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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1

       [별포크: 지니언니이]

       [별포크: 혹시 예나님 뒤풀이 오시는지 얘기하셨어요?]

        

       [아크: 아니ㅠㅠ]

       [아크: 나도 꼬셔봤는데 답이 없네]

        

       [별포크: ㅠㅠㅠㅠㅠㅠㅠ왜그러시징]

       [별포크: 혹시 남자분들도 오셔서 부담스러우신 걸까여ㅠㅠㅠㅠㅠ]

        

       [아크: 이해하려 하지마]

       [아크: 주화입마 빠진다]

        

       [별포크: 😅]

       [별포크: 차라리 여모를 따로 주선할까요?]

       [별포크: 저번에 재밌었는데!]

        

       [아크: 일단 기다려보자]

       [아크: 전날 정도에 내가 다시 연락해볼게]

       [아크: ?뭐야 지금 방송 중이시네?]

        

       [별포크: 아, 네네네!!]

       [별포크: 엥 안 보고 계세요???]

       [별포크: 인절손인데;;]

        

       [아크: ??? 예나님 캠 켰어? 구석에 이거 뭐야?]

        

       [별포크: 아 캠은 켰는데 청테이프로 가렸대요]

        

       [아크: ??? 그러면 캠을 왜]

       [아크: 아]

       [아크: 주화입마]

       [아크: 올거같아]

        

       * * * *

       

       이예나가 ‘도저히 못해먹겠네’라고 외치게 만들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어 엄선한 게임들.  

       

       《다음 게임으로 가볼까요. 아, 탄막 슈팅 게임……겜잘알 추천이 많네요.》

        

       『아니 캠 공개 빌드업 아니었냐고』

       『10련아 캠은 왜 샀냐』

       『ㅈㄴ 잘하네 진짜』

       『이거 21세기에 나온 게임은 맞음?』

       

        《오……이거 잘 만들었네. 잘 보면 다 힌트가 있어요. 봐. 함정 떨어지는 구역에는 타일 패턴이 미묘하게 일그러져 있잖아. 여기도 그렇고.》

        

       마왕의 가면을 벗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모은 영웅들이나 다름없는 게임들이 늘어선 명단은, 이름만 보면  제법 화려했다. 어지간한 스트리머라면, 그 중 하나만 클리어하는 걸 미션으로 삼아도 ‘안전자산’이라며 돈이 쏟아졌으리라.

       

       다만, 이예나의 플레이가 그보다 더 화려했을 뿐이다. 

       

       『방금 어케 봤냐 시1발 무슨 몽골 사람임?』

       『저게 보라고 만든 건가』

       『나 0.25배속으로 다시보기 해서 겨우 봄 ㅋㅋㅋㅋㅋ』

       『아니 얼굴 공개가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해..』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 시발 그냥 버그좃망겜들에 추천 박을 걸】

        

       한탄하듯이 늘어지는 노인의 목소리에, 앞다투어 동의를 표하는 채팅이 올라왔다.

       

       실제로, 24시간 동안 올라온 게임 추천 중에는 하기에도 보기에도 재미없고, 버그로 범벅이 된 망겜을 추천하는 글들도 제법 있었으니.

        

       그러나 결국 그녀의 위게더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건, 그동안 트위트에서 소소하게라도 흥행했던 게임을 추천하는 글들이었다. 그 결과 모인 10 개의 게임들은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이 중도 포기를 선언한 똥겜들이었으나- 결코 폐기물은 아니었다.

        

       집단으로 투표를 하도록 해놓고 보면, 아예 방송을 망쳐버릴 게임들이 최상위권에 가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뭔가 재밌는 방송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모인 사람들이니.

        

       물론, 그런 극단적인 수단을 써봐야 (핫)(생)(녹)이 또 나오면 나왔지 포기 선언을 할리가 없다거나, 포기를 한들 저 아따먹이 캠을 정말 열겠냐는 의견이 힘을 얻은 탓도 있으리라.

        

       이렇게 웹캠을 직접 사와서 연동까지 할 정도로 진심이었다는 걸 알았더라면, 아예 실행도 안 되는 게임이 1등을 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때는 늦었고, 추천 순으로 늘어선 게임들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음……로그라이크나 로그라이트는 장르 자체에 로그가 들어있다……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가볼까요.》

        

       그리고 그 중 무엇도, 이예나로부터 포기 선언을 이끌어낼 만한 게임은 없었다.

