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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3

     1월, 1일.

     협곡 위로 떠오르는 태양은 언제나와 같이 붉게 타올랐다.

     여느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협곡의 제 1관문 위에는 수많은 사람이 바글바글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

     “아아, 저기를 봐.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마치….”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진다.

     이 명제는 변함이 없고, 매일매일 해는 뜨지만, 해를 보는 시간과 장소는 때로는 특별하다.

     “통일력 97년,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문 위에 이들이 영상녹화용 마도기기의 앞에서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축하한다.

     “지브롤터 협곡에서 보는 해돋이!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이 관문의 위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국의 많은 이들이 협곡과 관문 정복을 위해 피를 흘렸다.

     “제 고조부께서는 이곳 지브롤터에서 전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분이 지금까지 살아계셨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지 잘 모르겠네요. 하하….”

     그러나 결국 문을 열게 만들고, 이 관문의 성벽 위에 발을 디디게 만든 건 전쟁이 아닌 평화.

     “전쟁에 미친 자들은 이곳을 정복하지 못했다면서 아쉽다고 헛소리를 하고는 하죠. 미친 소리입니다. 우리는 이제 왕국과 화목하게 지내고, 전쟁 없는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면 되는 겁니다.”

     협곡에 온 이들이 지평선 너머, 동쪽에서 떠오르는 황금빛 태양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기도한다.

     “부디 대륙에 평화가 계속되기를.”

     새해가 밝았다.

     * * *

     지브롤터 백작령, 구 백작성.

     “우오오오ㅡㅡㅡ!!”

     오후.

     연무장에 한 소년의 환호가 넘실거린다.

     “드디어, 드디어!”

     

     흑발의 소년, 누아르가 자기 손에 들린 종이 한 장을 들고 환호성을 내지른다.

     “얘들아! 나, 드디어 갈 수 있다!”

     

     누아르는 자신과 비슷한 체격을 가진 열두 명의 기사 훈련생들에게 마구 손을 흔들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도련님!”

     “제국어로 된 시험지를 모두 100점 맞으셨으니, 분명 수석으로 입학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오로솔 아카데미…. 큭, 저희도 같이 가서 도련님을 모셔야 하는데…!”

     훈련복은 비록 땀에 젖었지만, 훈련생들의 어깨에 걸린 구릿빛 견장에는 분명한 지브롤터의 문장이 박혀있었다.

     “그래? 아버지에게 한 번 부탁해볼까? 너희들 전부 하급 기사인데.”

     나이는 20살보다 적지만 이미 하급 기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기사 후보생들.

     “혹시 알아? 아카데미 가면 너희들 막 사위로 들이려고 하는 가문이 있을지.”

     아직 성인이 되기 전이라 정식으로 기사 서임을 받지 않았으나, 다른 귀족가에서 이들의 실력을 안다면 어떻게든 영입하려고 군침을 흘리겠지.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저는 햇수로 거의 7년 동안 도련님을 옆에서 모셨습니다. 그런데 저보고 지금 다른 여자에 눈독을 들여서 떠나란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제가 비록 가장 늦게 보육원에 들어와서 4년 정도기는 하지만, 그동안 도련님의 기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한 줄 아십니까?”

     “거 참. 농담 한 번을 못 하겠다니까.”

     누아르는 자신에게 애걸복걸하는 기사 후보생들에게 코를 훔치며 애써 웃음을 참으려 안간힘을 썼다.

     “좋아! 내가 왕도로 가면 너희들이랑 어울리는 레이디들 찾아서 한 번 자리를 마련해주마.”

     “오오오!!”

     “누아르! 누아르! 누아르!”

     “찬양하라! 숭배하라! 지브롤터의 검은 빛이여!”

     짝짝짝.

     기사들이 박수까지 치며 환호를 보내자, 누아르는 머리를 긁적이며 100점이 적힌 시험지를 흔들었다.

     “이제 실제 시험을 치르면 수석 입학은 따놓은 당상이겠지? 그러면 학기 내내 수석을 먹고, 졸업도 수석으로 하는 거야! 아버지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누아르가 주먹을 불끈 쥐며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

     “비록 마스터는 되지 못했지만, 졸업까지 아직 3년이나 남았어! 졸업식에 당당히 재학생 대표로서, 마스터가 된다면 아버지도…!”

     누아르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뒤.

     “형님도, 나를 인정하실 거야!”

     다시 한번 하늘을 향해 주먹을 뻗으며, 각오를 불끈 다졌다.

