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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4

       ‘공간 분리’는 원래 멜리나가 사용하는 대마법이다.

       일대 다의 전투를 강제로 일대일로 만드는 마법.

       본래 마법사가 대인전보다는 다수와의 전투에 강한 탓에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이런 상황에서만큼은, 최고의 효율을 자랑했다.

         

       올리비아의 손에 맺혀 있던 빛이 폭사했다.

         

       쩌저저저적!

         

       공간이 유리처럼 쪼개지며 회귀자 셋을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쪽을 향해 급히 달려오던 암주의 몸이 무언가에 가로막혔다. 마치 투명한 벽이라도 있는 것처럼.

         

       “이건…….”

         

       풍경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앞에는 올리비아가 등을 보인 채 서 있었다. 하지만 닿지 않는다.

         

       키이잉!

         

       전력을 다해 휘두른 암기가 공간의 벽에 가로막힌다. 작은 균열이 일기는 했지만 그뿐.

         

       보이지 않는 벽의 너머에서 악을 쓰는 그들을 보며, 올리비아가 미소지었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 놓인 이에게 물었다.

         

       “셋으로는 될 것 같다며?”

         

       분명, 된다.

         

       혁명가는 확신했다.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대륙에서 손에 꼽히는 강자 셋이서 합공한다고 해서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자존심은 생자(生者)의 전유물이다.

         

       ‘저번에는 둘로도 졌으니.’

         

       하지만 셋으로는 된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혁명가는 경계서린 눈빛으로 앞을 노려보았다.

         

       “……처음부터 이걸 노렸나?”

         

       올리비아와 마주한 혁명가가 방패를 치켜들었다. 금강(金剛)의 마력이 깃든 방패가 순식간에 크기를 키우며 혁명가의 몸을 감쌌다.

         

       올리비아는 그 모습을 보면서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았다. 저건 단순한 방패가 아니다. 빛을 반사하는 만화경(萬華鏡)처럼, 날아드는 공격을 그대로 튕겨보낸다.

         

       그래서 여유를 가장하며 질문에 답해 주었다.

         

       “아니. 나는 분명 너희들에게 도망갈 기회를 줬어. 그런데도 따라들어온건 너희야.”

       “도망갔으면 쫓아왔겠지.”

        “그랬을수도. 하지만 적어도 너희들이 말하는 ‘나’처럼 죽이려고 들지는 않았을거야.”

         

       마력이 꿈틀거린다. 혁명가의 방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혁명을 이끄는 자는 남들이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그는 그렇게 말했었다.

         

       그래서 방패다. 다른 무엇보다 지키는 데에 특화되어 있으니까.

         

       그가 버티기로 작정한다면, 아무리 올리비아라도 쉽게 뚫을 수 없었다.

         

       그의 방어력은 단단한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의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혁명가는 천천히 다가오는 올리비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분리된 공간 너머에서 진동이 울려퍼졌다. 악마 사냥꾼과 암주가 이쪽으로 넘어오기 위해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벽의 균열은 점점 크기를 키워나갔다.

         

       하지만 왜일까. 올리비아는 혁명가를 공격하지 않고 있었다.

         

       대치가 길어질수록, 그의 생각 또한 복잡해져만 갔다.

         

       왜 악마사냥꾼이나 암주가 아닌 자신을 맞상대로 선택했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궁수나 암살자를 먼저 없애는 판단이 합리적일텐데 말이다.

         

       혁명가는 방패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대마법, ‘공간 분리’의 내구도가 빠르게 감소합니다.]

       [현재 파괴율 : 37.84%]

         

       ‘앞으로 20초 정도.’

         

       그녀가 혁명가를 맞상대로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단서 #6의 주인은, ‘혁명가’입니다.]

         

       그녀에겐 처음부터 다른 선택지 따윈 없었다.

         

       “웃기지 않아?”

         

       웃으며 묻는다.

         

       “본인은 아무것도 기억 못한다는데, 정신병자 마냥 득달같이 죽이려고 달려드는거.”

       “광인의 부인(否認)에는 설득력이 없지.”

