워줬던 정신이 다시 흐려지기 시작한 탓에 노아는 여자의 표정을 확인하지 못했다.

‘내가 뭘 하려 했더라? 분명…어… ’

머리가 둔하게 돌아가는 탓에 생각이 툭툭 끊겼다. 노아는 암막 커튼이 처지기라도 한 것처럼 어두운 기억 속을 더듬어 겨우 하려던 일을 떠올렸다.

‘맞아, 리안과 제대로 대화를 나누려 했지이..’

“히끗..”

노아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계단을 올라갔다. 비틀거리는 모습이나 풍기는 술 냄새가 딱 봐도 만취한 사람의 그것이라 내려오거나 올라가던 사람들이 알아서 피해 다녔다.

“아, 다 왔다. 히이..”

아무리 남자의 모습이더라도 얼굴은 거의 그대로라, 귀여운 미소가 한가득 지어졌다. 그녀는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정말 스트레스가 다아! 날아가는 거 가타..’

그녀는 히죽히죽 웃으며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 노아! …돌아왔구나.”

욕실에서 나왔음에도 보이지 않는 노아의 모습에 리안이 초조한 얼굴로 노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흡사 새벽에 외출한 딸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리안은 안심한 얼굴로 노아를 바라보다가 이내 훅 맡아지는 술 냄새에 당황했다.

“어어? 노아?”

“리이아아안..”

헤벌쭉하게 풀린 얼굴을 한 노아가 리안에게 달려들었다. 흡사 제스가 달려드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리안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옆으로 틀어 피하고 말았다. 어느새 그의 두 손이 가슴팍을 가리며 덮쳐지는 아녀자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허공에 손을 휘젓게 된 노아가 몇 걸음 앞으로 걸어 나가다가 멈추어 섰다. 리안은 당황한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

쿵.

등 뒤에 욕실 문이 닿자 리안은 필사적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

‘저기까지 가기전에 잡힐 거야!’

리안은 포식자에게 사냥당하기 직전이 피식자가 된 것처럼 몸을 파들파들 떨었다.

“으응…더워.”

“힉..!”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아가 덥다며 로브를 바닥에 집어 던지더니 상의 앞섬을 풀기 시작했다. 단추가 세 개쯤 풀리자 새하얀 붕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리안은 용암이 제 쪽으로 밀려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욕실 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그 상태로 두손으로 입을 턱 막았다.

노아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 침대로 향하길 속으로 열심히 기도했다. 하지만 신은 오늘도 그를 배신했다!

“어? 리안이다아… 나 리안이한테 할말이가 있었는데에..”

노아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리안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리안은 궁지에 몰린 생쥐처럼 몸을 파드득 떨었다.

끼익.

“…!”

그때 구원의 소리가 들렸다. 아까 노아가 잠금을 부순 욕실 문이 강한 힘에 밀려 열리는 소리였다. 리안은 허겁지겁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차! 여긴 다크 판타지 세계지!’

개그 세계였다면 청소함같은 숨을 만한 장소가 조금이라도 있었겠지만,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리안은 제 무덤으로 걸어들어온 불쌍한 피식자일 뿐이었다. 고양이를 눈 앞에 둔 쥐처럼 리안이 파들파들 떨며 뒤로 물러났다.

“리아안…”

“어어, 노아야. 진정하자. 그… 우선 진정하고..”

리안은 욕실 벽에 찰싹 붙어 흥분한 사람을 말리는 시늉을 했다. 그런 리안의 노력 덕분인지 노아는 굉장히 이성적인 행동을 보여주었다.

탁.

일행이 깨지 않도록 욕실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리안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노아야 정신이 조금 들어?”

“…”

“어어? 노아야? 괜찮아?”

노아는 갑작스럽게 고개를 푹 숙인 채 다리를 굽히고 쭈그려 앉았다. 속이라도 좋지 않은 건가 걱정이 되어 리안은 슬그머니 벽에서 떨어져 조심조심 노아에게 다가갔다.

“노아,노아야?”

한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다가간 순간.

“괜찮…커헉!”

“리아안!”

노아가 로켓처럼 뛰어올라 리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리안은 비틀거리다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미소녀에게 안겨서 그런지 엉덩이뼈가 작살나는 일은 없었다.

‘노아 넌.. 항상 생각이 있구나.’

내가 주저앉은 건 전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였다 -…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만 같았다.

스윽,슥.

