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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2

   “시, 싫으면 그렇다고 하던가!”

     

   이후, 토라진 아스트리아가 떠나간 사이.

   크라슈는 점심은 제쳐 뒀다.

     

   아슬란에게도 볼 일이 있다며 말해둔 그는 곧바로 걸음을 옮겼다.

     

   크라슈가 점심시간에 방문한 곳은 다름 아닌 특수학관이었다.

   크라슈가 유리 돔으로 이루어진 특수학관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이는 재학생들이 보였다.

     

   그들은 크라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특수학관은 그 이름답게 온갖 잡다한 종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덕분에 다른 학과보다 유달리 학생들의 연구 정신이 투철한 학과다.

     

   그러니 그들이 주로 관심 있는 것은 자신의 연구와 논문.

   타인에게 관심이 유달리 적은 학과기도 했다.

     

   그런 학과를 익숙하게 지나 크라슈가 도착한 곳은 연금술 실이라 적힌 교실이었다.

     

   크라슈는 아무렇지 않게 그 교실을 드륵 열었고, 곧 연금술 특유의 약물 냄새가 풍겨 왔다.

     

   무려 3층 구조로 되어 있는 교실은 여기저기 특수학과 연금 쪽 학생들이 자기 자리에서 개인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을 유유히 지나친 크라슈는 유달리 병이 많이 쌓인 자리에 도착했다.

     

   [ 여자를 피하더니 여자를 만나러 오는 게냐? ]

     

   크라슈는 크림슨가든의 말을 흘러들며 안쪽을 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병 하나에 무언가를 피펫으로 넣고 있는 이가 보였다.

     

   금발 머리카락에 여기서도 교복 바지와 치마를 동시에 입은 이상한 여자.

   미래의 연금성주라 불리는 이.

     

   “달링 단펠리온.”

     

   이름마저도 특이한 여자를 크라슈가 불렀다.

     

   “으잉?”

     

   뒤늦게 여성이 뒤를 돌아보았다.

   특유의 눈매가 두드러진 그녀는 크라슈를 보자마자 어하고 고개를 기울였다.

     

   “내 남친이잖아. 왜 여기 있어?”

   “남들 오해할 소리 마라. 가뜩이나 주위에 머리 아픈 놈들 많으니까.”

   “아하하, 못 본 사이에 또 누굴 꼬신 거야? 귀여운 약혼자가 질투할라.”

     

   1년 만에 보는 그녀는 키득거리는 웃음을 잔뜩 흘렸다.

   그러고는 이제야 날짜를 확인했다.

     

   “벌써 입학식 날이었네. 미안, 몰랐어. 최근에 시간 개념이 좀 무너졌거든!”

   “자랑스럽게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보는데.”

   “연금술사로서 당연한 이야기긴 하지.”

     

   연금술사는 좋은 직업이 아닌 모양이다.

     

   “그보다 크라슈, 아까 전, 날 잘못 부른 거 같은데.”

   “뭐?”

   “선배님, 이라고 붙여야지. 내가 1기생인걸.”

     

   크라슈는 달링의 발언을 무시했다.

   대신 옆에 있는 의자를 대충 빼어 앉았다.

     

   “그보다 약물 하나 만드는 거 부탁 좀 하고 싶은데.”

     

   점심까지 빼먹고 크라슈가 달링을 찾아온 이유는 다름 아닌 이거다.

   그 부탁을 들은 달링은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약병 하나를 들었다.

     

   “ts 2호?”

     

   크라슈가 주먹을 든 순간 달링은 약물을 냉큼 뒤로 뺐다.

     

   “농담이야. 그래서 무슨 약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는 약물은 아직 개발 중인데.”

   “누님한테 이상한 거 먹이려 하면 너 죽어.”

   “걱정하지 마. 내가 마실 거야.”

   “너도 먹지 마라.”

     

   달링과 이야기하면 제정신인 적이 없다며 크라슈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달링에게 만들 약물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그 설명을 다 들은 달링은 고개를 기울였다.

     

   “흐음, 누가 숨어들기라도 했어?”

   “비슷하긴 하지.”

