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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0

       

        

        

        

        

        

       “모니야아! 어떻게 살았어!”

        

       “뭐야. 거기서 살아남은거야? 엄청난데?”

        

       “아하하, 어쩌다보니. 너희들이 마지막까지 힘내줘서 그런거지.”

        

        

        

        뭐어, 살아남긴 했지. 날 죽일 사람을 전부 황천길 익스프레스에 태워보내면 어쨌든 살아남은 게 아닐까. 머리 끝까지 차올랐던 아드레날린 비스무리한 게 빠지자 급격히 피로감이 생기긴 했지만, 뭐.

        

        간신히 선봉을 꺾고, 지원을 온 아군과 합류했다. 어느샌가 부활해온 김스톤과 리밋, 호떡도 도착했다. 이 게임에 관전 기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들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니 없는 게 확실한 것 같았다.

        

        아무튼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몰아쉴 수 있을 것 같다.

        

        

        

       -관전기능없으니 뭔일이일어났는지를 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야 다들 입닫아!!!!!!!!

       -암요 즉당히 살아남았죠ㅋㅋㅋㅋㅋㅋ

       -살아남았다(몰살)

       -아니 하모니 실력 미쳐버린것같은데?????????????

        

        

        

        한편, 그 시각.

        

        관전 기능이 없어 하모니가 도대체 어떤 역경과 고난을 겪었는지, 그리고 자신을 쫓아오던 선봉을 어떻게 찰지게 회쳐버렸는지조차 모르고 있던 동료 스트리머들과는 다르게, 하모니의 채팅방은 그야말로 난리가 난 시점이었다.

        

        일종의 데자뷰. 마치 유진이 AP 예선 랭크에서 자신의 실력 보따리를 완전히 풀어놓았던 것처럼, 그동안 그녀의 그늘 아래에 가려져있던 하모니의 실력이 완전히 외부로 드러난 것이었다 – 거기에 걸맞는 반응이란 언제나 정해져있었다.

        

        

        

       ‘유진 밑에서 구르다 왔으니 그래도 못 봐줄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하모니가 유진이랑 어울려 다니는 시간이 상당하며 – 더 나아가 방송 시작 전부터 약간의 썸씽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단순한 종합게임 스트리머를 실력있는 유저로 탈바꿈할 수 있을 정도의 무언가라는 것은 그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모니가 유진에게 받는 강습은 현대 미군이 받는 것보다도 더 앞서있는 결정체였기 때문이었다 – 무수히 많은 아군의 시체로부터 흘러나온 핏방울을 잉크 삼아 집필된 교본.

        

        한 페이지를 적기 위해, 한 문단을 적기 위해, 그리고 한 문장을 적기 위해…누군가의 죽음을 담보로 적힌 한 줄의 글귀가 쌓이고 쌓여, 마침내 두꺼운 책 한 권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의 데이터가 모인다.

        

        하모니의 몸에 일부나마 녹아있는 건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가 죽은 사이에 나름 상의해봤는데, 그 사이에 또 전력차가 바뀌어버렸네. 그러면 이대로 B로 밀고 들어가도 될 것 같은데? 지금 타이밍 딱 좋네.”

        

       “나는 괜찮아.”

        

        

        

        그 와중 이어지는 팀 채팅. 분대 채팅과는 별개로 연결된 것이었다.

        

        여리여리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같은 팀, 다른 분대의 것이었다 – 그리고 다르게 말하면 시청자의 목소리였다. 3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 중 많은 유저들이 같은 팀이 되기 위해 동시에 매칭을 돌린 결과물이었다.

        

        익숙하다는 듯 입을 연 그가 덧붙였다.

        

        

        

       -지금 아군은 열두 명 살아있고, 적군 중 3명은 아직 부활 대기 중이에요. 충분히 여력 남으니까 8명은 B로 가고 한 팀 정도는 C로 가면 될 것 같은데, 저희 팀이 가면 어떨까 해서요.

