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2

       

       강의가 있는 제 2관으로 향하는 마차 안.

       

       나는 어제 완료했던 메인 퀘스트의 보상을 확인 하는 중이었다.

       

       

       “상태창.”

       

       

       띠링!

       

       [메인 퀘스트]

       

       제목:전력보강

       

       [퀘스트 완료]

       

       [보상 확인하기]

       

       

       보상은 어제 얻었던 비탄의 검으로 대충 때우는 줄 알았는데, 따로 뭔가 더 있나보다.

       

       보상이 분명 [?????]였지.

       

       뭔지 궁금했는데, 한 번 확인해볼까?

       

       

       -띠링!

       

       ‘보상 확인하기’ 텍스트 박스를 클릭하니.기계음이 울리며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기존의 푸른 창들과는 다른, 주황빛이 맴도는 창이었다.

       

       그 주황빛 창의 맨 위로는 이런 글자들의 쓰여져 있었다.

       

       

       “상점…?”

       

       

       소설 [슬픔을 지워내는 용사들]의 주인공, 앨런이 사용하는 ‘상태창’에는 크게 두 가지 능력이 있었다.

       

       

       첫째로는 자신의 능력치나 상태 등을 확인시켜주는 ‘정보 확인’.

       

       둘째로는 여러가지 스킬들과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

       

       어쩐지 상태창을 아무리 꼼꼼히 봐도 상점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메인 퀘스트 보상으로 추가되는 기능이었나보다.

       

       

       ‘생각해보니 앨런도 상점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한건 1권의 후반부 정도였지…’

       

       

       상점이란, 사소해보이지만 꽤나 중요한 능력이다.

       

       각종 생필품들부터 무구, 효과, 스킬을 필요한 상황에 알맞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

       

       가성비가 나빠서 포인트를 과도하게 요구한다는게 조금 흠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가장 도움이 될 능력임은 틀림 없었다.

       

       

       “……아, 그러고보니 이것도 있었지.”

       

       

       나는 상태창을 종료하며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어제 획득한 무구의 이름을 불렀다.

       

       비탄.

       

       그러자.

       

       

       -키이익!!

       

       흑청색의 검 한 자루가 허공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손에 쥐어진 그것은 검푸른 도신을 부르르 떨며 기이한 소음을 뱉어냈다.

       

       

       “가만히 있어.”

       

       

       나는 손에 꽉 힘을 주어 그 떨림을 억제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검집을 쓸어내리며 녀석의 날카로운 신경을 달래주었다.

       

       

       -키륵…

       

       얼마 지나지 않아 비탄은 사나운 소음을 멈췄다.

       

       부드러운 손길에 따라 골골거리는 녀석의 반응을 구경하며,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건 참 좋은 기능이란 말이야.”

       

       

       신화 등급 이상의 무구들이 지니는 고유 능력.

       

       아공간 수납.

       

       이 능력이 있다면 내가 비탄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들키지 않을 수 있겠지.

       

       다른 검들과는 달리 굳이 패용하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장점이고 말이야.

       

       

       “벌써부터 비탄이 등장해버리는건 리스크가 크니까.”

       

       

       유물 사냥꾼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용사의 등장이라며 마족들에게 노려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얻어두기는 했으나, 적극적으로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비탄이 검집에서 빠져나올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버려두는건 아니지.”

       

       

       비탄의 특수 스킬들.

       

       이건 그냥 검자루를 손에 쥐고 있기만 해도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비탄이 검집에 수납된 상태에서도 스킬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비탄의 검집에는 신물의 기운을 감춰주는 기능이 있으니.

       

       내가 먼저 검을 발도하지 않는 이상 비탄을 알아보는 이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특수 스킬도 사용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만.”

       

       

       그럴 수는 없겠지.

       

       원하지 않는 상황은 언제나 닥쳐오는 법이니까.

       

       나는 가벼운 넋두리와 함께 비탄을 쓸어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가올.

       

       수많은 위험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

       

       

       한편 그 시각.

       

       레이놀즈 아카데미 제 2관의 근처.

