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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1

    

   아닉스 그라이자.

   그라이자 가문의 장남이며 장차 스타론을 이끌어갈 귀족.

     

   후에 목궁이라 불리며 삼걸에 속할 그는 창공의 세대의 주축이 될 인물이었다.

     

   그런 그는 지금 자신이 한 선택을 두고, 헛웃음을 삼키고 있었다.

     

   딱 보기에도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을 상대로 쌍아단 인원과 3분을 번다.

   그것도 확실하지 않은 수를 믿은 채 말이다.

     

   그가 지금 믿고 있는 것은 크라슈 단 한 명.

   사실상 쌍아단 인원 전체가 그에게 목숨이 달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크라슈가 실패하면 시간을 버느라 체력을 소모한 쌍아단 인원이 도망조차 치지 못하고 전멸할 것이다.

   운이 좋아야 몇 명 정도 살아남겠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될 줄이야.

     

   아닉스의 머릿속에 그날의 일이 떠올랐다.

     

   2년 전 별의 성지.

   아라용관에서 만났던 한 소년의 전력을 다한 일격에 당한 날을 말이다.

     

   쿠웅!

     

   “아닉스 님!”

     

   그 순간 엘핀이 부르짖는 목소리와 함께 데카라비아의 네 개의 팔이 아래를 향해 뻗어졌다.

   그러자 네 개의 팔에서 촉수 다발이 쏟아졌다.

     

   제각기 저주를 품고 있는 촉수 다발은 곧장 쌍아단 인원을 노렸다.

     

   크라슈가 사라진 것에 분노한 놈이 크라슈를 찾고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것이었다.

     

   그걸 본 아닉스가 즉시 나무 바닥을 쿠웅 찍었다.

     

   그 순간 아닉스의 리커버리와 목천도식이 만나며 나무들이 방패처럼 휘감겨 치솟아 올랐다.

     

   푸걱, 퍼걱, 퍼거걱!

     

   촉수 다발들이 나무들과 맞부딪치자 점탄성을 지닌 촉수가 짓눌렸다.

   그러자 나무 위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연신 울려 퍼져 왔다.

     

   하지만 그 뒤에 날아온 네 개의 주먹은 막아낼 수 없었다.

     

   우지끈!

     

   강도를 높인 나무가 일격에 무너졌다.

   그 틈으로 데카라비아가 다시금 손을 뻗어왔다.

     

   그러나 이쪽도 아닉스 혼자만이 아니다.

     

   쌍아단의 인원이 일제히 도약하며 뻗어진 팔에 각자의 공격을 퍼부었다.

     

   서걱, 퍼걱!

     

   마법사가 없는 만큼 대규모 단위의 포화 공격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인지 촉수를 가르며 가죽에 조금 흠집을 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그러나 그걸로 데카라비아의 화를 돋우기에는 충분했다.

     

   “그라아아아아악!”

     

   벌레가 자신을 무는 것을 질색하듯 포효한 데카라비아가 마구잡이로 팔을 휘둘러 왔다.

   아닉스는 즉시 단원들이 주먹에 노출되기 전에 나무로 모조리 낚아채거나 발판을 만들었다.

     

   “윽.”

     

   그런 행동을 계속 반복하기 때문일까.

   아닉스는 순간 오러의 극심한 소모를 느끼며 부하가 치솟아 올랐다.

     

   하지만 아닉스는 그것을 입술을 깨물며 강제로 버텨냈다.

     

   그러곤 식은땀을 쏟으며 계속해서 쌍아단 인원을 지원했다.

     

   본래 자신이라면 절대 이렇게 무리하지 않을 짓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아니라면 여기 어느 사람도 살아 돌아갈 수 없었다.

     

   아닉스의 머리에 두통이 반복됐다.

   하지만 아닉스는 두통을 무시하고, 목천도식을 더더욱 끌어 올렸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누군가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아닉스는 한 인물을 선명히 떠올렸다.

     

   자신의 한계를 늘 뛰어넘기 위해 자기 몸을 불사지르는 한이 있더라도 전력을 다하던 동년배의 소년.

   그리고 자신보다도 샬롯이라는 별에 비교당해 처참히 짓밟혔을 이.

     

   ‘크라슈.’

     

   아닉스는 태어났을 때부터 주위의 칭송을 받고 자랐다.

   그는 그라이자 가문의 장남이었고, 거기에 타고난 재능까지 지니고 있었다.