“노,노아야?”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노아가 리안이라는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처럼 가슴팍까지 기어 올라왔다. 잘 익은 붉은 얼굴이 리안의 가슴팍에 문질러졌다.

‘흐야아악…’

리안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두 손을 번쩍 든 채 눈동자를 마구 떨었다. 치한 짓을 하면 우주에 날아가 실험체가 될 수도 있는 세계에서 살아왔던 탓에 리안의 행동은 몸에 새겨진 생존 본능과 비슷했다.

‘왜,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거야?!’

보통 이런 헤프닝이 발생하면 누군가가 등장해서 상황이 어영부영 넘어가거나, 안긴 사람이 갑작스럽게 피자를 만들며 끔찍한 상황이 되어야 했다.

“리안,리이아안…히히..”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로!

그 이유는 노아가 리안에게 호감이 있고, 리안 또한 노아에게 호감이 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이라면 모를까, 썸을 탈 때 발생하는 가벼운 스킨쉽까지는 포용력 넓게 허락해주기 때문이다.

유니콘도! 인정할 정도로! 순결한! 리안은 알 수 없는 정보였다.

‘뭐지? 방금 기분이 엄청 나빴는데?’

기분이 더러워진 탓에 리안은 순간적으로 이성이 돌아왔다. 그는 겨우겨우 손을 내려 노아의 어깨를 붙잡았다.

“저기 노아… 그, 이제 밤도 늦었으니까 침대에서 자는 게 어떨…”

“시이러…시러시러!”

“흐아악!”

노아가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가슴팍에 얼굴을 마구 문질렀다. 차라리 평소처럼 옷이라도 잘 입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흰 붕대에 눌린 가슴이 훤히 보이는 탓에 평정심을 찾기 힘들었다.

어린 시절 제스처럼 혀가 둔해진 노아의 모습에 리안은 그만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어느새 리안의 얼굴은 노아와 비슷할 정도로 붉어진 상태였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흐으윽…”

“…?!”

노아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리안은 돌이 되는 빔이라도 맞은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노아는 울음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리안은..나빴어…흑,막…마악 갑자기 나랑 거리두고오..”

“어어…그, 그러네. 나빴네.”

“마쟈 나쁜 거야.”

노아는 리안이 나쁜 게 맞다면서 뜨끈한 볼을 리안의 가슴팍에 문지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평소와 달리 얼굴 위로 선명하게 드러나는 ‘기세등등’한 표정이 굉장히 귀여웠다.

‘귀엽다… 진짜 귀엽다.’

리안은 이쯤부터 맨날 손을 쳐대던 고양이가 갸르릉거리며 다가와 애교를 부리는 상황쯤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야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리안의 꼼수를 알아차리기라도 한 것처럼 노아가 눈을 번뜩이며 리안을 올려다보았다.

“왜 그랬어?”

“으응?”

“왜 나랑 이러케 거리 막 두고 그랬어?”

“어어…그게에..”

리안의 얼굴위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평소였다면 심각한 표정을 지었을 노아지만, 술에 취한 상태라 눈만 가늘어질 뿐이었다.

“…안 알려주꺼야?”

그리 말하며 노아가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리안의 눈동자가 마구 요동쳤다.

애절한 미소녀의 눈물을 거절하는 개그 주민은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물리적, 사회적으로 사망하게 된다. (다만, 인성이 바른 여성 한정이다.)

눈물을 글썽거리는 노아와 눈을 마주하고 있자 리안의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식은땀은 더욱 많아졌다.

“그, 그게 사실은..”

리안은 결국 애처로운 눈물 앞에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욕실 앞에서 노아의 그 모습을 본 뒤부터..너,너무 신경 쓰여서.”

“…미워진거야?”

노아가 시무룩한 얼굴로 그리 묻자, 리안이 마구 고개를 저으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오히려 귀여워 보여서 곤란 -… 아.”

자신도 모르게 쏟아낸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엎지른 물처럼.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노아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했다.

“귀여워? 내가?”

얼마나 놀란 건지 술기운이 조금 가신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래봤자 다시 올라오는 술기운에 정신이 잡아먹혔다.

“어,응 그렇지.”

자신이 귀여운 줄 모르고 살아가던 햄스터, 강아지, 고양이가 ‘제가 귀여워요?’라고 쳐다본 것 같은 치명타를 입었다.

“엄청, 엄청 귀여워.”

“히…”

그 말에 기분이 좋아진 노아는.

“그럼 보여주께!”

“어?”

그대로 마도구의 작동을 정지했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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