       

       한 명의 소녀가 빠른 걸음으로 광장을 가로지르는 중이었다.

       

       

       “……”

       

       

       성급한 움직임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품.

       

       발을 내딛을 때마다 화려하게 찰랑거리는, 태양을 녹여낸 듯한 금색 머리카락.

       

       바다의 잔잔함을 담고 있는 푸른색 눈동자.

       

       푸근한 느낌과 차가운 느낌이 공존하는 인상.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내뱉게 만드는 아름다움이었다.

       

       

       소녀는 왠지 모르게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런 소녀의 뒤로는 한 여인이 그녀를 따르는 중이었다.

       

       갈색 단발에 스물 중반 정도로 보이는 성숙한 외형의 여인이었다.

       

       여인은 조용한 걸음으로 금발의 소녀를 쫓으며 말했다.

       

       

       “전하, 걸음이 너무 급하십니다.”

       

       “안 넘어지니까 걱정하지 마요, 앨리스.”

       

       

       제국의 1황녀, 루시 폰 리에트로.

       

       그것이 금발 소녀의 정체였다.

       

       

       “평소답지 않게 감정적이시군요.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황실 수석 시녀, 앨리스는 루시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루시가 원래 아이같고 천진난만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는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루시는 앨리스의 물음에 잠시 몸을 굳히더니.

       

       이내 미간을 콱 찡그리며 답했다.

       

       

       “그 사람이… 아카데미에 돌아왔다고 하더군요.”

       

       “그 사람, 이라고 하심은……”

       

       

       앨리스는 뒤늦게서야 떠올릴 수 있었다.

       

       최근 굉장히 화재가 되고 있는 한 소년에 대한 소식.

       

       루시의 오랜 인연이자, 이제는 악연이 되어버린 망나니였다.

       

       

       “리시트 공자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맞아요.”

       

       

       순간 루시의 눈에서 이글거리는 눈빛이 타올랐다.

       

       

       “그렇게 푸른피의 이름을 더럽혀놓고서는, 뻔뻔하게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하다니.”

       

       

       가증스럽기 짝이 없어요.

       

       루시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앨리스는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평소에는 따뜻하고 자애로운 성격의 소유자인데.

       

       어째서 그 소년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이런 식으로 변하는 것일까.

       

       

       “……말씀드렸지만, 더 이상 전하께서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인간입니다.”

       

       “오늘 그에게 제대로 쓴 맛을 보여주겠어요.”

       

       “과거의 일로 마음 아파하시는 것은 알지만…”

       

       “상상만 해도 속이 시원하네요.”

       

       “듣지 않고 계시는군요.”

       

       

       시녀의 걱정에도 루시는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다.

       

       앨리스는 결국 포기하며 소녀의 말에 반응을 맞춰주었다.

       

       

       “그래서, 그 쓴 맛이라 하심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오늘 전투의 실전 과목 수업 때… 그에게 결투를 신청할거에요.”

       

       “결투, 말이십니까.”

       

       

       결투.

       

       학생들끼리 가볍게 주고받는 대련이 아닌.

       

       귀족과 귀족 간의 결투.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그 행위가 가지는 의미는 꽤나 크다.

       

       

       “그에게 무언가 바라는 것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있죠.”

       

       

       루시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패배의 대가로, 그를 아카데미에서 퇴학시켜버릴 거에요.”

       

       “예상한 바로군요. 그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앨리스의 긍정에 루시는 고개를 몇 번 끄덕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금발의 소녀는 불어오는 여름 바람 속에서, 과거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의 절친한 친우였던.

       

       라이덴 리시트에 대한 기억을.

       

       

       .

        .

        .

       

       

       소년에 대한 첫 기억은 루시가 일곱살이 되었을 무렵.

       

       리시트 공작이 황실을 방문했던 때였다.

       

       매번 홀로 얼굴을 비추던 공작이, 그날은 어째서인지 두 명의 아이들과 함께인 상태였다.

       

       

       검은색 남자아이 한 명.

       

       그리고 붉은색 여자아이 한명.