        

       그렇게, 약 5시간 후.

        

       아직 클리어할 게임은 3개가 남아있었다. 악마 같은 난이도로 악명을 떨쳤던 게임들.

        

       수많은 스트리머들을 24시간 방송이나 코스프레 따위의 벌칙으로 몰아넣었다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역전의 용사들이었으나- 더 이상 시청자들의 기대를 이끌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난이도가 어떻고 평균 클리어 타임이 어떻다는 얘기야, 이미 비참하게 정복당한 7개의 게임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미 지겹도록 나오지 않았나.

       

       실력으로 실패하는 건 불가능해보이니, 차라리 멘탈이 나가기를 기도해보자는 부류도 생겨났지만- 

        

       《아- 안 멈추네요. 저거 잘못 밟으면 바닥까지 떨어지나 보네. 음……재밌네요. 이미 올라갔던 구간은 빠르게 갈게요.》

        

       가능성은 없어보였다. 한 번만 실수해도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도록 강요하는 구조로 악명 높은 게임들조차도 즐기는 모습을 보이는 마당이었으니. 

        

       결국, 얼굴 한 번 보겠다고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저마다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커뮤니티 등지에 사진이 올라오기를 기도하며 포기하고 나가거나,

       대체 어디까지 하나 보자 하는 심경으로 대환장 피지컬 차력쇼나 즐기거나.

        

       결과적으로, 후자의 비율이 높았다.

        

       제작자의 악의가 느껴질 정도로 높은 난이도로 유명한 게임들을 손쉽게 주파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시원한 매력이 있었던 탓이었다.

        

       『캬 이걸 원트클하나 진짜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겜 어려운거 맞냐? 걍 유아용같아보이는데』

       『첨보는 패턴을 그냥 보고 피하는게 말이 되나』

       『아따먹/논란/핵』

       『정보) 아크는 막보에만 6시간 꼴아 박다가 울면서 코스프레를 선언했었다』

       『단검으로 패링치는 미친년인데 반응속도야 뭐……』

       『협상하자 제발 듀라한 캠이라도 켜줘』

       『이렇게 된 거 스피드런으로 갑시다』

        

       《음……재밌었네요. 그러면, 다음 게임이 마지막인 것 같은데. 아쉽네요.》

       

       해탈한 듯이 오히려 클리어를 응원하는 시청자들마저 생겨나는 와중에, 이예나는 태연하게 10번째 게임이자 추천 수 1위를 자랑한 게임- ‘The Rogue’s Return’에 진입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니야 이건 모른다 진짜 좆같아서 때려칠 수도 있어】

        

       모험을 떠난 용사파티에서 전투 중 낙오된 도적이, 온갖 생존의 위협을 극복하고 다시 파티에 합류한다는 내용의 인디 게임.

        

       정식 한글화 지원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한 때 제법 이름이 거론되었던 게임이었다.

        

       처음 유명세를 탄 건, 어느 여성 스트리머가 ‘줄이면 뭐지? 더 로리? ……아! 아니야! 아니야!’라고 말하다 스스로의 입을 틀어막는 우스꽝스러운 클립 덕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트위트 내에서 나름 흥행했던 이유는, 스트리머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싶은 시청자들에게 이만한 게임이 또 없었기 때문이었다.

        

       복잡하고 불편한 조작감에, 정작 뭘 하라는 건지 아무것도 안 알려주는 불친절함.

        

       습도, 허기, 체온, 목마름은 물론이고, 스트레스나 영양 상태, 오염도, 변의 등등- 생존게임 치고도 과도하게 많은 패러미터를 모조리 관리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난이도.

        

       거기에 무엇 하나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모든 행위를 직접 조작하도록 만들어 둔 악의 넘치는 구조까지.

        

       벌칙 제조기를 넘어, 이걸 플레이하는 것 자체를 벌칙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들 이야기하는 게임의 이름에 ‘로그’가 들어간다는 게, 아직 얼굴 공개를 포기하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그나마 남은 한 줄기 희망이었다.

        

       * * *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이거 줄여서 뭐라고 부를까요?】

        

       “로그, 라고 할게요. 두문자요? 사마외도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스크라고 부를 분들이시네.”

