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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0

       * * *

       

       

       

       “아무래도 식민지를 동화시켜려고 열심히인 모양입니다만, 웃긴 것은 이 내선결혼 정책입니다. 세상 식민지 어디에서도 식민지인들을 동화시키겠다고 이런 정책을 펼치다니 참.”

       “뭐 내선일체 구호를 세웠으니 그런 것이겠죠.”

       

       

       내선결혼은 정말 의외의 결과를 내놓아서 조선총독부도 놀랐다고 한 정책이다.

       

       왜냐하면, 일본 남자와 조선 여자의 결혼 비율이 늘어날 거로 생각했는데, 조선남자와 일본여자의 결혼 비율이 훨씬 높았으니까.

       

       통계상 비율은 높았다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이유가 불분명하다지.

       

       그런데 일본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내선동화 정책이라.

       

       솔직히 이게 통할지는 모르겠다.

       

       원래 역사처럼 반일정신만 더 키우겠지.

       

       오스트리아-헝가리처럼 뭐 일본-한국 이중제국도 아닌데, 십년 넘게 식민 통치해왔으면서 그걸 모르나.

       

       

       “그래서, 조선반도 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니, 남만주에 손을 쓴 것이 아니겠습니까.”

       

       

       백군부에서는 조선반도 문제로 남만주까지 엮어버린 것이라고 판단한 거 같다.

       

       아, 그렇군.

       

       그래서 남만주의 만철을 총독부로 승격시킨 것이다.

       

       총독부로 승격시켜서, 심상치 않은 조선 상황을 남만주도 함께 떠맡게 하려는 것이겠지.

       

       

       “그렇겠네요. 참.”

       “하하하. 자기네 식민지에 휘둘리는 꼴이라니 어이가 없군요. 식민지인들의 반발을 누르기 위해 자기네와 결혼 주선하는 것이 웃기지 않습니까? 영국이나 프랑스도 그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는 한데, 내선 동화 정책을 너무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굴린 스노우볼이 거기까지 영향을 끼친 건가?

       

       아니지. 애초에 조선총독부의 일을 일본이 직접 맡다보니 이것저것 바뀐 모양이기도 한데.

       

       확실한 건 식민제국으로서는 좀 이상한 경우라고 봐야 한다.

       

       실제 역사의 경우에는 뭐 일본 남자들이 전쟁으로 부족해지니 그래도 인구수가 꽤 되는 조선 쪽을 이용해 확보하려 했다는 말도 있지만.

       

       여기서는 아직 전쟁이 없잖아.

       

       

       “그래도 이건 식민제국으로서는 유래 없는 일입니다. 아마 어떤 이유가 있겠죠. 백군부에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이 중국을 노린다는 것은 이미 어지간한 지식인들은 다 아는 일입니다. 중국이 분열되기는 했어도 인구는 많지요.”

       “흐음.”

       

       

       아, 이거 느낌이 오기는 하는데.

       

       

       “지금 조선인들을 일본에 동화시켜 후일 중국 침공에서 후방을 안정시키고 나아가 군대를 더 육성시키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표면적으로는 합병이 아닙니까?”

       

       

       미하일 드로즈돕스키의 말이었다.

       

       군부에서는 그렇게 판단한 것인가.

       

       흠.

       

       그러네. 생각해 보니, 지금부터 작정하고 중국 침공을 준비한다면 그럴 만하다.

       

       이게 복합적인 이유란 거지. 원 역사의 중국침공은 무타구치 렌야에 의해 일본 본국도 모르게 터졌다가 나중에 내각총리대신인 고노에 후미마로가 확전을 하면서 일이 커졌지.

       

       하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중국 진출을 노린다.

       

       여기에 조선 내 상황도 수상하고, 

       

       군비증강까지 한다고 치면, 총독부는 몰라도 일본 본국에서는 확실한 중국진출을 위해 할만하다.

       

       

       “그렇군. 중국 침공을 벌써 준비한다는 말인가.”