     

   신과 계약하고 나서 아닉스의 인생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어느 누구도 그를 얕볼 수 없었고, 오히려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양을 떨었다.

     

   오죽하면 그에게 스타론의 공주가 반하여 졸졸 따라다녔겠는가.

     

   하지만 그날.

   아닉스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이와 마주했다.

     

   자신과 같은 자그마한 가짜 별들이 아니라.

   스타론을 넘어 세계보다도 빛나고 있는 압도적인 별.

     

   샬롯 발하임을 말이다.

     

   별의 성지에서 처음 만난 샬롯은 아름다웠다.

   이채가 없는 특유의 눈빛 속에 담긴 오만함과 고귀함.

     

   그것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강자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다.

     

   그러니 아닉스는 샬롯에게 흥미가 생겼다.

   자신과 같은 천재라고 불리던 그녀가 과연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는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에 손대고 말았다.

     

   아닉스는 샬롯을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가 자랑하던 목천도식은 샬롯의 검짓 한 번에 박살이 났고, 샬롯의 움직임은 눈조차 따라가지 못했다.

     

   그가 눈을 떴을 때 느껴지는 거라곤 안면에서 온 통증뿐이었다.

   샬롯의 검면에 안면이 박살 났기 때문이었다.

     

   「재앙이네요. 발하임은 마굴이라더니 정말인 모양입니다.」

     

   자신과 같이 깨졌던 삼걸 중 한 명인 엘핀 또한 헛웃음을 삼키며 부러진 팔을 감쌌다.

     

   「와, 진짜 강하다. 또 붙어 보고 싶어!」

     

   그리고 다른 삼걸인 발락은 두 다리가 분질러졌음에도 호승심을 보였다.

     

   하지만 아닉스만은 달랐다.

     

   엘핀과 같이 순수한 경의와 인정을.

   발락과 같이 강함의 동경과 호승심을.

   

   아닉스는 가질 수 없었다.

     

   별의 성지에서 정상에 군림하던 아닉스다.

     

   하다못해 샬롯과 대등한 전투를 치렀다면 모를까.

   일방적인 구타를 당했다.

     

   그건 아닉스에게 있어 지금까지 쌓아온 긍지와 프라이드가 전부 박살이 나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아닉스의 훈련 시간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자신이 평생을 노력한다 해도 샬롯은 고작해야 한걸음만으로 자신을 추월할 것이다.

     

   평생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그에게 붙을 오명은 기껏해야 이인자에 지나지 않겠지.

     

   평생을 일인자로 살아왔던 아닉스에게 있어 그 사실은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아닉스는 내려놓았다.

     

   필사적으로 꽁무니만 쫓을 바에야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지내는 게 더 나았다.

     

   그러면서도 아닉스는 샬롯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보면 볼수록 자기 눈이 먼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느새 샬롯에 관한 것을 매일 살피고 있었다.

     

   장미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닉스는 장미에 자꾸만 손을 내밀었다.

     

   그러던 나날.

   아닉스의 눈에 한 인물이 들어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샬롯의 동생인 크라슈 발하임이었다.

   크라슈를 보고, 아닉스가 느낀 건 흥미였다.

     

   ‘과연, 샬롯의 동생은 어떨까 하는 작은 흥미.’

     

   왜냐하면 그 또한 소문으로 크라슈가 반푼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주 간단한 도발을 걸어 보았다.

   자신보다도 샬롯이라는 거대한 별에 짓눌려 살았을 그는 어떨까 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때.

   아닉스는 하늘을 가르는 일검을 보았다.

     

   자신이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상대를 쓰러트리겠다는 일념.

     

   분명 아닉스가 만난 크라슈는 반푼이였다.

   그는 지닌 경지도 형편없었고, 육체도 천재와 비견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범재, 아니, 발하임의 교육환경과 풍족한 지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낙제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크라슈의 삶은 전부 누이인 샬롯과의 비교로 점철되어 있었을 것이다.

   샬롯과 유일하게 같은 핏줄을 타고났으니 평생토록 샬롯의 빛에 집어삼켜질 운명이었다.

   그나마 다른 가문인 아닉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말이다.

     

   하지만 크라슈의 눈에 깃든 일념에는 한 줌의 포기도 없었다.

   그는 오로지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샬롯과 자신을 비교하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듯.

