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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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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 지나가듯 한번 말한 적이 있지만. 노아의 가슴은 지금까지 어떻게 숨겼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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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도구 조차 전부 줄이지 못해 붕대까지 감아야 할 수준이니 말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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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가슴의 봉인이 붕대도 풀지 않은 상황에서 풀려버렸다. 꽁꽁 묶인 채 풀려난 가슴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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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윽…답답해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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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꽉 감아놓은 붕대 안쪽에서 가슴이 터져 나왔다. 댐이라도 무너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와이셔츠 또한 제 최후를 감지했는지 찢어질 듯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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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추들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자연재해 앞에 선 인간처럼 무력하게 풀려버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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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해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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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미간을 잔뜩 구긴 채 몸을 버둥거리더니 이내 셔츠를 어깨까지 훌렁 벗어버렸다. 그리곤 가슴에 감아놓은 붕대를 마구 잡아당겨 풀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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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노아! 노아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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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큰 목소리가 튀어나왔지만, 헛숨과 함께 겨우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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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를 높여서 다른 사람을 불러? 아, 안돼! 노아가 지금까지 남장을 해온 이유가 있을 텐데 이런 식으로 밝혀지게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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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는 이성의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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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하아! 편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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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가 와이셔츠 안쪽에서 붕대 뭉치를 확 잡아당겨 바닥에 던져버리는 걸 끝으로 하얗게 질렸다. 온몸이 경직되어 가느다란 숨만 뱉어졌다가 들이마셔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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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륵, 노아는 완전히 자유를 찾은 몸을 내 몸 위에 축 늘어뜨리며 헤실헤실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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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귀여워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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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으로 머릿속에 폭탄이 터져나갔다. 미니 리안들이 미친 듯이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성들이 본능에게 처맞아 사라져갔다. 얼마 남지 않은 이성은 외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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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에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 정신 차려!
    노아는 술에 취한 상태라고! 제정신이 아니야!
    본능에 지배당하면 그게 사람이야?!
    노아랑 넌 친구야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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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미니리안들은 노아가 “으응?”하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허공에서 숨결이 섞일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 학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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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의 숨결이 가까워질수록 ‘이성 진영’ 쪽 미니 리안들이 막다른 길에 몰아세워졌다. 미니 리안들은 목소리 높여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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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이성을 잃으면 뭘 할 수 있는데!
    여자 손도 못 잡아본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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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떤 팩트보다도 아픈 공격에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들의 말이 맞았다. 돌처럼 굳어 손가락하나 까딱할 수 없는 처지에 이성을 잃어봤자 기절밖에 더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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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생각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맹렬하게 피가 쏠리는 생리적 반응으로 인해 와장창 부서졌다. 머릿속에 새로운 혼란이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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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뭐야 이거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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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상황에 반응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만, 나에겐 반응하는 게 더 이상했다. 내가 고자라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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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럴 리가 없는데? 뭐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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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세계에선 지금 같은 생리적 반응이 성인이 되어 연인과 사랑을 나눌 때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만 허용되었다. 그 외의 상황에선 코피만 쏟아질 뿐 그 이상의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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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와 난 연인관계도 아니었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 어떤 반응이 일어나서도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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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 상황에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니… 모르는 사이 이상한 약을 먹고 흥분한 히로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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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내 머릿속은 지금 혼돈과 혼란 그 자체였다. 상황을 파악하기는커녕 이해하는 것도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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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응? 리이안..왜 대 – 다압 안 해?”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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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미간을 살짝 구긴 채 떼를 쓰는 아이처럼 몸을 들썩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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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앗..잠깐만 노,노아…”
    ​
    ​
    가슴팍 위에서 말랑하고 따끈하게 출렁거렸다. 평소라면 코피를 흘리고도 남을 상황임에도 얼굴이 붉어질 뿐 그 이상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 그 어떤 방해조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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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지? 어떡하지? 뭘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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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버리니 노아의 마도구와 함께 내 뇌도 같이 정지한 것만 같았다. 눈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노아가 내 몸 위를 기어올라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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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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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 가득 아름다운 녹안이 가득 담겼다. 계속 대답을 해주지 않은 탓에 눈가에 심통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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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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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먹먹하게 잠든 목소리와 노아의 숨결이 제 입술 위에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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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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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한 장면처럼 노아의 매혹적인 입술이 느릿하게 벌어지고 목소리가 명주실처럼 늘어지게 들렸다. 내 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실시간으로 정지하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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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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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에 점차 힘이 빠지고, 노아의 녹안이 눈꺼풀에 반쯤 가려진 순간. 