       “정작 기억 못하는 건 너희들인데 말이지.”

       “……뭐?”

       

       올리비아는 그 순간 심장에서 꿈틀거리던 마력을 해방했다.

         

       콰르르릉……!

         

       공기가 진동한다. 혁명가는 긴장한 얼굴로 올리비아를 보았다. 이대 일도 졌는데, 일대 일의 전투에 승산이 있을 리가 없다. 앞으로 몇 초만 있으면 일행이 다시 합류할테지만,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거라 확신할 수 없었다.

         

       공간이 백색으로 물들었다.

         

       무수히 많은 뇌전이 수평으로 날아가 작렬했다.

         

       콰과과과광!

         

       스파크가 튀며 혁명가의 몸이 수십 걸음이나 밀려났다. 온 몸의 핏줄이 터질것처럼 부풀어올랐다.

         

       혁명가가 경악했다.

         

       ‘생각이 없는건가……?!’

         

       그의 마력에는 반사의 성질이 있었다. 그래서 올리비아가 전력을 다하는 기색을 보였을 때, 오히려 기회라고 여겼다.

         

       그녀 또한 스스로의 전력(全力)을 그대로 받아내야 할 테니까.

         

       하지만 공격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공간이 눈이 멀 것처럼 하얀 빛으로 물들었다.

         

       “큽!”

         

       먼저 신음성을 토한 것은 혁명가 본인이었다. 그는 이제 밀려나다 못해 지반 속으로 파묻히고 있었다.

         

       꽈아아앙!

       

       “잘 버티네.”

         

       그렇게 말하는 올리비아의 입꼬리에서도 붉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혁명가가 튕겨낸 공격에 닿은 탓이다.

         

       고통스럽다. 주인을 잃은 뇌기가 혈관을 타고 올라와 온 몸을 갉아먹듯 파고들어간다. 짜릿한 고통에 시야가 아득해진다.

         

       이건 막을 수 없다. 막는 방법은, 공격을 멈추는 것 뿐.

         

       그래서 더욱 빨리 끝내야 한다. 다른 회귀자들이 벽을 부수는 순간, 기세가 저 쪽으로 넘어갈테니까.

         

       올리비아의 양 손이 하얀 빛으로 물들었다. 방금이 뇌기였다면, 지금 것은 냉기였다.

         

       츠츠츠츳!

         

       지면을 향해 쏘아진 냉기가 혁명가의 발을 붙들었다. 그는 이를 악물며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섬뜩한 냉기가 밑에서부터 육체를 타고 오르고 있었다. 마력을 하체에 집중하면 풀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자세가 흐트러진다.

         

       【가만히 있으면 못 피할텐데.】

       

       올리비아가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어찌된 영문인지, 천지가 뇌명으로 가득한 상황 속에서도 올리비아의 음성은 또렷했다.

         

       【융합.】

         

       수천, 수만 개의 벽력이 올리비아의 손짓에 따라 거대한 구체로 일변했다.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나선 형태로 꼬아버린다.

         

       고오오오오오오!

       

       태양보다 밝은 빛을 내뿜는 무언가를, 그대로 아래로 쏘아보냈다.

         

       【이것도 버텨봐.】

       

       번개를 초월하여, 더 이상 번개라고 부를 수 없는 공격.

         

       뇌(雷)의 극의.

         

       태초의 빛에서 파생된, 최초의 뇌전.

         

       “아아아아!”

       

       혁명가는 큰 소리로 포효하며 황급히 모든 마력을 끌어올렸다. 동시에 그는 죽음을 직감했다.

         

       저건 마법의 범주를 넘어섰다.

         

       튕겨낸다. 어떻게든 튕겨낸다.

         

       그는 살아남을 생각을 버렸다. 그 대신 어떻게든 저 뇌전의 편린이나마 튕겨낼 것을 결심했다.

         

       혁명가의 세계가 어둠으로 물들었다.

         

       역설이다.

         

       너무 밝은 탓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어둡다.

         

       “……!”

