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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

       황금십자교.

        ​

        대륙 최대의 종교이자 제국의 국교.

        ​

        아펠리아 제국이 건국되기 십수세기 전부터 이어지던 유서 깊은 종교로, 주요 교리는 온갖 악으로부터 세상을 구원한 신을 섬기는 것.

        ​

        이들을 설명하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이들을 이렇게 정의했다.

        ​

        칼뱅파.

        ​

        이름에서부터 ‘황금’이 들어가는 종교답게, 이들은 상행에 굉장히 우호적이었다.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면 누구도 그의 재산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교리였다.

        ​

        상인 길드가 귀족과 국가에 의해 배가 갈라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세속 권력을 견제하는 이들 교단의 강력한 보호가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

        이는 성직자들에게도 적용됐다.

        ​

        그렇기에 미리 말해두자면, 황금십자교 소속의 사제들은 축재든 사치든 마음껏 부려도 무방했다.

        ​

        “아이고, 우리 대주교님.”

        ​

        “예, 예에.”

        ​

        따라서, 내 앞에서 벌벌 떠는 이 뚱뚱한 중년 사제가 술판을 벌인 건 딱히 죄가 되지 않았다. 자기가 번 돈으로 자기 인생 즐기는 건 이들의 성경에서도 허락하는 일이었다.

        ​

        “이거, 주교님 돈으로 사신 거 아닌 것 같은데?”

        ​

        “서, 서, 서, 성당에서 미사 드릴 때 쓰는 술이라, 무, 무료로 기증받은 물건입니다! 결단코 횡령은 없었습니다!”

        ​

        하지만 그 잔치를 횡령한 돈으로 하는 건 이야기가 달랐다.

        ​

        “내가 그리 오래 산 건 아닌데, 성당 미사에서 최고급 브랜디를 쓴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

        짤랑짤랑.

        ​

        거의 방울만 남은 병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향긋한 꽃내음이 맴돌았다. 귀족으로서 미식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바로 알 수 있었다. 

        ​

        이거, 보통 비싼 놈이 아니다.

        ​

        어지간히 미친놈이 아닌 이상에야, 이런 걸 미사용으로 쓰라고 건네주는 사람이 있을 리도 없었다.

        ​

        그럼 둘 중 하나였다.

        ​

        “솔직하게 답해보십쇼. 어떻게 받아낸 겁니까?”

        ​

        대주교는 내 눈치를 계속 살피다 내가 미간을 찌푸리니 그제야 허겁지겁 입을 열었다.

        ​

        “지, 진짜로 횡령은 안 했습니다! 그냥, 허, 헌금을 현찰 대신 현물로 내겠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미사주로 귀한 물품들을 몇 받았을 뿐입니다!”

        ​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이었다. 물론 교회에 현물을 바치는 일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건물이나 건물을 지을 토지, 혹은 성당에 비치할 장식품을 만들어 바치는 경우였지 이렇게 소모품을 건네는 경우는 없었다.

        ​

        애초에 자기가 종교에 이렇게 신실함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일을 하는 건데, 쓰고 없어질 소모품을 바치는 정신 나간 사람이 있을 리가 있나.

        ​

        “그럼 이거 다 팔고 현금으로 바꿔서 보고해도 되겠죠? 아니면 그냥 성국으로 보내거나.”

        ​

        그 말에 대주교의 표정이 사색이 됐다.

        ​

        그럼 그렇지. 이거, 분명 뭔가의 대가로 받은 물건이었다. 그 뭔가가 무엇일지는 몰라도, 떳떳하게 밝히고 다닐 일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했다.

        ​

        “아, 안 돼!”

        ​

        이 반응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흠…, 이렇게 좋은 물건을 대주교님 혼자 쓰는 건 좀 아쉬우니 아예 제국 내의 다른 교구에도 나눠줍시다. 대주교님 이름으로 나눠드리면 다들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

        그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옮기려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대주교가 내 팔을 덥석 붙잡았다.

        ​

        “자, 잠깐만 기다려주게.”

        ​

        그는 간절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하지만 함부로 입을 열지 않았다. 잠시 그대로 대치하면서 그의 시선은 필사적으로 내 표정을 읽으려 들었다.

        ​

        “무, 무엇을 바라는가?”

        ​

        그리고 그는 정답을 골랐다.

