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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

       올리비아는 곧바로 북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돌아가는 척 숨어있다가, 회귀자들의 기척이 사라지기 무섭게 화의 마경으로 되돌아갔다.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악마들을 마저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정화율 : 100%]

       [화(火)의 마경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화의 마경 열쇠’가 지급됩니다.]

         

       올리비아의 눈 앞에 타오르는 듯한 붉은 빛으로 뒤덮인 열쇠가 나타났다.

       

       ‘앞으로 1개.’

       

       열쇠 3개를 모으는 즉시 월의 마경으로 가볼 생각이었다.

         

       ‘예언자고 뭐고, 만나서 얘기 좀 해봐야겠어.’

         

       마왕이고 마신이고, 이 세상에 모르는 것이 없다고 자부하던 올리비아가 유일하게 규명해내지 못한 존재.

         

       [앞으로 5년이다. 5년 안에 월의 마경으로 오지 않으면, 네 저주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빌어먹을 ‘저주’에 대한 정보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살짝 불안하기는 했다. 진짜로 알지 못하는 저주가 심어져 있을까봐.

       평소라면 얼토당토 없는 말로 치부했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가레스에게 들은 말 때문이었다.

         

       ‘……마신이 나를 지켜본다고?’

         

       다른 것은 몰라도 마신에 대한 믿음만큼은 진짜인 아가레스는, 절대로 마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함부로 담지 않았다.

         

       그런 아가레스가 마신을 언급했다?

       그러면 진짜로 마신이 올리비아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제자들을 보내기 전 느꼈던 꺼림칙한 시선까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알림창이 다시 떠오른 것은 그때였다.

         

       [단서 6개를 획득하여 보상이 지급됩니다!]

         

       혁명가의 기억을 개변시키지는 않았지만, 제압은 성공한 덕에 획득한 보상이었다.

         

       [보상 목록을 확인하시겠습니까?]

         

       올리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

         

       <보상 목록>

       1. 회귀자가 근처에 있을 때만 타이머가 흘러감.

       2. 최대 5회까지 ‘관전’상태로 전환이 가능.

       3. 단서 당 1회에 한하여, 남은 제한 시간을 모두 끌어보아 사용할 수 있음.

       4. 역으로 제압당했을 경우에도 단서를 얻을 수 있음. [역제압.]

       

       +

         

       현재까지 얻은 단서는 총 여섯 개.

       키엘 때 얻은 보상이 ‘기억 개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목록에는 분명 다섯 개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눈에 보이는 건 네 개 뿐이다.

         

       눈치채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알림창이 떠올랐다.

         

       [단서 6개 획득 보상으로, ‘메인 퀘스트의 선행 퀘스트’가 개방됩니다.]

         

       ……메인 퀘스트?

       올리비아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

         

       <메인 퀘스트(1) – 이제는 제압당할 시간.>

       클리어 조건 : 자신을 적대하는 회귀자에게 제압당하고 살아남기.

       실패 시 : 사망

         

       * 본 퀘스트는 필수 선행퀘스트입니다.

         

       +

         

       올리비아는 한참 동안 눈을 깜빡였다.

       아래에는 친절하게도 부가 설명이 달려 있었다.

         

       [아직 단서를 얻지 않은 회귀자를 상대로만 가능합니다.]

         

       “……이런 미친.”

       

       키엘이나 멜리나를 이용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소리다.

         

       실로 빌어먹을 퀘스트였다.

       난이도도 지랄맞고, 심지어는 보상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다. 선행 퀘스트를 완료하지 않으면 메인 퀘스트 또한 개방되지 않을테니까.

         

       ‘혼자 있는 회귀자가 누가 남았지?’

         

       드래곤 로드 두 마리, 암주, 혁명가, 악마 사냥꾼, 그리고 황녀.

         

       이렇게만 해도 벌써 여섯이다.

         

       여기서 키엘, 멜리나, 리브가, 에스티, 무왕을 제외하면…….

         

       ‘남은 건 네 명.’

         

       개 중 그나마 말이 통할 것 같은 인물은 한 명 뿐이었다.

         

       성향 자체는 극단적이지만, 불필요한 살생은 꺼리는 인물.

         

       올리비아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모래먼지로 가득한 지평선 너머, 흐릿하게 보이는 푸른 색의 초목들.

       저 초목을 끝까지 따라 올라가면……

         

         

       *****

         

         

       본래 마경(魔境)은 그 존재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하지만 단 한 곳, 일반인들에게도 위치가 알려진 마경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목(木)의 마경, 대수림 에우란이었다.

         

       목의 마경이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유는 간단했다.

       은닉하기에는 너무 거대했기 때문이다.

         

       남부의 사막지대에서부터, 대륙의 북부까지 가로지르는 대수림.

         

       웬만한 왕국 수십 개를 그대로 연결하여 늘여놓은 크기인 만큼, 제국의 초대 황제조차도 그 위험성을 알면서도 감히 존재를 은닉할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제국의 현 황제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폐하. 에우란에 출입하는 자들을 사형에 처하시여…….”

       

        황제의 귀에는 신하들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현군(賢君)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항상 인자함을 머금었던 황제는 이제 없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피골은 상접했다.

         

       “…….”

         

       – 아바마마!

         

       그렇다.

         

       악룡이었다.

         

       잔혹하고 간악한 레드 드래곤이 나타나, 하나뿐인 딸을 앗아간 탓이다.

