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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5

       검이 바람을 가르고 피가 튀었다. 구현수는 숨을 헐떡이며 검을 들어올렸다. 여일예의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일예는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챙그랑.

         

       “우윽….우흐윽….우흐흑!!”

         

       구현수는 검을 놓고는…털썩 주저앉았다.

         

       초절정 고수임에도 담담하게 자신의 검을 받아들인 여일예를 보고 있노라니 도무지 검을 휘두를 수가 없었다. 구현수는 여전히 여일예의 말에 승복할 수 없었다. 여일예는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루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여일예에 대한 원한과 증오마저 놓아버리면 이 텅빈 마음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그러나 구현수는 검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고작해야 일수면 피를 토하며 나가떨어질 소년 따위에게 눈을 내어 주고도, 한 점 흔들림없이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여일예와 달린 구현수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증오와 분노에 몸을 맡길 용기조차 낼 수 없었다.

         

       그렇기에 구현수는 엎드린 채 목놓아 울었다.

         

       그 울음이 아버지를 잃은 슬픔인지. 여일예의 눈을 앗아간 죄책감일지. 혹은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는 비명일지. 아니면 황금선에게 이용당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는 참회의 눈물일지. 본인만 알 길이었다.

         

       투툭.

         

       “비가 오는군.”

         

       여일예는 욱씬거리는 얼굴의 고통을 무시하고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나 둘 쏟아지기 시작한 빗방울은 순식간에 장대비가 되어 세차게 쏟아졌다.

         

       여일예는 여전히 통곡하고 있는 구현수 위로 자신의 피풍의를 덮어 주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구현수는 그저 고개 숙이고 울었다.

         

       저벅.

         

       “기억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대는 나를 습격한 적이 있소. 지금은 은퇴한 선배와 함께 전우조로 다닐 때였던가.”

         

       영지후열은 그렇게 말하며 여일예의 검을 집어들었다. 애검이 남의 손에 넘어갔음에도 여일예는 말없이 영지후열을 올려다 보았다.

         

       “부상이야 낭인에게 흔한 일에 불과했소. 그러나 그대가 우리를 습격하고 때려눕히며 지었던 그 비뚤어진 미소는 내 머릿속에 깊숙이 남았지. 정말 화가 나고 억울하더군.”

         

       “내가 뭘 어쨌길래. 선배가 뭘 어찌했길래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사천에 적을 두지도 않은 자가 우리에게 무슨 피해를 입었다고 이리 독하게 구는가. 점창파의 무인이라면 아무 이유 없이 낭인을 짓밟아도 되는가. 이리 생각하며 원한을 품었소.”

         

       영지후열은 여일예의 검을 뽑아들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왔소. 황금선이 무슨 의도로 나를 불렀는지는 훤히 보였으나 그대와 황금선의 관계는 내 알바 아니었소. 그대가 점창파의 품으로 돌아가기 전 원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여겼지.”

         

       여일예는 묵묵히 영지후열의 말을 들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얼굴의 자상에서는 상당한 실혈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여일예나 영지후열이나 마치 눈의 상처는 없는 것처럼 굴었다.

         

       “그러나 오늘 그대의 모습을 보고…이런 의문이 드는군. 과연 나는 그대에게 원한을 품을 수 있을 만큼 떳떳한 자인가.”

         

       “나는 내 의지로 사천낭인이 되었고 돈을 받고 악행을 저질렀지. 도를 넘은 적은 없지만 결국 무공조차 익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패악을 부렸으며 사람들을 기만하고 암습을 가했소.”

         

       영지후열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도를 넘지 않았다고 패악질이 패악질이 아니게 되는가? 나는 진정 그대 앞에서 억울하다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가. 이젠 모르겠군. 하하. 이제 내가 당당하게 억울하다 말할 수 있는 일은 그대가 호천안에게 은원패를 전하러 온 날, 내 검을 잘라 먹은 일만이 남았군.”

         

       영지후열은 자신의 검을 뽑아 늘어뜨렸다. 영지후열은 여일예의 하나 남은 눈이 검의 마디를 쫒는 것을 보며 자신의 검을 들어올렸다.

         

       “그러니 이제 그대와의 원한은 그대의 검을 받아가는 것으로 갈음하겠소.”

         

       쩌어어어엉!!

         

       영지후열의 검과 여일예의 검이 충돌했다. 절정고수가 온 힘을 다해 휘두른 두 개의 검이 충돌하자 두 검이 동시에 부러졌다.

         

       영지후열은 후련한 표정으로 부러진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다. 영지후열은 자루만 남은 자신의 검을 미련없이 내던지고는 부러진 여일예의 검을 검집에 넣은 뒤 여일예에게 건넸다.

         

       “검을 부숴 미안하오. 내 멋진 녀석으로 새로 선물하리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껏 검을 부수고는 새로이 선물한다니. 비이성적인 행동이었지만 여일예는 영지후열을 이해했다. 영지후열은 이 자리에서 여일예와의 업보(業報)를 정리한 것이다. 스스로의 검을 부순 이유 역시 영지후열만이 알 일이었다.

