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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

     [통일력 97년 3월 1일, 오전 10시 3분. 대강당 태양의 홀 입구 근처.]

     

     공식적인 입학식 시작 시각은 11시 00분이다.

     아직 입학식이 시작하려면 시간이 약 1시간가량 남아있으나, 입학식이 열리는 태양의 홀 앞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랜만이오, 클라모스 공.”

     “아이슨 남작님을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태양의 홀 입구는 야외 연회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넓었고, 그곳은 여러 사람이 모인 만남의 장이 되었다.

     “그래. 딸의 합격을 축하하네. 딸이 올해로 19살이었지?”

     “네. 간신히 합격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딸도 둘 다 순수 평민이라 탈락할 줄 알았는데, 진짜 합격해버리더군요.”

     “다행이군. 행여나 탈락했으면 수도까지 와서 다시 내려갈 뻔했어.”

     “하하하. 다른 아카데미와 달리, 오로솔은 합격자 발표가 약 10일 전에 공고되었지 않습니까. 어쩔 수 없지요.”

     실제로 야외 연회장으로 사용할 계획도 있는지, 입학식에 참가한 ‘학부형’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와 테이블이 좌우로 넓게 깔려있었다.

     “그랬지. 그 바람에 나와 함께 올라온 자무트 남작은 어제까지 성질을 내다 돌아갔소.”

     “…아아, 자무트 영애의 나이가 올해로 16살이었죠. 안타깝습니다. 1년 일찍 입학할 수 있었을 텐데.”

     오로솔 아카데미의 대강당 입구에 모인 학부형들은 모두 정문을 통과한 이들.

     “사모님과 같이 오시지는 않았습니까?”

     “하하. 데려오려고 했는데, 파이람 자작이 하도 성화를 부려서.”

     “파이람 자작은 학부형이 아니잖습니까…? 아아, 그렇군요. 입학식에 참관 가능한 인원 제한, 그 자리를 파이람 자작에게 넘겨주신 겁니까?”

     “크흠. 어디 가서 말하지 말게. 그리고 나만 그런 거 아니고, 여기 있는 대부분이 그럴걸?”

     신입생들에게 주어진 초대장 두 장 중 각각 자기 몫 한 장을 들고 들어오기는 했으나, 개중에는 부모도 친척도 후원자도 아닌 자들도 약간 섞여 있었다.

     “무슨 명목으로 통과하신 겁니까? 입구에 있는 기사들이 초대장 없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초대장 가져온 사람들도 직접 조사하고 명단 작성하던데.”

     “대부라고 했네. 졸지에 파이람 자작은 내 의형제가 되었지.”

     “얼마 받으셨습니까?”

     “어허. 이 사람이. …큰 거 한 장. 됐나?”

     “장? 흐흐. 탈러로 받기라도 하셨습니까?”

     “쉿. 조용히 하시게.”

     학부형이라고 공식적으로 불러야 할 이들 중에 과연 진정으로 학부형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건 됐고, 신입생들 이야기나 하지.”

     “역시 그쪽이 제일 관심이 있으신 겁니까?”

     “당연하지. 우리 아이슨 남작가의 며느리가 될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내 아들의 친우가 될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적어도 정문을 합법적으로 넘어온 참관인들은 신입생들이 모여있는 곳을 보며 빈 잔을 들었다.

     

     “역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건….”

     “신분만 따지고 보면 나리아 지오 노스트럼 공주지.”

     신입생 무리의 가운데, 그 누구도 다가가지 못하는 금발의 여인이 표정 변화 없이 차렷 자세로 서 있다.

     “카르멘 모르가니아가 어렸을 때와 하등 다를 바가 없군. 차이가 있다면 윈체스터 대공의 재능이 약간은 발현된 정도인가.”

     “검술 대련에서 밀려서 차석이 되었다고 했죠. 안타깝습니다. 어려서부터 검을 배웠으면….”

     “이미 중급 기사 수준의 창술을 쓴다고 하던데. 그러면 이미 많이 늦었지. 하지만 공주의 진가는 그게 아니지 않나?”

     “유일한 왕녀.”

     나리아 공주를 향해 꽂힌 수많은 시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으나, 대부분 결은 같았다.

     “저 얼음장과도 같은 공주님의 마음을 훔칠 남자는 누구일까.”

     공주의 반려.

     “국서가 되어 아들을 낳게 한다면, 바로 그 아이가 노스트럼의 왕이 되는 셈이니.”

