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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0

       틈만 나면 나오나 갤러리를 점령하는 이예나에 대해, 대체 걔가 뭐길래 그러냐는 질문이 던져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럴 때면 저마다 이런 저런 답변을 던지곤 했으나- 결국 이예나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하나만 쿡 집어 제대로 설명하는 이는 드물었다. 사람 자체의 매력이란 본래 그런 법이니.

        

       하지만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통칭 ‘아따먹’이 유명해진 이유는 분명했다.

        

       의도치 않게 첫 방송부터 화제가 된 몸매와, 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드럽고 나른한 목소리.

        

       거기에 더하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게임에서 챌린저를 찍고, 스트리머 대회를 압도적으로 우승할 정도의 실력까지 선보였으니-

        

       방송이 흥하는 가와 별개로, 유명세만큼은 하루가 다르게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은 결국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이 가미된 나오나 실력이었겠으나, 첫 방송에서 저지른 실수가 미친 영향도 그에 못지 않았다.

        

       이예나가 언급될만한 사건이 발생하면, 각 커뮤니티에 연쇄적으로 올라오는 고정 게시글들이 있을 지경인 것만 보아도 그러했다. ‘조금 전에 베스트 간 스트리머 몸매 짤’ 따위의.

        

       화제가 될 때마다 관심도를 증폭시키는 하나의 사이클이었다. 이예나 본인에게 달가운 일인지와 별개로.

        

       그러니, 이예나의 방송에 몰리는 시청자들 중, 그녀의 외모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줄곧 게임을 잘 해서 보는 거라거나, 목소리가 좋아서 라디오처럼 틀어 둘 뿐이라는 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검색엔진에 ‘아따먹’을 검색하면, (이예나의 바람과는 달리) 도적이나 나오나 따위보다 ‘아따먹 얼굴’이 먼저 연관 검색어로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얼굴을 가린 유명인에게 호기심 어린 시선이 몰리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아예 가려진 사람보다는, 애매하게 정보가 풀린 사람이 더 궁금증을 유발하는 법이고.

        

       그런 그녀가 캠방을 벌칙으로 걸겠다는 선언을 한 마당이다.

        

       난이도만 높기로 유명한 온갖 똥겜들의 이름이 채팅으로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플레이타임이 길어서 포기하기 일쑤인 스토리 게임들을 도배하는 악질들도 있었으니.

        

       물론, 사람이 사람이다보니 ‘믿을 년이 없어서 아따먹을 믿냐’는 여론도 팽배했지만-

        

       반대로, ‘막상 저 미친년이 (물 마시는 중이라는 헛소리 말고는) 거짓말을 한 적은 없지 않냐’는 여론도 제법 힘을 얻었다.

        

       어느 한 쪽이 우세를 점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게 다투던 채팅창은, 이내 깔끔하게 통일되었다.

        

       《그러면, 내일까지 위게더에 추천 게임 남겨 주시면……몇 개 추려서, 해보는 걸로 할게요. 캠도 살 겸, 오늘은 이만 방-》

        

       스트리머가 사라진 덕분이었다.

        

       * * * *

        

       [작성자: ㅇㅇ]

       [제목: 진짜 캠방? 진짜 캠방? 진짜 캠방? 진짜 캠방?]

       [아니 나도 아따먹 안 믿긴 하는데

        

       혹시 진짜일 수도 잇자나……]

       –     응~ 도적 프로필 확대야~

       –     정보) 첫 방송도 캠방은 캠방이었다

       –     진짜 절대 안 할 거 같은데

       –     뒤졌다 인간은 못 깨는 게임만 엄선한다

        

       [작성자: ㅇㅇ]

       [제목: 아니 씨발 방종 뭐야]

       [아니 캠은 걍 폰으로 하면 되잖아

        

       게임갤에서 재미없어서 절대 끝까지 못하는 게임으로 추천 잔뜩 받아왔는데

        

       아]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성실한 악질새끼네

       –     ㄴ 그 스 그 시

       –     왜 어려운게 아니라 재미없는 걸……

       –     ㄴ 어려운 걸로 하면 저 미친년 이 악물고 다 클리어할게 뻔히 보임

       –     ㄴㄴ 보는 우리도 재미없잖아

       –     ㄴㄴ 얼굴이 재밌을 거 같음

        

       [작성자: ㅇㅇ]

       [제목: 진짜 유입이 많구나]

       [노방종 챌린저 선언하고 녹화방송 틀더니

        

       뒤에서 몰래 챌 찍으려던 미친년인데

        

       게임 못 깼다고 캠방을 할 거라고 생각해?]

       –     약속도 안 지키면 걍 바로 나락이지

       –     ㄴ 애초에 기대하는 사람이 없어서……

       –     ㄴ 이게 나락에 어울리는 BGM이라고 하면서 개씹좆혐 불 년임

        

       .

       .

       .

        

       [작성자: ㅇㅇ]

       [제목: 아따먹 BANG ON]

       [내일이라고 하더니 진짜 왔네

        

       암튼 ㄱㄱㄱㄱㄱㄱ]

        

       [작성자: ㅇㅇ]

       [제목: ???뭐야 진짜 캠방인데?]

       [(스크린샷)

        

       아직 가려져있는데 캠 있는데?

        

       씨이바알 이거거든~]

       –     ????

       –     낚시면 진짜 뒤진다

       –     ㄴ 뭐야 왜 진짜야

       –     ???진짜 캠방이라고?

       –     아니 벌칙이라며 왜 벌써?

