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18

       나아아 부동의 1, 2위인 하예린과 유 설이 함께 팀을 이뤄 무대를 선보인다는 말을 듣고…, 관객들은 흥분하며 떠들어댔다.

         

       “과연 누가 이길까?”

         

       지금까지 투표수로만 보면 하예린이 유 설을 앞선다.

         

       하지만 하예린이 유 설을 실력으로도 앞선다고 말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었다.

         

       이에 사람들은 하예린과 유 설 중 누가 더 높은 무대 수준을 보이며 경연에서 승리할지 궁금해했다.

         

       여기서는 하예린 팬덤과 유 설 팬덤간의 언쟁이 있었다.

         

       “에이, 그래도 우리 예린이가 이기지. 솔직히 예린이가 나아아에서 제일 예쁘잖아?”

         

       “거기다 우리 예린이는 천재라고, 천재.”

         

       “예린이 무대 설 때마다 몰입도는 어떤지 알아? 현장에서 직접 보는 예린이 무대는 진짜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니까?”

         

       하예린 팬덤은 당연히 하예린의 승리를 점쳤다.

         

       그들은 하예린의 승리를 주장하며 그 근거로 하예린의 외모, 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하예린의 무대를 볼 때마다 느껴지는 과몰입을 거론했다.

         

       그리고 유 설 팬덤은….

         

       “장난? 그래도 하예린 보다는 우리 설이지.”

         

       “하예린이 춤을 잘 추는 건 맞지만 우리 설이는 육각형으로 완벽한 걸?”

         

       “설이는 연습도 엄청 오래해서 경험도 많고.”

         

       “솔직히 하예린 거품이지. 봐라, 우리 설이 옆에 두면 하예린 거품 금방 꺼질 걸?”

         

       유 설의 실력, 경험 등을 내세우며 유 설의 승리를 주장했다.

         

       나아아 첫 방송 이래로 하예린 팬덤과 유 설 팬덤은 누가 더 위냐로 신경전을 잇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대결의 승자를 가리는 날이었다.

         

       하예린과 유 설 팬덤은 각자 그렇게 긴장하며 두 사람의 무대를 기다렸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의 차례가 되고….

         

       “하예린-!!!!”

         

       “유 설-!!!”

         

       두 팬덤은 무대 위에 올라온 두 사람을 크게 연호했다.

         

       ♬♬-! ♩♩♩♩-!!

         

       “꺄아아아아아-!!”

         

       시우&태영의 <Young boy story>.

         

       트렌디한 최신곡은 아니지만 아이돌 팬이라면 누구나 명곡으로 인정하는 힙합 댄스곡의 인트로가 흐르자 양쪽 팬덤은 모두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무대가 제대로 시작하자….

         

         

       -이제는 더 이상 어리지 않아

         

       -우리도 앞으로 나아가야 해

         

         

       양쪽 팬덤 모두 금방 입을 다물었다.

         

       “……대박.”

         

       하예린과 유 설의 합이 척척 맞는 댄스에 곧바로 몰입되어 버린 것이었다.

         

       방송에서는 사이좋은 모습만 나갔지만…, 사실 양쪽 팬덤은 하예린과 유 설의 사이가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1위와 2위.

         

       나아아 우승이라는 목표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두 사람의 사이가 좋다면 도리어 그게 더 이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무대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의 모습은….

         

       스륵, 휘익.

         

       마치 한 몸이라도 된 것처럼….

         

       스르륵-.

         

       마치 텔레파시로 이야기를 하면서 춤을 맞추는 것처럼….

         

       촤아아-.

         

       마치 두 사람의 마음에 붉은 실이라도 이어져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있었다.

         

       “…….”

         

       “…….”

         

       본래 하예린 팬덤은 유 설을 싫어하고 유 설의 팬덤은 하예린을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의 무대를 보면서 두 팬덤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어울린다.’

         

       혼자 있을 때보다 둘이 있을 때 더욱 빛나는 이 두 사람은….

         

       ‘무조건 같이 데뷔해야 한다.’

         

       그래, 서로 누가 낫냐 싸울 게 아니라 무조건 같이 데뷔해야 했다.

         

       그렇게 두 팬덤은 서로를 헐뜯기보다는 이 순간 하나 되어 무대를 즐겼다.