         

       동부 연합과의 협상? 적탑주의 비리? 황자들의 왕권 다툼?

       전부 부질 없다고 느껴졌다.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아리아는 그중에서도 유독 아끼는 자식이었다.

        황족이라는 감투에 걸맞지 않게 착하고 순수했던 딸아이.

         

       황제가 힘겹게 손을 치켜들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이만 퇴청들 하라.”

       “예, 폐하.”

       

       집무실을 가득 메웠던 신하들이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넓은 집무실에는 황제와, 그가 가장 아끼는 신하만이 남았다.

         

       “키엘 공작.”

       “예, 폐하.”

        “자네가 올려준 보고서는 잘 받았다. 자네가 적탑주를 직접적으로 공격한 덕분에, 2황자파는 구심점을 잃고 분열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습니다.”

         

       황제의 벽안이 키엘의 몸을 흝었다.

         

       “1황자를 따르기로 한건가?”

        “아닙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한들, 적탑주를 공개 석상에서 비난한 순간부터 로트실드 공작가는 1황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황제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짐도 슬슬 후계자를 정할 때가 되기는 했지. 비록 자네의 충성은 얻지 못했지만, 결국 운도 실력이니까.”

       

       황제가 쿨럭, 잔기침을 흘렸다.

         

       “……황녀 전하께서는 반드시 돌아오실 겁니다.”

       “입에 발린 소리하지 말게. 찾아보니 고대 문헌에도 나와 있는 드래곤이더군. 레드 드래곤 로드 에리야스. 로드만 아니었어도 자네에게 토벌해달라고 부탁했겠지만…….”

         

       절망적인 얼굴로 고개를 가로젓는 황제였다.

         

       평범한 드래곤과 로드는 말 그대로 격이 달랐다. 제국이 총력전을 벌인다고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가 바로 드래곤 로드였다.

       

       황제는 아리아가 죽었다고 확신했다.

         

       멜리나가 행방불명된 지금, 딸아이의 시체를 건지기 위해 키엘까지 잃을 수는 없었다.

         

       “아무튼, 부탁할 것이 있다.”

       “명하시면 따르겠습니다.”

         

       황제가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에우란으로 가줘야겠다. 못해도 수만 단위의 몬스터 대란이 일어났다더군. 물론 제국의 상비군만으로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숫자지만, 그래도 자네가 꼭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말씀하십시오.”

       “언제까지 제국의 금탑주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둘 수는 없다.”

         

       1년이면, 오래 기다렸다.

         

       금탑주는 마법사들의 정점에 위치한 자에게 허락된 자리인 동시에, 제국의 국력을 상징하는 자리였다.

       계속해서 비워 둘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나 앉힐 수는 없었다.

       모든 마법사들의 인정을 받을 만큼 실력이 뛰어나며, 능히 황제에게 조언할 수 있을 정도로 현명한 자여야 했다.

         

       “에우란에 수백 년을 살아온 드루이드가 있다. 그 자에게 짐의 칙서를 건네라.”

         

       키엘이 멈칫했다.

       타 종족인 엘프를 금탑주에 앉힌다는 사실에 놀란 것은 아니다.

         

       – 웬만하면 식물은 건드리지 마. 드루이드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거든.

         

       올리비아와 처음 만났던 곳.

       과거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 탓이다.

         

       황제는 작은 함 속에서 조그마한 칙서를 꺼냈다. 황제의 인이 새겨진 칙서였다.

         

       키엘은 정중히 칙서를 받아, 품 안에 집어넣었다.

         

       “엘프의 협조를 받아 두었으니, 그들을 길잡이로 삼도록 하라.”

       “……폐하. 신이 감히 한 가지만 청해도 되겠습니까?”

       “말하라.”

        “길잡이는……신이 직접 뽑아도 되겠습니까?”

       “자네가?”

       “예. 웬만한 엘프들보다 에우란의 지리를 잘 아는 사람입니다.”

         

       잠시 생각하던 황제는 밤까마귀들에게 전해들었던 보고를 떠올렸다.

       키엘에게 이성친구, 심지어는 약혼자가 있다는 되도 않는 소리.

         

       황제가 반쯤 장난을 섞어 물었다.

         

       “혹시 여자인가?”

       “……예.”

       “음……?”

         

       점점 커지는 황제의 눈을 보며, 키엘이 말을 맺었다.

         

       “맹세컨대, 폐하께서 하시려는 일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허허……자네에게도 봄이 올 줄이야.”

       “……예?”

       “아니네. 이거 아무래도 자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보내야…….”

         

       오해를 풀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

         

         

       “……다짜고짜 찾아와서는, 뭐라고?”

       “우리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찾아왔…….”

        “안 돼. 돌아가.”

         

       올리비아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축객령을 내렸다.

       아무리 키엘의 부탁이라고 해도, 지금 당장 대수림으로 갈 수는 없었다.

         

       [단서 #7의 주인공은, ‘악마 사냥꾼’입니다.]

         

       아직 드루이드의 차례가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리비아의 냉담한 대답에 키엘이 시무룩한 기색을 드러냈다.

         

       “올거면 내년에나 와. 지금은 바쁘니까…….”

         

       올리비아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손등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일며, 잿빛의 낙인이 나타났다.

         

       [‘악마 사냥꾼’이 당신에게 ‘사냥감의 낙인’을 사용합니다!]

       – 당신의 실시간 위치 정보가 공개됩니다.

       

       

       이런 망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킨드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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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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