    ​
    ​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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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에서 섞이던 숨결이 흩어지고 두 사람의 거리가 제로가 되었다. 나는 황홀한 올가미에 걸린 짐승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깨 위로 찰랑거리는 노아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이 쏟아져 내려와 볼을 간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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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의 향기가 온몸에 번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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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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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이 닿는 순간, 노아는 그대로 꿈나라로 떨어져 버렸다. 그 탓에 두 사람의 입술은 1초 정도 깊게 맞물려있다가 ‘쪼옥!’하는 적나라한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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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곤하게 풀린 노아의 얼굴이 리안의 어깨 위로 축 늘어졌다. 이쯤 리안은 눈동자에 초점이 반쯤 풀려있었다.
    ​
    ​
    노아와 입술이 겹친 순간 리안의 이성이 완벽하게 로그아웃 해버린 탓이었다. 지금 그의 몸을 차지하고 있는 건 본능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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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은 듯 움직이지 않던 리안의 손이 작게 꿈틀거리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아에 비해 훨씬 큰 손이 그녀의 몸을 껴안으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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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아아암. 쉬마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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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밖에서 리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그 순간 리안의 시간은 1초가 1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리안의 머릿속을 지배하던 욕망은 ‘이 상황을 들켜선 안 된다!’로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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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능이 몸을 지배한 덕분일까? 리안은 그 어느 때보다 재빠르게 노아를 안아 든 채 입구 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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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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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쪽으로 천천히 열리던 문을 리안이 거칠게 몸으로 밀어붙였다. 안쪽으로 열리는 문이었기에 몸으로 막고 있으면 잠금장치가 없어도 문을 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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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응? 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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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본이 당황한 듯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서 리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성이 차츰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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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리본 나 아직 안에 있어.”
    “응? 오빠아? 나 쉬마려..”
    “어어! 금방 나갈 게 잠시만!”
    ​
    ​
    리안은 다급한 얼굴로 제 품에 안긴 노아를 바라보았다. 최대한 빨리 노아를 깨우기 위해 바라본 것인데,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입술 쪽을 향했다. 얼굴에 열이 훅 몰리고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
    ​
    “오빠아..빨리이이…”
    “어어!”
    ​
    ​
    리본의 재촉에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 엄청난 일을 겪은 바람에 노아에게 제대로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자잘한 고민을 할 때가 아니었다.
    ​
    ​
    리안은 노아를 살살 흔들며 리본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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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노아… 어서 일어나봐. 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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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깊게 잠든 듯 흔드는 대로 흔들릴 뿐 눈을 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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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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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빠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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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안은 울고 싶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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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었다.
    ​
    ​
    꿈속에서 노아는 말랑하고 따끈한 거대 갈색 토끼였다. 제 아래에는 리안이 깔린 채 “미안해, 앞으로는 솔직히 말할게… 그리고 노아야 넌 정말 귀여운 토끼야.”라고 말하는 꿈이었다.
    ​
    ​
    대부분의 꿈이 거의 그렇듯, 잠에서 깨어난 순간 개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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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노아…”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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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괴로워하면서도 행복해하는 꿈속 리안의 얼굴이 점차 흐릿해지고 정신이 붕 떠오르는 걸 느꼈다. 누군가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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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 일어났으면 빨리 붕대 감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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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대라는 단어에 노아가 눈을 번쩍 떴다. 눈앞이 갈색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머리까지 모포를 덮은 상태인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단단한 손이 그녀를 꾹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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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옷 상태 확인하고 일어나.”
    “리안…?”
    ​
    ​
    모포 너머에서 들려온 리안의 속삭임에 노아가 눈을 가늘게 뜬 채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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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도구가 작동했는지 가슴은 꽤 빈약해진 상태였지만 붕대가 전혀 감겨있지 않았다. 노아는 반사적으로 가슴팍을 두 팔로 가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마구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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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밥 먹으러 다 내려갔으니까 천천히 준비하고 내려와. 아, 붕대는 옆에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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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빠르게 말을 쏟아낸 후 노아에게서 손을 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리안이 방을 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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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허겁지겁 일어나 가슴에 붕대를 감고 와이셔츠 단추를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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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년 동안 해왔던 행동이라 순식간에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보기 좋게 익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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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내가 왜 붕대를 풀고 자고 있는 거지? 그걸 왜 리안이 알고 있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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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부스스한 제 머리를 부여잡은 채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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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젯밤에 분명… 로비로 내려갔다가…’
    ​
    ​
    그녀는 기억을 차근차근 떠올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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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넘어질 뻔한 바텐더를 도와주고… 대가로 독한 술을 찬물인 줄 알고 벌컥벌컥 마셨었고…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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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목부터 귓바퀴까지 터질듯한 열감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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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을 열심히 더듬은 끝에 어제의 기억을 온전히 떠올린 순간.
   
