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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지상으로 이어지는 2개의 공격로 사이에는 3개의 샛길이 배치되어 있고, 각 샛길의 가운데 지점 마다 하나씩 거점이 배치되어 있다. 보통 이 3개의 거점은 가까운 팀을 기준으로 순서대로 블루 거점, 중앙 거점, 레드 거점이라고 부른다.

         

       거점을 한 쪽 세력이 온전히 장악하면 작은 첨탑이 생겨나고, 입구에 강력한 수호병이 소환된다.

       

       다른 병사들과 달리 상대 진영으로 달려가지 않고 첨탑 주변을 지키며, 높은 공격력과 방어력을 갖춘 유닛.

         

        자체 공격 능력이 없는 첨탑으로 하여금 다른 게임의 포탑과 비슷한 역할을 하게 해주는 핵심적인 요소다.

         

       궁수나 마법사는 이렇게 안전한 첨탑 상층에 자리를 잡고 높이에 비례하는 명중률과 시야 보너스를 받아가며 2개의 공격로에 포격을 퍼붓는다.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가까운 거점을 장악하고, 그 거점을 일종의 전초기지로 삼은 후에 중앙 거점을 장악하기 위한 힘싸움을 벌이는 것이 기본적인 게임의 구조다.

         

        아군 성에서 가까운 거점까지 상대에게 먹히고 나면 역전은 불가능에 가깝다.

         

        [빚으로강타해요(성기사): 도적 갑옷 그게 맞음?]

        [빚으로강타해요(성기사): 하 @$*! 진짜 가지가지 하네]

         

        [먹아따(도적): 광전사님 어디 가실?]

        [합류안함(광전사): 지하]

        [먹아따(도적): ㅇㅋ전 함정상자만 찍고 지상 합류할게요]

        [구르미(사제): 제발 합류 빨리 해주세요]

         

        이렇듯 게임 자체가 거점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상대적으로 지하 공격로의 중요성은 덜 부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지하가 망하면 게임 망한다.

         

        지하 공격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정글, 카오스의 크립과 비슷하게 중립 몬스터들이 스폰되고, 지상 공격로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는 전쟁터다.

         

        속칭 ‘개미굴’ 이라 불리는,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통로는 총 10개.

         

        지하를 장악당한다는 건 거점 싸움을 하는 내내 적이 언제 어디로 튀어나와 배후를 공격할지 모르게 된다는 뜻이다.

         

        [먹아따(도적): 탑 푸시 조금만 천천히]

        [단단하고묵직하게(성기사): 도적이 오더를 다 하고… 말세야 진짜]

         

        때문에 지상과 지하의 인원 분배를 5:1로 하는 게 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이전 생에서도 시즌4부터는 지하에 2명을 보내는게 정석이 되기도 했고.

         

        [광전사는양날도끼(광전사)가 처치되었습니다!]

        [먹아따(도적) → 광전사는양날도끼(광전사)]

         

        오히려, 지하에 1명만 보내는게 4드론급 날빌, 혹은 하이 리스크 전략이다.

         

        지하에서 버티는 동안 지상 거점을 빠르게 먹어버릴 수 있다면야 승리 가능성이 올라간다지만,

         

        이렇게 한 명이 끊기는 것만으로 지하에 시야가 아예 없어져 버리는 상황이 너무나 어지럽기 때문이다.

         

        언제 뒤에서 은신한 도적이 튀어나올지 몰라서 신경이 곤두선 채 싸움을 이어나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먹아따(도적): 상자방 엄호좀]

        [합류안함(광전사): ㅇ]

         

       설령 도적이 지하에서 상자만 따고 돌아다니더라도, 지상의 5명은 상상속의 도적을 견제하느라 제대로 싸울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오히려 2지하가 트롤링 취급을 받는 이유는, 아직 수호병 공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하를 장악해봐야, 지하 몹이나 조금 더 많이 잡고, 상자나 좀 열어볼 뿐.

         

        어차피 상대의 배후를 칠 수는 없다.

         

        함부로 뒤로 나와봐야 수호병이랑 드잡이질 하다가, 첨탑에서 지원사격하는 법사와 궁수에게 킬이나 헌납한다.

         

        그러니 유일한 지하가 죽어도 별 의미 없는 1킬일 뿐이다.

         

        [구르미(사제): 중앙 밀려 제발 합류좀 해]

        [구르미(사제): 아]

        [구르미(사제): 진짜 @$*! 도적]

        [구르미(사제): 닷지 안 한 내가 %*@!이지]

         

        1킬 딴 도적따위 무시하고 거점 먹으면 압도적 이득이니까.

         

        지하로 간 놈 레벨링이 좀 딸리게 되지만, 지상에서 거점 내주며 죽은 적들의 레벨링도 부족해지는 건 마찬가지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거다.

         

        드디어, 해법을 찾아냈으니까.

         

        * * * *

         

        =블루팀이 중앙 거점을 점령하였습니다!=

        [아크(마법사): ㅅㅅㅅㅅ]

         

        “와, 진짜 우리 팀에 2지하 나올 땐 죽을 것 같았는데. 이게 바로 행복 나오나죠?”

         

        『까드득…빠드득… 까드득…빠드득… 까드득…빠드득… 까드득…빠드득… 까드득…빠드득… 까드득…빠드득…』

        『왜 스트리머만 운 좋음? 왜 내 팀에는 3지하 나오는데 아크는 상대 팀에 2지하 나옴? 왜? 왜?』

        『배우분들 지금입니다 서렌 쳐주세요』

         

        -ㅇㅇ님이 5,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이거 사실상 아따먹이 어뷰징해주는 거 아니냐?】

         

        “우리 팀일 때도 2지하 가던 새……분입니다~ 어뷰징 같은 소리 자제해주세요. 진짜 복장 터지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건 그래』

        『정보) 지상 가라고 하면 갔다. 도적으로 가서 그렇지』

         

        아크는 움찔움찔 올라가려는 입고리를 더 이상 통제하지 않고, 만면에 행복감을 드러낸 채 게임을 하고 있었다.