        

       위게더에 올라온 추천글과 게임 스토어에서 제공되는 설명에 의하면, 더 로그는 시뮬레이션 오픈 월드 게임에 가까워 보였다. 내가 평소 즐겨 플레이하던 종류의 게임은 아니다. 게임을 할 때는, 명확한 목표와 적이 있는 편을 선호하는 편이었으니.

        

       하지만 도장깨기니까.

        

       애초에, 대체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건지 스스로도 궁금해서 시작한 도전이다. 도전에서 패배하는게 두렵다고 원하는 상대를 골라가며 붙는 건 본말전도겠지.

        

       타이틀 페이지를 지나서 게임에 진입하자, 높게 뻗은 나무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직전까지 전투를 했었던 설정일까. 주변에는 피를 흘리는 시체들이 10 구 이상 널브러져 있었다. 저마다 제법 자연스러운 자세로 쓰러져있는 것이, 이미 끝난 전투의 생동감이 느껴질 지경이더라.

        

       이 게임을 추천하는 게시글에서는 파티에서 낙오당한 컨셉, 이라고 했었는데. 이건 낙오라기 보단, ‘여기는 내가 막을 테니 먼저 가! 꼭 따라갈게’라고 해 놓고 정말로 살아남아버린 상황 아닌가.

        

       용사파티와 합류했을 때의 연출이 조금 기대됐다.

        

       시체도 파밍 되려나. 빈궁한 산적떼 같은 외양이긴 하지만, 게임에서 아이템은 꼭 개연성이 있는 게 아니니까. 왜, 고블린이 전설적인 용사의 검을 떨구기도 하지 않는가.

        

       하지만 더 로그는 그런 게임은 아닌 모양이었다.

        

       윙윙거리는 벌레 소리를 감내하며 시체를 뒤적거려 보아도, 나오는 건 ‘피 묻은 빵’ 따위가 전부였으니.

        

       아무런 소득이 없는 고인 모독을 멈추고 물러나자- 그제야, 오른쪽 구석에서 두 개의 막대가 천천히 차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클릭해보니, 스트레스와 오염도를 나타내는 패러미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제법 사실적인 게임이다.

        

       시야 한 켠에 보이는 내 왼팔 전완근에서도 피가 조금씩 배어나오고 있는데……이거, 그냥 이펙트려나.

        

       이번에 감염 따위로 죽으면 다음 트라이에는 응급조치를 해봐야지.

        

       이런 장르라면……생존에 능해지는 게 먼저일 터.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용사파티에 합류하는 것 자체는 생각보다 쉬울 지도 모른다. AAA급 대작 게임도 아니고, 볼륨이 무한할 리는 없으니.

        

       식수와 식량부터 확보해야 할 텐데. 열매라도 있으려나.

        

       시선을 아래로 내려 바닥에 널린 식물들을 살폈다. 천천히 시선이 집중되는 이펙트와 함께, 풀잎의 결이나 벌레 따위의 디테일들이 묘사되기 시작했다.

        

       특정 장소를 일정 시간 이상 응시하는 것이 시야를 집중시키는 커맨드인 듯했다.

        

       확대된 상태에서도 좋은 그래픽은 아니었지만, 시인성만큼은 감탄이 나올 정도.

        

       장인정신을 넘어서……뭔가, 집념이 느껴질 지경인데.

        

       큰 흥미 없이 빠르게 클리어하자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것이 불과 몇 분 전이었는데. 어느새 기대감이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이런 제작자가 만든 게임은, 장르를 초월하는 매력이 있는 법이니.

        

       오늘 접한 게임들 중 유일하게 차분히 즐기고 싶어지는 게임이었다.

        

       설정으로 들어가 조작법을 살펴보니, 눈을 감는 커맨드도 따로 지정되어 있었다. 이건 또 왜 필요하지.

        

       시험삼아 눈을 감아보자, 화이트노이즈처럼 섞인 채 들려오던 배경 소리가 제각기 선명해졌다.

        

       특히, 물소리.

        

       왼쪽 방향에서 무언가가 흐르는 것 같은데. 계곡이라도 있다면, 첫 베이스캠프를 만들 수 있을 터다.

        

       ……괜찮네, 이거.

        

       

       가슴이 점점 더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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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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