        

        

        

        흠.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그 와중 – 그리 익숙치는 않았지만 –  그동안의 경험에 따라 하모니의 머릿속에서는 나름의 판세가 조합되고 있었다. 잠깐의 생각 이후 떠오르는 나름의 결론. 여러가지 변수가 있긴 했지만 확실한 건 C는 텅 비어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호떡이 분대장 권한도 공유한 만큼, 하모니로서는 충분한 발언력이 있었다 – 그리고 동시에 확신이 있었다. 그녀는 8명과 8명이 부딪히는 정면 힘싸움에서 그다지 질 것 같단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었다.

        

        

        

       “난 찬성. 지금은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가 유리하잖아?”

        

       “오, 그래?”

        

       “이야아, 벌써 도미네이션 적응한 것 같은데? 믿음직해.”

        

       “어디 보자….”

        

        

        

        잠깐의 생각.

        

        호떡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덧붙였다.

        

        

        

       “좋아. 그러면 찰리 분대가 C로 우회한단거죠? 혹시 저희 팀이 정면 싸움에서 지게 된다면 C는 갖다 버리고 뒤쪽에서 협공 가능한가요?”

        

       -물론입니다, 호떡 님.

        

       “하하, 믿음직하시네요.”

        

        

        

        백호처럼 생긴 여자 캐릭터가 그다지 매칭되지 않는 호쾌한 어투로 말했다. 이어 총을 거머쥔 채 웨이포인트를 설정한다. B로 가는 가장 큰 대로변이 그들의 선택지였다.

        

        슬그머니 발걸음을 옮기면서 브라보 팀과도 의견 조율이 이뤄졌다. 아무리 그래도 대로변은 여덟 명이 한꺼번에 기동하기엔 어려운 감이 없잖아 있었기에, 이들은 자연스럽게 분대 단위로 나뉘어 움직이기를 선택했다.

        

        약한 부분이 생겨나면 언제든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 이들의 선택지였다.

        

        

        그리하여 한 분대는 C, 두 분대는 B 섹터로.

        

        시곗바늘이 움직이고 있었다.

        

        

        

       ───투다다다다!

        

        

        

       “와악!”

        

       “정면에 터렛 진지 있다! 엄폐해!”

        

        

        

        물론 잘 구성된 방어선에 들이박는 것은 언제나 하드한 일이었다.

        

        적 분대의 메카닉은 하모니 분대가 A에서 얼쩡대는 동안 B에 단단한 토치카 등을 구축해두었고, 이는 상당히 골치아픈 결과로 다가왔다. 사전에 구축된 최첨단 터렛이 저 멀리서도 아군 메카닉의 기기들을 노리고 유탄 등을 발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김스톤의 역량이 봉쇄되는 새로운 결과로 귀결되었다.

        

        

        

       “아이씨, 저 망할 놈들…!”

        

       “터렛 너무 센데. 호떡아, 브라보 분대는 뭐래?”

        

       “어으…거기도 비슷한가봐. 찰리 분대가 뒤통수 칠 때까지 여기서 버텨야 하나?”

        

        

        

        예광탄이 섞인 탄환 궤적. 터렛의 체인건으로부터 발사되는 두꺼운 총알이 귀청을 찢을 것 같은 채찍 소음을 내며 화망에 노출된 지역을 전부 킬존으로 바꾸고 있었다.

        

        그 와중 엄폐물 사이에서 낑낑대던 김스톤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말했다.

        

        

        

       “아이씨이, 잘못 선택했어어───!”

        

        

        

        힐끔.

        

        그 순간 하모니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 변환된 박스는 그동안 몇 번 보았던 펄스나 터렛, 그 외의 것들이 아니라 하나의 M32 유탄발사기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떡과 리밋은 그것을 보면서 낄낄대는 중이었다.

        

        

        

       “오케이, 이 판 끝나고 김스톤 트롤러로 신고해야겠다.”

        

       “네에, 자아. 김스톤과의 합방은 여기까지입니다! 다들 짐 싸요! 여기 장사 끝났어!”

        

       “아이, 야! 이 개 그지같은 것들아아!”