       

       

       이거 그럼, 좀 중국이 빡세겠는데.

       

       

       “조선 동화는 그렇다치고, 일본이 군비증강을 한다면,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버티겠습니까? 겉으로는 통합된 듯 보이나, 연성자치로 사실상 전국시대입니다만.”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이건 좀 다르게 보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당장 천중밍의 군대는 러시아의 지원으로 강해져 있잖아.

       

       그것도 광둥 한정으로 열심히 힘을 기르고 있고.

       

       그런 거 생각하면 다른 지역들도 통일을 위해서 군대를 최대한 기를 것이다.

       

       통일 역량을 기르고 통일하고 지도자를 뽑는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개소리겠지.

       

       

       “아닙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앞으로 나섰다.

       

        국가 두마의 안일한 생각을 고쳐줘야 하니까.

       

       

       “폐하?”

       “일단 형식적인 연성자치로 통일 역량을 키운다.-는 사실상, 천하통일을 위해 군비증강으로 이어질 테니 군벌들 전부가 어지간한 군사력을 맞추겠죠.”

       

       

       의외로 이게 시너지를 발휘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간단하지.

       

       

       “통일역량을 키우자면 군비증강을 하면 안 될 텐데요?”

       

       

       이 사람들이 아직 중국을 모르네.

       

       중국놈들의 유전자에 박힌 중화주의, 천하통일을 위해서 피가 끓는 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당장 장제스만 해도 그냥 천중밍에게 엎드려 줄 생각 없을 걸.

       

       마오쩌둥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진짜 그놈이 소련이 아닌 천중밍의 연성 자치에 더 혹했을 거 같지는 않은데.

       

       

       “천중밍은 연성자치의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만, 다른 자들은 아닐 겁니다. 중국이란 나라는 그런 나라입니다. 저들 중화주의가 있고, 전국시대를 통일하고 자신이 중국의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겠죠. 바보들이 아니고서야 그동안 군림하면서 왕처럼 막강한 권력을 누렸는데 놓지 않을 겁니다.”

       

       

       확실하다니까.

       

       러시아랑 비슷하게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미 진즉 청의 천명이 끝났다고 생각한 무리다.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그냥 구심점 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폐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들 중국의 역사를 보면 그럴 만합니다.”

       

       

       그래. 그놈들 역사를 보면 알만한 놈들은 안다.

       

       천중밍이 유독 특이한 것이고. 보통은 저게 정상이지.

       

       

       “통일을 위해 무력이 필요하단 걸 알고, 연성자치로 맡은 자기네 지역도 군대 위주로 힘을 키우겠죠. 그럼, 좀 나뉘어 있다고 해도. 일본이 쳐들어올 때 연합해서 싸운다면, 그 기세는 남다를 겁니다.”

       

       

       결국 모 아니면 도다.

       

       정말 중국이 사분오열된 상태라 일본에 각개격파 당하거나, 사분오열된 중국의 군벌들이 극한으로 키운 군대가 다 연합해서 일본과 맞선다.

       

       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 당분간은 지켜봅시다. 어차피 일본이 당장 전쟁은 일으키지 않을 테니까요.”

       

       

       일본은 지금 남만주를 통해 이익을 보고 있을 것이다.

       

       쓸데없이 한반도에 군대 주둔하다가 많이 빨린 거 같은데, 여기에 중국과의 전쟁 준비를 한다.

       

       어쩌면 원 역사의 독일처럼 따갚되를 하려는 거 같은데.

       

       공산 독일은 그쪽 나름대로 세계 노동자 혁명으로 패권을 쥘 생각일 테고.

       

       

       “폐하. 그러나. 그 무타구치라는 자가 무엇이기에, 폐하께서 친서까지 보내셨는지요?”

       

       

       아, 그게 또 궁금한가.

       

       그래. 명색이 백군의 아이돌 차리나가 직접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에 친서를 보낸 것 아닌가.