        

       * * * *

        

       술김에, 라는 말이 못내 싫었다.

        

       알코올은 약간의 용기를 줄 수는 있어도, 사람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 술을 마셨다고 평소 생각도 안 해본 일을 해본 경험은 없었기에 더욱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편견일 수도 있겠고, 운이 좋았을 뿐일 수도 있겠지만……일관되게 가져온 생각이다.

        

       그러니까,

        

       캠방을 연호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매몰차게 내치지 않았던 것 역시, 딱히 들이켠 술 때문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언제고 방송을 켜면 달려와서 어울려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자신감 때문 아니었을까.

        

       “아. 아. 잘 들리시나요.”

        

       『캠?방』

       『그래서 오늘은 무슨 똥겜입니까 선생님』

       『뭐야 진짜 캠이 있네?』

       『안 보여요』

       『???이거 머임』

       『캠 설정 오류남?』

       『캠방이라 해서 찾아왔습니다』

       『결국 얘도 노출 장사로 가는구나 ㅋ』

       『잘 들려요!!!』

       『진짜 언제 들어도 귀살녹』

       『겜 추천글 100개 넘었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흘끗, 모니터 위에 설치된 캠을 확인했다.

        

       빠른 배송으로 도착한 웹캠. 렌즈 위에는 두 겹의 청테이프가 견고하게 감아져 있었다.

        

       나름 고심한 끝에 완성한 작업이었다. 뜯어내기 전까진 아무것도 보일 리가 없도록.

        

       종이로 렌즈를 가린 뒤에 청테이프로 한 번 감고, 렌즈 가리개를 끼운 후, 다시 청테이프로 감았으니- 아직은, 캠으로서의 기능 자체를 하지 못하는 상태.

        

       그럼에도 가슴이 약간은 울렁거리는 건, 아마 승부를 앞둔 긴장감 탓이지 않을까.

        

       “아. 캠……샀어요. 설치도 했고. 왜 아무 것도 안 보이냐……좋은 질문이네요. 먼저 보여드리고 가볼까요.”

        

       약속은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약속을 지켜야 할 순간이 온다면, 다음날로 미루며 도망칠 길은 없애고 싶었고.

        

       그러한 의욕과 결단의 결과물인 웹캠을 미리 찍어 둔 사진을 송출화면에 띄웠다.

        

       『???』

       『아니 캠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캠에 테이프 붙이면 접착제는 어쩌게』

       『선생님 그냥 마빡캠이라도 해주십쇼』

       『어떻게든 이해하려 하는데 너무 어렵다』

       『실패하면 바로 떼는 거야?』

       『캠 산게 더 놀랍네 진짜』

       『왜 굳이 캠을 사고 이런 짓을 하는 건데…』

       『아니 왜 아무것도 안 보이나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대라 테이프 바로 뗀다』

       『방구석 똥믈리에들이 머리를 맞대며 엄선한 똥겜 ON』

        

       채팅창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쏟아내는 기대감과 기쁨, 그리고 관심이 느껴져서……조금 설렜다고 하면, 주제를 모른다는 비난을 받게 되려나.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은, 이예나로서 가지게 된 재능을 최선을 다해 쏟아붓고 싶을 뿐이었으니.

        

       * * * *

        

       이예나의 방송 한 구석에 캠 송출 영상이 떠오른 건, 문신 팔토시 자랑 겸 음주 방송에 가까웠던 요리(?) 방송 이후 처음이었다.

        

       그리고 결핍은 해소될 가능성이 보일 때 더 크게 체감되는 법이다.

        

       《이걸 진짜 샀네라니……억울하네요. 약속을 안 지킨 적은 없어요. 실패하면 바로 청테이프를 뜯지 않을까요. ……아, 접착제가 좀 남아있으려나.》

        

       버츄얼 스트리머처럼, 실물을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에 가까운 방송을 시청하며 언제 캠을 켤지 전전긍긍하는 시청자는 드물다.

        

       해소해줄 리가 없는, 어찌보면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결핍을 두고 괴로워할 이유는 없으니.

        

       그러나 당장이라도 호기심이 충족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저 시커먼 사각형.

        

       겨우 테이프 두 개 너머에, 그 아따먹이 있었다.

        

       《게임에 따라 실패의 기준이 조금 애매할 수는 있을 것 같아서. 올려주신 글들 중 추천수가 100 이상이었던 게임들 중에……클리어 여부가 명확히 갈리는 것들로 할 예정이에요. 아, 고전 게임도 많던데. 이번 컨텐츠 끝나면 고전 게임 위주로 해볼까요. 나오나는 세기말도 다가오는데.》

        

       감정 변화가 없는 듯한 목소리로 저리 말하고 있는 그녀가, 대체 무슨 얼굴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대회나 커뮤니티에서 새로이 유입된 이들도, 첫 방송부터 봤던 이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제발 저 작은 사각형을 가린 베일이 벗겨지기를 간절히 기원할 뿐이었다. 

        

       다만,

        

       『아니 진짜 개 씹 이를 악물고』

       『???어케 한 거』

       『이거 맞으며 배우는 암기 게임 아님? 어케 반응한 거야?』

       『예습하고 왔나』

       『예습을 한다고 되는 컨이 아닌데』

       『느낌 왔다 오늘 캠 절대 안 열린다』

       『버그 때문에 못깨는 겜이라도 누가 좀 추천해봐』

        

       그동안 나오나에서는 힘의 3할을 숨겼다는 듯이 미쳐 날뛰는 이예나는, 그런 간절한 마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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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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