       

       루시의 앞에 선 두 아이들은 차례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려왔다.

       

       

       “리시트 가문의 장남, 라이덴 리시트가 제국의 첫 번째 별을 뵙습니다.”

       

       

       먼저 인사를 올린 것은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남자아이 쪽이었다.

       

       그는 기품있게 고개를 숙이며 예법을 취했다.

       

       루시는 그 모습에 작은 감탄을 흘렸다.

       

       자신의 또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예법이었기에.

       

       반면 소년과는 달리, 뒤에 있던 여자아이의 예법은 참으로 어설펐다.

       

       

       “제, 제국의 작은 태양을 뵙습니다…!!”

       

       

       긴장을 했는지 너무 크게 나와버린 목소리.

       

       더듬어버린 말.

       

       황태자를 뜻하는 작은 태양과 나머지 자제들을 뜻하는 별을 혼동해버린 어휘 선택.

       

       그것을 모두 자각한 것인지, 소녀의 얼굴은 급속도로 붉어져갔다.

       

       급기야 그 붉은색 눈동자에 물기까지 차오르려고 하자, 소년이 동생을 달래주었다. 

       

       소녀는 재빠르게 소년의 등 뒤로 숨어들었다.

       

       오빠의 옷자락을 잡은 채로 오들오들 떨고있는 소녀의 모습은 꽤나 귀여웠다.

       

       루시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소년이 어색한 듯 웃음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전하. 동생이 워낙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지라……”

       

       

       그는 가벼운 사죄와 함께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소년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있었다.

       

       루시는 그 미소가 자상하다고 생각했다.

       

       

       따뜻한 소년.

       

       그것이 라이덴에 대한 루시의 첫인상이었다.

       

       

       .

        .

        .

       

       

       그 만남 이후.

       

       세 아이들은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세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아리엘 리시트는 귀여운 아이였다.

       

       툭하면 울음을 터트리는 소심한 성격 탓에.

       

       루시의 약한 장난에도 그녀는 울먹거리며 그의 오빠에게 안겨들었다.

       

       그럴 때마다 라이덴은 그녀를 차분하게 달래주었다.

       

       

       라이덴 리시트는 이상한 아이였다.

       

       그는 언제나 친절하고 따뜻했으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타적이었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은 그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런 라이덴의 성격은 루시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루시는 자신의 시시한 감정들이나 짜증을 웃으며 받아주는 라이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에게 감화되어버린 루시는 자신의 행동들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배려심이 부족했던 그녀가 타인을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고.

       

       독선적이었던 그녀가 스스로를 낮추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바뀐 행동들은 루시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수발을 들던 시녀들은 그녀에게 더욱 사랑을 주었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여동생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

       

       

       라이덴은 부모 다음으로 그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물이었다.

       

       루시는 자연스럽게 그에게 의지하게 되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더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가장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몇년이 흐르고 그들이 열 살이 되었을 무렵.

       

       

       “라이덴, 라이덴, 라이덴!!”

       

       

       여느때처럼 황실을 방문한 리시트 가문.

       

       루시는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라이덴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왜 그러십니까, 전하.”

       

       “라이덴! 라이덴은 리시트 가문이지?”

       

       “그렇습니다.”

       

       “리시트 가문은 황실을 수호하는 최측근이고?”

       

       

       라이덴은 살짝 미소지으며 답했다.

       

       

       “잘 알고 계시는군요.”

       

       “응! 응! 그렇지!”

       

       

       루시는 뭔가 재밌는 것을 발견한 아이처럼, 양팔을 붕붕 휘두르며 말했다.

       

       

       “그럼, 라이덴!”

       

       “네, 전하.”

       

       “나의 기사가 되어줘!”

       

       “기사? 무슨 말씀이십니까?”

       

       

       예상치 못한 말에 라이덴은 고개를 갸웃했다.

       

       루시는 전날 자신이 황실에서 보았던 풍경을 떠올리며 말을 꺼냈다.

       

       

       “그거 있잖아, 우리가 어제 황실에서 봤던 거!”

