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2

       파스텔은 각 학부의 서명란이 있는 서류를 살펴봤다.

         

       텅텅 빈 서명란.

         

       덜덜덜.

         

       “모두들 학생회를 지지해 주겠죠? 학교에 학생회가 없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양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학생을 위한 학생회! 비록 학기 시작한 지 하루 됐지만 저희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예를 들어.

         

       학생회 예산으로 밀무역품을 산다거나.

         

       밀무역 목적으로 비공정을 끌고 나간다거나.

         

       비싼 마석 연료를 비공정 예산으로 공짜로 쓴다거나.

         

       덕분에 순이익률 100%의 밀무역을 완성했다거나.

         

       어라라?

         

       학기 시작하기도 전에 부패한 학생회는 학생에게 필요할까?

         

       학생회 제도 폐지는 너무 정당하지 않나?

         

       심장을 부여잡았다.

         

       허윽.

         

       “그, 그래도 학생에겐 학생회가 필요해요. 밥 굶는 학생을 위해서!”

         

       그 밥 굶는 학생인 부학생회장 겸 총무부장 겸 기획부장 겸 홍보부장 겸 봉사부장 겸 선도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정말 모든 학부에 검을 겨눌 생각은 아니겠지? 연장자를 만만히 보지 마라. 충분한 경험은 재능에 비수를 꽂을 수 있다.』

         

       파스텔은 움찔했다가 고개를 저었다.

         

       “필기 수석에겐 필기 수석의 방법이 있어요!”

       『……필기 수석 타이틀이 그렇게 마음에 든 거냐.』

         

       앗.

         

       티 나나?

         

       헤헤.

         

       몸을 꼬다가 서류를 챙겼다.

         

       “어쨌든 모든 학부의 지지를 받아볼게요!”

         

       출발.

         

         

         

       #

         

         

         

       “선배님, 서명 하나만 해주세요오.”

         

       파스텔은 품에 서류를 꼭 안아 들고 고학년생을 졸졸 따라다녔다. 고학년 과대표가 난감해하며 걷는 속도를 올렸다.

         

       더 빠르게 졸졸졸.

         

       과대표가 더 난감해하며 광장을 반복해서 빙빙 돌았다. 파스텔이 뒤따랐다.

         

       “선배니임, 정말 서명 한번만요.”

         

       우엥.

         

       광장을 둘러싸듯이 학생이 모여들었다. 일부 고학년생이 서로 속닥였다.

         

       ―예산만 먹는 학생회 필요 없잖아. 그냥 쫓아내지 왜 저러고 있어?

       ―뭐? 어린 각하를 어떻게 쫓아내.

       ―아니 후작 각하시긴 해도 크래프트는 어차피 다 망한, 읍!

         

       고학년생이 덮쳐졌다.

         

       ―이 자식 입 막아! 작위도 없는 놈이 불경하게!

       ―으읍!

       ―개국공신에 제국통일과 마계정복까지 일등공신인 가문이 만만해? 황실이 존중한 가문을 모욕한 괘씸죄 한번 당해볼래?

       ―으으읍!

         

       과대표가 걷는 속도를 더 올렸다.

         

       짧은 다리로 뒤쫓기 벅차지자 파스텔이 뛰듯이 걸었다. 걸음에 맞춰 분홍 머릿결이 들썩였다.

         

       “선배니임, 서명 한번만요.”

         

       우엥.

         

       고학년이 서로 속닥였다.

         

       ―무슨 방법을, 어? 쟤 뭐야.

       ―하하! 내가 정중히 돌려보낼 방법을 만들어왔다!

         

       고학년생이 책상을 들고 광장으로 걸어갔다.

         

       “후작, 아니 신입생!”

       “네?”

         

       광장 한복판에 책상이 놓였다.

         

       고학년생이 손을 털며 씩 웃었다.

         

       “이곳은 학문의 정원이자 무예의 요람. 넌 필기 수석이니 학문은 그렇다 쳐도 모든 학부를 통솔할 학생회가 나약해서 쓰겠어?”