     “노리시는 겁니까?”

     “안 될 거 뭐 있나? 우리 가문이 정통성은 좀 떨어져도, 공주가 좋다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누가 막을 수 있겠어. 흐흐.”

     “예. 흐흐, 다들 똑같이 생각하고 있겠네요.”

     공주의 연인이 되어 졸업까지 연인 관계를 유지하여, 국서가 되는 것이 그야말로 찬란한 태양이 되는 길.

     남편의 능력?

     무능왕도 왕인데, 남편의 능력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자네 딸이 아들이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러면 국서도 어떻게 노려볼 수 있었지 않은가.”

     “하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심지어 신분조차 중요하지 않다.

     노스트럼은 노스트럼 왕가의 핏줄이 중요한 법이며, 그 혈통 중에는 평민이었던 자의 피도 섞여 있으니.

     전제.

     나라를 구한 영웅, 마스터급의 재능을 가지고 있던 평민 출신이었던 자.

     “하지만 남작님과 시아버지 자리를 경쟁할 생각은 없으니, 저는 장인어른 자리를 한 번 노려볼까 합니다.”

     “호오, 누구? 역시….”

     “누아르 지브롤터죠.”

     나리아 공주의 반대편, 많은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한 청소년이 있다.

     “흐흐. 지브롤터의 도련님을 노리는 건가? 차남인데?”

     “장남은 사실상 검을 놓았으니, 다른 건 몰라도 백작위는 차남의 것이 분명하죠.”

     “응? 그게 무슨 소리인가? 장남은 내가 듣기로는….” 

     “검에는 재능이 없다고 하지만, 다른 쪽으로는 활동을 조금 하는 편입니다. 이쪽이지만요.”

     “…지브롤터에서 무슨 상업 길드 마스터 나오게 생겼군. 쯧. 안 되지. 다른 백작이면 몰라도, 지브롤터 백작은 소드 마스터여야지.”

     “그래서 저도 소드 마스터 사위 한번 보고 싶어서, 딸에게 어떻게든 달라붙어 보라고 바람 좀 넣어뒀습니다. 흐흐.”

     차가운 표정으로 가만히 있는 나리아 공주와 달리, 누아르 지브롤터는 대화라도 통하기에 주변에 많은 신입생이 몰려들어 있다.

     “그런데 저거, 옆에 있는 하얀 머리칼의 학생 있잖나. 저 친구는….”

     “아마도 지브롤터에서 붙인 시녀일 겁니다.”

     누아르의 뒤.

     하얀 단발의 여인이 머리에 푸른 장신구를 착용한 채, 묵묵히 누아르의 뒤를 지키고 있다.

     “아카데미 제복…학생복을 입고 있는데?”

     “시험에 합격시키면서까지 옆에 시녀를 붙인 거죠.”

     “시종이 아니라?”

     “여자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지. 아직 확인은 못 했습니다만, 실력이 좀 괜찮다고 합니다.”

     “최소한 하급 기사인 건가. 주군을 위해 목숨을 날리는 시녀.”

     지브롤터에서 붙인 시종.

     “의외로군. 지브롤터는 그런 짓 안 할 줄 알았는데.”

     “모르가니아에서 조언을 해준 거 아닐까요? 요즘 왕비님과 백작 사이에서 자주 전령이 오간다고 하던데.”

     “불륜이라도 되나?”

     “불륜이라고 할 수나 있겠습니까? 남편이 그런데.”

     “…흐흐. 말 진짜 조심하게. 불경죄로 잡혀갈 수 있어.”

     “가정 이야기입니다. 가정. 제가 미쳤다고 이 땅에서 왕가를 욕하겠습니까.”

     참관인들은 서로를 훑었다.

     왕궁에서 일하는 이들도 있지만, ‘왕가의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 국왕, 불참.

     그는 오로솔 아카데미가 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저기 세이레네 영지로 내려가 제국에서 건너오는 술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자들은 안 보이는군.”

     “그자들…아, 제국 사람들 말씀하시는 겁니까? 황태자라면 이미 대강당 안으로 들어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 내빈 말고. 이번에 아카데미 입학한다고 하는 유학생들 말이야.”

     아이슨 남작은 입맛을 다셨다.

     “열 명 모두 그렇게 미남미녀라고 하던데. 심지어 다 17세.”

     “아아. 그랬죠. 제일 신분이 높은 사람이….”