     “오로솔 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하고 17세에 마스터가 된 자!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겠어!”

     “오오! 역시 누아르 도련님이십니다!”

     “존경합니다, 도련님! 도련님이야말로 차기 지브롤터의…! 흠흠.”

     “크흠흠. 그런 소리를 하려면 최소한 그 정도의 능력은 보여야겠지.”

     누아르는 기사 후보생들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좋아! 그래도 오늘 하루는 즐겨야지!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올 테니까, 모두 협곡으로 따라와!”

     “협곡으로 가는 겁니까?”

     “그래! 변장 좀 하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겠지!”

     “어, 음, 알겠습니다. 그러면….”

     “금방 다녀올게!”

     누아르가 저택 방향으로 달려간다.

     기사 후보생들은 누아르를 향해 계속 그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마구 흔들었다.

     “대장.”

     “그래.”

     가, 모두가 행동을 뚝 멈추고 원을 그리듯 한 자리에 모였다.

     “어떻게 합니까, 저희.”

     “문제없다. 이 정도는 우리 선에서 감당 가능해.”

     “혹시나 갑자기 도련님이 제국 쪽으로 넘어가려고 한다면요?”

     “우리 중 누구 하나는 도련님 대가리를 쳐서라도 막아야지. 내가 하겠다.”

     가장 나이가 많으면서 유일하게 은색 견장을 착용한 청년이 손날을 세웠다.

     “백작님 선에서 커트 당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백작님이 허락하신다면….”

     “기사를 붙여주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에게 임무를 내리는 것이다. 도련님을 보필할 자격이 있는지.”

     “호위 기사가 몰래 따라붙지 않겠습니까? 카를로스 경이라거나.”

     “무조건이지. 하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카를로스 경을 붙여두고 우리를 시험하는 것이야.”

     기사 후보생들은 빠르게 자신들의 의견을 교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혹시나 도련님이 괜히 제국의 여자들에게 눈이 돌아가지 않도록 동선에 주의해라. 그리고 계속 ‘지브롤터의 운명’에 대해 말씀드려. 성인이 되기 전에 몸을 함부로 다룬 지브롤터가 어떻게 되었는지.”

     “예. 도련님, 진심으로 노리고 계시니 그런 건 별로 원하지 않으시겠죠.”

     “그래. 진정으로 백작이 되고자 한다면….”

     기사 후보생들이 서로를 바라보다가 몸서리를 쳤다.

     “…모르겠군. 그분이 어떻게 판단하실지.”

     “일단 보고는 드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돌아왔을 때 협곡 아웃렛에 즐기러 간다고 하면 즉시 보고해야지. 잠시만 기다려라.”

     후보생 대장은 안주머니에서 종이 다발을 꺼낸 다음, 종이 하나에다가 휴대용 깃털 펜을 들어 글자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검은 그림자가 하얀 토끼에게. 까마귀가….”

     “야! 아버지께서 허락하셨어! 뭐 해! 다들 용돈 챙겨!!”

     “…협곡에 나들이를 갈 예정. 제국 조차지인 2관문 너머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겠음.”

     사삭, 사삭.

     “예, 도련님! 갑니다!!”

     종이는 순식간에 꼬깃꼬깃 접히고, 기사 후보생들은 연무장을 떠나 한껏 들뜬 누아르에 합류했다.

     “…….”

     매듭처럼 묶인 종이를 향해, 백발의 메이드 여인은 다가가 종이를 주웠다.

     “…하.”

     여인은 종이를 펼치자마자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까마귀가 아니라, 자기가 흑표범인 줄 아는 발정 난 고양이 아닌가…?”

     여인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 * *

     최근, 지브롤터를 가장 떠들썩하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누아르 지브롤터가 아카데미에 가게 되었다는 것?

     멘테 경이 마스터로 정식 인정을 받았다는 것?

     

     제한적으로 협곡 내부에서만 상업 교류만 이루어지던 민간교류가 이제는 공식적으로 ‘국경개방’이 이루어진 것?

     협곡의 문이 열리고, 허가를 받은 제국민들이 아주 제한적으로 지브롤터의 영지 일부를 방문할 수 있다는 것?

     “여기가 바로 제 3관문의 너머, 지브롤터의 땅이로구나!”

     제국에서 사용하는 역법 통일력 97년 1월.

     

     입국허가 및 소지품 검사를 철저히 받은 이들이 관문을 넘어 노스트럼의 땅을 밟았다.