         

       고학년생이 책상을 쓸었다.

         

       “1학년 상대로 대련은 그렇고.”

         

       팔 한 짝이 책상에 걸쳐졌다.

         

       “팔씨름 어때.”

         

       고학년생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내가 창을 좀 쓰긴 하지만 엄연히 마법사거든. 마법사도 못 이기는 학생회는 절대 인정 못 해주지.”

       ―캬아! 저 똑똑한 자식! 한밤에 창 휘젔다가 자빠졌을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저게 내 친구다!

       ―그렇지그렇지! 어린 각하는 전투 실기 0점이시라며? 머리만 좋으신 분이니 명분도 결과도 확실!

         

       도망치던 과대표가 상황에 잽싸게 올라탔다.

         

       “이기면 서명은 물론이고 우리 학부의 명예를 걸고 이 사안을 도와줄게.”

         

       파스텔의 눈이 동그랗게 됐다.

         

       ―당황하셨나 봐, 어떡해.

       ―하지만 아카데미는 차갑고 냉혹한 곳이지. 어린 각하께서도 아실 필요가 있어.

       ―맞아! 우린 애한테도 전력을 다하거든!

         

         

         

       #

         

         

         

       오잉.

         

       파스텔은 맹한 표정으로 책상 앞에 섰다.

         

       반대편의 고학년생이 팔씨름 자세를 잡자 환호가 울렸다. 고학년생들의 목소리가 컸다.

         

       허억, 고학년.

         

       나 큰일 난 건가?

         

       으아아.

         

       냉혹한 데스게임에 빠져버렸어.

         

       신입생에게 한 치의 양보도 안 해주는 비정한 세상이야.

         

       파스텔은 어영부영 팔씨름 자세를 취했다.

         

       손과 손이 잡혔다.

         

       단단하고 거친 굳은살의 감촉.

         

       으어, 악마님 말이 맞았어. 시간이 만드는 압력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어.

         

       굳은살 하나 안 배긴 말랑한 손으론 더욱.

         

       차이를 느꼈는지 상대의 미소가 진해졌다.

         

       으아아.

         

       고학년 심판이 붙잡은 손들을 잡았다.

         

       “준비하시고. 3! 2! 1! 시작!”

         

       팔씨름이 시작됐다.

         

       으아으아으앙.

         

       파스텔은 덜덜 떨며 가만히 있었다.

         

       주시하던 고학년생이 살짝 미안해했다. 그러다 가차 없이 힘을 줬다.

         

       고학년생의 팔이 힘껏 움직였다.

         

       확, 덜컥.

         

       으아아.

         

       덜컥, 덜컥?

         

       덜컥……?

         

       몸을 비틀던 고학년생이 멈칫했다. 신입생의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흔들리는 눈동자가 파스텔을 바라봤다.

         

       으아아, 강렬한 눈빛.

         

       고학년생이 자세를 똑바로 잡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숨을 들이쉬더니 근육에 힘을 줬다.

         

       “하압!”

         

       단호한 기합.

         

       손목이 힘껏 꺾였다.

         

       덜컥.

         

       으아아, 굳은살 거칠어.

         

       고학년생이 눈동자를 떨었다. 고개를 삐걱이며 돌리더니 구경꾼을 돌아봤다.

         

       고학년생들이 휘파람을 불었다.

         

       “우리의 영웅! 학부에서 네가 가장 똑똑하다!”

         

       고학년생이 고개를 다시 돌려 파스텔을 직시했다. 고학년생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러더니 빠르게 속닥였다.

         

       “후, 후작 각하 제가 평소에 존경-”

       “선배니임!”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있던 파스텔은 눈을 질끈 감았다.

         

       “새내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잠-!”

       “으랴앗!”

         

       소녀는 힘껏 팔을 돌렸다. 고학년생의 팔이 거침없이 꺾였다.