   크라슈는 반푼이라는 자신의 운명을 제 손으로 박살 내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두드리고 또 두드려 담금질한 무쇠.

   크라슈는 그런 무쇠와 같았다.

     

   그리고 그런 크라슈에게 아닉스는 사실상 패배했다.

   크라슈의 일검과 다시 맞설 자신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왜일까.

   아닉스는 어째선가 다시 훈련하기 시작했다.

     

   자신보다도 더 샬롯에게 짓눌러 살았을 크라슈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자신도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끄럽기도 했다.

     

   삼걸이라 칭송받고 다니던 녀석이 남매에게 두 번이나 꺾였으니.

   무너진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그는 다시금 훈련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 그의 귀에 크라슈의 소식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날 보여준 일념이 허투가 아니라는 듯.

   크라슈는 계속해서 스타론 전체가 떠들썩 할만한 일들을 벌여왔다.

     

   그것을 볼 때마다 왜인지 아닉스는 훈련에 더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크라슈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 자신도 포기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입학식에서 크라슈를 다시 본 순간.

   크라슈는 부교수 카이란을 꺾어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어째선가 그 광경을 직접 본 아닉스의 입가에 미소와 호승심이 걸렸다.

   네가 거기까지 닿겠다면, 자신도 거기에 닿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말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이 자리에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훈련이 허투가 아니라는 양.

   아닉스는 쌍아단 인원과 함께 데카라비아를 정면으로 막아내고 있었다.

     

   ‘왜일까.’

     

   한계에 봉착할 때마다 자신의 집중력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었다.

     

   한 명도 죽게 둘 생각이 없기에 극한까지 올라간 그의 집중력은 새로운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천재란 그런 거였다.

     

   위기의 순간에 한계에 봉착할수록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또 한 번 발돋움 하는.

   그런 이들이야말로 천재라는 이름에 걸맞았다.

     

   그리고 아닉스 또한 그런 천재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아닉스의 목천도식이 더욱 정교해지기 시작했다.

     

   데카라비아가 점점 더 아닉스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낄 만큼 아닉스의 목천도식이 철저하게 놈을 옥죄었다.

     

   “엘핀!”

   “아, 직입니다!”

     

   숨을 몰아쉰 엘핀이 깃털 같은 몸으로 날아오르며 데카라비아의 팔을 한 번 제지했다.

   집중력을 극도로 올린 아닉스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크학!”

     

   그사이, 데카라비아의 촉수에서 나온 독기에 노출된 단원 한 명이 추락했다.

   아닉스는 즉시 단원을 나뭇가지로 낚아챔과 함께 외벽 쪽에 묶어 보호시켰다.

     

   쌍아단 단원들이 계속해서 깎여 나가고 있었다.

   리타이어가 자꾸만 늘어갔다.

   그때마다 아닉스의 부하도 늘어났다.

     

   그러는 순간이었다.

   데카라비아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인지 놈이 입을 쩌억 벌렸다.

     

   그러자 데카라비아의 입에 빛줄기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곳을 보자마자 아닉스는 솜털이 우수수 서는 기분을 받았다.

     

   위험하다.

   저게 직격한다면 시간 벌기도 뭐고 끝장이다.

     

   “모두 빠져!”

     

   그러니 즉시 아닉스는 목천도식을 강제로 끌어 올렸다.

     

   쿠구구구궁!

     

   아닉스의 등 뒤에서 거대한 팔과 몸체가 치솟아 올랐다.

   나무로 된 거인이 데카라비아와 비등한 몸체를 지니며 나타난 것이다.

     

   목천도식(木天菿式)

   오식(五式)

   목천거인(木天巨人)

     

   아닉스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목천거인을 뻗어 내었다.

   그러자 아닉스와 일체가 된 목천거인이 그의 주먹을 따라 팔을 크게 휘둘렀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강!

     

   광장을 휘두르며 내질러진 목천거인의 거대한 주먹이 데카라비아의 얼굴에 닿았다.

     

   콰앙!

     

   “그라악!”

     

   순식간에 뻗은 주먹을 미처 피하지 못한 데카라비아의 빛줄기가 끊겼다.

     

   “역시 아닉스 님!”

   “다시 막아! 얼마 안 남았어!”

     

   그것을 보고 모두가 안도한 그때.

   데카라비아의 입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빛줄기가 다시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안 돼!”

     

   즉시 아닉스가 막으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천장 위 섬광이 점멸했다.