     

   크라슈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본 달링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시간은 조금 걸릴 거 같긴 한데 만들어줄게.”

   “그러냐. 그럼 점심이나 좀 먹자.”

     

   크라슈는 식당을 들러 구매해온 샌드위치를 달링의 앞에 두었다.

   그걸 본 달링은 와아하며 기뻐했다.

     

   “역시 내 남자친구야! 결혼해 줘!”

   “싫어.”

     

   단칼에 거절한 크라슈와 달링의 점심시간이었다.

     

     

   * * *

     

     

   달링과의 점심 식사를 마치고, 크라슈는 무학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입학식이 시작되고 나서 잠시 머리 아픈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서일까.

   그래도 익숙한 녀석이랑 한숨 돌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비앙카 녀석도 지금쯤 점심 먹었으려나.’

     

   밥은 꼬박꼬박 잘 챙겨 먹는 녀석이다.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 쯧쯧, 이렇게 계속 꼬이다간 나중에는 포세우스 왕보다 더한 놈이 될 게다. ]

   “사람을 호색꾼으로 만들지 마.”

   [ 아니더냐? 오늘 하루 꼬인 여자들만 몇 명인데. ]

     

   크라슈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내 미리 말하지 않았느냐. 네가 나아가는 길에는 계속 여자가 꼬일 거라고. 그러니 그 전에 콱 잘라라. ]

   “남의 것 좀 자르려 하지마라.”

   [ 흥, 팔도 잘라 붙인 놈이 뭔들 못 자를까. ]

     

   이 녀석 검귀의 팔을 떼달라고 한 거로 아직도 심통 부리고 있는 건가.

   크라슈는 어이없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크림슨가든과 적당히 떠든 크라슈가 무학관에 들어섰다.

     

   무학관 2기생이 배정받은 교실의 문을 드륵하고 열었다.

   왁자지껄하던 아이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크라슈임을 알자마자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쯤 되면 자신이 교수가 된 게 아닐까.

   이참에 단상에 나가 수업이라도 할까 하니.

     

   한 녀석이 격하게 손을 흔들었다.

     

   “크라슈, 이쪽으로 와!”

     

   그건 다름 아닌 발락이었다.

   이 녀석은 참 한결같은 녀석이었다.

     

   그러니 크라슈도 나름 편한 마음으로 발락의 옆에 다가와 앉았다.

   발락은 크라슈의 옆에서 열심히 조잘거렸다.

     

   덕분에 반 분위기도 금세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창 동기생들과 친해져야 하는 시기다.

   무학관 2기생은 못해도 100명 가까이 되는 상황.

     

   그중 다수는 귀족인 만큼 다들 인맥 쌓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 그들을 크라슈는 조용히 살폈다.

     

   크라슈가 라헬른 아카데미를 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스킬을 빼앗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쉽지만 사실 2기생보다는 1기생에 인재가 더 많다.

   날고 기는 녀석들은 거의 다 1기 때 입학 했으니 말이다.

     

   ‘문제는 2기생에 내가 전혀 모르는 변수가 있다는 거지.’

     

   그런 크라슈의 눈에 한 긴 금발의 남학생이 보였다.

   언뜻 보면 여성이라는 생각이 드는 남성.

     

   그는 조용히 앉아 독서 중이었다.

     

   가짜 아서였다.

     

   당장 접근할 생각은 없었다.

   가짜 아서는 아서의 덫이다.

     

   자신 말고 또 다른 회귀가 있는지 파악을 위해 설계해 놓은 덫.

   섣부르게 접근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아닉스가 조만간 얼굴 한 번 볼 수 있냐고 전해 달라더라!”

   “아, 그래.”

     

   목궁, 아닉스 그라이자.

     

   별의 성지에서 맞부딪친 이후 크라슈는 아닉스에게 관심 둔 적 없었다.

   너무 바쁘기도 했고, 그 녀석은 아카데미로 가겠거니 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크라슈는 현재의 아닉스는 모른다.

     

   ‘솔직히 말해, 차라리 예전과 같았으면 하는 놈이지만.’

     

   그거야 만나보면 알 일이지.

     

   “아, 크라슈 님! 정말 같이 점심 먹자고 했는데 어디로 가버리신 거예요.”