         

       물론 그렇다고 하예린과 유 설 두 사람의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화아아-.

         

       선수를 친 것은 유 설이었다.

         

       씨익.

         

       “……!”

         

       순간 유 설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맑은 물처럼 투명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유 설이 지었던 미소들은 다 거짓이라 생각들 정도로 진실되었던 그 미소에…, 유 설 팬들은 각자 짧게 숨을 들이켰다.

         

       스르르-.

         

       지금껏 유 설의 춤사위에는 알게 모르게 슬픔과 조급함이 담겨 있었지만 각성(覺醒)한 이후 그녀의 동작에는….

         

       스륵-.

         

       여유가 생기고…, 지금 당장 무대를 즐기는 환희만이 가득 차 있었을 뿐이었다.

         

       원래 유 설보다는 하예린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집중시키는 능력은 더 위였다.

         

       하지만 유 설이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며 관객석에 감정을 내뿜으니 어느 팬덤 할 것 상관없이 시선이 유 설쪽으로 더 모였다.

         

       그렇게 유 설은 점점 더 무대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고 있었다.

         

       강압적인 방식이 아니라 따뜻하게.

         

       유 설은 마치 하예린을 껴안는 듯한 모양새로 무대를 자신의 것으로 품었다.

         

       결국에는 하예린 팬덤들의 눈도 어느새 유 설쪽으로 슬금슬금 옮겨 가던 그때였다.

         

       파앗.

         

       “아.”

         

       하예린의 단독 댄스 브레이크 차례가 되어서야 하예린 팬덤은 제정신을 차렸다.

         

       그들의 주인은 유 설이 아니라 하예린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주인은….

         

       파아아-.

         

       “……!”

         

       왜 자신이 그들의 주인인지 다시 한번 그 이유를 보이고 있었다.

         

       ‘아.’

         

       하예린의 팬이라면 다들 경험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천마신공(天魔神功)에서 기인한 과몰입.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형태로 보여지는 그 환상(幻像)은 사람들이 하예린에게서 빠져나갈 수 없게 하는 황홀감을 준다.

         

       그리고…, 지금 하예린은 팬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듯 다시 그 황홀감을 내뿜고 있었다.

         

       보다 고차원의 형태로 말이다.

         

       파아앗.

         

       무대 효과 때문일까.

         

       관객들은 하예린이 댄스 브레이크를 시작하자마자 천장이 뻥 뚫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뻥 뚫린 천장에서 어스름한 달빛이 내려앉아 하예린의 몸을 덮는다.

         

       스르르륵-.

         

       달빛을 몸에 휘감은 하예린이 마치 미끄러지듯 무대를 누빈다.

         

       하예린의 팬들 중 대부분 처음에는 그녀의 외모에 홀려 입덕했다.

         

       하예린은 예쁘다.

         

       하지만 지금 하예린의 모습은 감히 예쁘다라는 천박한 표현을 갖다 붙일 수 없었다.

         

       ‘아름답다.’

         

       지금 하예린의 모습을 굳이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아름다웠다.

         

       그렇게 유 설이 품었던 무대는 다시 하예린의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무심한 듯하지만 따뜻한 하예린의 눈빛이…, 현란하지만 정교한 하예린의 춤사위가 그들의 영혼을 공명이라도 하듯 무대로 이끌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의심하지 않을게.’

         

       ‘나한테는 오직 하예린 뿐이야.’

         

       한순간 유 설에게 마음이 뺐겼던 신도들이 다시 하예린에게 마음을 모두 바치며 그녀를 광신(狂信)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쓰나미와 같아서…, 그대로 거대한 흐름과 함께 나아아 세트장을 덮을 듯싶었다.

         

       하지만….

         

       촤아악-.

         

       유 설은 하예린의 그 압도적인 모습에도 굳건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지켜냈다.

         

       아니?

         

       화아아아-.

         

       마치 맞불이라도 난 것처럼 유 설의 퍼포먼스가 더욱 빛났다.

         

       이것은 주인공 특성의 히든 효과 ‘각성(覺醒)’ 때문이었다.

         

       [특성효과 : 각성(覺醒) – 일시적으로 모든 스탯이 대폭 상승합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추가 스탯이 대폭 증가합니다! 상대가 강할수록 추가 스탯이 대폭 증가합니다! 일시적으로 접신(接神)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하예린이 강해질수록 유 설도 강해진다.

