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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9

       

       

       

       

       영광그룹의 후계자 권대한.

         

       탄탄한 집안 배경 덕분에 그는 지금까지 가지고 싶어 왔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다.

         

       때문에 자연스레 돈으로 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물질만능주의라는 젖어 있었고, 그중에는 인간관계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사랑 역시 쉽게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사적인 연락을 하실 거면 앞으로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권대한은 처음으로 돈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을 보내도 그대로 반환한다.

         

       남들은 자신과 한 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어 하는데, 저쪽은 아예 처음부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도 내기치 않은 느낌이었다.

         

         

       “재밌네.”

         

         

       문제는 생전 처음 겪어보는 상황과 자신을 밀어내는 듯한 상대방의 반응이 오히려 권대한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권대한은 곰곰이 고민했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우선은 남들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권대한의 주변에는 특히 여자와 관련된 부분이라면 전문가이자 친구인 김우범이 있었으니.

         

         

       “김우범. 하나만 물어보자.”

       “음? 뭔데?”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냐?”

       “……뭐?”

         

         

       김우범은 갑자기 무슨 개소리라도 들은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권대한의 표정을 보고 곧바로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우범은 생각했다.

         

       하긴, 이 녀석도 한창때의 고등학생 아니던가.

         

       더군다나 이놈 성격상 평소에 여자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척을 해도, 정작 자기 마음에 드는 여자를 발견한다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들 놈이었다.

         

         

       “선물은 줘 봤어?”

         

         

       김우범의 물음에 권대한이 고개를 당연하다는 듯이 끄덕였다.

         

       아마 권대한이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값비싼 명품 같은 선물을 줬겠지. 그것도 엄청 많이.

         

       그런 걸 퍼다 줬는데도 녀석이 이렇게 고민 상당을 해오는 것을 보면 대충 어떤 느낌의 여자인지 알 것 같았다.

         

         

       “견적 나오네. 그럼 행동으로 보여줘야지 뭐.”

       “……?”

       “단순하게 네 진심이 어떤지 상대방에게 직접 보여주란 말이야. 생각해 보면 천하의 권대한이 진심을 보여주는데 안 넘어오는 것도 이상하지.”

       “그렇단 말이지……. 상담 고맙다.”

         

         

       그렇게 감사의 인사말을 건네고 권대한은 사라졌다. 마치 무언가 계획을 세우는 듯한 얼굴과 함께.

         

       김우범은 그 모습을 나지막하게 쳐다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아, 맞다. 생각해 보니까 그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못 물어봤네.”

         

         

       뭐……

         

       딱히 상관없나.

         

       어차피 저 상태면 조만간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김우범의 예상대로 정확하게 일주일 뒤, 권대한은 움직였다.

         

       김우범이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로맨틱한 ‘진심’과는 조금 다른 방향성으로…….

         

         

         

       ***

         

         

         

       마치 자신의 재력을 자랑하듯 아침부터 헬기를 타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권대한으로 인해 한빛예고가 발칵 뒤집혔다.

         

       그리고 그런 권대한의 목적은……

         

         

       ─마중 나왔다. 설소영.

         

         

       아주 대놓고 설소영이었다.

         

       물론 운동장 한복판에 있던 권대한을 가장 먼저 마중해준 것은 설소영이 아니었다.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지?”

         

         

       권대한이 운동장 한복판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곧바로 접한 한빛예고의 이사장, 송하율.

         

       그녀가 표정을 잔뜩 찡그리며 권대한에게 다가섰다.

         

       하지만 권대한은 그런 송하율을 보고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이 학교의 책임자인가? 사람 한 명을 데리러 왔으니 나한테 협조해라.”

         

         

       연장자를 향해 오만하기 짝이 없는 권대한의 발언에 송하율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 한마디만 나눠봐도 대충 알겠다.

         

       눈앞의 재벌 2세를 세간에서 왜 안 좋게 평가하는지를.

         

       그리고 같은 재벌 2세인 설소영과 참으로 비교되는 인성이었다.

         

         

       “어쨌든 우리 측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헬기를 착륙시켰으니 이 건은 그냥 경찰에 넘기지.”

       “어차피 경찰 같은 건 불러봤자 내 앞에선 아무런 소용이 없을걸. 그리고 내가 너희들의 허락을 굳이 맡을 필요가 있을까?”

       “……무슨 소리지?”

       “한빛예고 같은 건 그냥 돈으로 사버리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어쨌든 내 소유니 헬기를 착륙시키든 말든 내 마음대로 아닌가? 추가로 교사진도 조금 손 볼 필요가 있어 보이네.”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지만, 권대한은 너무나도 당당했다.

         

       오히려 저 말을 진심으로 실현 할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재력을 겸비한 인물이었기에 송하율은 조금 긴장한 듯 주먹을 꽉 쥐며 물었다.

         

         

       “설소영 학생을 어디로 데려가서 도대체 뭘 할 생각이지?”

       “별거 아니야. 그냥 그녀와 장래에 대한 깊은 대화를 좀 나누고 싶을 뿐이지. 이왕이면 학교도 전학시키고.”

       “……영광고등학교로 말인가?”

       “잘 아네.”

         

         

       영광고등학교.

         

       앞글자 이름처럼 영광그룹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사립고등학교이며, 집안의 재력이 대한민국 상위 1프로 안에 들어야 다닐 수 있는 말 그대로 귀족 학교다.

         

       문제는 권대환과 그의 친구들이 입학한 시점에서 영광고등학교는 그들의 놀이터에 불과한 곳이었다.

