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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6

       [오빠, 혹시 아따먹님이랑 무슨 사이야?]

        [설마 뒷결이야? 아니지?]

         

       놀랍게도, 무려 여동생이 보내온 톡이었다. 

       

       레반, 시훈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핸드폰을 너무 꽉 움켜쥔 걸까. 손이 약간 아파왔다.

         

        그 와중에, 여동생은 또 언제부터 자신의 방송을 챙겨본 건지. 인터넷방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알았지만, 가족이 방송을 보고 있다는 건 또 새로운 부담이었다.

         

        자신의 방송을 보는 것과, 아따먹한테 관심을 가지는 것 중 무엇이 더 걱정스러운지는……스스로도 알기 어려웠지만.

         

        ‘뒷결 같은 말은 또 어디서 배운 건지.’

         

        하기야, 인터넷방송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야 자연스레 알게 되는 용어기는 했다. 지금 당장 채팅창에도 잔뜩 도배되고 있는 단어기는 하니까. 물론, 위안이 되는 사실은 아니었다.

         

        레반은 실시간으로 목이 날아가면서도 기어이 악질 채팅을 남기기 위해 날뛰는 이들로 가득한 난장판을 잠시 조용히 감상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나, 이젠 조금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저 중 최소 절반 이상은, 이예나가 저리 흘리는 발언을 하는 걸 오히려 즐기는 이들이었다. 도댓을 언급하면 도댓에게 우르르 몰려가고, 레반을 언급하면 레반에게 우르르 몰려오는……메뚜기 떼.

         

        정말로 이예나가 남자 스트리머와 사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오히려 소수리라. 그저, 언제고 축제(시위)를 벌일 명분이 생기는 순간만 기다리고 있을 뿐일 터.

         

       남녀를 가리지 않는 점만 보아도 그러했다. 아크의 방송에 몰려가서 ‘터전을 잃은 북극곰이 울고 있어요’ 따위의, 교묘한 성희롱성 채팅을 도배한 전력도 있지 않은가.

         

        레반의 입장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팬들 중 저 폭도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당장 지금도, 용감하게 채팅을 열어버린 궁탁의 방송에서 간간히 보이는 닉네임 중 일부는 눈에 익은……그의 방송에서 예전부터 자주 보이던 이들이었으니.

         

        레반은 몰랐으나- 사실은 그가 참지 못하고 미친년이라는 욕설을 박아버린 순간, 가장 크게 환호하던 시청자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은, 특히 흑화하는 모습은, 지켜보기 매우 즐거운 법이다.

         

        -우우웅

         

        [오빠?]

         

        재촉하는 여동생의 톡.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 레반은, (1) 절대 아니고, (2) 저 인간과 내가 만나서 할 일은 현피밖에 없다는 답장을 꾹꾹 눌러 적었다.

         

        친 여동생이 악성 우결충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만큼은 막고 싶었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서도.

        

       톡을 전송하고 고개를 다시 들어보니, 모니터에 비춰지는 캠 화면에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자신의 모습이 떠있었다.

       

       우연히도 때마침 공식방송 카메라가 확대하여 잡은 캐스터의 얼굴 역시, 처음에 비하여 한결 힘겨워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이 와중에, 아따먹……이예나는 대체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사람인지, 대관절 무슨 표정을 지으면서 저런 말을 하는 건지- 한 번쯤은 직접 보고 싶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무리하게 요구할 생각은 없었지만.

        

       단언컨대, 마주할 때마다 투닥거리던 게임 친구가 실은 미인일지도 모른다는 음습한 기대감 때문은 아니었다. 별포크는 호들갑을 떨며 완전 여신이라고 했지만……여자들 간 외모 평가를 믿을리가.

        

       레반은 방구석에서 게임과 인방에 매진하다가, 스트리머로 데뷔한 후에도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여자의 외모를 기대할 정도로 무지하지는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호기심에 가까운 감정이지 않을까.

        

       물론, 가능성으로 따지면야……의외로 평범한 외양일지도 모른다. 수배지에 그려진 여자들이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듯이.

        

       이예나처럼 조심스러운 성격인 마당에야, 평범한 외모더라도 신상을 노출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연쇄적으로 기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사람을 조심스럽다고 묘사하는 건 우습다고 생각하면서도, 레반은 어느 정도 확신하고 있었다. 발작버튼이 몇 개 있어서 그렇지, 본질적으로는 조심스럽고……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자신이 정한 테두리 밖으로 나오는 걸 극도로 꺼리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테두리 안에서 버튼이 눌리면, 여포짓을 넘어 망나니짓을 하는 게 문제긴 한데.’