        

        

        

        물론, 하모니는 그런 것따윈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순식간에 시선이 마주치고 – 김스톤은 녹색의 눈동자 사이에서 들불처럼 타오르는 그녀의 열의를 읽어내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유진처럼 바로 믿고 맡기는 것이 아니라, 온갖 구구절절한 물음이 먼저였다.

        

        

        

       “뭐야, 너 이거 잘 쏴?”

        

       “얼른 줘!”

        

       “야, 야! 아서! 잘 쏜다는 보장이 있어야 주지! 리밋아, 너는 잘 쏴?”

        

        

        

        찰칵.

        

        어느새 하모니의 손 위에 들린 점착폭탄의 사격 방향이 슬그머니 김스톤의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것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돌이 우와악 소리를 내며 기겁하는 건 당연했다.

        

        

        

       “헤윽, 알았어, 알았어어! 왤케 무서워졌어, 너! 받아!”

        

        

        

        휙!

        

        먼저 리볼버형 유탄발사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하늘을 난다. 그것을 정확하게 받아들자마자 길게 매달린 여섯 발의 유탄 묶음이 그녀의 발치에 눈을 튀기며 안착했다.

        

        이어지는 말. 호떡과 리밋은 자신이 터렛을 교란해주는 것만으로도 전진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응해주는 수밖에.

        

        

        미관제구역 이후, 그동안 마음껏 발휘할 수 없었던 하모니의 폭발광 본능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폭발하는 순간 뛴다! 여기 유탄묶음 두세 뭉치 더 있으니까, 모자라면 이거 써도 돼!”

        

        

        

        말은 없었다.

        

        해괴한 금속음과 함께 열린 리볼버 형태의 실린더. 거기에 여섯 발을 동시에 밀어넣고, 철컥. 팔 위로 전해지는 묵직함은 결코 싫지 않았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안다면 더더욱 싫어할 수 없었고.

        

        독특한 조준기 너머로 여전히 불을 뿜어내는 토치카를 겨눈다. 냉정한 이성. 머리는 차갑게 식는다. 세 명의 팀원이 뛸 준비를 했다. 어깨를 내리누르는 자신의 몫의 무게가 상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가에 얹힌 미소는 도통 떠날 생각을 안 했다.

        

        

        

       ───퉁! 퉁! 퉁!

        

        

        

        그리고 불벼락이 쏟아졌다.

        

        놀랍도록 정확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유탄이 토치카의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무인으로 작동하던 터렛이 크게 흔들리며 처음으로 사격이 띄엄띄엄 끊긴다.

        

        

        

       “뛰어어어어어───!!”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뒤따라 날아간 불벼락이 두터운 방벽을 사정없이 두드리며 여력이 있는 한 모든 것을 부수었다. 이성은 차갑게 유지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폭발과 동시에 귓전을 울리는 무지막지한 충격파와 굉음은 심장이 더 날뛸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다.

        

        스르릉. 실린더와 마찰한 탄피가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져내리고, 두 번째 포화가 시작된다. 완전히 침묵해버린 토치카 근처에서 황급히 모종의 일을 벌이는 적 메카닉이 다음 목표였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후의 일은 뻔했다.

        

        

        

       “아아악-!!”

        

       “히히….”

        

        

        

        콰앙.

        

        폭발에 휘말린 적이 너덜너덜하게 변해버리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유탄발사기를 등에 결속하고, 바닥에 남은 여섯 발의 유탄뭉치를 허벅지의 다용도 파우치에 쑤셔박은 뒤, 그대로 달린다. 이제부터는 유진 선생님께 배운 이동시 조준사격을 일부라도 재현해야만 할 차례였다.

        

        

        

       ───투두두두두!

        

        

        

        경쾌한 소음과 함께 겨울 공기를 관통한 십수 발의 탄환이 몸을 빼꼼 내밀어 사격 중이던 적 유저를 황급히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적들 역시도 전진과 후퇴, 다양한 엄폐물 사용 등을 통해 전선을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역시 이 시점에선 적당한 본보기가 필요하겠지.

        

        중요한 건 인내심이었다. 리스크의 관리야말로 현대 시가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으니.

