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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사천무림은 뒤틀려 있다.

         

       이 사천무림의 뒤틀림의 전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옛날옛적의 사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사천은 빠르게 발전한 지방이었고 지금은 구주천하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을 다툴 정도로 발전했으나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사천의 발전은 견인한 것은 여러 요소가 있었겠지만 그 요소들 중 무림과 관련된 것이라고는 당문 하나밖에 없었다.

         

       암기를 만들기 위한 야금술, 그리고 독을 만들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달한 약초술.

         

       당가는 이런 지식들을 꾸준히 민간에 풀었다.

         

       당가가 사천의 발전 그 자체를 끌어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당가의 기여도를 인정했고 황국에서도 이를 일부 받아들여 당가에게 사천 호족의 지위를 주었다.

         

       이런 사천의 발달에 힘입어 덩달아 성장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사파들이었다.

         

       빠른 발전으로 인해 발생되는 혼란에 편승해 사파들이 대거 발호했고 부유해지는 사천의 모습에 운남의 사파들까지 사천으로 발을 뻗었다.

         

       여기서 잠깐!

         

       사천당문하면 무슨 말이 떠오르는가?

         

       ‘은혜는 두 배로 원한을 열 배로 갚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게 바로 당가의 가훈이다.

         

       그런 당가가 본인들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천을 좀먹은 사파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었을까?

         

       당연히 씨를 말리려 들었다.

         

       그러나 천하의 당가라고 할지라도 이미 사천의 혼란을 흡수하며 세를 급격하게 불린 사파들을 일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그렇기에 당가는 사천에 자리잡은 정파 세력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오대세가 중 일좌인 황보세가와 구대문파로 이름높은 아미파 청성파 점창파가 그리고 종남파까지. 그들은 사천을 혼란케 하는 사파의 토벌에 앞장섰다.

         

       이러저러한 싸움 끝에 사천의 사파 세력은 일소되었다. 아무리 기세가 좋아진 사파들이라고 할지라도 수백 년 역사의 도문무공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까.

         

       당가는 눈을 부릅뜨고 사천에서 사파 세력을 뿌리 뽑았다.

         

       원한은 열 배로 갚는 당가답게 사파의 씨를 말려버린 것이다.

         

       *** ***

         

       “이런 지식은 다 어디서 얻은 거죠?”

         

       “현장에서.”

         

       흑묘는 이 정보의 출처가 매우 궁금하다는 듯한 느낌을 풍겼지만 나는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흑묘가 이런 사천의 역사를 모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일일수록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하는 법.

         

       ‘흑묘가 이 정도는 알겠지’라고 멋대로 판단하고 일을 진행하는데 흑묘가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때와서 야 너 아는거 아니였냐? 라고 물어 봐야 사건은 이미 터진 후가 될 터.

         

       어차피 사천제일낭인이 목표라면 하루 이틀 같이 다닐 것도 아니고 장기전이 될 텐데 기본적인 부분부터 호흡을 맞춰야지.

         

       *** ***

         

       다시 사천의 역사로 돌아가 보자.

         

       지금의 뒤틀린 황천의 사천무림이 되어버린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을가?

         

       사파의 씨를 죄다 뽑아 버린 당문이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도인의 자세를 지키지 못한 당시의 장문인들의 탓일 수도 있다.

         

       뭐 이제 와서 원인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겠지.

         

       당가는 이미 그 역량에 걸맞는 영역을 지니고 있었고 그 이상의 영역을 가지는 것은 당가로써도 부담이 되는 일이었겠지. 그러니 사파를 뿌리 뽑고 남은 영역들을 동맹 세력이라 할 수 있는 황보세가와 도가의 문파들에게 넘겼다.

         

       산골에서 고요하게 도를 닦던 도가문파들에 돈맛을 보여줘 버리고 만 것이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평생 청빈한 생활을 해온 도문에 부유한 사천의 황금을 풀어버렸으니 눈이 돌아가지 않고 배기겠는가?

         

       중의 입에 고기를 물려준 셈이었다.

         

       본래 고기 맛을 잘 알던 황보세가에 신규 고기에 맛들린 아미파, 청성파, 종남파, 점창파까지 사천의 세력구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기가 먹고 싶어도 도문으로써의 체면이 있지 소매를 걷어붙이고 직접적으로 판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심했다.

         

       어떻게 하면 체면을 구기지 않고 세력을 키울 수 있을까 고심하던 나날 도문들은 수많은 강소, 중소 문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당시의 어느 도인의 머릿속에서는 이 단어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을 터였다.

         

       하청!

         

       강소 중소 문파들에게 힘을 빌려주고 일부 수익을 공양 받는다면?

         

       도문이 속세인들의 공양을 받는 것은 누가 뭐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속세의 범인들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돕는 것이야말로 도인들의 참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 대상이 아직 세력이 미비하나 의(義)와 협(俠)의 기치를 내세우며 무예를 단련하는 정파라면 더더욱 기꺼이 도와야 할 세력이겠지.