         

        영지후열은 옆으로 비켜섰고 여일예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쏴아아아아아아!!

       

       

       비가 세차게 몸을 때렸다. 왼쪽 눈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여일예는 신경 쓰지 않고 가주전을 향해 한 걸음 내딛었다.

       

       

       

       

       

       

       

       

       

         

       부러진 검과 잃어버린 눈은 여일예가 선택한 사과의 대가였다. 분노에 몸을 맡기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해친 업보이기도 했다.

         

       어리석은 선택일지는 몰라도 여일예는 그저 그러고 싶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피를 흘리고 부러진 검으로 싸운다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얄팍한 계산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스스로가 쌓아올린 업을 부정하지 않고 마주보고 싶었을 뿐.

         

       여일예는 창문 하나 열리지 않은 가주전 안으로 들어갔다.

         

       가주전은 한낮임에도 어둡기 그지 없었다.

         

       여일예는 오른 손에는 검을, 왼 손에는 검집을 쥐었다. 세 치밖에 남지 않은 검이지만 검강으로 길이를 늘이면 어찌 써먹을 수는 있겠지.

         

       파바박!

         

       쉬익!

         

       가주전의 어둠에 숨어 있던 무사들이 하나 둘 기습을 펼쳤다. 여일예는 그 공격을 받아치며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얼굴의 상처는 얕지 않았고 지혈이 되어 있지 않아 계속해서 실혈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끈거리는 통증이 얼굴을 뚫고 뇌까지 직접 전해지는 듯 했으며 한쪽 눈이 없어진 탓에 원근감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내공 역시 만전의 상태는 아니었다. 검으로 일일이 베었으면 모를까 무사들을 경력으로 날려보냈기에 적지 않은 양은 소비했다.

         

       그러나 마음은 어느때보다 차분했다.

         

       ‘그렇군…’

         

       물극필반 화련냉조.

         

       여일예는 자신의 내면에 들어선 철골 구조물을 바라보았다. 일견 튼튼해 보이나 아랫부분이 텅 비어 있는 구조물.

         

       여일예는 불꽃으로 자신의 내면을 녹이고 그 형태를 새로이 잡았다. 그렇게 자신은 변했으며 그 불꽃은 사그라들었다 여겼다.

         

       그러나 아니었다.

         

       불꽃은 사라졌지만 여일예의 내면은 차가워지지 않았다. 여일예는 그제야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바라보았다. 새로이 조형되었지만 그 내면은 차가워지기는커녕 뜨거웠다. 그저 불꽃이 없어진 자리를 열기가 메우고 있었을 뿐.

         

       ‘엉성하구나.’

         

       여일예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내면에 산장이 불타고 있었다고 새 건물을 지으려 했는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짓거리였다.

         

       내면의 불꽃은 사그라들었지만 그저 열기로 형태를 바꾼 것에 불과했다. 모든 것을 끝냈다고 생각했거늘 실상은 화련(火練)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내면을 식히지 않았거늘 어째서 완성했다고 여기고 있었을까. 그저 형태가 바뀌었으니 그 열기가 식어 차가워졌으리라고 제멋대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러니 바로잡자.’

         

       여일예의 심상이 새로이 조형되었다. 그 형태는 건물이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어머니. 아버지. 자신에게 몰래 당과를 쥐여 주던 시비. 매일 마당을 쓸던 하인. 정원사. 산장을 경호하던 무사들…

         

       점창파의 사제. 사매들. 청허 진인과 그 외 문파의 어르신들. 귀여운 대사형 혁기린.

         

       그리고 죽립을 눌러 쓴 어느 낭인까지.

         

       텅 비어버린 기괴한 구조물 대신 사람의 형상이 여일예의 내면을 가득 채웠다.

         

       투툭. 툭.

         

       그러니 그제야.

         

       투두두둑…쏴아아아아.

         

       여일예의 내면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금속 위에 비가 내리며 여일예의 심상을 차게 식혔다.

         

       그저 거칠게 발산하기만 급급했던 내공의 제어권이 손에 들어왔다.

         

       “그렇군.”

         

       내공이 워낙 방대해 그저 다루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올바른 상황인가? 아무리 내공이 많다 한들 자유자재로 수발할 수 있는 편이 정상이었다.

         

       황금가의 정예무사들은 가주전의 어둠에 숨어 노골적으로 지연전을 펼치고 있었다. 정면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이기도 하고 여일예의 얼굴 부상이 심각하니 시간을 끌면 유리해진다 판단했겠지.

         

       ‘느껴진다.’

         

       내공의 바람이 부드럽게 가주전 곳곳으로 퍼졌다. 보통 무인이라면 아껴 써도 모자랄 내공을 일부러 흩뿌려 탐지용으로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여일예에게는 가능한 일이었다.

         

       “큭!”

         

       “커억!”

         

       가주전 곳곳에서 은신해 있던 정예무사들이 하나 둘 사냥당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어둠과 숙지된 지형에 의지해 여일예를 상대하던 자들이었다.

         

       위치가 노출되기 시작한 무사들은 여일예의 적수가 아니었다.