         

       “아악!”

         

       손등이 책상에 거칠게 부딪혔다. 굉음이 났다. 책상이 부서졌다. 고학년생이 잔해와 함께 바닥을 굴렀다.

         

       “아아악!”

         

       먼지가 일었다.

         

       정적이 흘렀다.

         

       파스텔은 손등을 부여잡고 바닥을 구르는 상대를 멍하게 내려봤다.

         

       오잉.

         

       연장자의 위엄이?

         

       『잘했다.』

         

       악마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

         

       입꼬리가 풀렸다.

         

       헤헤, 이겼나?

         

       오예.

         

       몸을 돌리자 입이 벌어진 구경꾼들이 보였다.

         

       팔을 번쩍 들었다.

         

       “제가 승리했습니다!”

         

       어서 학생회 지지 사인 좀.

         

       바닥에서 고학년생이 고통 어린 목소리를 냈다.

         

       “앗, 괜찮으세요?!”

         

       잠시 뒤 파스텔은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한쪽에선 팔씨름을 제안했던 고학년생이 바닥을 구르며 걷어차이고 있었다.

         

       한숨을 쉰 과대표가 학부생을 둘러봤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된 이상 학부의 명예를 걸고 물귀신 작전을 한다.”

         

       파스텔은 이후 방문한 학부마다 팔씨름을 제안하는 진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야, 우리 학부에서 팔씨름으로 후작 각하를 원만하게 돌려보냈다. 전투 실기 0점이시잖아. 약점을 팍 찔렀지.

       ―오 그래? 그럼 우리도?

       “학부의 명예를 걸고…….”

         

       책상이 파사삭.

         

       “아아악!”

       ―뭐, 뭐야? 저게 무슨 괴력이야? 전투 0점이라며! 설마? 이 사기꾼 자식들아! 그러고도 사람이야?!

       ―뭐뭐, 너네도 이제 도와.

         

       우왕.

         

       파스텔은 도장깨기를 마친 학부를 뒤로했다. 사인이 거의 채워진 서류를 바라봤다.

         

       볼이 발그레해졌다.

         

       “악마님! 악마님! 선배님들 완전 착해요! 신입생 창피하지 않게 단합해서 종목을 정하고 져주시다니!”

         

       세상은 이렇게나 친절했던 걸까?

         

       아름다워.

         

       『하아, 즐거워하니 됐다.』

         

       오예, 다 채워간다.

         

       역시 학생에겐 학생회가 필요했던 거야. 부패했을지라도.

         

       “야! 너!”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자 우락부락한 큰 체격의 남학생이 다가왔다.

         

       양손에 검과 방패가 들려 있었다.

         

       어, 체격이?

         

       고학년생인가?

         

       그 뒤로 낯선 1학년들이 우르르 뒤따랐다.

         

       음?

         

       기억 속에서 학생명단을 빠르게 훑었다. 이럴까 봐 학생회를 뒤적여 예비 친구의 명단을 전부 외워놨다.

         

       아하, 마계 비공정으로 입학한 친구들이구나.

         

       낯설 만하다.

         

       그럼 검과 방패를 든 남학생은…….

         

       레너드 타일러, 백작가.

         

       뭘 먹었길래 나이대가 달라 보이지? 재능이 엄청난 체격이네.

         

       건장한 레너드의 등 뒤로 숨겨져 있던 남학생이 보였다.

         

       더스틴 와일드.

         

       비공정에서 처음으로 대결했던 남학생.

         

       더스틴이 주눅 든 채 파스텔을 쳐다봤다.

         

       잉?

         

       “오 친구, 왜 거깄어?”

         

       레너드가 목소리를 무시하며 앞으로 나섰다. 건장한 체격에 소년이 가려졌다.

         

       음.

         

       레너드가 노려봤다.

         

       “야, 너는 뭔데 우리랑 같은 또래면서 학생회라고 나대냐?”

         

       파스텔은 눈이 동그랗게 됐다.