     “몇 km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새삼 멀리 온 기분이네.”

     “그리고 시골이고.”

     노스트럼, 지브롤터의 땅에 온 제국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이레네 백작령은 그래도 보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여기는 진짜 ‘땅 밟았어요’하는 곳이잖아.”

     덩치 큰 대머리가 구시렁거리고.

     “쉿. 그래도 함부로 영역 이탈하지 말게. 리프트를 넘어가면 바로 구금당해서 즉결 처분이니까.”

     안경을 쓴 단신의 남자가 목소리를 낮추며 경고한다.

     “간첩 혐의로 말이지? 누가 감히 그런 짓을 함부로 한다고.”

     지브롤터는 협곡 문을 열어줬지만, 지브롤터의 ‘성안’에는 제국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 대신, 기존에 지브롤터 영지와 협곡 사이의 가도 사이에 작은 도시를 하나 세웠다.

     “여기가 바로 리프트 영지로구나!”

     “멘테 리프트. 지브롤터 소속의 블레이드 마스터. 그녀에게 이 땅을 내어주고, 제국민들이 딱 여기까지만 구경하라는 거지.”

     지브롤터 본성과 협곡을 잇는 길, 그사이에 만들어진 자유 무역 소도시 ‘리프트’.

     “나, 진짜 은퇴하면 여기에서 살고 싶어질 정도야.”

     “아서라. 이런 촌동네에서 뭘 계속 살겠다고.”

     “인간들 쩐내랑 마도 기계 기름냄새가 가득한 제도보다는 낫잖냐.”

     “여행으로 휴양하기에는 좋지, 막상 살다 보면 안 좋은 것들 하나둘 보이기 시작할걸?”

     비록 제한된 구역이었지만, 제국민들은 협곡을 넘어오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상상 이상으로 자연 하나만큼은 왕국이 깨끗하다는 것.

     “정말이지, 여기는 순수하고 좋은 곳이야.”

     난개발과 전쟁으로 인한 삼림 훼손, 수질 오염 등 환경이 망가진 제국과 달리, 왕국은 모든 게 깨끗했다.

     “사람들 머리도 말이지.”

     “그러게. 쓰읍. 그래도 어떻게 안 되나 싶었더니….”

     “하아. 이번에도 허탕인가….”

     “음식 나왔습니다.”

     회색의 앞치마를 입은 건장한 청년이 음식을 가져와 탁자에 놓았다.

     “저기, 이보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나?”

     “어, 저요?”

     회색 앞치마의 점원은 부엌으로 가려다가 그대로 몸을 돌려 식탁으로 다가왔다.

     “그래. 자네. 지금 손님도 없어서 한가하지 않나.”

     “손님이 없다기보다는 손님분들이 손님 없는 시간에 오셔서….”

     시간은 오후 3시.

     “아, 거, 브레이크 타임도 없는 것 같은데.”

     “브레이크 타임…아아, 쉬는 시간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없긴 합니다만….”

     “이거 좀 줄게. 응?”

     

     대머리가 길쭉한 지갑을 꺼내더니, 그 안에서 지폐를 하나 탁자에 내어놓았다.

     “팁이라고 생각하고. 응?”

     “팁이라…. 아, 종업원에게 주는 선물 같은 거였죠? 감사는 합니다만….”

     회색 앞치마의 청년은 부엌 방향을 슬쩍 보며 1 탈러를 챙기더니.

     “이거면 뭐 1분 정도 이야기할까 말까 수준인데요.”

     부엌에는 보이지 않게, 손가락을 탁자 아래쪽에서 교묘히 비볐다.

     “으허허, 이 친구. 혹시 아웃렛에서 일해본 경험 있나?”

     “친구가 모르가니아 아웃렛에서 일합니다. 제국 손님들을 상대로 제법 보너스를 많이 받았다길래, 저도 이렇게 리프트에 와서 일하고 있죠.”

     “쩝. 아쉽군. 어쩔 수 없지. 우리도 상도덕이 있으니까.”

     대머리는 지갑에서 ’10’이 적힌 탈러를 다섯 장 꺼내며 탁자를 탕 두드렸다.

     “여기 앉아보게.”

     “아, 이거 참 곤란한데….”

     회색 앞치마의 점원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10 탈러 다섯 장을 챙기며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뭐가 그렇게 궁금하십니까?” 

     “그레이 지브롤터.”

     “…….”