         

       중소문파들은 거대문파와 연을 트고 뒷배를 마련하고 그들의 힘을 빌려 세력을 확장하니까 이득이고 거대문파들은 체면 구기지 않고 수익을 취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상부상조할수 있는 아주 좋은 전략이 아닌가!

         

       그렇다.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

         

       너도 나도 채용할 정도로 아주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

         

       황보세가와 네 도문들은 아무리 고기 맛에 눈이 돌아갔어도 명문정파였다. 적어도 그들은 당문의 영역을 탐하지는 않았고 당문 역시 다른 문파들의 영역을 탐하지 않았다.

         

       사천의 패자였던 당문 입장에서는 아무리 본인의 영역을 탐하지 않아도 문파들의 각축전에 화가 날 법도 하지만 저 다섯 문파는 당문이 어려웠던 때 흔쾌히 당문을 도와주었던 문파들. 은혜를 두 배로 갚는다는 당문의 가훈에 따라 당문은 다섯 문파의 다툼에 눈을 감았다.

         

       당문의 묵인에 황보세가와 네 문파는 앞다투어 사천의 중소문파들을 포섭했다.

         

       최고의 각축지는 사천 발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천성.

         

       해가 다르게 융성하는 사천성은 당가의 영역도 아니었다.

         

       사천성은 당가의 입장에서도 군침이 돌 법한 큰 먹잇감이었지만 당가는 나머지 거대문파들과 다르게 황국에서 부여한 [지방 호족]이라는 칭호를 달고 있었다. 사천성은 황국이 파견한 태수의 직접 통치하는 영역.

         

       고대로부터 고위 관직자들이 발작 버튼은 무엇이었는가?

         

       역모와 암살이다.

         

       태수의 영역에 지방 호족이 사병을 풀어도 중앙정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소리가 나올 텐데 사천성에 암기와 독을 싸 들고 다니는 당문의 무인을 풀어 세력을 꾸린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손을 뻗을 수 없었던 당가와 달리 황국과 연결점이 없는 황보세가와 네 도문은 거침없이 사천성 내부의 중소문파들을 포섭했다.

         

       포섭당한 중소 문파들은 뽕이 가득 차올랐다.

         

       사천에서 당가와 네 도문 그리고 황보세가의 인기는 그야말로 절정을 달리고 있을 때였다. 사파가 없는 청정지역을 실현한 당가와 도문! 그리고 황보세가! 군중들은 그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낼 수밖에 없었지.

         

       그런 황보세가와 도문이 내 뒷배가 되었다!

         

       중소문파들은 세력을 확장하리라는 야심에 불타올라 전면적으로 나섰다.

         

       *** ***

         

       “어떻게 됐을까? 알고 있지 않나?”

         

       “…글쎄요.”

         

       흑묘는 새침하게 차를 마시며 시치미를 뗐다. 어차피 흑영기공을 쓰는 것도 알려졌겠다 아예 복면을 벗고 거침없이 차를 마신다. 복면을 벗어도 얼굴 주위에 흑영기공을 운용하고 있으니 흑립 안으로 들어간 찻잔조차도 어둠에 가려졌다.

         

       아닌 척 흑묘를 지켜보던 낭인들이 혹시나 흑립 속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이리저리 고개를 꼬고 있는 모양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애쓴다 애써.

         

       그렇게 혀를 차고 있는데 흑립 속을 훔쳐보기 위해 허리를 뒤틀고 머리를 꼬고 있는 곱등이 둘을 발견했다.

         

       …여진상과 정삼이었다.

         

       와 진짜 내가 다 부끄럽네.

         

       화끈거리는 귀를 매만지고 있자니 흑묘가 되물었다.

         

       “호 선배는 어떻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 나한테 물어?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는데.”

         

       “호 선배는 이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들었나요?”

         

       “아니 내가 질문했다니까?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누가 해 줘? 7년동안 이리 저리 주워 들은 이야기를 끼워 맞추는거지. 이거 아무나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니 귀 담아 들으라고.”

         

       “그래요. 귀 담아 듣고 있어요. 그러니 마저 이야기 해 주시겠어요?”

         

       이런 젠장.

         

       *** ***

         

       든든한 뒷배를 마련한 문파들이 거침없이 진격해서 사천성을 함락..! 시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협객이 태어나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

         

       악당이 있어야 협객이 활약할 기호가 있는 법.

         

       당문의 집요함에 거악(巨惡)은 물론이고 소악(小惡)까지 모조리 뿌리 뽑혀버려 청정지대 그 자체가 되어버린 사천에는 더 이상 문파의 이름과 협객의 이름을 알려줄 적수가 없었다.

         

       중소문파들은 당황했으나 이미 뽑아버린 칼을 집어 넣을 수는 없었고.

         

       결국은 서로를 향해 겨누었다.

         

       물론 서로를 향해 겨누었다고는 해도 사천성 내에서 피바람이 부는 항쟁이 발발했다는 것이 아니었다.

         

       비무.

         

       사천성 내부의 중소문파들끼리 치열한 비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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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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