   
    “으,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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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완전히 고장 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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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Ilham Senjaya님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

원래 준비한 삽화 노출이 좀 문제가 있어서 수정하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0;
원본은 공지에 올려두겠습니다.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과거에 지나가듯 한번 말한 적이 있지만. 노아의 가슴은 지금까지 어떻게 숨겼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마도구 조차 전부 줄이지 못해 붕대까지 감아야 할 수준이니 말 다했다.

그런 가슴의 봉인이 붕대도 풀지 않은 상황에서 풀려버렸다. 꽁꽁 묶인 채 풀려난 가슴은 어떻게 될까?

“으윽…답답해애..”

꽉 감아놓은 붕대 안쪽에서 가슴이 터져 나왔다. 댐이라도 무너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와이셔츠 또한 제 최후를 감지했는지 찢어질 듯 늘어나기 시작했다.

단추들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자연재해 앞에 선 인간처럼 무력하게 풀려버릴 뿐이었다.

“불편해애..”

노아는 미간을 잔뜩 구긴 채 몸을 버둥거리더니 이내 셔츠를 어깨까지 훌렁 벗어버렸다. 그리곤 가슴에 감아놓은 붕대를 마구 잡아당겨 풀어버렸다.

“노아,노아! 노아야아…?”

순간 큰 목소리가 튀어나왔지만, 헛숨과 함께 겨우 삼켰다.

‘소리를 높여서 다른 사람을 불러? 아, 안돼! 노아가 지금까지 남장을 해온 이유가 있을 텐데 이런 식으로 밝혀지게 하면 안 돼!’

라는 이성의 말은.

“후,하아! 편하다!”

“…!”

노아가 와이셔츠 안쪽에서 붕대 뭉치를 확 잡아당겨 바닥에 던져버리는 걸 끝으로 하얗게 질렸다. 온몸이 경직되어 가느다란 숨만 뱉어졌다가 들이마셔질 뿐이었다.

스륵, 노아는 완전히 자유를 찾은 몸을 내 몸 위에 축 늘어뜨리며 헤실헤실 웃어 보였다.

“진짜 귀여워어어?”

실시간으로 머릿속에 폭탄이 터져나갔다. 미니 리안들이 미친 듯이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성들이 본능에게 처맞아 사라져갔다. 얼마 남지 않은 이성은 외쳐댔다.

숙소에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 정신 차려!

노아는 술에 취한 상태라고! 제정신이 아니야!

본능에 지배당하면 그게 사람이야?!

노아랑 넌 친구야 정신 차려!

그런 미니리안들은 노아가 “으응?”하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허공에서 숨결이 섞일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 학살당했다.