        ​

        “별 건 아닙니다. 저랑 일 하나만 같이 해주시면 됩니다.”

        ​

        그러자 그는 당황한 듯 이리저리 눈을 굴렸다.

        ​

        “미, 미안하지만, 나는 자네가 뭘 바라는지 들어야겠네. 비, 비록 내가 약간의 욕심을 부리긴 했지만, 그래도 부, 불법적인 일에 대놓고 가담할 수는 없네!”

        ​

        뭐지, 이 사람. 이상한 곳에서 완고한데.

        ​

        나도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상관은 없었다. 내가 그에게 부탁할 건 뭐 대단한 게 아니었으니까.

        ​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적당한 때에 성국으로 튈 수 있는 명분이나 마련해주시면 됩니다.”

        ​

        그 말에 대주교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

        ​

        내 말에서 모순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

        “…궁에서 나오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궁에서 숙식하고 있긴 합니다.”

        ​

        내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고, 속았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대주교에게 손을 흔들며 방을 나섰다.

        ​

        -―

        ​

        좋은 명분 생성기를 얻었다지만, 그렇다고 내가 바로 수도를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

        아쉽게도 마리아도 납득할만한 명분은 그저 대주교의 발작 버튼을 딸각 누른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

        “어딜 가신다고요?”

        ​

        “아, 성당에 봉사활동을 가려고.”

        ​

        “…제가 알기로, 당신은 그리 신실한 신도는 아니었을 텐데요.”

        ​

        “뭐, 겸사겸사 사람들하고 안면도 트고 하는 거지.”

        ​

        “…뭐, 상관없겠죠.”

        ​

        특히나 마리아는 수상할 정도로 내 사생활을 매우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

        아쉽게도 날 이 세상에 떨어트린 어떤 신적 존재가 있다는 건 믿었지만, 그게 황금십자교가 믿는 신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기에 평소에 굉장히 종교활동에 성실하게 임한 적이 없었다.

        ​

        마리아는 그걸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그녀 곁에 없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조차.

        ​

        “그럼 오늘도 갔다 올게.”

        ​

        “내일 이 폐하를 알현하는 날이라는 것만 잊지 마세요.”

        ​

        “나도 그 정도 정신머리는 있다고.”

        ​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대성당으로 향했다. 

        ​

        봉사활동은, 당연하지만 핑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아니고, 적당히 대성당에 눌러앉아 있다가 수녀님이나 사제분들이 힘쓰는 일 좀 도와줄 수 있냐 물어보시면 도와드리러 가기는 했다.

        ​

        “…그러고 계실 거면 저희 일 좀 도와주시지요.”

        ​

        벌써 이틀째 성당에 죽치고 앉아 대주교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으니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

        “이미 다들 자기 할 일 알아서 잘하고 있는데 내가 끼어드는 건 방해가 아닐까 싶은데.”

        ​

        존댓말 따윈 진작에 벗어던졌기에 그는 내 반말에 당황하지 않았다.

        ​

        “그럼 하다못해 성당 옆 고아원에서 아이들 놀다 다치지 않는지라도 지켜보십시오. 이렇게 시간 낭비만 하고 계시지 말고.”

        ​

        매우 놀랍게도, 대주교는 생각보다 성실했다.

        ​

        아니, 진짜로.

        ​

        “성안에 고아원이 왜 있는 거야? 여긴 귀족들이 사는 공간 아닌가?”

        ​

        “고아들은 성 밖 출신입니다. 과거, 이곳을 관장하던 추기경께서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면 어린 시절이라도 좋은 곳에서 보내면 좋겠다며 교단의 고아원을 이곳으로 옮기셨지요.”

        ​

        처음 봤을 때는 술에 절어서 고주망태가 된 꼴이 아주 딱 전형적인 부패한 성직자의 전형처럼 보였는데, 그건 그냥 이 양반이 술을 좀 과하게 좋아한 탓에 생긴 일일 뿐이었던 것 같다.

        ​

        내가 제일 충격을 받았던 건, 이 양반이 지금껏 여자를 안아본 적이 없다고 했을 때였다.

        ​

        ‘주님께 맹세코! 매춘은 물론 혼외자와 관계를 맺는 불경한 일은 행한 적이 없습니다!’

        ​

        ‘그런 사람이 귀족들 약점 잡아서 돈 뜯는 일은 잘만 하고 다녔다?’