         

       헉.

         

       너무 맞는 말.

         

       레너드의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구경꾼을 살피는 듯이 빠르게 굴러갔다. 그러다 연약한 소녀를 직시했다.

         

       “선배님은 가만있으랬지만 1학년 명예가 있지. 너 같은 애를 그대로 두면 얼굴 들고 다닐 면목이 없어.”

         

       손수건이 던져졌다.

         

       분홍 머리 위에 톡.

         

       잉.

         

       파스텔은 손수건을 머리에 얹은 채 더스틴을 힐끔 바라봤다. 더스틴이 움찔하더니 시선을 피하며 레너드 뒤에 숨었다.

         

       이런.

         

       “좋아!”

         

       파스텔은 방긋 웃었다.

         

       “그런데 넌 괜찮아?”

         

       그리고 레너드가 아니라 더스틴을 향해 말했다.

         

       “지면 망신이잖아.”

         

       더스틴이 움찔했다.

         

       레너드가 얼굴을 붉혔다.

         

       “뭐 이 자식아?!”

         

       검이 뽑히고 방패가 들렸다.

         

       “당장 덤벼! 이것들아 뭐해! 공간 마련해!”

         

       인파를 중심으로 원형 공간이 마련됐다.

         

       레너드가 자세를 잡았다.

         

       “특별히 선공은 양보해 주마!”

         

       큰 방패가 건장한 신체를 가렸다.

         

       “덤벼!”

         

       파스텔은 덤비지 않고 고개를 갸웃했다. 마검의 손잡이를 손으로 톡톡 두들겼다.

         

       『대련은 깃털검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해.』

         

       그렇죠?

         

       잠시 생각하다가 마검을 뽑았다.

         

       레너드가 진지한 눈빛으로 변하더니 대형 방패를 신중히 잡았다. 철제 방패가 큰 체격을 안정적으로 가렸다.

         

       음.

         

       파스텔은 자세를 잡았다.

         

       하나, 둘, 셋!

         

       지면을 박찼다.

         

       분홍 형상이 레너드를 향해 쇄도했다. 마검이 방패를 노리며 휘둘러져 갔다.

         

       레너드가 눈을 빛냈다. 방패가 단단히 잡혔다. 그런 방패를 향해 검격이 당도하는 듯했다.

         

       하지만 마검은 방패에 부딪히지 않고 방패 코앞을 스쳤다.

         

       종이 한 장 차이로 검로가 둥글게 회전했다. 파스텔은 그대로 몸을 회전하더니 마검을 하늘로 던졌다.

         

       레너드가 날아가는 마검을 멍하게 올려봤다.

         

       “뭐?”

         

       파스텔은 차가운 얼굴로 주먹을 쥐었다. 지면을 강하게 밟았다. 방패를 힘껏 후려쳤다. 굉음이 났다. 대기가 울리고 방패가 우그러졌다.

         

       레너드가 휘청였다.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망가진 자세와 벌려진 방패 사이로 소녀가 파고들었다. 분홍 머리가 휘날렸다.

         

       발이 진각을 밟았다. 주먹이 궤적을 그렸다. 복부가 가격됐다. 충격이 일었다.

         

       레너드가 숨을 들이켜며 몸을 굽혔다. 손에서 검과 방패가 떨어졌다. 무릎이 지면에 닿고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났다.

         

       파스텔은 손을 털었다.

         

       “대련은 깃털검을 가지고 해야 한 대.”

         

       손을 하늘로 뻗었다. 떨어지던 검이 회전하며 손에 잡혔다.

         

       검을 털 듯이 휘둘러 검집에 꽂았다.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

         

       파스텔은 몸을 돌렸다. 분홍 머리가 휘날렸다.

         

       정적이 흘렀다.

         

       문득 더스틴의 멍한 시선과 눈이 마주쳤다.

         

       싱긋 미소 지었다.

         

       분홍 입술을 달싹였다.

         

       ―또 봐, 친구.

