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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

       황금기사단의 단장 윌리엄.

         

       이전 반황제파 내전에 개입했을 때. 받았던 황제의 편지를 찾아 필적을 비교한다.

         

       ‘똑같군.’

         

       다른 부분이라면 황제의 직인이 찍혀있지 않다는 것.

         

       만약 황제가 대공을 몰아내고 싶다면… 대공이 직인을 빌려주지 않아 못 찍었다는 게 합리적인 추정이 맞을 거라 윌리엄은 생각한다.

         

       “혹시 폐하께서는… 이럴 생각으로 내전에 개입을 명하신 걸까?”

         

       자신의 필적을 확인하고 자신의 속뜻을 받들라는 뜻인 걸까?

         

       애초에 제국법을 수호해야 하는 황제가 제국법에서 명시한 중립의 의무를 저버린 것을 윌리엄은 탐탁지 않았다.

         

       그것이 대공이 협박에 의한 것이라면 황제는 따를 수밖에 없다.

         

       시녀를 통해 받은 편지를 다시 보며 고심한다.

         

       [만약 맹세를 잊지 않았다면… 짐을 위해 로만을 해방시켜라.]

         

       로만을 공격한다는 건 달걀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다.

         

       10만, 아니 100만이 있다고 해도 3중 성벽이 지켜주는 로만을 함락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로만을 공격하는 순간.

         

       황제와 황제 일가에게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 예상이 가기 때문에 윌리엄은 지금까지 참은 것이다.

         

       하지만 황제는 그런 자신을 질책한다.

         

       [그대들이 맹세를 잊지 않고, 짐을 위해 움직이다가 거사를 실패한다고 해도 짐이 감내하겠노라.]

         

       ‘망국의 황제가 되어 구차하게 삶을 연명하기보다 제국을 지키려 하시다니. 폐하께서는 목숨을 내놓으셨구나.’

         

       현재 테오도라 황제와 조이 황녀. 이 두 사람이 만약 둘 다 죽는다면…

         

       선황제의 형제들에게 제위가 넘어간다.

         

       선황제의 형제들은 윌리엄이 알기로 바이렌 시에 거주하는 거로 알고 있으니.

         

       자신이 로만을 대공이 별다른 수작을 부리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장고하기 시작하는 윌리엄.

         

       황궁에서야 황제와 대공이 사이가 좋다는 걸 모두 알고 있는 사이지만 발로랑의 암살.

         

       그 이후에 한반도 로만에 가본 적이 없는 윌리엄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애초에 원수 가문인 두 사람이 결혼 후에 사이가 좋다는 건 그 누구도 믿기 어려운 일일 테니.

         

       “황명을… 받들어야 한다.”

         

       정황상 황제의 속뜻이 그럴싸하게 보여 윌리엄은 시녀 리비아가 있는 천막으로 향한다.

         

       이 편지가 거짓일 거로 생각하지 못하고.

         

         

         

       ***

         

         

         

       우리 일행은 대공궁이 있는 윈을 떠나 햄스 항으로 향한다.

         

       가는 동안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기 위해 나와 아그리파가 같은 마차를 타고 가고 있다.

         

       “아그리파. 왜 결혼하고… 점점 피골이 상접하는거야?”

         

       마치 병자처럼 혈색이 안 좋은 아그리파를 보며 걱정되어 말하자…

         

       “하하…”

         

       차마 어색한 미소를 짓기만 하는 아그리파를 보며 내가 생각한다.

         

       여기다 아그리파를 놔둬도 되는 걸까?

         

       이제 곧 터질 전쟁을 고려하면 아그리파가 대공국에서 병력을 이끌고 로만에 합류해야 한다.

         

       얼마 전 외숙부께 부탁드려 연합왕국에서 수송선과 호위선을 지원해 주기로 하여 아그리파가 곧 로만으로 오겠지만…

         

       혹시나 아그리파가 복상사할까 봐. 두려움을 느낀다.

         

       만약.

         

       아그리파가 복상사한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가 없다.

         

       당장 요아네스가 기동전을 벌여 한꺼번에 왕국들을 뺏길 것에 대해 두 가지 대비를 해뒀지만.

         

       말 그대로 요아네스를 지연시키는 방법일 뿐.