     안경 남자의 말에 청년은 어색한 듯 볼을 만지작거렸다.

     “어, 음….”

     “혹시 알고 있나? 지브롤터의 도련님에 대해서.”

     “요즘은 그렇게 말하면 아무래도 누아르 지브롤터를 생각하기 마련이겠죠?”

     회색 앞치마의 청년은 천천히 목소리를 낮췄다.

     “어디 가서 말하지 마십시오. 지브롤터 사람들, 다 누아르 지브롤터가 백작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예. 애초에 소드 마스터만 백작이 될 수 있잖습니까? 그레이 지브롤터가 뭔가 재능이라도 있었으면, 백작께서 진작 검을 가르치셨겠죠. 직접.”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대머리가 커피를 홀짝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 생각에는 말이야, 그레이 지브롤터는 가만히 내버려 둬도 알아서 잘하는 녀석이니까 놔둔 거야.”

     “뭐? 이 사람아. 그러면 누아르는 옆에서 직접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될 사람이라 검을 가르친다는 건가?”

     “하루에 10시간 넘게 연무장에서 굴린다며? 애를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굴렸으면 마스터 되겠지. 안 그런가, 청년?”

     “하하…. 안 그래도 누아르 도련님이 아카데미로 가려고 하는 게, 백작님의 수련이 혹독해서 잠시 3년 동안 아카데미에서 자체적인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기는 하죠.”

     “거 봐. 그레이 지브롤터, 분명 어딘가에서 몰래 따로 수련받고 있을 거라니까?”

     “그런가요…? 왜…?”

     회색 앞치마의 청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냥 영지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밥만 축내면서 동생이나 헐뜯는 사람일 텐데…?”

     “그러니까 그게 다 연기이면서 연막인 거지. 아, 혹시 합스베르크 폰 테르시안 황태자 전하에 대해 알고 있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만….”

     “그분이 어렸을 때 뭔가 딱 그런 행동을 하셨거든. 이런 말 제국에서 하면 불경죄로 잡혀가지만….”

     “저능아를 연기한 천재. 딱 그랬지. 그걸로 모든 형제를 속이고 황태자 자리를 차지하셨어.”

     “…….”

     회색 앞치마의 청년은 은은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레이 지브롤터가 쓸모가 있다면, 그거 하나밖에 없겠지?”

     “그거?”

     “지브롤터 핏줄이니까, 결혼 동맹으로 써먹을 수밖에 없잖아.”

     “황태자가 자기 딸을?”

     “이 사람이. 자네는 그레이 지브롤터가 힘을 숨기고 있다고 말하면서, 정작 그 가능성은 부정하면 어쩌자는 건가?”

     “으음…하긴. 얼굴은 제법 잘생겼다는 말은 듣긴 들었는데.”

     “결혼시키면 딱 맞네. 크으. 평화의 상징! 협곡의 도련님과 제국의 황손녀, 결혼! 이야, 능력 좋네.”

     “좋은 아버지 두고 잘 생기면 그게 능력이긴 해.”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상업하시는 분들 같은데, 명함이라도 받아둘 수 있을까요?”

     “응? 자네가 왜…?”

     “그게, 종종 리프트 남작께서 여기 야식을 드시러 오시는데, 그때 여러분을 소개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이것 좀 더 받고. 후후.”

     청년이 다시금 손가락을 비비자, 이번에는 안경 남자가 지갑을 열어 100이 적힌 탈러를 한 장 꺼냈다.

     “자세하게 말해보게.”

     “아마도 이 땅에서 유일하게 그레이 지브롤터를 좋게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멘테 리프트 남작뿐일 겁니다.”

     “왜?”

     “스승이기도 하지만, 되게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흐음…. 그러면 오늘 저녁까지….”

     “언제 오실지는 모릅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 오시기 때문에.”

     “그런가? 그렇다면….”

     두 남자는 지갑에서 얇고 네모난 종이를 꺼내고는 식탁에 올렸다.

     “……감사합니다. 이게 명함이로군요.”

     청년은 두 사람의 명함을 그대로 자신의 앞치마 주머니에 넣었다.

     “잘 보관해 두겠습니다. 아. 그레이 지브롤터에 관해서는….”

     한참.

     두 사람이 식사를 끝날 때까지, 청년의 말은 멈추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그레이 지브롤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전화에 그런 댓글이 달려서 좀 당황하기는 했는데

    합스베르크 폰 테르시안은 게이는 아닙니다

    음해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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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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