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21

       

       

       

       

        

        

        

       “어떻게 여기에…?”

       “흐음.”

        

        

       도로시는 턱을 쓰다듬으며 나를 유심히 관찰했다.

        

       [천라만상]과 [감정 간파]. 그녀에게서 속내를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

        

       아마 그녀의 눈은 나보다도 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더욱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었다.

       

       

       “…….”

       

        

       도로시는 잔잔한 미소를 흘리다가, 이내 장난스럽게 씨익 웃고서 나를 향해 달려왔다.

        

        

       “아니, 됐다! 위로는 나중에! 가자!”

       “예? …우왁!”

        

        

       도로시는 내 손목을 붙잡고 육교 계단 쪽으로 달려 나갔다.

        

       별빛 마력이 일으키는 약한 강제력이 내 등을 떠밀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나는 강제로 그녀에게 끌려가야만 했다.

        

        

       “서, 선배?! 어디 가시는데요?!”

       “어디든 좋아!!”

        

        

       도로시는 남은 손으로 마녀 모자가 날아가지 않도록 꾹 눌렀다.

        

       우리는 육교 계단을 뜀박질로 내려갔고.

        

       흑백 세상. 회색으로 물든 사람들이 나다니는 대로변을 거침없이 가로질렀다.

        

        

       “어디든, 가자!”

        

        

       달리는 와중에 도로시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환한 미소를 내보였다.

        

       갑자기 입가에 웃음이 튀어나왔다.

        

       감각이 없는 아랫입술을 잠깐 동안 꾹 깨물고, 다시 웃고서, 나는 그녀에게 이끌려갔다.

        

       유일하게 색채를 잃지 않은 그 소녀는 한없이 빛나 보여서.

        

       고시 생활 때 그녀를 그토록 좋아했던 연유가 다시금 떠오르고 있었으니.

        

        

        

       ……

        

        

        

       도로시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에게 메르헨 아카데미에 숨어 있는 전설 무기 이야기와 함께, 이곳이 바위 속성 무기가 내려 준 시련의 한복판임을 설명했다.

        

       아직 이 시련을 통과하기 위한 조건을 짐작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내 몸이 회색이 되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더 자세한 건 나중에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넘어갔고.

        

        

       ─ ‘선배, 여긴 대체 어떻게 오신 거예요…?’

        

        

       내가 그리 묻자, 도로시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자신은 셀 수없이 많은 세계선을 희미하게나마 관측할 수 있었고.

        

       그 능력이 점차 강해져 이제는 다른 세계선에 개입할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관측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내 최애캐 설정을 달달 못 외웠으면 그걸 정녕 덕후라고 칭할 수 있겠는가.

        

       다만, 개입한다는 건 금시초문이었다.

        

        

       ‘미쳤네….’

        

        

       도로시는 상상 이상으로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제르베르 황국은 그녀를 10년 안에 대마법사의 경지에 이를 희대의 천재로 칭송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녀는 인지 따위로 가늠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닌 것이었다.

        

       도로시는 내 기이한 행보와, 갑자기 생겨난 독특하고도 새로운 가짜 세계선의 연관성을 짐작하고 이 세계에 개입했다고 말했다.

        

       도저히 나 따위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은데…. 그저 굉장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도로시는 백화점 마네킹에 입혀진 옷을 멋대로 벗기고 탈의실에 가서 갈아입었다.

        

       그 많은 사람 중 그녀에게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놀랍게도 도로시에게 맞닿은 것들은 제 색을 되찾았다. 그녀에게서 벗어나면 다시 흑백으로 되돌아갔지만.

       

       

       “어때, 회장?”

       

        

       긴 셔츠와 짧은 바지, 어깨 아래로 흘러내리는 깔끔한 카디건. 현대인에 가까워 보이는 복장. 전부 도로시가 입어 제 색을 되찾은 옷이었다.

        

       기존 복장은 마법 주머니에 넣어 둔 채였다.

        

        

       ‘누나 나 죽어.’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화보였다.

       

       

       “최고입니다.”

       “니히히.”

       

        

       내가 담담하게 엄지를 치켜세우자, 도로시는 발랄하게 웃으면서 검지와 중지를 펼쳐 V 표시를 했다.