     

   그 순간 어느샌가 크라슈의 옆에 카란디스가 나타났다.

   포기할 줄을 모르는 여자다웠다.

     

   주위를 보니 어느새 메리 녀석도 근처에 앉아 있었다.

     

   드륵-

     

   그 순간 앞쪽에 열린 문과 함께 한 남성이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평범한 인상을 지닌 그는 왜인지 품에 목에 리본을 한 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있었다.

   그 고양이를 단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윽고, 그가 뒤로 물러서자 하얀 고양이가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그러곤 주목된 시선 속에서 고양이가 입을 열었다.

     

   “이번 무학 2기생 담당 교수, 가논 사르샤라고 합니다.”

     

   고양이가 목소리를 전하자 아이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야, 고양이가 교수로 나타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 했으니 말이다.

     

   단지, 크라슈만이 그 실상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가논이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또한 말이다.

     

   “개인적 사정으로 이런 모습으로 여러분을 마주하게 되었지만 사실 별로 상관없다고 봅니다.”

     

   가논은 자기 손을 핥아 그루밍을 하였다.

     

   “여러분 중 대부분은 제 본래 모습을 볼 일이 없을 거로 생각하거든요.”

     

   그건 사실이었다.

   가논은 오직 세계 침식을 지우기 위해 매일 같이 세상을 유랑 중이니까.

     

   세계 침식에서만큼은 세피라 버금가는 지식을 지닌 자.

     

   그게 가논 사르샤였다.

     

   “현재 라헬른 아카데미는 열두 명의 학생 단장을 기준으로 단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건 일종의 기사단에 가까운 형태다.

     

   학생들은 자진해서 인원 대표를 선출해 각자의 단을 만들 수 있다.

   그런 단들이 이뤄내는 성과에 따라 성적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만약, 기본 성적에 미치지 못한다면 단은 3번의 경고 후 해제.

   단이 해제된 학생 단장은 앞으로 단장을 위임할 수 없다.

     

   거기에 성적에 따라 라헬른 아카데미의 지원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러니 단들은 각자 경쟁하며 필사적이다.

     

   “여러분들은 6개월간 훈련과정을 마치고, 이러한 단에 소속되거나 혹은 단을 창설하게 될 겁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죠.”

     

   그런 단을 정하고 들어갈 때부터 학생들은 본격적인 세계 침식 실습에 들어간다.

     

   “앞선 1기생들은 이미 실습에 들어가 있습니다. 6개월 뒤부터는 여러분들도 그들과 경쟁하게 되겠습니다. 하지만.”

     

   가논은 말을 멈추고, 부교수를 돌아봤다.

   그러자 부교수가 가논의 옆에 다가와 리스트를 건네주었다.

     

   “앞서 부르게 될 인원들은 6개월의 훈련과정을 생략할 예정입니다. 입학시험 때 들었듯이 특급 과죠.”

     

   그것으로 아이들의 표정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3차 시험 결과는 시험장에서도 말해 주지 않았다.

     

   그러니 여기서 처음으로 결과를 듣는 거였다.

     

   “특급과는 1기생들과 함께 활동하게 될 겁니다. 소속만 2기생일 뿐 실전 투입이죠.”

     

   크라슈도 꽤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게 회귀 전에는 특급과란 존재는 없었으니 말이다.

     

   ‘누가 의견을 제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괜찮네.’

     

   훈련보다 한 번의 실전이 더 유익한 이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름을 호명하겠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리스트 위에 손을 올렸다.

     

   “크라슈 발하임.”

     

   그리고 제일 먼저 호명된 이름은 아니나 다를까, 크라슈였다.

     

   “역시 크라슈 님!”

     

   카란디스가 크라슈를 더더욱 반짝이는 눈으로 보았다.

   이 부분은 모두 예상한 눈치였다.

     

   그야, 크라슈가 떨어지면 다 떨어졌다는 소리니까.

     

   그리고 그 당연한 반응 속, 크라슈는 헛웃음을 삼켰다.

   그들 중 어느 사람도 크라슈가 무슨 짓을 해서 이 자리에 올라왔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메리 다이아나.”