        

        물론 이 또한 유진 선생님께 배웠다.

        

        그렇게 생각하자, 전진 중인 리밋과 호떡의 궤적을 수정해줄 필요가 생겼다.

        

        

        

       “리밋아, 거기 왼쪽. 발전기 뒤에 숨어있는 애 좀 내쫓아줄 수 있어? 수류탄이든 육탄공세든, 뭐든 간에.”

        

       “…어으, 한 번 해볼게!”

        

        

        

        결과는 머지않아 나왔다.

        

        제압이 아닌 해당 자리에서의 퇴출이었기에 리밋은 위험을 감수하고 수류탄을 던져들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쿠킹 따위가 없었기에 적이 수류탄을 역으로 집어던지려고 했던 점일까.

        

        물론 그걸 해소하는 것은 – 이제 나의 몫이었다.

        

        

        

       ───투웅!

        

       “아악!”

        

        

        

        그리고 퍼엉.

        

        폴리곤의 형태로 잘려나간 손목이 떨어지고, 그 다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한 명이 폭사했다. 순식간에 전력에 거대한 구멍이 뚫린 적은 알파 분대, 그러니까 내가 소속된 팀이 B로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이때야! 밀어붙여어어!”

        

        

        

       -박진감 ㅈ된다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왤케재미슴?아니왤케재미슴?아니왤케재미슴?아니왤케재미슴?

       -유진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애들은 평범하게 게임 못하는 병에 걸리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껄룩쉑 왤케 미친듯이 날아다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업내ㅋㅋㅋㅋㅋ

        

        

        

        하얗게 눈이 내린 대지를 박차고 뛴다.

        

        엄폐물과 엄폐물을 가로지르며,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방어선에 송곳처럼 파고든다. 저 앞에서 대기 중인 리밋과 호떡, 그리고 돌돌이. 달리면서 위치를 브리핑하자마자 리밋이 탄도 방패를 든 채 앞서나간다.

        

        빠르게 합류한 뒤 리밋의 등 뒤쪽에 붙는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리밋을 조종할 시간이었다. 펄스를 가동하며 아직 남은 적들을 확인했다. 그새 아까 내게 죽은 이들이 증원을 왔기에 4명의 흔적이 잡혔다.

        

        받아내며 간다.

        

        새로 보급받은 수류탄을 꺼내들어 핀을 뽑았다.

        

        

        

       “좌측 자동차 뒤! 끌어낼게!”

        

       “어어, 수류탄을 등 뒤에서 까면 어떡해! 와아악!?”

        

       “앞에 집중!”

        

        

        

        뭐가 이렇게 새가슴이야, 얘는. 정강이를 확 까버릴…이 아니라, 유진 선생님이 날 보면서 느꼈던 게 이런 기분이었을까, 설마.

        

        적당히 쿠킹된 수류탄을 던지자마자 좌측에 숨어있던 적이 자리를 피한 후 도주한다. 여전히 리밋은 정면에서 탄을 받아내는 중이었다. 방패에 부딪힌 탄이 엉망진창으로 구겨지며 바닥에 떨어진다.

        

        그 사이에서 몸을 빼꼼 내민다. 조정간은 연발.

        

        

        이제부터 적의 등짝에 불벼락을 내려줄 시간이었다.

        

        

        

       ───드르르르륵!

        

       “우와악!”

        

        

        

        등 뒤에서 사격이 이어지자 화들짝 놀라는 리밋.

        

        탄도 방패 위의 나노머신 플라스틱 창구 너머로 보이는 광경. 2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등짝에 한 탄창 분량의 탄환이 틀어박힌 적이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지더니, 소모성 아이템을 드랍한 후 산산조각나 사라졌다.

        

        어이가 상실된 리밋의 한 마디가 그제야 터져나왔다.

        

        

        

       “…모니야. 너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온 거야…?”

        

        

        

        대답은 없었다.

        

        그들은 B 섹터로 향하는 길을 힘껏 열어젖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유진표 정예코스 14박15일

    녹냥이도 정예 전사로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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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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