         

       그와 싸워 이기려면 결국 전면전이 필수다.

         

       “그게… 요새 좀 피곤하군요.”

         

       그 말에 내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내가 로만에 당도하면 유니콘의 뿔을 보내줄 테니까. 그게 있으면 조금 더 도움이 될 거야.”

         

       내 말에 아그리파가 조금 놀란 얼굴로 말한다.

         

       “정말 귀한 그게 있습니까? 역시 황궁은 대단하군요.”

         

       정확히 말하면 황궁 소유가 아니라 장모님 거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응, 그리고 아그리파. 전쟁이 터지면 어제 말한 대로 로만으로 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그리파가 걱정스럽다는 듯 말한다.

         

       “근데. 메리도 데려가는 게 맞습니까?”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쩔 수 없지. 상대가 정말 십만이 넘어가는 병력을 꾸렸다면 우리도 전력을 다해야 하겠지.”

         

       황제의 군대와 대공국, 그리고 다른 영주들의 병력까지.

         

       평화로웠던 대륙에 커다란 전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메리는 강해. 걱정 안 해도 괜찮아.”

         

       메리는 용사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인간 중에서 제일 강한 무장이다.

         

       “그리 말씀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그리고 메리는 너한테 붙여줄 거니까. 네가 알아서 위험하다 싶으면 후퇴시키면 되잖아?”

         

       어차피 아그리파는 우리 군의 총사령관이 될 사람이다.

         

       그런 사람 옆에 있다면 아그리파가 필요할 때 기용하고 위험할 땐 알아서 빼겠지.

         

       내 말에 멋쩍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그리파.

         

       “그렇긴 하겠지만… 그래도 메리가 다칠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건 나도 그래. 하지만 지금 우리가 여유 부릴 틈이 없어.”

         

       요아네스의 병력 숫자가 심상치 않다.

         

       용병 시장을 확인해 본 결과 요아네스가 대륙에 유명한 용병단 위주로 이미 계약을 마친 걸 확인했다.

         

       그걸 역추적으로 병력 계산을 해도 도대체 어디서 4~7만 정도 되는 병력을 꾸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근데 어디서 그리 많은 병력을 모아 온 거지? 설마 바빌론 제국에서 용병을 끌어들인 건 아니겠지?”

         

       내 말에 아그리파가 그럴 일 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설마요. 자존심 강한 요아네스가 그럴 일 있겠습니까?”

         

       제국에게 야만족으로 평가받는 바빌론 제국의 용병을 고용하는 건 그리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애초에 질적으로 제국에 비해 딸리는 바빌론 제국은 물량 공세를 선호하기에 질적으로 많이… 아주 많이 딸린다.

         

       제국은 최말단 병사한테도 누비갑옷을 지급하는데.

         

       그쪽은 더운 기후라서 갑옷을 입는걸 선호하지 않는다.

         

       중요 병력은 갑옷을 입긴하지만 일반 보병은 거의 안입는다고 봐야 겠지.

         

       거기다가 현재 마법이 전쟁이 미치는 여파를 생각해 볼 때. 마법사가 없는 바빌론 제국의 전쟁 방식은 우리한테 너무 유리하다.

         

       강력한 화력으로 적들을 터트리는 전쟁터에 베리어 마법조차 쓰지 못하는 적이라면 정말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나도 그럴 거로 생각하는데.”

         

       -끼익

         

       마차가 어느새 멈추고.

         

       -대공 전하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뭐, 우선 계획대로 부탁해.”

         

       그렇게 말하며 마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

         

         

         

       지금, 이 순간 대공부의 삼총사는 죽을 맛이다.

         

       빅터, 루키우스, 뮐러 앞에 내려온 제국 의회의 소환장을 보며 서로 눈짓으로 떠넘긴다.

         

       “크흠… 루키우스, 자네가 대공부의 최고 고참 아닌가? 자네가 가서 의원들의 의문을 해소해 주게나.”

         

       그 말에 루키우스가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아니, 빅터 장관님. 제가 근무할 때 있었던 일이 아닌데 제가 어떻게 갑니까?”

         

       이전 데비앙과 황제파의 밀약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며 의회에서 참고인 조사로 대공부를 대표해 증인 소환을 시작했다.