노아의 숨결이 가까워질수록 ‘이성 진영’ 쪽 미니 리안들이 막다른 길에 몰아세워졌다. 미니 리안들은 목소리 높여 외쳤다.

네가 이성을 잃으면 뭘 할 수 있는데!

여자 손도 못 잡아본 게!

그 어떤 팩트보다도 아픈 공격에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들의 말이 맞았다. 돌처럼 굳어 손가락하나 까딱할 수 없는 처지에 이성을 잃어봤자 기절밖에 더 하겠는가?

그런 생각은 제 의지와 상관없이 맹렬하게 피가 쏠리는 생리적 반응으로 인해 와장창 부서졌다. 머릿속에 새로운 혼란이 도래했다.

‘뭐, 뭐야 이거 왜 이래??’

이 상황에 반응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만, 나에겐 반응하는 게 더 이상했다. 내가 고자라는 말이 아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뭐야? 왜?’

개그 세계에선 지금 같은 생리적 반응이 성인이 되어 연인과 사랑을 나눌 때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만 허용되었다. 그 외의 상황에선 코피만 쏟아질 뿐 그 이상의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아와 난 연인관계도 아니었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 어떤 반응이 일어나서도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 상황에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니… 모르는 사이 이상한 약을 먹고 흥분한 히로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다 내 머릿속은 지금 혼돈과 혼란 그 자체였다. 상황을 파악하기는커녕 이해하는 것도 벅찼다.

“으응? 리이안..왜 대 – 다압 안 해?”

“헉..”

노아는 미간을 살짝 구긴 채 떼를 쓰는 아이처럼 몸을 들썩거렸다.

“우,아,앗..잠깐만 노,노아…”

가슴팍 위에서 말랑하고 따끈하게 출렁거렸다. 평소라면 코피를 흘리고도 남을 상황임에도 얼굴이 붉어질 뿐 그 이상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 그 어떤 방해조차도 없었다!

‘어쩌지? 어떡하지?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버리니 노아의 마도구와 함께 내 뇌도 같이 정지한 것만 같았다. 눈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노아가 내 몸 위를 기어올라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

시야 가득 아름다운 녹안이 가득 담겼다. 계속 대답을 해주지 않은 탓에 눈가에 심통이 가득했다.

“리이안..”

조금 먹먹하게 잠든 목소리와 노아의 숨결이 제 입술 위에서 흩어졌다.

“왜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노아의 매혹적인 입술이 느릿하게 벌어지고 목소리가 명주실처럼 늘어지게 들렸다. 내 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실시간으로 정지하는 게 느껴졌다.

“대답…”

목소리에 점차 힘이 빠지고, 노아의 녹안이 눈꺼풀에 반쯤 가려진 순간.

쪽.

허공에서 섞이던 숨결이 흩어지고 두 사람의 거리가 제로가 되었다. 나는 황홀한 올가미에 걸린 짐승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깨 위로 찰랑거리는 노아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이 쏟아져 내려와 볼을 간지럽혔다.

노아의 향기가 온몸에 번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

입술이 닿는 순간, 노아는 그대로 꿈나라로 떨어져 버렸다. 그 탓에 두 사람의 입술은 1초 정도 깊게 맞물려있다가 ‘쪼옥!’하는 적나라한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노곤하게 풀린 노아의 얼굴이 리안의 어깨 위로 축 늘어졌다. 이쯤 리안은 눈동자에 초점이 반쯤 풀려있었다.

노아와 입술이 겹친 순간 리안의 이성이 완벽하게 로그아웃 해버린 탓이었다. 지금 그의 몸을 차지하고 있는 건 본능뿐이었다.

굳은 듯 움직이지 않던 리안의 손이 작게 꿈틀거리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아에 비해 훨씬 큰 손이 그녀의 몸을 껴안으려는 순간.

“흐아아암. 쉬마려…”

“…!”