     

   메리 또한 예상한 결과다.

     

   “발락 호그마.”

   “히히, 나도 됐어.”

     

   이쪽도 나름 스타론의 삼걸이라 불리는 놈이다.

     

   “글렌 다이아나.”

     

   곧이어 끝자리에 있던 한 남성이 불렸다.

   시종일관 얼굴 가득 불만이 쌓인 놈이었다.

     

   메리와 같은 다이아나 가문의 방계 글렌 다이아나.

   그의 눈은 오롯이 메리를 향해 짜증을 머금고 있었다.

     

   회귀 전, 메리를 신처럼 모시던 녀석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카란디스 포세우스.”

     

   곧이어 들린 이름은 크라슈도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크라슈가 고개를 돌리자 카란디스는 넓은 가슴을 편 채 당당히 자신을 뽐냈다.

     

   카란디스는 목표를 정했을 때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함일 때만큼은 전력 이상을 쓸 수 있는 인물이었다.

   입학식에서 크라슈의 실력을 본 순간부터 그녀는 그를 신랑으로 삼기를 마음먹었다.

     

   그러니 기어코 아득바득 3차 시험을 치러 특급과에 속한 것이다.

     

   대단한 의지였다.

     

   카란디스가 찡긋하고 한쪽 눈을 감아 보이자 크라슈는 못 볼 걸 봤다는 표정이 됐다.

     

   “하링 라그렌.”

     

   다음에 호명된 인물을 듣자 크라슈가 슬쩍 시선을 옮겼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 자줏빛이 감도는 짧은 머리카락.

   머리에 달린 자줏빛 제비꽃 모양 핀.

     

   ‘독봉.’

   

   

   

   

     

   천하십강, 독왕의 딸이자 백귀가 된 비앙카를 죽인 장본인.

   그녀는 차디찬 눈으로 어느 학생들과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있었다.

     

   표정만 보면 그녀 혼자서 세상을 따돌리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아서 그라말테.”

     

   가짜 아서까지 호명되는 것을 끝으로 가논은 종이를 툭 치웠다.

     

   “이상 위 인원이 특급과입니다.”

     

   그 말을 마치자마자 교실의 문이 드르륵 열렸다.

   그리고 그 문을 연 이를 본 모두가 숨을 삼키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휘날리는 검푸른 머리카락과 사람의 느낌과는 거리가 먼 감정이 담긴 오만한 눈동자.

   무학과의 제복을 입은 여성이 똑바로 걸어 들어왔다.

     

   또래 중 딱 두 명만이 받은 별호를 지닌 이이자 세기의 천재.

   검성, 샬롯 발하임이다.

     

   다짜고짜 교실에 들어온 그녀는 팔짱 낀 자세로 ‘척’하니 섰다.

     

   “따라와. 특급과 2기생.”

     

   그녀는 설명도 없이 자기 말만 툭 내뱉었다.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 그녀였다.

     

   크라슈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샬롯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샬롯과 눈이 마주 치자 그녀는 특유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걸 보자마자 크라슈는 깨달았다.

     

   전에는 없던 특급과다.

   그런 특급과가 왜 갑자기 생겼을까.

     

   그건 누군가 의견을 제시해서다.

   그러한 특급과의 새 인원을 데려가기 위해 온 것이 다름 아닌 샬롯이다.

     

   ‘그렇다면 샬롯, 저 미친 누님이.’

     

   총장인 전 투황 듀란달을 찾아가 한 판 붙어 실력을 인정받고, 기어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크라슈가 기막힌 표정을 지었다.

     

   듀란달이 입학식에서 했던 말을 고스란히 이행한 이들은 분명 있긴 했다.

   하지만 그걸 인정받은 이는 없었다.

     

   그러나 샬롯은 기어코 자신의 의견을 듀란달에게 투고해 특급과를 만들었다.

     

   후에 올 크라슈를 바로 1기생과 같이 실전에 투입 시키려고.

     

   ‘……내가 샬롯을 얕봤다.’

     

   아서가 왜 샬롯을 또 다른 회귀자라 의심했는지 알겠다.

   이만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명.

     

   

   샬롯 발하임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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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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