        

        

       아까 육교에서 그녀가 내 손목을 잡고 달렸을 때, 나는 변함없이 회색이었다.

        

       그녀가 시험 삼아 내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도 마찬가지. 내 색은 돌아오지 않았다.

        

       백화점 여직원 어깨에 손을 올려도 마찬가지였다. 참고로 도로시는 사람이 만져졌다.

        

       어쨌든, 그녀의 영향력은 사람에게 통하지 않는 모양. 아쉬운 일이었다.

        

        

       우리는 신림동 길을 걸어 다녔다.

        

       편의점에서 훔친 막대사탕을 입에 문 채 ‘달아!’ 하면서 행복에 잠긴 도로시.

        

       얼마나 들떴는지, 목소리가 흥분에 젖어있었다.

        

        

       “옷 훔치기, 무전취식 하기. 니히히, 우리 완전 무법자네! 이런 거 꽤 낭만 있지 않아?”

        

        

       도로시는 막대 사탕을 입 안에 넣고 우물거렸다.

       

       즐거워하는 목소리. 역시 메르헨 아카데미 벌점 1위를 자랑하는 불량아 다운 감성.

        

       

       “낭만까진 모르겠는데, 편하긴 하죠.”

       “그치이? 근데 회장. 여긴 회장이 살았던 세계야?”

       “네. 이렇게 생겼어요.”

       “회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구만. 설마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왔을 줄은 몰랐네.”

        

        

       도로시 처지에선 내가 이세계인이니 놀라울 법도 했다.

       

       그보다….

        

        

       “…선배, 전 어떻게 찾았어요?”

       “마력이 느껴져서. 전부 뒤지고 다녔거든. 마력 감지에만 힘을 쏟으니까 느껴졌어.”

        

        

       태평한 어조.

        

       나를 찾느라 힘들어 죽을 뻔했다고 했었지.

        

       아마도 사암의 시련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내가 잠깐 흘려냈던 마력을 감지해 한국을 살폈을 테고.

        

       아까 한동안 일으켰던 [서리불꽃] 덕분에 미약한 마력을 느끼고 끝내 나를 찾아낸 것이리라.

        

        

       “…….”

        

        

       숙연해진다. 많이 미안하네….

        

        

       “그럼! 상황을 정리해 보자.”

        

        

       그때, 도로시는 아무 생각 말고 자기에게 집중하라는 듯 손뼉을 짝 쳤다.

        

       그러더니 발을 멈추고 바위 마력으로 가득한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은 떨어지고 있고, 저 속도대로라면 3일 안에 전부 끝장나겠네. 회장은 다른 사람들처럼 회색이 된 상태. 뭔가 만지는 느낌도 안 나고 있고, 살아 있다는 실감도 나지 않는다라….”

        

       ‘뭐야, 왜 믿음직스러워?’

        

        

       도로시가 무려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머리를 조금만 굴려도 현기증을 느끼던 그 도로시가 맞는 것인가.

        

        

       “회장, 일단은 말이지!”

        

        

       벌써 해법을 찾아낸 걸까.

        

        

       “네.”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진중하게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놀자.”

        

        

       …예?

        

        

        

       ……

        

        

        

       나름 도로시의 제안엔 설득력이 있었다.

        

       이 세상은 사암의 시련이 내 트라우마를 바탕으로 만들어 낸 것.

        

       세상 풍경과 내 몸이 회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던 건, 분명 이 시기에 느꼈던 침잠해 가는 감각이 심해졌기 때문일 터.

        

       그러니 실컷 놀아서 기분이 풀어지면 상태가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좁아터진 공간에 이 세계의 노래들이 잠들어 있단 거지?! 어, 회장? 이 상자는 뭐야? 뭔가 자꾸 바뀌는데?!”

        

        

       코인 노래방에 도착했다.

       

       워낙 노래를 좋아하는 도로시이기에, 이 세계의 노래를 만끽하면서 놀고 싶다는 연유였다.

        

       …어째 그냥 자기가 노래 부르고 싶어서 놀자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데.

        

       부스에 들어서서 노래방 기기를 보자 도로시는 무척 신기해했다. 꼭 세상 구경 안 해 본 어린 딸내미를 데려온, 아빠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선배, 여기 노래 모르지 않아요?”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들어 봤어. 신기하더라~. 여기 노래, 마음에 들더라구!”

