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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8

        

       *** ***

         

       승전 축제 후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승전 축제가 끝나고 며칠 뒤. 온 사천은 발칵 뒤집혔다. 여일예의 원수들에 대한 죄목이 낱낱이 공개되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산적의 건.

         

       황금선이 산적들을 끌어들이고 개명부가 사천의 문파들이 합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유지경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사천성에 유언비어를 살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잠봉문의 개명부가 낭인을 고용해서 탕수문과 자장문을 무너뜨리려 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그 외에도 잠봉문의 자잘한 비리가 모두 공개되었고.

         

       황금선이 벌인 악행은 워낙 많아서 아직도 조사 중. 명확히 밝혀진 사실만 해도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은 혐의도 그만큼 더 있다.

         

       또한 여가산장의 혈사가 정식으로 무림에 알려지게 되었다.

         

       요새 사천성 어딜 가도 여일예, 황금선, 개명부, 유지경 등에 대한 이야기만 들려왔다. 여일예에는…뭐랄까 갑자기 명성이 떡상했다.

         

       영웅서사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어차피 사람들 입장에서는 낭인들을 작살낸 일 역시 협행의 일부로 받아들일 테니까. 그러니 사람들에게 여일예는 어릴 때 커다란 사건을 겪고도 의협심(?)있는 성장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사천성의 거악들을 박살 낸 협객 그 자체였으니까.

         

       아무튼 돌아가는 여론을 보니 여일예의 원수들이 무림공적으로 지정되는 일은 시간문제일 듯 싶었다.

         

       낭인객잔은 완전히 비성수기 체제로 전환했다. 사천성의 문파들은 낭인들을 고용할 여유가 없었다. 티어표에 잠봉문의 몰락이며 황금선의 악행이며…사천성에 몰아치는 대격변에 적응하기 바빴으니까.

         

       한동안 이 상태가 유지되리라는 건 확실했으니 낭인들을 제 볼일들 보러 객잔을 떠났다. 영지후열이 검장을 찾아야 한다면서 자리를 비우거나 정삼이나 여진상을 위시한 몇몇 낭인들은 영원토록 사천의 전설로 남을 정남산 현장을 눈에 담고자 놀러 나가기도 했고.

         

       그리고 그런 비성수기인 낭인객잔에 당도경이 방문했다.

         

       “하하, 여러분 잘 지내셨소?”

         

       “당도경 대협!”

         

       “오오 강녕하셨습니까!”

         

       당도경과 당도연 그리고 혁기린은 사천성에서 벌어진 일들이 대략적으로 마무리 될 때까지 사마염의 저택에서 지내기로 했다. 사마염이야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당도경이야 그냥 대기나 하는 판국이니 낭인객잔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나는 당도경과 남은 낭인들이 한덩어리로 맹호권법을 수련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앞서도 몇 번 말했듯이 일류는 맹호권법을 실전에서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저렇게 꾸준히 수련을 하는 걸 보면 사천낭인은 이미 당도경 교(敎)가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압! 합!

         

       “맹호난격!”

         

       맹호난격!

         

       “경하칠타!”

         

       차하아아아압!

         

       유사연은 맹한 눈으로 일사불란하게 권법을 펼치고 있는 낭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유사연 역시 복수를 위해 일평생을 바친 사람이었으니 그 목적이 이루어진 뒤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람이 왜 이리 맥아리가 없어졌어?”

         

       “아~ 몰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허무하다고 해야 할까.”

         

       유사연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봉문을 무너뜨렸으니 속 시원하긴 하지만…개명부를 내 힘으로 잡은 건 또 아니고…모르겠네.”

         

       시간이 답이겠지. 유사연은 근본이 기력이 넘치는 사람이니 새 목표를 찾으면 금방 예전의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유사연이 심드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는 언제쯤 떠날 생각이야.”

         

       “글쎄. 어느 정도 절정의 기초를 닦을 때까지는 있고 싶은데. 물론 뭐 앞으로 그리 성실하게 일하진 않을 거야.”