         

        [세계 최초 여성 도적 마스터 아따먹 인터뷰 & 마스터 승급전]이라는 제목이 먹혀든 걸까.

         

        분탕을 치며 미쳐 날뛰는 분위기가 사그러들었음에도 아직도 10,000명 이상의 시청자가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스스로 방송 제목에 아따먹이라는 단어를 넣을 때 느껴졌던 약한 자괴감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였다.

         

        여기에 더해서, 게임 분위기도 좋았다.

         

        아군 광전사가 도적에게 1킬 헌납하긴 했지만, 지상에서는 4:5 상황을 이용해서 중앙 거점을 밀었다.

         

        중앙 첨탑 상층부에 법사와 궁수가 풀 컨디션으로 자리잡은 이상, 궁수도 없는 상대팀이 역전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이건 끝난 거 같은데』

        『중앙 너무 무난하게 먹음 끝났음』

        『9:1임』

        『중앙 하나가지고 뭔 ㅋㅋㅋㅋㅋ』

        『4:5하느라 피도 다 빠져서 레드는 자기 거점이나 지키러 튀어야 됨』

        『중앙 힘싸움 사실상 포기해야되는데 역전을 어케 하냐』

         

        중앙 첨탑 상층부에 자리잡은 아크는 적군 병사들에 광역딜을 넣으며, 라인을 강력하게 푸시했다.

         

        뒷라인이 안전한 중앙 첨탑에 자리를 잡고 라인을 밀어주면, 병사의 수적 우위를 이용해서 앞라인이 밀고 들어가고, 생겨난 빈틈으로 궁수가 다시 자리를 잡고 저격을 시작하는 선순환.

         

        [화이트머신건(궁수): 저 탑 삼거리 자리 잡으러 감 ㄱㄷ]

         

        [구르미(사제)님이 처치되었습니다!]

        [화이트머신건(궁수) → 구르미(사제)]

         

        [화이트머신건(궁수): 사제 컷]

        [아크(마법사): 나이스ㅅㅅㅅ]

         

        상대가 서렌을 칠 수 있는 10분이 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자, 우리 게임에 여유 있을 때 질문이나 미리 준비해둘까요? 음~ 우선~ 1번. 2지하를 가는 건 도적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승급전 중에 메모장 키는거 이거 맞냐 아크야』

        『진심 아크는 방심이 패시브임』

        『이러다 역전당하면 너 어떻게 감당하려 그러냐』

        『나오나의 제1법칙: 먼저 입털면 진다』

         

        “에이~ 혼자 메모장 좀 쓰는게 무슨 입 터는 거에요. 그리고 다~ 게임 흐름 보면서 하는 겁니다. 그러면 2번은~”

         

        -ㅇㅇ님이 5,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방장 신난거 왜케 귀엽냐 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도 100%네 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

        『방장 이렇게 행복해보이는 거 오랜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크는 무난하고 시원하게 게임을 이기고 다시 인터뷰를 이어갈 생각만 해도 웃음이 비죽비죽 새어나오는 상태였다.

         

        방송적으로 재미있는 그림일 것이 예상되어서 그러기도 했지만,

         

        아크 역시 인간인 이상 여태까지 맞고 또 맞은 것을 조금은 되갚아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 동안 너무 일방적인 딜교 아니었는가.

         

        ‘……그 인간 평소 해온 거 보면, 지고 나서는 안 돌아올 가능성도 있긴 한데.’

         

        그거는 그거대로 나쁘지 않았다.

         

        톡 아이디가 수중에 있지 않은가.

         

        채팅을 띄워놓고 아주 가볍게 티배깅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좋아 미칠 터였다.

         

        ‘울어? 우니? 우는구나~ 3연타만 보내도……아니야,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지. 메모장에 정리한 질문들도 보내자.’

         

        방송을 나락에서 건져내준 사람에 대해 이런 불타는 감정을 가지는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죄책감도 아크의 가슴 한 켠에서 느껴졌지만, 이내 흘러내려갔다.

         

        단순히 도와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엔,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까.

         

        ‘아, 그래도 방종하고 나면 진짜 기프티콘이라도 보내야겠다. 뭐 보내면 좋으려나…….’

         

        그렇게 머릿속에서 이런 저런 선물들을 고민하고 있을 때.

         

        『어?』

        『??』

        『방금 미니맵에 도적 뜬 거 같은데』

         

        아크의 시야 한 구석에 적색 테두리를 두른 도적 초상화가 보였다.

         

        “어?”

         

        그것도, 파란색 테두리의 마법사 초상화 바로 옆에.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바로 씨씨기를 시전하고 도주하기 위해서 캐스팅을 시작했지만-

         

        손에 단검이 박히며 데미지가 들어옴과 동시에, 캐스팅이 취소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제서야 미니맵에 보였던 도적이 시선에 들어왔다.

         

        양 팔다리에는 나오나에서 가장 무거운 갑옷인 판금갑옷을 착용하고, 몸통에는 가죽갑옷을 입고는, 투구는 아예 벗은 채 달려들고 있는 기괴한 도적이.

         

        “저게 뭔-아! 아!!!“

         

        [아크(마법사)님이 처치되었습니다!]

        [먹아따(도적) → 아크(마법사)]

         

        그 날 아크가 지르게 된 많은 비명 중 2번째로 큰 비명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TS백과사전님, 1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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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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