        

        

       길을 지나다니며 노랫소리를 듣는 건 무척 흔한 일이다.

        

       도로시는 나를 찾기 위해 한국 땅을 돌아다니다, 잠깐씩 멈춰서 여러 노래를 감상해본 모양이었다.

        

       만약 도로시가 한국 사람이었다면 그녀는 무조건 가수를 꿈꿨을 것이었다.

        

       그녀는 노래에 있어서 남다른 기억력과 재주를 자랑하니까.

        

        

       “이 웃기게 생긴 막대기는 뭐야?”

       “마이크예요. 그, 확성기.”

       “아아-! 오오!”

        

        

       도로시가 마이크를 들고 목소리를 내자, 그녀의 고운 음성이 공간을 울렸다. 감탄하는 모습이 웃겼다.

        

       나와 도로시는 좁은 부스 안에 나란히 앉은 채 시시덕거렸다.

       

       현대 문물을 보고 신기해하는 도로시를 보니 무척 재밌었다.

        

        

       “아, 회장. 그 노래 알아?”

        

        

       도로시가 흠흠, 하고 콧노래로 한 음절을 흥얼거렸다.

        

       대번에 알아듣고 리모컨 버튼을 눌러 그 노래를 틀었다.

       

       「보랏빛 향기 – 강수지」.

        

       부스가 가득 울리도록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도로시는 고개를 흠칫 떨며 당황했다. 그러나 금세 들뜨기 시작하더니, 뺨을 붉히면서 나를 향해 밝게 미소 지었다.

        

       벌떡 일어나 중앙에 서서 마이크를 양손에 쥐는 도로시.

        

       노래방에서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 느껴지는 특유의 어색한 공기가 감돌고.

        

       노래방 기기에는 뭔지 모를 뮤직비디오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저거 뭐야? 이상한 사람들이랑 동물들이 막 나오는데?”

       “무시해요, 그냥.”

       “아, 알았어…!”

        

        

       이윽고, 화면 하단에 첫 소절이 나타났다.

        

       도로시는 기기에 나오는 가사를 못 알아보는 듯했지만, 그런 건 그녀에게 중요치 않아 보였다.

        

       도로시는 숨을 가다듬고, 웃는 얼굴로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3, 2, 1.

        

        

       “그대 모습으은~ 보랏빛처럼~.”

        

        

       오오…!

        

       갑자기 가슴이 쿵쿵 뛰면서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도로시의 곱상한 노랫가락이 선율이 되어 흐르면서, 내 청각에 기분 좋은 만족감을 전해주었다.

        

       크으. 촉감을 느낄 순 없어도 앞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를 맡는 건 가능해서 천만다행이었다…!

       

       

       ‘귀가 호강한다…!’

        

        

       흡.

        

       입을 틀어막았다. 감격의 눈물이 흐를 것 같았다.

        

       몸짓은 앙증맞은데 미모는 미쳐 날뛰고 있으니…!

       

       

       “그대 나에게에에에~!! 사랑을 건네준~ 사~람~!”

        

        

       고음까지 완벽하군.

        

       내가 환호성을 내지르자 도로시는 나를 향해 팔을 쭉 뻗어 검지와 중지로 V 표시를 했다.

        

       배시시 웃는 얼굴이 무척 즐거워 보여서, 내 기분도 덩달아 들뜨기 시작했다.

        

       이윽고 도로시의 노래가 끝나고, 노래방 기기 점수 97점이 나왔다.

        

       이 건방진 기계 새끼는 도로시 노래를 듣고도 감히 100점을 채울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눈치 없이.

        

        

       “냐하하! 즐겁다!”

        

        

       …도로시가 기뻐하니 됐다.

        

        

       “선배, 저도 부를게요.”

       “회장, 내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거 처음 아니야?”

       “그 세상 노래는 제가 잘 몰랐으니까요. 여기 건 잘 알죠.”

       “니히히, 좋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버즈」를 틀었다.

        

       고시 생활, 힘들 때마다 들었던 노래들을 오늘 전부 불러볼 셈이었다.

        

       익숙한 베이스 소리.

        

       연이어 확 터지는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 소리.

        

       자, 3, 2, 1.