         

       “신분 유지만 하면서 실전 기회만 쏙 빼먹겠다고 말해? 이거 완전 악질이네.”

         

       유사연이 피식 웃으며 기지개를 켰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원수도 갚아줬는데 그 정도 편의도 못 봐주겠냐.”

         

       “낭인객잔은 계속 운영할 생각인가보네.”

         

       “아니 네가 남아있겠다는데 운영해야지. 수입도 쏠쏠하고 굳이 관둘 이유도 없고. 이 객잔에 있는 낭인들…뭐 결국에는 날 위해 무기를 들어 준 감이 없잖아 있으니까. 저 녀석들이 남아있겠다면야…그런 거지.”

         

       결국 ‘고맙다’는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어색한지 이야기를 돌리며 우물대는 모양이다.

         

       “뭐, 그러냐. 그럼 난 나갔다 옴.”

         

       “그래.”

         

       흑묘는 요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사천성에 대격변이 몰아치고 있으니 정보를 수집할 거리도 많겠지. 오늘도 새벽같이 사라졌다.

         

       요새 나는 무공 수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오전에는 혁기린에게 검술을 배우고 오후에는 당도경이나 당도연에게 암기술을 배웠다.

         

       막여부를 잡고 헤어질 때 여일예가 한 시진 정도 강의해준 수련법은 나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흑묘 역시 초절정을 넘보는 고수이긴 했지만 남에게 배운 적도 가르쳐 준 적도 없어서 좋은 스승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웠다.

         

       여일예가 구파일방 중 일좌인 점창파의 가르침을 숙지하고 있었다면 혁기린은 그런 여일예와 사형제들에게 점창파의 가르침을 숙지시킨 사람이었다.

         

       혁기린의 가르침은 그야말로 효율이 달랐다. 한번 강습을 받을 때마다 실력이 쑥쑥 느는 것이 체감될 정도.

         

       안타깝게도 오늘 오전에는 사마염이 시간을 내 달라고 했기 때문에 관청으로 향했다.

         

       황금선 일당의 악행이 공표된 이후 소요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했었는데 생각 외로 조용히 지나갔다.

         

       다들 축제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지 황금가나 잠봉문의 변고는 이미 알음알음 사천성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던 모양. 이미 물밑으로 사태에 대한 정보가 잔잔히 풀리고 있었으니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던 모양.

         

       사마염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서 축제 뒤로 발표를 미룬 것일까. 처음에는 그냥 혁기린 삼촌팬인줄 알았는데 역시 태수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문파 티어제 역시 시작되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대문짝만한 현수막이 보였다.

         

       [산적연합 토벌순위 8위 월상문. 황금 문파. 17명의 산적 생포 공적.]

         

       문파 티어 제도는 급속도로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문파에 현판이 지급되자 사천인들은 곧바로 티어제도를 이해했다. 뭐 사실 이보다 직관적인 제도가 또 있을까.

         

       번쩍이는 황금 현판 테두리를 두른 월상문 앞에는 입관희망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월상문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환영하네! 이쪽으로 와 서류를 작성하게나!”

         

       사실 이 무림에 티어 제도를 풀어 놓은 것에 대해서는 금단의 지식을 풀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고작해야 게임의 티어만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데 현실에 티어제를 도입한 것은 너무 악마적 발상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사천성의 문파들은 내가 그런 걱정을 했다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었다.

         

       우선 잠봉문이 공중분해된 건으로 관청에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토벌 6위문파에 플래티넘 판을 재 분배 해야한다. 골드 티어끼리 경합을 해서 새로 플래 문파를 선출해야 한다. 등등…

         

       백금판의 영광을 두고 벌써부터 들썩이는 문파들.

         

       사실 저 월상문은 공식적인 토벌순위 9위다. 잠봉문의 와해를 틈타 은근슬쩍 자신들의 순위를 하나 올린 모양.

         

       플래 및 골드 문파들은 벌써 떼돈을 벌어들이는 중이었다.