         

       아직 닿지도 않았는데 온 몸이 그을린다. 뇌전은 수백 번, 수천 번 폭발하며 전진했다. 비명이 귀까지 닿지 못하고 바스러진다.

         

       방패와 가까운 손끝에서부터 감각이 사라진다.

         

       ‘죽는.’

         

       콰직.

         

       세계가 무너진다. 적어도 혁명가는 그렇게 느꼈다.

         

       절대로 뚫리지 않을 것 같았던 방패에는 거대한 구멍이 생겨 있었다. 놀란 얼굴을 지어보려 했지만, 그조차도 불가능했다.

         

       몸이 무겁다.

         

       땅이 순식간에 가까워진다.

         

       “……끄읍.”

         

       올리비아는 신음을 삼키며 바닥에 착지했다. 혁명가의 복부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멎을 것이다.

         

       올리비아는 간헐적인 호흡을 몰아쉬며 아공간을 뒤졌다.

       그녀의 아랫배에도, 혁명가 못지 않은 크기의 바람구멍이 생겨 있었다.

       

       마지막 순간 위력을 억지로 줄인 탓에, 혁명가가 튕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회복, 회복을…….’

         

       올리비아는 서둘러 포션을 꺼내 혁명가의 입 안에 흘러넣었다. 바스라들었던 피부가 떨어져나가고, 천천히 새 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구멍이 대부분 메꿔졌을 때, 알림창이 떠올랐다.

         

       [회귀자, ‘혁명가’를 죽이지 않고 제압했습니다.]

       [단서 #6을 획득합니다.]

         

       ‘드디어 성공했…….’

         

       푸슉.

         

       섬광이 올리비아의 몸을 꿰뚫었다. 그녀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동시에 들려오는 목소리.

         

       “……뭔 개짓거리냐.”

         

       어느새 무너진 벽 너머, 악마 사냥꾼이 활을 겨누고 있었다.

       그녀는 혼란으로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런다고……우리가…….”

         

       들리지 않는다.

         

       올리비아가 꺾이듯 주저앉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먼저 마실걸 그랬다.

         

       아니지. 그랬으면 혁명가가 죽었겠지.

         

       저벅.

         

       발걸음 소리가 다가온다.

         

       올리비아는 이제 고개도 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가 막힌 우연이네.’

         

       앞으로는 역으로 제압당해도 단서를 얻을 수 있다던가.

       예언도 아니고, 상황에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살 수 있다면 말이지.’

         

       어느새인가, 악마 사냥꾼은 올리비아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드드득.

         

       활 시위 당기는 소리.

         

       “당장 죽이지는…….”

         

       악마 사냥꾼이 말을 멈추었다.

         

       쿠우웅!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뒤흔들린다. 먼지 틈 사이에서, 붉은 안광이 번쩍거린다. 악마사냥꾼은 홱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악마.

         

       아니, 저건 고작 악마가 아니다. 그녀가 사냥했던 악마 중 가장 강한 놈도, 저 존재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었다.

         

       [마신님의 잔재가 느껴져서 왔는데.]

       

       대악마, 아가레스.

         

       그는 천천히 걸었다. 착각했을 리는 없다. 그는 마(魔)의 구도자였으니까.

         

       마신교의 교주라는 되도 않는 자리에 순순히 앉은 것도, 순전히 마신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었다.

         

       아가레스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손에 꼽히는 강자들이었다.

         

       ‘……금탑주만 걱정할 게 아니었군.’

         

       그 중에서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자의 기운이 특히 심상치 않았다.

       

       ‘놀랍구나.’

       

       만신창이임에도 불구하고, 품고 있는 마력을 측정할 수 없었다.

       

       예카테리나가 단번에 당한 것도 이해가 됐다.

         

       [흠.]

       

       아가레스는 올리비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런 마법사를 살려뒀다간, 분명 후환이 될 것이다.

         

       올리비아의 숨통을 끊으려는 순간.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아가레스의 손바닥을 꿰뚫고 지나갔다.

         

       “……건드리지 마라.”

         

       악마사냥꾼이 무시무시한 아우라를 일으키며 말했다.

         

       “내 사냥감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 : 아무튼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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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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