        

        

       “저! 푸른 바다 끝까지이~!”

       “오오, 회자앙!! 뭐야아!”

       “말을 달리며어~!”

        

        

       그래, 이거지!

        

       막힌 변기 뚫어내듯 똥통처럼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려 했다.

        

       도로시는 나와 똑같이 박자를 타면서 몸을 들썩였고.

        

       내가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배를 잡고 소리를 지르며 과한 몸짓으로 흥을 타자, 그녀는 깔깔대고 폭소했다.

        

       1절을 끝내고 2절에 들어섰을 때, 단번에 노래 분위기를 파악한 그녀가 끼어들었다.

        

       우리는 함께 춤을 추고, 하이라이트에 들어서선 함께 고음을 내질렀다.

        

        

       ““Far away you’re my sunshine! We were together~!!””

        

        

       신나서 웃음이 튀어나왔다. 도로시의 웃음소리도 노랫소리에 스며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스텝을 밟으며 미친 사람처럼 방방 뛰어댔고.

        

       도로시는 어디서 그리 많은 노래를 들어왔는지, 유명한 노래를 제 스타일대로 불러댔으며.

        

       나는 고시 생활 동안 나를 위로해주었던 노래들을 마음껏 불러댔다.

       

       무척, 즐거웠다.

        

        

        

       ◆ ◆ ◆ ◆

        

        

        

       아으, 목 아파.

        

       그래도 뭐, 재밌긴 했다.

        

       멸망해 가는 세상 풍경을 바라보며 할 말은 아니지만.

        

        

       “완전 재밌었다! 어때, 회장? 귀 호강 좀 했어?”

       “진심,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

       “좋아, 완벽한 대답이군!”

        

        

       고음을 그리 내질렀음에도 도로시는 목소리가 멀쩡했다.

        

       당연하다. 여신이 인간의 노래를 아무리 부르짖어봤자 목이 나갈 리 있겠는가. 없지.

        

       

       우리는 공원에 도착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추락하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제 몸이 꽤 뻣뻣하고 무거워졌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기분.

        

       실제 몸에 석화가 상당히 진척된 모양이었다.

        

        

       “회장.”

       “네.”

       “만약 오늘 죽는다면 뭐 해 보고 싶어?”

        

        

       뜬금없이 무슨 질문이야…?

        

        

       “그거, 조금 불길한 질문 아닙니까…?”

       

       

       무서운 복선 깔지 마.

       

       

       “그래도, 이렇게 세상이 멸망해가는 풍경은 어디 가서도 쉽게 구경할 수 없다구? 이럴 때 감성에 젖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선배는 뭐 해 보고 싶은데요?”

       “닭고기 먹으면서 세상 끝장나는 거 지켜보기?”

       “왜 하필 닭고기예요?”

       “맛있잖아.”

        

        

       일차원적인 대답에 잠시 말문이 막혀 버렸다.

        

       물론 치킨이 맛있다는 사실에는 동감하지만.

        

        

       “회장은?”

       “생각 안 해봤어요. 아직 죽을 생각 없으니까.”

       “…재미없어.”

       

       

       도로시는 피식 웃더니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별안간 내 손가락 사이사이에 부드럽고 낭창낭창한 무언가가 파고들었다.

        

        

       “……?”

        

        

       고개를 돌려 감각이 느껴진 손 쪽을 내려다 보았다.

       

       벤치에 내려놓은 내 손을, 도로시의 손이 깍지 끼고 잡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져서 도로시를 쳐다보자, 그녀의 별빛처럼 밝은 미소가 내 눈에 비쳤다.

        

        

       “이제 감각 느껴지지? 시험 삼아 잡아본 건데.”

       “…….”

       “회장, 색 돌아왔어.”

        

        

       흑백으로 물든 세상.

        

       어느새 내 몸은, 도로시처럼 본래의 색을 되찾은 채였다.

        

        

        

        

        

        

        

        

        

        

        

        

        

        

        

       

    다음화 보기


           


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AWBDLH, 아카데미 최약체는 마족 한정 먼치킨이 되었다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possessed the weakest character in my favorite game’s Hell Mode. I want to survive, but the way the main character is being controlled is atrocious. It can’t be helped. I have to stop the bad ending myself.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