         

       하예린이 천마월영보(天魔月影步)로 관객들의 이목을 끌면…, 유 설도 귀신 같이 하예린의 체급을 따라가 똑같이 관객들의 이목을 가져온다.

         

       그렇게 이후의 무대는 하예린과 유 설 두 사람의 엎치락뒤치락이 연속으로 이어졌다.

         

       하예린이 빛나면 유 설도 빛나고.

         

       유 설이 앞서면 그 다음에는 하예린이 앞선다.

         

       그렇게 실시간으로 무대는 원곡을 초월할 정도의 퀄리티로 올라가고….

         

       이를 관객들은 마치 신들의 전쟁을 바라보듯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윽고 무대가 끝났을 땐….

         

       파앗.

         

       “…….”

         

       “…….”

         

       마치 시간이라도 멈춘 듯 짧은 정적이 지나고….

         

       “와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아-!!!”

         

       “유 설-!!!!!!”

         

       “하예린-!!!!!”

         

       깊은 전율과 감동과 함께 관객들은 모두 하나 되어 하예린과 유 설 두 사람에게 환호를 내지르고 있었다.

         

         

         

         

       **

       

         

         

         

       “와아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아아-!!!”

         

       “허억…, 허억….”

         

       무대가 끝나고 귀가 터질 듯한 관객들의 환호를 들으며…, 나는 쓰러지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이 무슨…, 왜 이렇게 숨 차….’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천마월영보(天魔月影步)는 그런 나를 녹초로 만들 정도로 체력소모가 극심했다.

         

       물론 그래도….

         

       ‘최고였어….’

         

       천마월영보(天魔月影步) 때문인지 아니면 유 설의 각성(覺醒) 때문인지….

         

       이번 무대는 정말 머릿속에 각인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마치 영혼의 밑바닥에서부터 탈력감이 올라오는 듯한 기분.

         

       그리고 그 탈력감이 이내 내 전신을 쾌감으로 덮었고….

         

       “하예린-!!!!”

         

       “하예린 사랑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행복한 내 팬들의 외침이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에 나는 터져 나갈 듯한 벅차오름을 느끼며 옆을 돌아보았다.

         

       유 설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일지 궁금해서였다.

         

       “…….”

         

       유 설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팬들을 바라보며 처음에는 멍한 표정을 짓다가….

         

       뚝뚝.

         

       ‘……어?’

         

       …이내 눈물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당황하며 그녀에게 다가 갔다.

         

       하지만….

         

       “고마워…, 고마워….”

         

       지금 유 설이 흘리는 눈물이 슬픔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마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있다가 온 듯한 유 설의 표정은…, 나까지 울컥하게 만들 정도의 향수와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유 설은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내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나는 그런 유 설을….

         

       꼬옥.

         

       …내 품에 안아 주었다.

         

       이번 무대…, 유 설이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만족스럽게 펼쳐 내지 못 했을 것이다.

         

       유 설은 내 경쟁자이자 동반자였고…, 이번 무대에서 우리는 꼭 맞는 퍼즐처럼 하나가 되었다.

         

       유 설이 느끼는 행복은 내게도 느껴졌고…, 유 설이 느끼는 슬픔을 나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유 설이 내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처럼…, 나도 유 설이 고마웠다.

         

       이에 나는 그녀를 안은 손에 더욱 강한 힘을 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더욱 흥분하여 소리쳤다.

         

       “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울지마-!!!!!”

         

       그리고…,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그 외침들 사이에서….

         

       띠링.

         

       ‘……어?’

         

       나는 익숙한 효과음을 듣는 것과 동시에 낯선 상태창을 볼 수 있었다.

       

       [유 설(주인공)과의 유대감 부분에서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유 설(주인공)을 권속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얻으셨습니다!]

         

       [시도해 보시겠습니까? (Y/N)]

         

       그것은 서유진을 좌호법으로 삼을 때와는 조금 다른….

         

       마치 야생 포X몬에게 몬스터볼을 던지기 직전과 비슷한 문구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낙낙서서님! 50코인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어제에 이어 연속 후원이라니! 정말 감동입니다 ㅠㅠ

    건강관리 열심히해서 완결까지 문제 없이 잘 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