         

       현장을 떠났다.

         

         

         

       #

         

         

         

       사인이 거의 채워졌다.

         

       우왕우왕.

         

       딱 하나만 채우면 끝이었다.

         

       마법학부.

         

       히히.

         

       여기도 팔씨름하면 되겠지?

         

       마법학부의 과대표가 졸린 눈으로 바라봤다.

         

       “하기 싫은데.”

         

       네?

         

       과대표의 로브 뒤에서 금발 소녀가 빼꼼 쳐다봤다. 그러더니 다 들리게 혼자 중얼거렸다.

         

       “암중모략으로 학부를 휘젓다니 역시 크래프트. 하지만 당신의 음흉한 모략, 제가 파훼했어요. 어머니, 졸업하신 마법학부를 제가 지킬게요. 할 수 있어요.”

         

       멜리사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중얼거림을 파스텔과 같이 들은 과대표가 머리를 긁적였다. 괜히 로브를 툭툭 털더니 입을 열었다.

         

       “뭐어, 사인 못 해주겠는데. 우리에겐 큰 예산이 필요해. 도움도 안 되면서 예산만 가져가는 학생회는 없는 게 낫지.”

         

       학부 예산은 팍팍하다.

         

       뛰어난 일부 학생에겐 지원금이 쏟아지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지원금 부족을 해결하려면 외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쉬운 방법은 가문의 도움이다.

         

       하지만 아카데미 재학생의 대부분은 사생아거나 방계였고 더 낮으면 평민이었다. 가문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다른 방법은 상단의 투자였다. 다만 상단 투자는 일단 줄이 닿아야 뭘 해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난감한 일이었다.

         

       자주 의뢰를 받고 외부에 나가며 최대한 상단에 접촉해 보는 정도가 최선.

         

       그나마 기대해 볼 만한 건 교수의 도움이다. 하지만 교수들도 좋은 형편은 아니었다.

         

       마계정복이 끝난 현재 하늘섬은 정계의 변방이다. 대부분은 권력 없고 영향력 없는 사람들이 왔다.

         

       그런 교수진이 선을 대줄 상단이야 거기서 거기였다.

         

       “그러면그러면.”

         

       머리가 빙빙.

         

       “막막, 학교 축제 없어요?”

         

       파스텔은 눈을 빛냈다.

         

       “산학협력을 진취시키기 위한 축제요!”

         

       우왕, 축제.

         

       과대표가 의아하게 바라봤다.

         

       “웬 축제? 학부 시연회를 말하는 거라면 있어.”

       “학부 단위 말고요! 학교 축제요! 축제! 다 같이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주고 즐겁게 떠드는 행사요!”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는데. 연구와 수련에 축제는 필요 없잖아. 너무 놀면 안 좋아.”

         

       뭐 이런 팍팍한 곳이 다 있지?

         

       어쩐지 교복도 없더라.

         

       파스텔은 양팔을 바둥거렸다.

         

       “축제를 통해 대형 상단들을 초대해야죠! 그러면 기회를 얻기 쉽잖아요!”

         

       과대표는 체감이 안 되는 듯했다. 시큰둥하게 중얼거렸다.

         

       “그게 그렇게 될까.”

       “분명 와요!”

         

       안 되겠다.

         

       “산학협력용 축제!”

         

       파스텔은 한 팔을 번쩍 들었다.

         

       “학생회가 추진하겠습니다!”

         

       힘껏 외치고 주섬주섬 서류를 꺼냈다.

         

       양손으로 서류를 슥 내밀었다.

         

       “그러니 선배님, 사인 좀요…….”

         

       헤헤.

         

       과대표가 어이없어했다.

         

         

         

         

         

       

       

    다음화 보기


           


No, It’s Mental Immunity

No, It’s Mental Immunity

Status: Ongoing Author:
The guardian demonic sword is troubled and in distress, believing it has been ruined because of me. Does striving for advancement through consuming demonic energy seem too evil...?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