        

       다시금 이예나의 얼굴을 슬몃 상상해본 레반의 눈이, 본래 인터뷰 대상자의 캠이 떠올라야 할 자리에 향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이예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캠을 공개하지 않는 스트리머들의 경우, 직접 정한 프로필 사진을 대신 송출하는 모양이니.

        

       그러니까, 저 도적 기본 초상화 아이콘이……이예나가 제출한 프로필 사진이라는 뜻이었다.

        

       ‘저거, 저작권에는 안 걸리나.’

        

       패러데이 게임스가 관여하는 대회이니 어련히 알아서 했겠지 싶으면서도, 또다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진짜,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사람인 걸까- 하고.

         

        《자, 그러면 이어서……아따먹님의 대검 기사가 또 정말 엄청났어요. 대검의 화신,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지켜보던 시청자분들도 그렇지만, 우리 해설들도 이건 무조건 고인물이다, 고인물 중에서도 닳고 닳은 고인물이라며 감탄했거든요. 혹시 나오나 외에는 어떤 게임을 하셨었나요?》

         

        《아. 가장 최근에는 파르샤의 왕자랑, 퀸 메이커라고, 둘 다 고전 명작 게임인데요-》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질문을 정정하겠습니다. 어떤 VR, 혹은 대전 게임을 하셨었나요?》

         

        《음……VR은 나오나가 처음이었어요. 대전 게임이라면……텟켄 시리즈는 예전에 조금 했네요. 격투 게임은 좋아하는 편이에요.》

         

        《……텟켄 시리즈에 대검이 나오나요?》

         

        《글쎄요. 최근엔 안 해서……그래도 저번에 보니까 총도 나오던데, 대검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확인해볼게요.》

         

        《……네. 그럼 이어서……아따먹님이 선보이신 대검기사 실력의 근원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도적이 최우선이긴 한데, 도적이 겹치면 기사를 하다보니 기사 경험도 제법 있어요. 무엇보다, 도적을 할 때는 가장 주의해야 하는 상대가 기사기도 해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마음가짐으로 연습한 결과, 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렇군요. 역시, 근본은 도적! 도적부흥운동의 포부를 가지고 출전하신 아따먹님 답습니다. 그런데 사실 도적이 지하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맞상대는 광전사일 것 같은데요. 광전사는 어떠신가요?》

         

        《벌목꾼을 주의하는 건 환경보호단체밖에 없어요.》

         

        “……하.”

         

       ‘결국은 못 참았구나. 아니, 안 참은 건가.’

         

        헛웃음을 흘린 레반은, 아무리 진압해도 더이상 진압되지 않는 채팅창의 꼴을 보며 어째서인지 약간은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최소한 뒷결 떡밥은 깔끔하게 사라지겠는데.’

         

        불바다도 바다라며 속삭이던 이예나의 목소리가 떠오른 건, 우연이었을까.

        

       * * * *

        

       [작성자: ㅇㅇ]

       [제목: 공지) 좃전사 관련 글은 글머리에 나무꾼) 혹은 벌목꾼)을 붙여주세요]

       [대회 우승자이자 MVP이신 킹갓따먹님의 전언입니다 ^오^]

       –     내가 저 미친년 사고 칠 줄 알았다

       –     너 어디사냐?

       –     쟤 광전사에 왜케 한이 맺혔냐 진짜

       –     ㄴ 전남친이 광전사였나보1지

       –     ㄴㄴ 우리 아따먹 눈나 순결한 처녀야……납븐말 하지마……

       –     ㄴㄴ 나갤의 품격

       –     ㄴㄴ 제발 자살해주세요 선생님

        

       [작성자: ㅇㅇ]

       [제목: 남자라면 씹혐꾼 말고 킹갓기사 하는게 맞다]

       [지하도 성기사가 더 좋음 솔직히

        

       반박시 씹혐꾼]

       –     글자라고 3개밖에 없는데 원래 이름이 한 자도 안 남아있네

       –     말머리에 벌목꾼을 붙여주세요 ^오^

       –     ㅇㅋ 당장 대검기사로 지하간다

       –     ㄴ 제발 참아줘

        

       [작성자: 방구석ㅈ문가]

       [제목: 갤주 진짜 본캐 광전사 아니냐?]

       [근거:

       그게 아니고서야 저렇게까지 말할 리가 없음. 약간 흑인이 흑인한테 니거 하는 느낌인 거지

        

       그리고 갤주 아따먹, 따아먹, 먹아따, 먹따아 다 첫 게임이 6~8개월 전이거든? 근데 시작하자마자 거의 스트레이트로 다이아 찍고, 잠깐 다이아 머물다가 마스터 올라감.

        

       4개 다 전형적인 부계정 패턴임.