       

       백군에서는 불만이 나올 것이다.

       

       

       “제가, 그 자를 보고 딱 느낀 것이 있죠. 그자는 일본을 보다 쉽게 무너트릴 일종의 비장의 무기가 될 겁니다.”

       “폐하께서 계획하신 그 물리학을 이용한 무기보다 말입니까?”

       “어떤 의미로는 그렇습니다.”

       

       

       아직은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중일 전쟁이 터진다고 하면, 일본군이 중국에 얼마나 묶여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묶이게 된다고치자.

       

       여기서 정의의 사도 무타구치 렌야의 만철을 기습해서 점령하고, 무타구치 렌야와 만철군을 아군으로 끌어들인다면. 중국 진격중인 일본군의 후방이 위험해진다.

       

       보급도 위험해질 테고.

       

       내가 그래서 만철군에게 중국 침공군의 보급이나 맡으라 하는 거지.

       

       만철군만 우리 편이 되어도, 일본군이 중국에서 승기를 잡든, 발목 잡히든 간에, 결국 보급이 끊기게 된다.

       

       만철군을 먹고 그대로 중국에서 일본 주력군을 잡은 다음, 한반도까지 해방하면 된다.

       

       물론 가능성의 영역이다.

       

       만철군이 전향하지 않고, 무타구치 렌야가 전향하지 않아도 기습만으로도 만철군은 무너질 것이다.

       

       그런데, 그게 무조건 내 의도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까. 지금은 가볍게 말할 수밖에 없지.

       

       

       “저 역시 폐하와 함께 그 자를 보았습니다만. 그자가 남만주를 지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때마침 운게른이 나섰다.

       

       

       “그건 흥미롭군요.”

       “허세가 가득하며 기회주의자에, 차리나께 지혜를 구하는 것을 보아 일본과의 전쟁이 터질 때 가장 쉽게 넘을 수 있는 자입니다.”

       “호오. 그런 자가 남만주를 경영하고 있다면, 일본과 전쟁을 상정하고 있는 저희가 상대하기는 쉬워지겠군요.”

       “그 말 그대로입니다. 그자가 남만주에 남아야 우리 러시아의 장정들이 흘릴 피가 최소화될 테니까요.”

       

       

       결국 일본 정부가 무타구치에 대해 무지하고, 내가 설마 일본에 적대할 예정이라는 걸 몰라서 그러는 거지만.

       

       내 미리 지식은 저리 치우고. 무타구치 렌야가 남만주에 있어야 일본과 싸우는 것이 더 쉬울 거라는 사실에는 국가 두마도 동의했다.

       

       자, 그럼. 외국일로 떠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는 매일 같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으나 그 뿐이다.

       

       이게 실제로 얼마나 성장세가 있는지 모르니까.

       

       

       “우리의 경제 성장은 얼마나 되었습니까?”

       

       

       자고로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법이 아니겠나. 나는 국가 두마에 현재 러시아의 경제력에 대해 물어봤다.

       

       

       “이미 1차 대전 이전의 위세를 회복하였으니, 폐하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러시아의 경제력은 나날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 볼셰비키도 여기까지는 못할 것입니다.” 

       

       

       총리 크리보셰인을 비롯해 행정관련 의원들은 다들 현재 러시아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저기서 걸리는 게 있는데.

       

       지금 크리보셰인의 입에서 대전쟁이 언급되지 않았나?

       

       

       “왜 1차 대전이요?”

       “폐하께서 2차 대전쟁을 예견하셨으니 1차 대전으로 정의를 내렸습니다. 전쟁이 그만큼 규모가 크다면 미리 위기감을 느껴야 하니 말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잖아.

       

       나 진짜 이거 위험한 거 같은데.

       

       괜히 이렇게 잔뜩 쫄아서 경계하다가 사실 공산독일이 허풍선이고 핵을 왜 만들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초라하게 져버리면 어쩌지.