        ​

        ‘고, 고해성사는 안 건드렸으니 상관없지 않습니까….’

        ​

        ‘그래서 지금 대주교님이 잘했다는 겁니까?’

        ​

        ‘….’

        ​

        청부(請負) 사상이 교리로 존재하는 탓일까. 황금십자교는 돈 문제에 굉장히 개방적이었다. 아예 교단 이름으로 대놓고 돈을 굴리는 재단까지 운영할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바오로 대주교는 축재에 아주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었다.

        ​

        그가 무슨 사업적 수완이 대단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는 돈 냄새를 아주 기가 막히게 맡았다.

        ​

        이왕 목줄을 잡은 거 장부도 한 번 살펴보니 온갖 돈 잘 버는 귀족과 상인들로부터 어떤 수단으로든 돈을 뜯어내는 것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

        물론, 이건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번다는 황금십자교의 교리와는 부합하지 않았기에 겉으로 드러나면 대주교 자리에서 탄핵당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이슈였다.

        ​

        하지만, 어제오늘 지켜본 바로는 그를 악인으로 규정할 만큼의 타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생각해보면, 지난번에 내게 들킨 술자리에서도 누가 봐도 수상할 정도로 비싸 보이는 술과 대주교의 방에 널브러진 그의 술자리 동료들이 문제였지 여자라거나 마약과 같은 건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네.”

        ​

        “또 무엇이 불만이십니까?”

        ​

        “대주교까지 올라서 일으킨 범죄행위가 대주교급으로 크게 상납금을 받는 게 전부라고?”

        ​

        그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황급히 주변을 살피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

        “그, 그것만으로도 제 목이 날아가긴 충분하니 제발 목소리 좀 낮춰주시지요…!”

        ​

        “성범죄도 없어, 뭐 사교도와 손잡거나 배교하는 것도 없어, 그냥 밥 먹고 돈 땡길 생각만 하고 산 거야?”

        ​

        “일단 빌헬름 경께서 사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

        그치만, 판타지 소설에서 성직자는 타락하는 게 정설이잖아. 심지어 제국 수도를 관장하는 대주교가 저지르는 범죄면 좀 더 막, 그렇게 거창한 면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

        아니 뭐, 정말 그런 꼴이길 바란 건 아니다. 성직자들이 정직하면…, 정직하면….

        ​

        사람 약점 잡고 돈 뜯는 놈이 정직한 건 아니지…?

        ​

        아무튼, 성직자가 제 일에 성실한 게 나쁜 일은 아니니까.

        ​

        뭐, 바오로 대주교의 심성이야 어쨌건,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어차피 본론을 그의 일정이 끝난 저녁 무렵에야 나눌 수 있었다. 그의 제안에 따라 고아원에서 아이들이 혹여 넘어지지 않는지 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사제가 찾아왔다.

        ​

        “대주교님께서 부르십니다.”

        ​

        “오, 드디어.”

        ​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대주교의 방으로 향했다. 그는 업무가 끝났음에도 정복을 입고 자리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

        조금 전, 바깥에서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눌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

        “그래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

        서로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이미 어제 모두 이야기를 끝냈다. 이제는 정말 계획을 세울 차례였다.

        ​

        “우선, 대주교님은 내일 성실하게 성인식에 임하면 돼.”

        ​

        대주교가 내 말에 의문을 표했다.

        ​

        “가장 쉬운 방법은 종교적인 이유로 성국으로 향한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

        물론 허구한 날 성지순례라는 목적으로 갑자기 야반도주해버리는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적어도 내 상황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

        “아니, 그걸로는 마리아를 속일 수 없어.”

        ​

        “화, 황녀 전하 말씀이십니까….”

        ​

        갑자기 무거워진 주제에 그가 움츠러들었다.

        ​

        대주교라고 해도 결국 세속 국가로 치면 일종의 고위 공무원에 불과하니, 황족을 상대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겠지. 하지만 외교적 문제로 번질 일은 아니기에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

        “마리아, 이상할 정도로 내 사생활을 잘 알고 있단 말이지. 아무래도 감시를 붙여두고 있는 것 같아.”

        ​

        “감시…!”

        ​

        아예 겁을 먹으려 하고 있었다.

        ​

        “…사적 문제니 너무 신경쓰지 마.”