        

       갤주 성격으로 미루어 볼 때, 본캐 광전사로 수틀리면 패드립치고 티배깅하면서 지랄맞게 놀았을 거 같다. 그러다가 인방으로 돈복사하려니 과거 논란 생길까봐 덜컥 겁이 났겠지.

        

       그래서 혹시라도 광전사로는 의심 안 하도록, 죽어라 도적만 하고 광혐을 컨텐츠로 잡은 거 같음.]

       –     또 뭔 개소린가 하고 들어와봤는데 말은 되네

       –     아닐거같음 광전사로는 대가리 못 날리잖아

       –     오……챌 광전사 싹 뒤져본다 딱 대라

       –     ㅇㅇ 원래는 범위 너무 넓었는데, 빠따 딸 정도 광전사면 어차피 손에 꼽음. 내가 진짜 이년 본계 어떻게 해서든 찾아낸다.

       –     ㄴ 왜케 화났어; 쓰니 혹시 나무 캐?

       –     ㄴㄴ 두고 봐라 전적이고 빌드고 대조하면 다 나오니까

       –     ㄴㄴ 쓰니가 그러고 있으면 나무는 누가 해와?ㅠㅠ

       –     ㄴㄴ 느그 주인 방송 불타고 나락가는 거 보고도 그 좆 같은 컨셉 유지하나 보자

       –     ㄴㄴ 불태울 나무는 직접 베어 오는 거지?ㅠㅠ 나무꾼들이 불성실하게 던전이나 다녀서 걱정 돼ㅠㅠ

        

       [작성자: 갱생도질]

       [제목: 근데 갤주랑 ㄹㅂ 뭐 있었음?]

       [나 방송 다 봤는데 방송에서는 딱히 그런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요즘 언급 좀 자주하는 거 같아서 좀 그럼

        

       방송 안 할 때 둘이 연락 하나? 그냥 대회 연습 때문에 그러겠지?]

       –     광질게이야……

       –     이젠 육수까지 됐습니까……도대체 어디까지 추해질 작정입니까

       –     ㄴ 아니 나 그 지튜브 관리자도 바로 신청했는데 메일도 안 보고 하니까 뭔가 방송 신경 안 쓰고 딴짓하는 거 같잖아

       –     검색 안 되게 키워드 바꿔논 모습이 더욱 추하군요 선생님……

       –     ㄴ 갤주 여기 가끔 본단 말이야

       –     조만간 흑화광질로 아이디 바꾸는 꼴이 보이는 구나

       –     누구 맘대로 좆방하는 ㅊ년이 갤주냐?

       –     ㄴ 좋게 말할 때 말 조심해라

       –     ㄴㄴ 진짜 흑화 육수의 모든 초식을 구사하게 되셨군요 선생님……이젠 어디까지 추해질지 기대마저 됩니다……

       –     ㄴㄴ 시1발 너도 좀 들러붙지 말고 꺼져

        

       [작성자: 아크따먹아따먹]

       [제목: 아따먹이랑 레반 뒷결 의심은 솔직히 병신임]

       [아이디부터가 아(크)따먹인데

        

       이걸 남자랑 엮는다고?

        

       고결한 백합에 ㅈㅈ 난입시키지 마라 죽여버린다]

       –     ㅋ

       –     어이어이 이 커져버린 거 어떻게 할 거냐고

       –     ㄴ 잘라 시발아

       –     백합은 3P를 위한 빌드업 아닌가요?

       –     ㄴ 나가 뒤져 제발

        

       [작성자: 정확도33%방송알리미]

       [제목: 아따먹 BANG ON]

       [ㄱㄱㄱㄱㄱㄱㄱ]

       –     아 ㅆㅂ 아니잖아 개새끼야

       –     ㄴ ‘33%’

       –     이 새끼는 갤에서도 이 ㅈㄹ이네

       –     얘 진짜 죽여버리고 싶음

       

       [작성자: ㅇㅇ]

       [제목: 오 뒤풀이??]

       [큰 거 오냐?]

       –     응~ 그년은 안 와~

       –     얼굴 개 빻아서 일부러 몸만 빨간약 흘렸는데 뒤풀이를 가겠니? ㅋㅋㅋㅋㅋㅋ

       –     ㄴ 오…혹시 성별이

       –     뒤풀이? 진짜 간대?

       –     ㄴ 선생님……

       –     ㄴㄴ 아 좀 꺼지라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익명의 독자님, 10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뒷결: ‘우리 결혼했어요’의 준말인 ‘우결’에서 파생된 말로, 방송인들이 뒤에서 몰래 연애하는 것을 일컫는 말.
    ** 텟켄: 나름(?) 유서깊은 대전 액션 게임인 철권의 일본식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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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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