         

       퍼억!

         

       “컥!”

         

       여일예는 자신이 쓰러트린 무사들을 잠시 내려다 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이 가주전에서 온전한 사람의 기색이라고는 하나 뿐이었다.

         

       “황금선.”

         

       “결국 시골 산장의 촌년이…여기까지 일을 벌이고 마는군.”

         

       여일예는 말없이 걸었다.

         

       “가주전 앞에 모아놓은 녀석들은 결국 너를 막지 못한 모양이군! 크크, 네년도 나와 같은 놈이다! 너 때문에 죽은 자의 아들 아니더냐? 그런 이를 짓밟고 온 너와 내가 무슨 차이일까!”

         

       “…하나, 궁금한 것이 있다.”

         

       여일예는 조용히 물었다. 사천낭인의 숫자는 고작해야 서른도 안 된다. 그런데 어떻게 사천성에 방문할 때마다 높은 빈도로 사천낭인과 마주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정확히 여일예에게 원한을 품은 낭인과 그 가족을 지목해 불러 모을 수 있었을까. 황금선의 힘이라면 사천낭인의 익명성을 뚫고 개인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내가 사천성에 방문했을 때마다 낭인들에게 의뢰를 넣었나?”

         

       여일예는 어쩐지 황금선이 의뢰인이기 때문에 그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하하! 그렇다면 어쩔 생각이지? 왜 이제와서 내 탓을 하고 싶어진 건가? 홍죽군협 대협! 낭인만 마주치면 성난 황소처럼 달려들던 것은 너 자신 아니었나!”

         

       “그래. 네놈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 없었겠지…”

         

       “크크크…그때 확실히 했어야 했는데. 도대체 그 뻣뻣한 점창의 도사들을 어떻게 구워 삶아 놓았는지 궁금하구나. 파문을 시키고도 남을 소란을 몇 번을 일으키고도 문파에 남아 있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냐! 하하하하!”

         

       황금선은 더 이상 입을 열 수 없었다. 여일예가 본신의 내공을 일으켜 황금선을 짓눌렀기 때문이었다.

         

       “결국, 네놈은 내 일생을 어지럽혔구나. 산장을 불태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나에게 두 번째 보호자이자 집이었던 점창을 빼앗아 가려고 부단히 수작을 부렸어.”

         

       “극…그윽..!”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서는 점혈이라는 더 세련된 수단이 있음에도 여일예는 내공으로 황금선을 짓눌렀다.

         

       여일예는 내공의 압박에 핏줄이 올라오고 있는 황금선의 눈을 바라보았다. 독과 악기만이 가득해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그 눈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겨 죽을 일을 했는지는 아는 모양이지.”

         

       여일예는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영지후열에 의해 부러진 검이었지만 아직 세 치 검신은 남아있었다. 이걸로도 사람은 충분히 죽일 수 있다.

         

       “커컥!…억!”

         

       내공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리질을 치는 황금선을 응시하던 여일예는 손을 휘둘렀다.

         

       검집을 쥔 왼손이었다.

         

       뻐억!!

         

       “이런, 조금 세게 때렸군.”

         

       여일예는 치아를 흩뿌리며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을 뒹군 황금선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 이정도는 괜찮겠지. 여일예는 그렇게 생각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바닥을 뒹구는 꼴만 봐도 속이 후련했다. 황금선을 이 자리에서 베어버린다면 이 마음속에 진 응어리는 시원하게 풀릴 일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널 죽이면 그들의 마음속에 진 응어리는 풀릴 길이 없어지겠지.”

         

       황금선은 참으로 많은 죄를 지었다. 비단 황금선이 불행해 빠뜨린 사람은 여일예만이 아니었다. 황금선은 무수히 많은 자들을 불행에 빠트렸다.

         

       황금선은 여일예만의 원수가 아니었다. 그가 저지른 죄업의 수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황금선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군가는 어린 여일예처럼 황금선이 아닌 엉뚱한 자들에게 증오와 분노를 불태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곳에서 황금선의 모든 악행이 알려져야 했다. 돈을 잃은 자. 가족을 잃은 자. 꿈을 잃은 자…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자. 그 악행으로 인해 상처 입은 자들이, 그 상처를 입힌 자가 황금선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야 했다.

         

       그들이 소중히 여기던 것이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그들이 느낄 상실감을 달래 줄 한줄기 위안은 되어 줄지 모를 일이었으니까.

         

       “관청의 지하에서 네놈의 밑바닥까지 모두 토해내도록.”

         

       여일예는 기절한 황금선의 뒷목을 잡으며 중얼거렸다.

         

       쿠르릉! 쏴아아아아!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가 쏟아붓는 어느 여름날.

         

       황금가에서 이루어진 복수극은 막을 내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음. 적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리가 안되는군요.

    다음화에서 찾아뵙겠습니다.

    *22/08/11일 86~104화 리메이크가 적용되며 화수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104화 이후에 내용을 감상하시던 독자님들은 2편이 삭제되며 내용이 당겨졌으니 2회 뒤로가기를 누르시면 제 진도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이 궁금하신분은 공지 참조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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