        ​

        “사적 문제라 더욱 무서운데 말입니다…!”

        ​

        그런가? 뭐, 공사 구분 못할 아이는 아니니 위험하진 않을 것 같은데.

        ​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

        “아무튼, 내 계획은 이래. 내가 당신과 친분을 쌓고, 당신이 대주교라는 지위와 나와의 친분을 명분으로 성국의 공무와 관련된 업무를 의뢰한다.”

        ​

        대주교는 여전히 이런 일에 발을 들이는 게 맞나 아리송해하는 것 같았지만, 내 말에는 동의했다.

        ​

        “확실히, 그게 가장 납득하기 쉬운 방법이긴 합니다.”

        ​

        “그런데, 우리가 언제 봤다고 갑자기 친한 사이처럼 굴면 마리아가 의심할 거 아냐.”

        ​

        “그렇지요.”

        ​

        천천히 전개하는 논리에 그가 모두 동의했다.

        ​

        다행히 설득은 쉬운 것 같았다. 나는 내일의 날짜가 표시된 달력을 가리키며 말했다.

        ​

        “그러니까, 내일 성인식장에서 친분을 과시하자고.”

        ​

        “…저희 이제 겨우 사흘 본 사이 아닙니까?”

        ​

        그의 지적대로였다.

        ​

        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

        “어차피 당장 떠날 게 아니야. 못해도 한 달은 지난 뒤에야 떠날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면 대충 서로 코드가 잘 맞아서 친해졌다고 하기 충분한 시간 아냐?”

        ​

        그제야 대주교도 고개를 끄덕였다.

        ​

        “확실히,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의문이 남은 듯했다.

        ​

        “하지만, 성국에서 빌헬름 경께 의뢰할만한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제국 귀족 앞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긴 부끄럽지만, 성국도 나름 무력은 충분합니다.”

        ​

        다행히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내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부류의 것이었다.

        ​

        엄지손가락으로 나 자신을 가리켰다.

        ​

        “내 이명이 괴물 사냥꾼이야. 그럼 할 일이 뭐겠어?”

        ​

        “몬스터 사냥, 이로군요.”

        ​

        “그래.”

        ​

        자고로, 언제나 귀족들이 내게 의뢰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몬스터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애초에 강함으로 치자면 나라는 개인보다 기사단 전체의 무력이 훨씬 강한 게 당연했다. 제대로 훈련된 기사는, 한 명이면 몰라도 여럿이라면 소드 익스퍼트인 나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

        그리고, 어지간한 지방의 대영주들은 크든 작든 자신들의 고유한 기사단을 갖고 있었다.

        ​

        그렇기에 그들이 내게 의뢰를 하는 것은, 단순한 전투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

        “몬스터 사냥은, 특히 대형 몬스터 토벌은 군대나 기사단이 움직이기엔 지나치게 가성비가 나쁘잖아?”

        ​

        성가심. 들이는 지출에 비해 소득은 너무나 적고, 그렇다고 아예 대응하지 말기엔 은근히 피해가 커 영민들의 불만이 발생하는 그 미묘한 성가심이 내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쌓을 수 있었던 기반이었다.

        ​

        성국이라고 이 이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

        “내가 알기로, 성국도 교황청 근처면 모를까 변방은 종종 몬스터로 난리가 나는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대주교님과 나의 친분을 핑계로 의뢰를 맡긴다고 하면, 명분이 꽤 보기 좋지 않겠어?”

        ​

        “과연,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

        뭐, 어제오늘 밤을 새며 급조한 계획이지만 말이지.

        ​

        하지만, 대주교의 말에는 동의했다. 내가 짜냈지만, 내가 봐도 반박할 여지 없는 완벽한 계획이었다.

        ​

        “그럼 이대로만 가자고.”

        ​

        “알겠습니다.”

        ​

        그렇기에, 나는 편한 마음으로 궁으로 돌아가 편하게 두 다리를 뻗고 잠에 들었다.

        ​

        –―

        ​

        “황후께서 빌헬름 경을 찾으십니다.”

       ​

       “이런 씨발.”

       ​

       “…예?”

       ​

       “알겠다고 했습니다.”

       ​

       “어, 어어…, 예….”

        ​

        그 자리가 묫자리였다는 걸 깨달은 것은, 성인식 당일날의 일이었다.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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