문밖에서 리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리안의 시간은 1초가 1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리안의 머릿속을 지배하던 욕망은 ‘이 상황을 들켜선 안 된다!’로 뒤바뀌었다.

본능이 몸을 지배한 덕분일까? 리안은 그 어느 때보다 재빠르게 노아를 안아 든 채 입구 쪽으로 향했다.

쿵!

안쪽으로 천천히 열리던 문을 리안이 거칠게 몸으로 밀어붙였다. 안쪽으로 열리는 문이었기에 몸으로 막고 있으면 잠금장치가 없어도 문을 열 수 없었다.

“으응? 모지?”

리본이 당황한 듯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서 리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성이 차츰 돌아왔다.

“그, 리본 나 아직 안에 있어.”

“응? 오빠아? 나 쉬마려..”

“어어! 금방 나갈 게 잠시만!”

리안은 다급한 얼굴로 제 품에 안긴 노아를 바라보았다. 최대한 빨리 노아를 깨우기 위해 바라본 것인데,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입술 쪽을 향했다. 얼굴에 열이 훅 몰리고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오빠아..빨리이이…”

“어어!”

리본의 재촉에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 엄청난 일을 겪은 바람에 노아에게 제대로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런 자잘한 고민을 할 때가 아니었다.

리안은 노아를 살살 흔들며 리본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말했다.

“노아,노아… 어서 일어나봐. 노아…”

“…”

노아는 깊게 잠든 듯 흔드는 대로 흔들릴 뿐 눈을 뜨지 않았다.

콩콩!

“오빠아 -!”

리안은 울고 싶어졌다.

***

노아는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노아는 말랑하고 따끈한 거대 갈색 토끼였다. 제 아래에는 리안이 깔린 채 “미안해, 앞으로는 솔직히 말할게… 그리고 노아야 넌 정말 귀여운 토끼야.”라고 말하는 꿈이었다.

대부분의 꿈이 거의 그렇듯, 잠에서 깨어난 순간 개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노아…노아…”

“으응?”

노아는 괴로워하면서도 행복해하는 꿈속 리안의 얼굴이 점차 흐릿해지고 정신이 붕 떠오르는 걸 느꼈다. 누군가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흔들고 있었다.

“노아, 일어났으면 빨리 붕대 감아.”

“….!”

붕대라는 단어에 노아가 눈을 번쩍 떴다. 눈앞이 갈색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머리까지 모포를 덮은 상태인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곧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단단한 손이 그녀를 꾹 눌렀다.

“그… 옷 상태 확인하고 일어나.”

“리안…?”

모포 너머에서 들려온 리안의 속삭임에 노아가 눈을 가늘게 뜬 채 제 몸을 내려다보았다.

“…!!”

마도구가 작동했는지 가슴은 꽤 빈약해진 상태였지만 붕대가 전혀 감겨있지 않았다. 노아는 반사적으로 가슴팍을 두 팔로 가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마구 요동쳤다.

“다른 사람들은 밥 먹으러 다 내려갔으니까 천천히 준비하고 내려와. 아, 붕대는 옆에 있을 거야.”

리안은 빠르게 말을 쏟아낸 후 노아에게서 손을 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리안이 방을 나간 것이다.

노아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허겁지겁 일어나 가슴에 붕대를 감고 와이셔츠 단추를 잠갔다.

몇 년 동안 해왔던 행동이라 순식간에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보기 좋게 익어있었다.

‘내, 내가 왜 붕대를 풀고 자고 있는 거지? 그걸 왜 리안이 알고 있는 거고?’

노아는 부스스한 제 머리를 부여잡은 채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분명… 로비로 내려갔다가…’

그녀는 기억을 차근차근 떠올려보기 시작했다.

‘넘어질 뻔한 바텐더를 도와주고… 대가로 독한 술을 찬물인 줄 알고 벌컥벌컥 마셨었고…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노아는 목부터 귓바퀴까지 터질듯한 열감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기억을 열심히 더듬은 끝에 어제의 기억을 온전히 떠올린 순간.

“으,어..에?”

그녀는 완전히 고장 나 버렸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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