     

   그 빛에 휩싸인 것들이 일제히 날아가고, 아닉스의 목천거인이 박살이 났다.

   당연히 그 아래에 있던 쌍아단 인원들도 그 충격에 휩쓸리는 순간이었다.

     

   쌍아단 인원들이 넋을 잃었다.

   엘핀마저 순간적으로 전의를 상실할 만큼 데카라비아의 섬광은 모두를 죽이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들의 앞.

   치솟아 오른 나무들이 미친 듯이 겹겹이 쌓이고 쌓여 있었다.

   끝없이 쌓여 나가는 나무의 장벽들은 천장을 옭아매고, 또 옭아맸다.

     

   목천도식(木天菿式)

   삼식(三式)

   목천장벽(木天長壁)

     

   나무가 자라 나는 속도는 이제껏 아닉스가 보여준 속도를 아득히 넘어서고 있었다.

     

   아닉스의 코에서 핏물이 터져 나왔다.

   과도한 오러 사용으로 인해 그의 눈이 새빨갛게 충혈되었다.

     

   그러나 아닉스는 닦을 새조차 없이 모든 오러를 그곳에 쏟아내고 있었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이윽고, 점멸한 섬광이 아닉스가 막아낸 목천장벽에 쏟아졌다.

   섬광은 목천장벽을 모조리 박살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닉스의 목천장벽은 끝나지 않았다.

   쏟아 부어진 리커버리가 그 자리에 나무를 계속해서 자라나게 하며 끝도 없는 장벽을 펼쳐 나갔다.

     

   무한에 가까운 장벽이 끝도 없이 섬광의 앞길을 계속해서 막았다.

     

   왈칵!

     

   아닉스의 입에서 핏물이 흘러나왔다.

   그의 몸이 한계를 넘어선 탓에 덜덜 떨렸다.

   금방이라도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충격이 그의 몸을 두드렸다.

   

   

   

   

     

   그러나 아닉스의 목천장벽은 여전히 끊이지를 않았다.

     

   쿠궁-

     

   그리고 그 끝에 결국 데카라비아의 섬광이 먼저 끊기고 말았다.

   멎어든 섬광을 보고, 쌍아단 인원들의 얼굴에 희가 떠올랐다.

     

   전부 쏟아낸 아닉스 또한 이제는 안 된다는 듯 나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오러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쿠웅!

     

   그 순간 다 무너진 나무 장벽에 무언가 내려앉았다.

   나무 장벽이 거칠게 흔들림과 함께 나무 장벽 사이로 데카라비아의 얼굴이 보였다.

     

   모두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아닉스가 전력을 다해 막아낸 공격은 데카라비아에게 있어 한 번의 공격 시도였을 뿐이었다.

     

   그러니 모두의 눈에 절망이 서리기 시작했을 때.

     

   “3분!”

     

   엘핀이 소리쳤다.

     

   펄럭-

     

   바람이 휘날렸다.

   그리고 그 바람의 기류 속.

     

   두 명의 인물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추락해 왔다.

     

   한쪽은 검푸른 머리카락의 소년.

   다른 한쪽은 검은색과 자주색이 뒤섞인 머리카락의 소녀였다.

     

   그들의 옷이 펄럭이며 흘러나온 흑염의 잔해가 거세게 휘날렸다.

   둘에게서 느껴지는 열기는 멀리 있는 이들조차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했다.

     

   그 흑염의 사이로 소년, 크라슈의 눈동자가 선명하게 빛났다.

     

   아닉스는 그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하듯 웃음 지었다.

   자신이 역할을 다했음을 말이다.

     

   “크라슈, 전력으로 박아.”

     

   아닉스가 말을 내뱉음과 함께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뒤늦게 데카라비아가 위험한 기척을 느끼고 머리를 뒤로 들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크라슈의 검을 감싸던 검집이 번갯불과 함께 깨져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듯 데카라비아가 손을 내지른 순간.

   놈의 발버둥을 비웃듯.

   아닉스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억누르고 또 억눌러 도달한 흑염이 드디어 세상에 쏟아 나왔다.

     

   멸화침식(滅火浸蝕)

   삼식(三式)

   멸화천뢰(滅火天雷)

     

   흑염의 폭풍이 광장을 집어삼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 크라슈 같아지고 있어..

[ 트위치에서 삽화 작업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
!!놀러 오실 분들은 트위치에 ‘무화꽃란’ 을 입력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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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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