       

       “으음…”

       

       “기사 임명식 말이야!”

       

       

       라이덴은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는 듯이 가볍게 손뼉을 쳤다.

       

       

       “아, 생각났습니다.”

       

       “그거 엄청 멋지지 않았어?!”

       

       “화려하기는 했죠. 무려 황실기사단의 임명식이었으니까요.”

       

       “그치? 라이덴도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그렇다면!”

       

       

       루시는 당당하게 허리를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라이덴도 나의 기사가 되어줘!”

       

       “네…? 제가요?”

       

       “나도 나의 기사를 가지고 싶은걸! 기사라는거 엄청 멋있어! 저번에 읽은 책에서 나왔는데……”

       

       

       아무래도 기사의 영웅담이 나오는 동화책을 읽은 모양이었다.

       

       라이덴은 소녀의 천진무구한 모습에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멋져보이면 전하께서 직접하시는게 낫지 않을까요?”

       

       “그건 안돼!”

       

       “어째서?”

       

       “나는 황녀잖아. 내가 기사가 되기보다는, 충직한 기사를 부하로 두는 사람되어야지!”

       

       

       라이덴은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사실 납득이 되지는 않았지만.

       

       루시가 이러는게 한 두 번도 아니고, 적당히 어울려주는게 좋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소년은 살짝 난처한 미소와 함께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어째서 저에게 부탁을 하시는거죠? 저는 무술에 재능이 없어서, 기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그런거 없어도 돼.”

       

       

       루시는 고개를 저었다.

       

       

       “아빠가 그랬어, 기사와 주인은 상하 관계이면서도 가장 절친한 친우 사이라고.”

       

       

       그녀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라이덴은 그냥 기사로서, 내 절친으로서 있어주면 되는 거야.”

       

       

       라이덴은 해맑게 웃는 루시를 잠시 쳐다보더니.

       

       이내 그녀를 따라 작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친한 친우라… 좋을 것 같네요.”

       

       “진짜?!”

       

       “그럼요.”

       

       

       라이덴은 루시를 바라보며, 조용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라이덴 리시트는 제국의 1황녀, 루시 폰 리에트로의 충직한 기사가 될 것임을 맹세하는 바입니다.”

       

       “음흠, 흠 흠.”

       

       

       루시는 들고 있던 티스푼으로 라이덴의 머리와 어께를 한 번씩 건드렸다.

       

       

       “그대는 언제나 나의 친우로 남아있어다오, 나의 기사여.”

       

       

       어제 보았던 아버지의 위엄있는 말투를 흉내내는 것인지, 목소리에 잔뜩 힘을 주고 있는 루시.

       

       라이덴은 그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명 받들겠습니다, 주군이시여.”

       

       

       아무것도 모르는 열 살의 아이들이 나누었던.

       

       작은 약속이었다.

       

       

       .

        .

        .

       

       

       루시는 발을 거세게 구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의 머릿속은 약속을 져버린, 빌어먹을 기사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녀는 일전에 들었던 라이덴의 차가운 목소리를 기억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약속이요? 아, 그 어린 시절 장난을 말하시는 거군요.

       

       -저는 이미 잊은지 오래인데 말입니다.

       

       -멍청하기는.

       

       

       빈정거리는 듯한 태도와 조롱이 담긴 목소리.

       

       그것은 변해버린 라이덴의 것이었다.

       

       루시는 이를 꽉 깨물며 정면을 노려봤다.

       

       

       “오늘 그 녀석에게 본 때를 보여주겠어요!”

       

       “전하,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심이…”

       

       “몰라요! 어떻게든 퇴학시켜주겠어!!”

       

       

       요란하게 소리치며 나아가는 루시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024.2.16
    리메이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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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epressed Kendo Player Possesses a Bastard Aristocrat

A Depressed Kendo Player Possesses a Bastard Aristocrat

A Depressed Kendo Player Possessed by a Bastard Aristocrat DKPBA 망나니 귀족에 빙의한 우울증 검도 선수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Don’t worry, Mom.

This time I will be truly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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