     “황손녀. …흐흐.”

     “…저기, 남작님? 혹시 그런 생각하시는 거 아니죠?”

     “허허. 무슨 생각? 아아, 혹시 내 아들이 국서가 되는 생각? 뭐, 제국과 왕국의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촤르륵.

     “으아악!! 내, 내 정장이?!”

     

     누군가가 지나가면서 어깨가 부딪치는 바람에, 잔이 옆으로 기울며 와인이 그대로 정장을 적셨다.

     “누구야! 누가 이런 짓을…!”

     아이슨 남작은 역정을 내며 주변을 훑었으나,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북적거리는 바람에 좀처럼 범인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이…! 혹시 봤는가?”

     “아, 아뇨. 그,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말해보게! 누가 나를 밀쳤나!”

     “약간…회색 같은 게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회색? 회색 정장이란 말이지? 으으, 잡히면 가만 두지 않을 것이야…!”

     아이슨 남작은 계속 성질을 부리며 범인을 찾으려고 했으나,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아아. 오로솔 아카데미 입학처에서 알려드립니다.]

     허공에 가득 채워지는 목소리.

     [신입생 여러분들은 안내에 따라, 대강당의 지정 좌석으로 들어와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들은….]

     음성 증폭 마법으로 강화된 직원의 목소리에 대강당의 문이 활짝 열렸다.

     “일단 들어가시죠, 남작님. 제가 아는 사람을 통해 들어보니, 참관인들은 좌석이 없다고 하더군요.”

     “뭐?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 앉아서 입학식을 보라는 말인가?”

     “…대강당 2층입니다. 지금 바로 들어가지 않으면 좋은 자리 다 빼앗길 겁니다.”

     “끄응…!”

     대강당의 문이 열리자, 많은 이들이 물밀듯이 태양의 홀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10시 57분.

     입학식이 시작되는 11시 직전.

     “도련님. 긴장하지 마세요.”

     “아아, 그래.”

     

     누아르 지브롤터는 맨 앞에서 두 번째 줄 가운데에 앉아, 심호흡하며 자신의 앞에 놓인 선언문을 훑었다.

     “그냥 이대로 읽으면 된다는 거지.”

     “예. 다른 거 없습니다. 수석 입학생으로서 선언하는 것뿐이니까, 안심하고 올라가 주세요.”

     “그, 그래.”

     누아르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태양의 홀 좌석은 흡사 오페라 하우스의 객석처럼 뒤로 갈수록 좌석이 올라가는 구도라, 앞에 앉을수록 뒤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

     “응, 그….”

     “웬즈데이.”

     “그래. 웬즈데이.”

     백발의 여인, 웬즈데이는 슬쩍 뒤를 째려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도련님을 노리는 여자들이 많습니다. 잊지 마세요. 지브롤터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아, 알아. 당연히 알지. 나는 바보 멍청이가 아니야.”

     “예. 백작님의 당부를, 그레이 도련님의 당부를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물론. 아버지께서 아카데미에 보내주신 것도 전부 내가 다 약속했기 때문이니까….”

     누아르는 한 손을 전부 펼치고 엄지까지 들었다.

     “6년. 설령 여자를 사귀더라도, 6년.”

     “…아무쪼록, 아카데미 3년 동안 큰 사고 없기를 바랍니다.”

     “웬즈데이. 그…. 있잖아. 너는 왜 나를 아카데미까지 따라온 거야? 혀, 형의 명령?”

     “그레이 도련님의 명령도 명령이지만, 제게도 도련님을 옆에서 모시는 건 기회거든요. 큰돈을, 큰 권력을 얻을 기회.”

     웬즈데이는 자신의 푸른 머리띠에 새겨진 숫자 ’45’를 쓰다듬으며 씩 웃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아아.”

     어느새, 11시.

     “마도 음성증폭기, 테스트. 아, 아아.”

     창백해 보이는 갈색 머리칼의 남자가 연단에 올라섰다.

     “입학식 진행을 맡은 헥스 로마나 학생처장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여러분.”

     헥스 로마나 자작.

     몇몇 이들이 ‘외무대신 아니야?’라거나, ‘법무청 소속 아니야?’라거나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눴다.

     누가 알고 있으랴.

     이 남자가 그 세 가지 직책을 모두 떠맡고 있다는 것을.

     “지금부터 입학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식순 및 안내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층, 290명에 이르는 신입생들이 저마다 지정된 좌석에 앉아있다.