         

         

       “그나저나 이 정도로 광고를 했는데 안 나타나는 건 조금 예상 밖인데…… 아니면 내가 직접 찾으러 가야 하나?”

         

         

       그때 권대한이 거만한 미소와 함께 송하율 너머를 바라보았다.

         

       정확하게는 어느샌가 그들을 중심으로 운동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한빛예고의 학생들과 교사진을.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고, 다들 무슨 상황인지 궁금해서 본교 밖을 나선 것이겠지.

         

       그리고……

         

         

       “그럴 필요 없어요.”

         

         

       우르르 뭉쳐있던 학생들 사이에서 긴 흑발을 흩날리며 설소영이 등장했다.

         

       더 이상 권대한이 한빛예고에서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직접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고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은 이상, 이것보다 더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권대한의 앞에 선 설소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송하율을 바라보았다.

         

         

       “저 때문에 죄송해요. 수습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권대한이 해야 할 사과를 대신하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 설소영과 권대한은 자연스레 눈이 마주치게 되었고, 권대한은 설소영을 향해 손을 뻗었다.

         

         

       “헬기는 처음 타 보나? 도와줄게.”

       “…….”

         

         

       하지만 설소영은 그런 권대한을 지나치며 헬기에 혼자 올라탔다.

         

       설소영 역시 헬기에 타 본 경험이 있을뿐더러, 그냥 대놓고 권대한을 무시한 행동이었다.

         

         

       “허, 당차네. 그래, 그 정도는 해주지 않으면 재미가 없지.”

         

         

       물론 설소영의 의도와는 다르게 권대한은 어딘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따라 헬기에 올라탔다.

         

       그렇게 설소영을 태운 헬기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보면 방금 있었던 일은 대낮에 벌어진 황당한 납치극이었고, 동시에 오늘 하루 동안 한빛예고를 뜨겁게 불태울 주제였다.

         

       또한…….

         

         

       뚜벅- 뚜벅-

         

         

       ─야, 야. 저기 봐봐!

       ─왜? 뭐 설소영이나 권대한이라도 왔어? 어라? 쟤는……

         

         

       이제 며칠 사이에 한빛예고를 넘어 한국을.

         

       ……어쩌면 전 세계를 뜨겁게 불태울 만한 한 남학생이 점심시간에 한빛예고의 정문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런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뭐야. 오늘따라 학교가 왜 이렇게 어수선한 것 같지? 음… 그냥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이에 그 남학생을 무언가 이상을 느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아까부터 주머니에서 계속 울리던 휴대폰을 확인하며,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

         

         

         

       현재 한빛예고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로 꼽히는 연극·영화부.

         

       점심시간에 들어서고, 설소영과 서은우를 제외한 남은 10명의 부원들은 어째서인지 부실에 한데 모이게 되었다.

         

       사실 평소에도 심심하면 점심시간에 부실에서 모여 다 같이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오늘은 특히 아침에 일어난 사태로 인해 동아리 존속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었다.

         

       연극·영화부의 핵심은 누가 뭐라고 해도 대본 담당인 서은우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이다혜 스토커 사건 이후로 의식 불명 상태.

         

       즉, 언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핵심 멤버인 설소영 역시 영광고등학교로 전학을 갈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것 역시 오늘 권대한의 터무니없는 행보를 보니 마냥 거짓이 아닐 수도 있는 얘기였다.

         

       그렇기에 당연히 연극·영화부의 분위기는 최악이었고, 그런 무거운 상황 속에서 대표로 송가람이 부장인 박하준을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뭐, 좋은 생각 있어? 앞으로의 계획 같은 거나.”

         

         

       송가람의 물음에 박하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아니, 아쉽게도 전혀.”

       “하… 그래. 이런 상황에서 좋은 생각이 있으면 그게 이상한 거긴 하지.”

         

         

       물론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봐도 현재 상황은 그저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가인 영광그룹의 후계자와 그 뒤를 잇고 있는 제일그룹의 아가씨.

         

       사실상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의 개인사였기에 연극·영화부의 부원들이 나서 봤자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불과했다.

         

       한편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이다혜.

         

       스토커 사건 이후로 계속 어두운 얼굴이었는데 오늘따라 그녀의 얼굴은 더욱 어둡게만 느껴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스토커로부터 구해주다 크게 다치고, 의식 불명 상태.

         

       그리고 친한 친구는 오늘 강제로 어떤 남자에게 끌려가 현재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 뻔했다.

         

       뭔가…….

         

       뭔가 그날 자신의 진심을 그에게 고백했던 이후로 주변에서 계속 불행한 일만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의 고백이, 그를 사랑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처럼 말이다.

         

         

       “아오, 이 새끼는 도대체 언제 올 생각인 거야!”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뒤쪽에서 어딘가 답답함이 가득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무식.

         

       그가 부원들과 멀찍이 떨어져, 어째서인지 초조하게 휴대폰을 붙잡으며 내뱉고 있던 소리였다.

         

       그리고 그런 차무식의 모습을 보며 이다혜가 의문을 품고 있었던 그때였다.

         

         

       드르륵-

         

         

       갑자기 부실의 앞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부실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이다혜의 시선 역시 자연스레 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했고, 점점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심장이 억제가 안 될 정도로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으며, 손 역시 벌벌 떨렸다.

         

       자신의 몸이 전혀 제어가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이다혜는 그저 빌었다.

         

       부디 이 상황이 꿈이 아니기를 간절히 빌었다.

         

       왜냐하면……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는데 무식이 말을 들어보니 영 상황이 안 좋네요.”

         

         

       서은우.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의식 불명 상태로 병실에 누워있던 그가 쓴 미소를 지으며 너무나도 멀쩡히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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