         

       대공이 있었다면 거부권을 행사해 막았겠지만… 현재 대공은 대공국에 있는 상황이라 이 불쌍한 공무원들을 지켜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빅터가 헛기침하며 말한다.

         

       “크흠… 그러면 의회에서 소환장을 보냈는데. 누굴 보낸단 말인가?”

         

       그 말에 루키우스가 나서서 말한다.

         

       “그야 대공 전하의 대리인이신 빅터 장관님이 가셔야지요.”

         

       일반적으로 행정기관으로 소환장이 날아들면 보통은 장관, 차관이 의회로 간다.

         

       애초에 소환장이 날아들 정도로 민감한 내용일 경우 장,차관이 답하는 게 당연한 일.

         

       “나… 나는 대리이네! 거기다가 이런 민감한 안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니 그나마 오래 다닌 루키우스 자네가 가는 게 맞을 거 같네!”

         

       하지만 지금, 이 사안으로 의회에 방문하게 되면 성난 의원들에게 갈려버릴 걸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빅터는 절대 의회에 소환되고 싶지 않다.

         

       물론 그 사실을 아는 루키우스도 절대 의회로 소환될 생각은 죽어도 없다.

         

       자신 같은 평민은 그냥 갈리는 수준이 아니라 이상한 꼬투리로 잡혀갈지도 모르니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말한다.

         

       “저도 저 안건에 대해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보통 부를 책임지는 장관급이 방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말에 빅터가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모든 부위에 있는 대공부의 비서관이라면 장 차관급이라 볼 수 있네. 그러니 안심하고 가게.”

         

       제국 행정 체계상 대공부의 비서관이 실제로 장 차관급인지 명시되지 않았다.

         

       애초에 대공부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부서이기도 하고…

         

       하지만 업무상 장관들과 자주 만나기는 한다.

         

       “그…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제국 의원들이 과연 그 말을 믿어 줄 거 같습니까?”

         

       “아니네. 이전에 재상부가 대공부와 기능적으로 흡사하네. 재상부의 비서관들은 장 차관급이라는 명시가 있으니. 자네도 장관급이라 볼 수 있겠지. 거기다가 월급도 장관급으로 받지 않나?”

         

       그 말에 루키우스가 사색이 된 얼굴로 황급히 말한다.

         

       “아니.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말에 빅터가 씩 웃으며 말한다.

         

       “재상 체계가 10년 전 사라지긴 했지만, 분명 제국 의전 서열만 봐도 황족을 빼면 제국 의장 다음 재상 다음 재상 비서관이네. 현재 재상 체계와 흡사한 대공부로 적용하면 대공 다음이 바로 대공 비서관이겠지.”

         

       이대로 가면 빼도 박도 못하고 사지에 들어가게 될 거라 짐작된 루키우스가 황급히 말한다.

         

       “잠깐만요. 빅터 장관님. 현재 대공부에 비서관이 저랑 뮐러 형 이렇게 두 명인데…”

         

       그 말에 빅터가 눈을 빛낸다.

         

       “뮐러도 비서관이었나?”

         

       두 사람의 말싸움은 팝콘을 뜯으며 지켜보던 뮐러는 무언가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어 말한다.

         

       “아니 왜? 불똥이 이리로 튑니까?”

         

       그 말에 빅터가 한다.

         

       “아무튼 루키우스든 뮐러든 누군가 의회 소환에 응답하게.”

         

       그 말에 루키우스가 뮐러를 보며 말하자 루키우스가 뮐러를 보며 호칭을 바로 하며 말한다.

         

       “뮐러 씨? 이건 비서관 선배로서 명령입니다. 의회의 소환에 응하세요.”

         

       “응?”

         

       그렇게 뮐러가 의회 소환에 응하게 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도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상민_743님 오늘도 후원 감사합니다아아~!

    선작 추천 댓글은 저한테 큰힘이 됩니다~!

    그리고 어… 댓글들을 달아야 하는데 제가 이번주까지 많이 바빠서 다음주부터 다시 댓글 답을 달겠습니다아아 후에엥…

    일이 너무 많아여어어 ㅜㅜ

    다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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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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