     가장 앞에는 10명의 자리가 비어있고, 2층에는 참관인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입학식이 시작되면 모두 정숙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목소리를 낮춘 이들조차 숨을 죽인 만큼, 다들 빈 자리의 주인공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입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이 자리에 앉아있는 신입생 여러분, 그리고 신입생 보호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헥스 자작이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아시다시피 오로솔 아카데미는 테르시안 제국에서의 자금출자로 지어진 아카데미입니다. 평화, 미래, 화합. 세 가지 기치를 걸고 열린 교육기관으로서, 왕도에서도 제국의 학생들이 배우고 익히기를 바라는 제국 황실의 염원에 우리 노스트럼은 응하기로 했습니다.”

     파ㅡ앗.

     헥스 자작이 손가락을 튕기자, 태양의 홀의 천장에 달린 마석 형광등이 꺼지기 시작했다.

     “모두, 큰 박수로 환영하여 주십시오.”

     1층 좌석의 가운데만 빛이 반짝이기 시작하고, 굳게 닫혀있던 태양의 홀 문이 좌우로 활짝 열렸다.

     “테르시안 제국의 유학생, 입장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마나도 담지 않았는데 강당 전체를 울리는 목소리.

     “모두, 만나서 반가워요!!”

     은빛처럼 보이는 백발을 찰랑거리며, 특이한 색의 눈동자를 가진 아카데미 제복의 여인이 두 팔을 좌우로 흔들며 통로를 내려왔다.

     “와….”

     모두의 시선이 제국 유학생들에게 꽂혔다.

     뒤를 따르는 9명의 제국 학생도 미남미녀지만, 선두에서 내려온 여인을 보며 다들 멍하니 입을 벌리거나 혀만 내두를 뿐이었다.

     “…….”

     “왜 그러십니까, 도련님.”

     “크, 큰일인데….”

     누아르는 자신을 스쳐 지나가며, 가장 앞 열 자신의 앞에 앉는 아스타시아로부터 시선을 피하며 뒤를 훑었다.

     “혀, 형이 저 사람들 속삭이는 걸 알면….”

     “이어서.”

     헥스 자작의 목소리가 단숨에 홀을 뒤덮었다.

     “아카데미의 책임자 및,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빈 여러분을 소개하겠습니다.”

     팟.

     헥스 자작이 옆으로 손을 뻗자, 곧 연단의 뒤로 몇몇 이들이 걸어 나왔다.

     “오로솔 아카데미의 총책임자 윈체스터 총장님. 오로솔 아카데미의 개교를 위해 기꺼이 부지를 내어주신 카르멘 왕비님. 그리고 대륙을 가로질러 먼 길 달려와 주신 테르시안 제국의 합스베르크 폰 테르시안 전하.”

     모두를 압도하는 분위기로 자리에 선 셋.

     “그리고….”

     그 셋의 위치는 어딘가, 한 자리가 비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뭐야. 내빈이 또 있었어?”

     “누가 왔다고 저러는 건데. 원래 3명이었잖아.”

     “저 3명과 나란히 설 수 있는 이가 누가 있다고…?”

     모두가 의아해하고 궁금해한다.

     심지어 합스베르크 폰 테르시안 황태자마저도 자신의 옆, 비어있는 자리를 바라보며 강당을 훑는다.

     

     저벅, 저벅.

     강당을 울리는 구두 소리.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지브롤터 백작가를 대표하여.”

     헥스 자작의 말이 끝나기도 전, 그림자가 드리운 장막 너머에서 한 청년이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 나왔다.

     “그레이 지브롤터.”

     핏빛보다 짙은 자주색에 가까운 붉은 코트.

     어딘가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회색의 긴 지팡이를 짚으며, 회색 머리칼의 청년이 연단으로 나왔다.

     “오로솔 아카데미의 장학회 총괄.”

     윈체스터 대공의 뒤를 지나, 카르멘 왕비의 뒤를 거쳐.

     “제국 유학생 여러분들에 관한 총책임자.”

     

     스륵.

     합스베르크 황태자의 뒤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으나, 금방 그 뒤를 지나가 내빈의 마지막 자리에 섰다.

     “[협곡재단] 이사장.”

     크림슨 지브롤터를 연상케 하는 붉은 정장과 코트를 흩날리며, 그레이 지브롤터는 정면을 바라보며 씩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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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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