         

       축제 기간 동안 산적 토벌 영웅건을 두르고 다니는 효과는 엄청났다. 아이들이 제발 영웅건의 끄트머리 한번이라도 만지게 해 달라고 애원하며 달라붙었고 수줍은 표정을 한 소저들이 그 목에 화환을 걸어주고 놀랍게도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물건을 할인해 주었으며 남자들의 사이에서는 선망의 눈길을 한몸에 받는 무적의 존재!

         

       그야말로 지상에 강림한 신 그 자체였다.

         

       당연히 사천성의 젊은이들은 토벌 영웅건을 멘 자들을 미치도록 부러워했다. 사천성 젊은이들이 토벌 영웅건을 갖고자 하는 욕망은 골룸이 절대반지를 탐하는 욕망에 뒤지지 않았겠지.

         

       문파들은 재빨리 그 심리를 공략했다. 결국 젊은이들은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격이 올라가는 물건을 원했으니…

         

       “자 6개월치 입관비를 완납했으니 이 허리띠는 자네의 것일세!”

         

       “오오…! 황금 영웅 허리띠!”

         

       문파들은 본인들이 티어 색을 딴 허리띠를 출시했다. 사천성 토벌의 영웅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사천성 토벌에 크게 기여한 문파의 소속원이라는 것을 한번에 증명할 수 있는 허리띠를 말이다.

         

       “이놈! 어딜 감히 은색 허리띠를 맨 녀석이 내 앞을 가로막는단 말이냐! 내 허리의 금색 허리띠가 보이지 않느냐!”

         

       “으윽…! 제기랄 두고보자!”

         

       “으하하하하!!”

         

       “백금 허리띠다! 백금 허리띠가 나타났다!”

         

       “도망쳐!! 마주쳤다가는 가오가 사라진다!”

         

       토벌 기념 영웅건이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밑으로 티어별 허리띠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웅건을 갖지 못한 자들끼리 허리띠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랄까. 

         

       “요 며칠 사이에 영웅건을 두르지 않고 품에 수실만 넣고 다니다가 꺼내는 자들이 있다 하는군.”

         

       “변태 같은 작자들이로군…허리띠를 믿고 까부는 놈들을 망신주려는 비뚤어진 인성의 소유자임이 분명해!”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벌써 힘숨찐까지 등장한 모양이다. 수실을 숨긴 찐따야? 영웅건을 숨긴 찐따인가?

         

       이게 긍정적인 일인지 부정적인 일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사천성의 사람과 문파들은 급속도로 티어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아무튼 티어제도에 이 사천성의 문파들이 죄다 잡아먹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내가 너무 무림을 얕본 모양이다. 알아서들 잘 헤쳐나가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하하하! 이 녀석 보라지! 무기를 차고 있는데 허리띠 하나 없단 말인가!”

    “강철문파의 허리띠조차 없다니 믿을 수 없군! 네놈은 무인의 수치다!”

    (피식)

    “형님, 이새끼 웃는데요?”

    (품에서 장갑을 꺼내 착용한다. 그 장갑에는 산적토벌증명 수실이 달려 있었다.)

    “그 아 아 아 앗!”

    “수실 수실이다아앗!”

    “사, 살려줘…! 간지가! 간지가 소멸한다아아앗!”

    (모든 허리띠 착용자들의 간지를 소멸시킨 힘숨찐은 한숨을 내쉬었다.)

    “허무하군.”

    (힘순찐은 장갑에 달린, 장갑만큼이나 큰 수실을 아주 섬세한 손놀림으로 다시 품에 집어 넣었다. 혹여나 품에서 수실이 삐져 나와 상대가 먼저 눈치채면 곤란하니까.)

    “영웅의 길은 고독한 법이지.”

    (힘순찐은 오늘도 먹깃감을 찾아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 배회했다.)

    *뇌절 좀 해봤습니다.

    언젠가 “형님, 이새끼 웃는데요?” 라는 말을 꼭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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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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