       

       그때는 암튼 전쟁났음ㅋ이렇게 넘어갈 수박에 없을 거 같은데.

       

       

       “크흠. 일단 단언하긴 이릅니다. 우리가 준비를 확실히 해서 대전쟁 급이 아닐 수도 있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성장세는 유지할 거 같습니까?”

       “영국 대사는 현재 러시아 경제가 너무 공산주의식에 가까운 게 아니냔 말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만.”

       

       

       문득 그 말을 들으니 약간 뒷골이 뜨거워지는데.

       

       이 빌어먹을 혐성국 새끼들이. 내가 누구랑 싸운 건 줄 알긴 하는 거냐.

       

       

       “차르가 존재하며, 심지어 그 차르가 직접 볼세비키들을 잡았는데도, 그런 말을 합니까?”

       

       

       아니, 뭐 굳이 따지면 사회주의로도 구분을 지을 수 있겠지만.

       

       아무튼 저쪽 말대로는 빨간맛이 난다는 거 아닌가.

       

       하지만, 이건 다른 의미가 있는 거 같은데.

       

       

       “외교부에서 판단하기로는 저들이 저희의 국력이 커지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 일리가 있겠군요.”

       

       

       러시아는 한때 자기들과 함께 그레이트게임을 벌였던 강국이다.

       

       심지어 최근까지만 해도 내전에서 자기들이 지원해야 할 정도로 처참했었는데, 그 상황을 이겨내고 지금에 이르렀다.

       

       여기에 러시아는 제 2로마를 수복하고 방공협정까지 주도했으니 영국으로서는 좀 배가 아프겠지. 혹시라도 러시아가 다시 영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혐성국 놈들이라면 능히 그럴 수 있겠군.

       

       심지어 자기들은 지금 공산 독일 포위망을 해야 하는데, 러시아는 뒤에서 놀기나 하는 것으로 보일 테니까.

       

       내 전생에는 이런 드립이 있었다. 

       

       중국이 우리를 욕할 때마다 아, 중국이 욕하면 우리 정부가 일 잘하고 있구나-라고.

       

       그런 걸 생각해보면 이거 비슷한 맥락으로 취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쁘지 않군요. 그 영국이 경계를 할 정도면 적어도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나는 영국이 우리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일축해버렸다.

       

       어차피 그놈들이 직접 두마까지 나올 일은 없을 테니 뭐 문제는 없을 터다.

       

       

       “하하하하핫! 그건 그렇습니다.”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으로 많은 땅을 잃었음에도 저놈들이 경계할 정도로 우리가 커졌다는 증거겠죠.”

       “예. 석유가 터지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미국 기업들의 투자들도 이어지고, 아국이 생산한 라디오도 수출 궤도에 올랐습니다.”

       

       

       미국기업의 투자 명단을 보니 꽤 그럴듯하다.

       

       그 유명한 모건 은행까지 보이는 것을 보면. 미국에서는 러시아에 관심이 많아진 모양이지.

       

       대공황을 대비하려고 이것저것 시도한 것이 이렇게 굴러들어 오는구나.

       

       하지만 말이야. 영국이 이렇게 대비하면 개수작을 벌일지도 모른다.

       

       

       “다 좋지만, 이대로 우리가 쭉 성장하면, 영국은 우리에게 제동을 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 전에 마흐노의 자유지구도 슬슬 끝을 봐야 할 거 같습니다만.”

       

       

       폰토스그리스 공화국은 우리에게 넘어온 것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마흐노의 자유지구는 좀 의미가 다르니까.

       

       영국놈들이 우크라이나 절반도 러시아 못 주겠다고 하면 귀찮아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따갚되의 대표적인 예시가 나치 독일이었죠.

    예상외로 대공황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나치 독일은 나름대로 독일을 잘 이끌어갔으나 결국 전쟁에 뛰어들고…

    실제로 내선결혼 조선남자 일본여자 비율이 조선여자 일본남자 비율보다 한참 높았죠.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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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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